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
석영중 지음 / 예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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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 <러시아 정교>를 재밌게 읽어 기대감을 갖고 책을 펼쳤다.

소설에 등장하는 음식에 관한 담론이라, 흥미롭다.

러시아 소설에 대해서는 아는 게 많지 않아 내용을 잘 몰라 많이 공감하기는 어려웠지만 여러 명작들을 소개받는 즐거움이 있다.

저자가 짚어주는 문맥의 의미를 읽으면서, 외국 소설을 번역본으로 읽는 독자의 한계에 대해 생각해 봤다.

해설이 없었다면 그냥 모르는 러시아 음식의 나열이려니 생각하고 넘어갔을 것 같다.

디테일하게 작가의 의도와 묘사를 이해하려면 그 사회에서 통용되는 문화적 배경이 필수일 것 같다.

표트르 대제의 유럽식 개혁 이후 슬라브적인 민족주의와 서구식 계몽주의가 끝없이 대립됐고 20세기에는 공산주의까지 어우러져 거대한 땅덩어리 만큼이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신문화사를 가진 나라인 듯 하다.

잉여인간, 범속성, 진부함 등에 대해 생각해 본 계기이기도 했다.

고골이 음식에 대해 죄의식을 갖고 끊임없이 음식을 탐하면서도 죄책감에 시달려 종국에는 거식증 상태로 죽었다는 점도 놀랍다.

톨스토이도 육식과 탐욕을 경계하고 채식을 도덕관념과 연결시켰다.

내 경우는 먹는 것에 큰 관심이 없고 유일하게 애정을 갖는 게 커피라 음식에 대한 집착이나 관념이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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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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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너무 좋은데 내용은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일단 판형이 너무 작아서 놀랬다.

서평은 단순한 감상문이 아니라 책에 대한 비평이다, 정도로 이해되는데 서평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기술적인 서술이 너무 부족해 실제적인 도움이 안 된다.

한 가지 동의했던 점은, 첫 문장을 시작하는데도 글이 한 번에 쭉 써지지 않으면 제대로 책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독서를 열심히 할 때는 서평 혹은 감상문 쓰는 게 전혀 어렵지 않고 오히려 너무 즐겁고 쓸 얘기가 많아 줄이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런데 시간이 부족하고 지나치게 많은 책을 읽다 보니 요새는 감상문 쓰기가 정말 어렵다.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고 막연하게 머릿속에만 맴돌 뿐이라 글로 풀어쓰기가 참 힘들다.

문학서보다 주로 인문서적을 읽다 보니 감상보다는 요약 정리가 필요한 책들이라 더 어려운 듯 하다.

그리고 서평을 잘 쓰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근무 시간에 잠깐 짬을 내 기록하는 직장인에게 제대로 된 서평쓰기는 언제나 요원한 일이다.

서평문화가 발달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종이신문을 읽을 때는 주로 북섹션에 나온 간단한 서평을 읽고 책을 선택했다.

신문에 서평이 실린 책들은 그런대로 신뢰할 만 했던 것 같다.

요즘은 알라딘 광고를 보고 그 다음에 독자 리뷰를 보고 선택하는데 전문 서평가가 아니다 보니 수준차가 크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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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와이다 준이치 사진 / 문학동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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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서가 사진을 좋은 도판으로 여러 장 실은 점은 신선하나 가격이 너무 비싸져 굳이 이렇게 찍을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33000원이면 상당히 고가의 책인데 가격에 비해 내용은 평이하다.

사진도 죄다 일본책들이라 감흥이 크지 않고 멋진 서재 보다는 어떤 책이 있는지가 중요한 사진이라 굳이 이렇게나 많이 찍어서 책값을 높게 책정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렇지만 내용은 좋았다.

나는 이 사람처럼 문학보다는 논픽션을 훨씬 좋아한다.

어떤 신문에서 본 글인데, 한국인은 문학을 훨씬 좋아하고 일본인은 논픽션을 선호하는데 기록문화가 발달한 탓이라고 한다.

그런데 기록이라고 하면 한국도 조선왕조실록으로 대표되는 전통있는 나라가 아닌가?

다치바나 다카시 같은 독립 저널리스트들이 특정 주제에 대한 깊이있는 책을 많이 펴내면 좋겠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사회 여러 현상에 대한 깊이있는 책을 서점에서 많이 보질 못했다.

일본처럼 논픽션 상이 활발하게 수여되면 좋을 것 같다.

대략 10~20만 권 정도 되는 책을 소장하고 있어 서가를 건물로 세웠다고 하니 과연 대단한 독서가다.

초판본 수집, 이런 매니아스러운 쪽이 아니라 내 취향에 잘 맞는다.

한국에서 교양이라고 하면 보통 인문, 특히 고전이나 철학 뭐 이런 쪽을 언급하는데 21세기의 교양이라면 당연히 과학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서적이 널리 읽히지 않는 까닭은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인데, 그런 간극을 전문 작가들이 메워주면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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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800년을 걷다
조관희 글.사진 / 푸른역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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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대한 가벼운 인문 여행기.

지역 경관과 역사가 어우러져 흥미롭게 읽히긴 한데, 지명과 인명을 전부 원음으로 표기해 다소 불편했다.
신해혁명 이전 인물들은 우리식 한자음으로 표시하는 게 맞지 않나?
서태후를 시타이후라고 하니 쉽게 눈에 안 들어온다.
그래도 서태후는 유명인이고 한자어가 쉬워 병기된 한자를 보고 짐작했지만, 덜 유명하거나 잘 안 쓰는 한자어는 누군지 짐작이 안 가 검색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역사적 인물들은 우리식 독음으로 써 주던지 기준을 갖고 통일했으면 좋겠다.
(옹정제의 즉위를 지지한 룽커둬는 옹정제의 손위 처남이 아니라 외삼촌이다. 룽커둬가 누구인지도 몰라 검색해 보니 동국유의 아들인 융과다로, 강희제 황후의 동생이다. 옹정제는 후궁의 자식이었으므로 룽커둬가 혈연관계의 친외삼촌은 아니다. 저자가 잘못 안 것 같아 검색하느라 한참 헤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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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1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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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발견하고 신간 신청했던 책인데 계속 미뤄두다가 드디어 읽게 됐다.

생각보다 재밌고 국제 정세 위주라 시의성이 있어 유익했다.
총균쇠의 소프트한 현대버전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바다가 왜 중요한지 새삼 알게 됐다.
교역을 할 수 있는지가 발달의 중요한 척도인데 그 교역항로 중 비용이 가장 저렴한 게 바로 해상 경로다.
중국이나 미국, 러시아 등이 해군 육성에 많은 투자를 하는 까닭을 알 것 같다.
북극해를 둘러싼 여러 나라들의 신경전도 흥미롭다.
지지부진한 국내 정치 이야기만 듣다가 오랜만에 국제 정세를 읽으니 신선하다.
한국 이야기도 나와 관심있게 읽었는데 외국에서는 여전히 전쟁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본다는 걸 새삼 느낀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한국과 미국이 한 팀이 되고, 중국 역시 북한이 무너져 난민이 국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통일을 지지한다면?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통일이 되면 엄청난 통일 비용 때문에 한국 경제가 몇 년간 위축될 것이라는 예측은 가슴이 철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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