명묵의 건축 - 한국전통의 명건축 24선, 개정판 김개천 교수의 명건축 산책 1
김개천 지음, 관조 사진 / 안그라픽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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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는 달리 너무 현학적이라 많이 실망했다.

제목과 주제는 참 좋은데 저자의 글쓰는 방식에 공감이 전혀 안 됐다.

이런 책에 비하면 유홍준씨의 책들은 정말 대중의 눈높이에 딱 맞는 것 같다.

24개의 전통 건축물이 소개되는데 어쩜 이렇게도 실제적인 설명이 부족한지, 화려한 본문만 가지고는 도대체 어떤 곳을 설명하는지조차 이해가 안 가 인터넷을 검색해야 비로소 아, 이곳이구나 이해가 됐다.

건축은 실제적인 산업이라 생각했는데 서양건축가들의 책을 봐도 그렇고 매우 철학적인 느낌이 든다.

어설픈 서양건축과의 비교도 불편했다.

한 문화권의 유무형 유산들은 그 문화만의 특수성과 전통이 녹아 있기 때문에 타문화권 사람이 단순 비교하여 쉽게 비판할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번역서를 읽다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동서양의 이분법이 얼마나 피상적인지 많이 느낀다.

한마디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보이는 것만 가지고 비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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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 5
김호동 지음 / 사계절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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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이지만 시간이 꽤 걸렸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지식이 짧아 진도가 빨리 나가질 않았다.

거란이나 금나라, 몽골 등은 쉽게 읽혔는데, 차가타이 칸국, 우즈벡 칸국 등 중앙 아시아사에서 많이 막혔다.

그렇지만 대충이라도 정리해 볼 수 있는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책을 바탕으로 중앙 아시아사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원 제국이 성립된 후 서방 칸국과는 분리가 된 걸로 보는데 저자는, 서방 3개의 칸국들이 울루스로써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런 관점이 신선하다.

티벳과 원 이후 몽골의 역사, 러시아의 시베리아 정복, 강희제의 준가르 정복 등을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각 제국의 왕위 계승도는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슬람과 라마교 등이 어떻게 중앙 아시아에 정착하게 됐는지도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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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뒷간
김광언 지음 / 민속원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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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신선하다.

그저 그런 허접한 에피소드 모음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저자가 조사한 성실한 자료집이라 감탄하면서 봤다.
다만 조사 내용을 주로 싣다 보니 서술 부분이 좀 아쉽다.
이런 꼼꼼한 자료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화장실의 역사에 대한 고찰이 곁들어진다면 참 좋을 것 같다.
표지에 실린 화장실은 전통 화장실 중 매우 우수한 케이스에 속한다.
책에 나오는 수많은 전통 화장실은 대부분 지붕도 없고 문도 없다.
가끔 TV 에서 소개되는 중국 화장실을 보면, 칸막이가 낮아 옆사람 얼굴이 다 보여서 깜짝 놀랬는데 알고 보니 전통 화장실은 대부분 그런 구조였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
전통적인 농업사회에서는 질소 비료 대신 배설물을 거름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분변이 귀했던 탓에 집 안에 모아 뒀다.
거름을 사고 팔기까지 했으니 배설물을 더럽게 여기는 근대 산업사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던 것이다.
사실 나는 옆사람 일보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리는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것도 힘들 정도라 책을 읽으면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바닥과 천장이 다 막힌 완벽한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는 화장실을 원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배설 행위를 타인이 보는 앞에서 한다는 것이 문화적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종이가 귀해 어린아이들은 개에게 항문을 핥아 먹게 하여 고환이 떨어진 경우도 흔했다고 한다.
역사책을 보면 어려서 개에게 고환을 물려 성불구가 된 경우 내시를 지원했다는 말이 나와 이게 흔한 경우일까 궁금했는데 이런 관습 탓이었던 모양이다.
배설물을 집 근처에 모아놓고 거름으로 썼던 탓에 전염병도 쉽게 돌았을 것이다.
위생 면에서는 매우 불결한데 따로 하수처리를 하지 않고 다시 농사에 이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아주 효율적이었을 듯 하다.
심지어 돼지를 화장실 근처에서 키워 사람 분변으로 키우기까지 했으니 놀라운 효율성이 아닐 수 없다.
제일 충격은 서서 소변을 보는 일본 여자들.
남자처럼 요도가 돌출되지 않아 앞으로가 아니라 뒤로 서서 소변을 본다.
그림과 사진이 있어 쉽게 이해가 됐다.
이 경우 팬티를 입지 않아 가능하다고 한다.
일본 여자들은 전통 의상을 입을 때 팬티를 안 입는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 가능한 풍습이었나 싶다.
배설 행위과 관련된 수많은 전통 속담과 관습 등도 너무 자세해 약간 지루하긴 했지만 전통사회의 속살을 들여다 본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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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본다는 것
케네스 클라크 지음, 엄미정 옮김 / 엑스오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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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이 너무 좋은데 내 수준이 못미치는 것 같아 아쉽다.

일단 어려웠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뭔지 알 것 같으면서도 정확히 문장으로 표현이 안 된다.

색채가 아닌 색조라는 관점에서, 또 구도와 구조라는 관점에서 그림을 본다는 걸 새롭게 깨달았다.

인상주의 이후의 현대적 그림에 익숙해서인지 나도 그림을 볼 때 형태보다 색채에 훨씬 더 마음이 끌린다.

그래서 그림의 시대적 배경과 상징을 알아야 제대로 볼 수 있는 르네상스 그림보다는 보는 순간 강렬한 끌림을 주는 근대적 그림이 더 좋다.

감정이 고양되는 느낌, 숭고미, 눈을 확 잡아당기는 느낌, 저자는 이런 아련한 인상들을 우아한 필체로 설명하는데 내 수준에서 다 이해를 못한 느낌이라 많이 아쉽다.

표지에 실린 와토의 <제르맹 간판> 같은 그림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보니 우아한 라벤더 드레스의 색조가 전체적인 그림의 톤과 어우러져 너무나 아름답다.

미적 즐거움을 고양시키는 것이 반드시 세부묘사나 자세한 내용만은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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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세계사 - 상 - 민족과 국가의 탄생 에피소드 세계사
표학렬 지음 / 앨피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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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내용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역사 교사라서인지 중고교생들이 읽을 만한 수준으로 기술한 것 같다.

좀더 깊이있는 역사 이야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자잘한 오류들이 눈에 띄여 거슬렸다.

다리우스 1세가 키루스 2세의 아들이다, 쇼토구 태자가 스이코 천황의 남동생이다, 남송 영종 시대 재상을 사마원이라 기재한 것 등과 같은 단순 오류이긴 하지만, 인터넷 검색만 해도 나오는 간단한 사실이라 좀더 꼼꼼한 감수가 필요할 듯 하다.

하나라는 성곽 등의 실체가 없어 역사적 존재를 인정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고조선은 은나라가 세워진 기원전16세기 무렵에 존재하지 않았겠냐는 식의 논리도 너무 엉성하다.

청나라 황제의 성을 한자로 쓰면 "애신각라"인데 신라를 사랑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부분도 황당하다.

단순한 음차를 아직도 이렇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니 좀 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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