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따라 유럽의 변경을 걸었다 - 푸시킨에서 카잔차키스, 레핀에서 샤갈까지
서정 지음 / 모요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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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여행기.

소재는 신선한데 문장이 현학적이고 난삽한 편이라 한 번에 읽히지가 않는다.

만연체 문장은 글솜씨가 아주 좋지 않는 이상 가독성이 참 떨어진다.

북디자인이나 표지는 마음에 드는데 글이 현학적이고 사진이 너무 작은 게 아쉽다.

잘 몰랐던 작가와 음악가들을 알게 된 점이 소득이다.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지나치지 못하고 집어든 책.

글을 잘 쓴다는 것, 특히 에세이를 읽을 만 하게 쓴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임을 항상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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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100% 활용법
요한 이데마 지음, 손희경 옮김 / 아트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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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여 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

자극적인 제목과는 달리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공감하는 내용도 꽤 있었다.

미술관에 갈 때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체력.

움직임이 적고 오래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말 피곤하다.

서서 감상하는 게 너무 힘들고 당이 떨어지는 것 같아 사탕을 먹고 볼 때도 있다.

특히 외국 유명 미술관에 가면 한정된 시간에 많은 작품을 봐야 한다는 강박증 때문에 마음이 너무 급하다.

저자는 나같은 사람을 위해 미술관을 메뉴판이라 생각하라고 한다.

먹고 싶은 것 몇 개를 고르라는 것이다.

혹은 남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 몇 개를 선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왜 미술 작품을 감상할까 생각해 보면, 나 같은 경우는 감정을 고양시키는 경험 때문에 미술관을 찾게 된다.

르네상스 그림들도 좋지만 인상주의 이후의 모더니즘 그림을 보면 색채 때문에 감정이 확 끌어올려지는 느낌을 받게 되고 이런 느낌은 책에서 보다는 직접 봤을 때 더 강렬해진다.

관련 서적들을 찾아보면서 느끼는 지적 즐거움도 물론 포함된다.

그림은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음악보다 훨씬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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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 무지와 오해로 얼룩진 사극 속 전통 무예
최형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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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적인 교양서일 거라 생각했는데 사극의 고증 오류 비판이 주가 되는 책이다.

내용이 가벼워 아쉽지만 대신 편하게 읽었다.

본격적인 사극 비판을 해봐도 재밌을 것 같다.

사극에서 제일 많이 보는 장면, 포졸들이 삼지창 들고 나쁜 놈 잡으러 가는 장면.

이 삼지창 이름이 당파이고 찍어 누르는 기술을 요하는 무기라 아무나 드는 게 아니었다고 한다.

주인공 장군이 말타고 칼을 들고 적진으로 돌진해 단칼에 적을 베는 장면.

돼지고기가 쉽게 칼로 썰리냐고 반문한다.

일단 한 손에 칼을 들고 뛰어가면 말타기도 어렵고 적도 갑옷으로 무장을 한 상태라 칼로 단번에 제압하기 어렵다고 한다.

보통 칼은 허리춤에 차고 도리깨 같은 무기로 적을 내리쳤다고 한다.

얼굴을 클로즈업 하려고 주인공 장군이 머리에 투구를 쓰지 않고 적진에 돌진하는 장면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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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똥장수 - 어느 중국인 노동자의 일상과 혁명
신규환 지음 / 푸른역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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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다는 좀 시시했다.

통계가 많아 신뢰도는 높으나 교양서적으로 재밌게 읽기에는 스토리텔링이 부족한 느낌이다.

한국의 근대 위생에 대한 연구였으면 더 실감나게 다가왔을텐데 아쉽다.


<동아시아의 뒷간>이라는 책에서 봤던 대로, 농촌에서는 인분을 비료로 썼기 때문에 배설물은 재산 가치가 있었다.

농사를 짓는 농촌에서야 똥장수가 필요없겠으나, 도시에서는 배설물을 치워 줄 사람이 필요했고, 똥장수들은 인분을 모아 잘 말린 후 농촌에 팔아서 이익을 올렸다.

그런데 이 수익이 상당했던 모양으로 인분을 모아놓는 창고, 즉 분창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종의 자본가였고 똥을 수거할 수 있는 구역, 즉 분도 역시 재산권으로 기능하여 위생당국에서는 등기까지 시켰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계약을 맺고 똥을 수거하는 게 아니라 지역마다 일종의 길드 같은 조합이 있어 진입장벽이 컸다.

똥을 직접 수거하는 노동자는 분도주가 제공하는 곳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중화민국이 수립된 후 위생당국에서는 근대적 하수도 설비를 갖추려고 했으나 똥장수들의 집단 반발로 여러 차례 실패했다.

결국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사유재산 몰수 후 집단농장이 생긴 것처럼 분도 공유화를 통해 해결된다.

그 와중에서 분창주, 즉 똥창고 주인들이 악덕 자본가로써 사형에 처해진다.

인분이 이렇게도 큰 가치가 있었다니 놀라운 발견이다.

어려서 읽은 전래동화 중 이런 내용이 있었다.

가장이 집안을 개혁하면서 세웠던 원칙 가운데 하나가 대소변은 반드시 집에 와서 본다였다.

어려서는 정말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었는데 화학비료가 없던 시절이니 인분이 곧 농업 생산력에 직결됐던 것이다.

배설물을 재활용한 셈이니 전염병의 확산을 피하기 어려웠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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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제국의 황제들 - 청왕조, 그들은 어떻게 대륙을 호령하고 지배했는가
옌 총리엔 지음, 장성철 옮김 / 산수야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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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출판된 역사서와는 달리, 중국에서 발간된 책은 사회적 사건 보다는 인물 위주인 듯 하다.

제목이 청나라의 황제들인 만큼 당연히 황제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전근대 사회의 황제는 개인이 아닌 시대를 대표하는데, 마치 야사처럼 탄생 비화, 독살설 등에 대부분을 할애한 점은 아쉽기 그지 없다.

그렇지만 중국 역사의 이면을 잘 모르니 재밌는 부분도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숙종과 장희빈, 인현왕후의 삼각관계 정도?

홍콩을 할양하게 된 난징조약의 책임자 함풍제는 매우 무능하게 그려진다.

강희제가 과학문물에 관심이 많았던 반면 그 아들과 손자인 옹정제와 건륭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점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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