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재의 의미 - 지속 가능한 자유와 책임을 위하여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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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페이지 정도의 가벼운 책인데 100% 다 이해하지는 못한 듯 하다.

문장은 가볍고 잘 읽히는데 내가 개념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탓 같다.

책의 핵심단어 중 하나인 "포괄적합도"가 어떤 개념인지 본문 내용만으로는 이해가 안 가 인터넷을 찾아 봤더니 의외로 너무 쉽게 설명이 되어 있다.

보통 이기적인 유전자라고 해서 인간은 개채인 본인과 그 후손을 늘리기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데, 유전의 범위를 친족까지 넓힌 게 바로 포괄적합도라고 한다.

인간의 이타적 행동은 바로 이 포괄적합도로 설명할 수 있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거나 자녀를 안 낳고 친족들을 부양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될 듯 하다.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과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는 내 경우가 이 이론에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저자는 집단과 개체가 다르게 작용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개체가 많으면 그 집단은 융성하겠지만, 개체 자신은 이기적인 행동이 더 유리하다.

흔히 인간이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까닭에 악하기도 하고 선하기도 한 것 같다.

엄마가 너무가 견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 신앙인이고 (조선 후기에 태어났으면 순교했을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가족에게 기독교를 전파하는 것이 일생일대의 목표인지라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인간의 종교적 본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인격신의 존재를 상정하고 인간을 창조물로 여기고 사후에 신과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아무 근거도 없는 믿음이 여전히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저자는 그것을 종교적 본능으로 설명했고, 사후에 대한 강력한 소망과 더불어, 현세에서 신앙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느끼는 위안과 소속감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인간은 원래 지극히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집단에 속해 있을 때 안정감과 자부심과 기쁨을 느낀다.

그렇게 생각하면 독신주의자는 돌연변이일까?

혹은 가정보다 더 넓은 범위의 공동체에 소속감을 느끼는 것일까?

진화가 입증되지 않은 이론이라고 여기는 집단의 교리를 어떻게 합리적인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기독교인들이 믿음을 전파하듯 이제는 과학자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대중들에게 인간의 기원이 어떤지, 우주가 움직이는 원리가 무엇인지를, 인간의 본능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를 설파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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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다, 너를 - 화가가 사랑한 모델
이주헌 지음 / 아트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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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이주헌씨의 "화가와 모델"을 다시 펴낸 책이라 한다.

그 때는 감상 위주라 지루했고 별 소득이 없었는데 이번에 낸 책은 훨씬 정보가 많다.
제목이 impressive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언급된 그림들은 꼼꼼하게 소장처까지 기재해서 실어 놓아 읽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가볍게 읽어 볼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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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들의 당제국사
임사영 지음, 류준형 옮김 / 푸른역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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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에서 출판된 역사서는 세세한 에피소드들이 많아 좀더 자세히 알 수 있는 반면, 지엽적이라는 느낌도 있다.

하버드나 옥스퍼드 중국사를 읽다가 중국에서 나온 당제국사를 읽으니 마치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숙종과 장희빈, 이런 식의 느낌이 든다.

주제가 제국 전체의 역사가 아닌 황제 개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 분위기가 더욱 그런 듯 하다.

익히 알려진 고조부터 현종까지는 재밌게 읽었고 숙종부터 애제까지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어 약간 지루했다.

그렇지만 헷갈렸던 황위 계승도는 확실히 인식할 수 있게 됐다.

막연히 당 후기 황제들은 환관에 의해 옹립되고 그들에 의해 살해됐다고만 생각했는데 실상을 살펴보면 완전히 무능하지는 않았고 번진들과의 힘겨루기나 정치적 투쟁 같은 복잡한 상황들이 있었던 듯 하다.

순종부터는 따로 황후를 책봉하지 않았던 점도 특이하다.

다른 책에 의하면 공식적인 황후가 없었기 때문에 적장자 여부에 관계없이 태자를 선택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대체적으로 후대 황제들이 유능하지 못했던 걸 보면 큰 의미는 없었던 듯 하다.

중국과 가까워졌는지 중국에서 발간된 역사서들이 많이 번역되는 듯 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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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6-11-01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야자키 이치사다 의 <중국 통사>도 출간되었더라구요. 나쁘지 않을 것 같아(원저가 출간된지 좀 오래되긴 했지만. 뭐 혜안 시리즈도 마찬가지 사정이니까요 ㅎㅎ) 구입을 해두었는데 또 언제 읽을지 모르겠네요 ㅋ 이 책은 살까말까하다 결국은 안 산책인데 그래도 도서관에서 한번 빌려서 읽어볼까도 싶네요.


marine 2016-11-03 08:52   좋아요 1 | URL
가넷님 감사합니다^^
일본에서 출간된 중국사도 서양 쪽 출판물과는 다른 개성이 있더라구요.
꼭 읽어 보겠습니다~~
 
네덜란드 개혁 교회 이야기
이성호 지음 / 그책의사람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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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책이었다.

제목만 보고 네덜란드 역사책인 줄 알았다.

네덜란드야 신교의 나라이니 교회사적 관점으로 보는 네덜란드 역사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간간히 신교혁명부터 네덜란드 독립까지 이야기가 나오긴 하는데 기본적적으로 이 책은 기독교인을 위한 책이라 하겠다.

개혁교회라는 단어가 혁신적이고 뭔가 진보적인 느낌을 풍기는데, 로마 카톨릭에 비해, 혹은 루터파에 비해 개혁적이란 뜻이고 오늘날 관점으로 보면 매우 보수적인 교단 같다.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아메리카 땅으로 건너가 나라를 세운 청교도들과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주홍글씨" 에서 읽은, 오늘날의 자유분방한 미국의 이미지와는 매우 다른, 완고한 느낌이 든다.

하나님이 주권을 가진 공동체인 교회, 더 나아가 그런 사람들이 세운 마을,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까지.

이성을 중시하는 계몽주의와 시민혁명의 물결이 없었다면 여전히 유럽도 오늘날의 이슬람 국가들처럼 신정주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엄마가 매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본인만 믿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족들에게 믿음을 전교라는 미명하게 강요하고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기독교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믿고 있는 가치와 교회는 양립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창조론을 과학 시간에 가르치려는 사람들과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인간이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덧없는 존재이나 살아있는 동안 수많은 지적 활동을 통해 문명을 이룩해 나가는 것을 보면, 단지 인간이 죄인에 불과하고 하나님께 구원받는 수동적인 존재라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문화로서의 기독교 이상은 받아들이기가 힘들고, 세속주의야 말로 이른바 인류의 진보라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고 이데올로기라는 생각이 든다.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혹시나 싶어 읽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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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견문 1 -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 유라시아 견문 1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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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밌다.

잘 몰랐던 아시아 각국의 현대 정치사에 대해 맛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중국편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구 문명, 특히 미국 주도의 세계화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중국인가?

중국은 과연 저자의 주장처럼 상호교류와 평등한 관계 속에서 상호이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대국, 이른바 중화제국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현재로서는 그다지 와 닿지가 않는다.

중국이야말로 패권주의의 표본으로 보인다.

당장 영토분쟁만 해도 그렇고 동북아공정은 또 어떤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많은 지원을 하고 다각도의 외교적 진출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다른 책에서도 본 바 있지만, 과연 저자의 주장대로 중국이 미국의 패권주의와는 다른 평등한 교류, 과거의 실크로드를 연상시키는 문화적 교류에 만족할 수 있을까?

유가는 민주주의를 대신할 수 있는 21세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서구적 시선 대신 아시아적 가치에 주목한 점은 신선했으나 실체는 불분명한데 청사진이 너무 거창하고 사변적인 장밋빛 희망이 마치 실체인양 확신을 가지고 서술한 문장들이 많이 거북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 중화문명의 보편성 혹은 좀더 폭을 좁혀 중국제국의 위대함에 언제나 감탄하지만 현대사에 과연 그것을 적용할 수 있을까? 정말 회의적이다.

저자는 미국의 동맹국들, 특히 한국을 미국의 속국이라 표현했는데 주한미군의 존재 때문인가?

이런 주장에도 동의하기 힘들다.

조공국에서 식민지로, 이제는 속국으로 변했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한국의 안보 상황을 무시하는 격한 주장이 아닐까 싶다.

리콴유에 대해서는 대중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으로써 호의적으로 평가하는데 그렇다면 박정희는?

박정희가 이룩한 경제성장은 저자가 주장하는 중국 공산당이나 싱가폴의 독재와 어떻게 다른 것인가?

맨 마지막에 실린 다니엘 벨이라는 사람의 대중민주주에 대한 성찰이 가장 와 닿는다.

거대한 제국을 수천 년 전부터 이룩해 온 중국이 서구식 민주주의, 혹은 1인 1표제 대신 다른 대안을, 정치적 실력주의라 표현했지만 사실은 일당독재를 실시하면서도 21세기를 주도해 나가는 특수성이 이해가 된다.

저자는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합병한 것이 그 곳 주민들이 원해서이고 서방 언론이 일방적으로 비난한 것이라고 했는데 무력을 앞세운 제국주의적 침략 행태는 아닐지 다른 시각을 참조해 봐야 할 것 같다.

또 신장이나 티벳의 독립 움직임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으로 보는데 중국제국 안에서 발전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면, 일제 시대에 조선이 근대화 됐다는 주장과 궁극적으로 뭐가 다를까?

유고연방이 갈라져 발칸 반도가 화약고가 된 것을 보면 분리주의나 민족주의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님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강제병합한 제국을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아시아 각국과의 교류에 눈을 돌린다는 점은 신선한데 과연 서구 위주의 세계화가 정말 저자의 주장대로 몰락하는 배에 불과할까?

아시아적 관점이 우리에게 실제적인 이득을 줄 수 있을까?

좀 더 다양한 관점의 책을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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