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 멸종 진화 - 생명 탄생의 24가지 결정적 장면
이정모 지음 / 나무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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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공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멸종에 대한 맛보기로 좀 쉬운 책을 골라 봤다.

그래도 어렵다.

진화의 생물학적 고찰 부분이 한번에 확 이해가 안 된다.

책 수준 자체는 과학 잡지에 연재된 거라 어렵지 않은데 내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반복해서 자꾸 읽어봐야 할 듯.

우주의 탄생은 138억년 전이고 태양은 50억년 전에 태어났고, 지구는 46억년 전에 등장한다.

책에서 나오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원시수프 이론을 가르쳤다.

유기물이 있는데 번개 같은 에너지가 가해져 생명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요즘은 이런 학설이 폐기되고 깊은 대양의 열구에서 마그마가 끓어 오르는 곳에서 생겨난 암석 주변의 박테리아가 생명의 기원이라고 한다.

바다와 유기화합물, 에너지원이 있으면 어느 행성에서나 생명 활동, 즉 자가 복제가 가능하다고 하니 과연 화성의 생명 탐사 활동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물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이른바 발 달린 물고기, 잃어버린 고리 같은 틱타일락의 상상도가 흥미롭다.

흔히 새의 조상이라 알려진 시조새는 새하고는 관련이 없고 그냥 따로 진화해 온 다른 종류의 동물이라고 한다.

오히려 깃털 공룡이 곧 새라고 할 수 있다.

새는 곧 조류형 공룡인 셈이다.

이 깃털 공룡은 아주 오래 전부터, 새와 공룡의 공통 조상 때부터 있어 왔다고 한다.

새의 결정적인 특성이 바로 깃털인데 의외로 비행의 목적 보다는 보온, 구애 등이 먼저라고 하니 신기한 일이다.

두 발로 설 수 있는 육상 파충류만 공룡이라고 부른다.

멸종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 재밌게 읽었고 역시 다른 책들을 좀더 많이 읽어봐야 개념이 잡힐 듯하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부분은 방금 읽은 <최초의 인류>를 거의 흡사하게 베꼈다는 사실을 알고 좀 허탈하다.

이미 번역되어 있는 책을 이렇게 막 가져다 써도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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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역사 2 - 태고부터 페르시아의 정복까지 한국문화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788
제임스 헨리 브레스테드 지음, 김태경 옮김 / 한국문화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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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470여 페이지라 지루할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술술 잘 읽힌다.

특히 대중에게 잘 알려진 18왕조의 투트모세 3세와 이크나톤, 투탕카멘, 19왕조의 세티 1세와 람세스 2세 등의 시리아 원정과 종교개혁 등은 아주 상세하게 묘사되어 마치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3500년 전의 이야기가 이렇게도 상세하게 전해진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렇게 위대하고 장구한 역사를 가진 파라오의 거대한 제국이 왜 무너지고 말았는지, 그 후 다시는 세계의 중심으로 일어서지 못했는지 이집트인의 관점에서 보자면 안타깝다.

저자는 1권에서 이집트를 침범한 힉소스가 팔레스타인 지역의 카데시 사람들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을 제압하면서 다시 일어선 이집트인들은 신왕국 때 남부로는 누비아, 북부로는 시리아를 정복하면서 제국으로 발전해 간다.

특히 투트모세 3세의 17차례에 걸친 원정은 과연 고대의 나폴레옹이라 불릴 만한 대단한 업적을 남긴 파라오였다.

그는 70대까지 오래 살기도 해서 계모이자 배우자였던 하트셉수트의 영향력 아래 머무는 평범한 남자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각지에서 바치는 공물과 관개 사업을 통한 농지 획득, 구리와 귀금속 채굴 등으로 왕조는 부유해지나 갈수록 아몬 신전의 사제들 힘이 커지면서 종교에 모든 자원을 쏟아 붓게 된다.

사막 한가운데 도열한 그 많은 신전들이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이집트 제국의 모든 자원을 쏟아 부을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어느 나라나 종교가 흥기하면 몰락한다는 느낌을 준다.

이크나톤의 종교개혁은 비대해진 아문 사제들의 세력을 누르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후기 왕조로 갈수록 더욱더 신전의 세력은 커져서 이들의 지지가 없으면 파라오의 권력 유지가 어려워졌다.

미이라 발굴로 유명해진 투탕카멘은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크나톤의 아들이고 이복 남매끼리 결혼했다.

내반족 등의 신체적 어려움 때문에 병약했을 거라는 추측과 달리 직접 갑옷을 입고 전장에 나가 지휘했으나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역자가 성실하게 최근 성과들을 따로 역주로 소개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그 전 파라오인 스멘크카레는 이크나톤의 이복 형제로 생각된다.

영화에서 소재로 이용됐던 람세스 3세의 죽음은 놀랍게도 왕비와 그 아들에 의한 경동맥 자상 때문으로 밝혀졌다.

미이라가 남아 있으니 이런 정확한 사인 분석도 가능한 모양이다.

역자는 다른 책을 인용해 구약 성경의 요셉 전설과 출애굽, 모세 등이 모두 허구임을 주장한다.

나 역시 다른 책을 통해 구약성경의 이런 설화들이 바빌론 유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삽입된 후대의 창작물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라 이 부분은 다시 읽어봐야겠다.

역자가 전공한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성실하게 역주를 달았다는 점이 놀랍다.

고대 이집트 역사를 단지 파라오의 이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적인 구조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이집트에 대한 훌륭한 개론서라 하겠다.



<오류>

222p

투텐카톤은 곧 사라졌고, 아케타톤 궁궐의 또 다른 고위 인사인 에예가 뒤를 이었다. 에예는 이크나톤의 유모 티이와 결혼했다. 그는 아케타톤에 자신을 위해 무덤을 굴착해 만들었는데

(역주: 저자는 에예의 아내를 이크나톤의 유모로 추정했으나 현대 학자들은 그녀가 네페르티티의 유모였던 것으로 본다)

-> 내가 알고 있기로는 티이가 네페르티티의 어머니로 이크나톤의 장모인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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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역사 1 - 태고부터 페르시아의 정복까지 한국문화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787
제임스 헨리 브레스테드 지음, 김태경 옮김 / 한국문화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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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가 지루하고 어려워 보여 읽을까 말까 고민했던 책.

읽으면서도 그만둘까 갈등했는데 역시 고전은 훌륭하다.

고대 이집트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를 알려주는 좋은 책이다.

단순히 왕조와 파라오 이름 나열하는 백과사전이 아니다.

1920년대 나온 책이라 역자가 성실하게 주를 달아 그 사이 바뀐 부분들을 알려준다.

이렇게 꼼꼼하게 번역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무척 고맙다.

아울러 역주에 나온대로 최근에 나온 이집트 역사도 읽어봐야겠다.


이집트의 번영은 남북을 관통하는 기나긴 나일 강 주변에 지는 농업 생산력 덕택이다.

고대 문명이 큰 강을 끼고 번영한 것도 농사를 통해 인구를 부양하고 문명을 발달시켰기 때문이다.

나일 강은 규칙적으로 범람하고 그 때마다 땅에 풍부한 영양분을 제공했기 때문에 관개만 잘 조절하면 엄청난 생산력을 얻을 수 있었다.

고왕국 시대의 엄청난 피라미드는 이러한 생산력을 바탕으로 영토와 인민을 지배하는 파라오의 절대 권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재밌는 것은 분열기로 가면서 이집트의 각 지방, 즉 노모스의 권력이 커져 이들이 세습영주화 되고 마치 중세의 수많은 제후국들처럼 이집트도 지방분권화 됐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은 처음 알았다.

노모스의 각 지사들을 세습영주로 생각해 백작으로 번역한 점이 인상적이다.

왕 혼자 거대한 나라를 통치하지 못하고 점차 귀족들에게 정치적 권한을 위임하여 연립정권 식으로 바뀌는 과정이 흥미롭다.


이집트의 학문은 그리스처럼 근원적인 것을 탐구하기 보다는 피라미드 건축과 같은 매우 실용적인 방향으로 발전했다.

예술 역시 본질적인 미적 추구보다는 실제적인 목적을 가진 실용성이 컸기 때문에 정해진 비율대로 생산했다.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는 확실히 다른 문화적 배경이었던 것 같다.

여러 신들이 각 지방에서 만들어졌고 권력 관계에 따라 복잡하게 섞였지만 점차 태양신 레를 중심으로 발전해 유일신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지방신 아몬의 위상이 높아져 아몬-레로 발전하는 식이다.

오시리스의 사후 심판이 이집트인의 도덕관념, 즉 착하게 살아야 후세에 복을 받는다는 개념을 발전시켰다는 게 흥미롭다.

인류의 도덕도 처음부터 존재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점차 진보해 왔던 것이다.

저자는 피라미드를 확실한 분묘로 생각하는데 확립된 정설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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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꿈의 도시 파리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3 세계인문기행 3
기무라 쇼우사브로 지음, 김수진 옮김 / 예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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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행문 시리즈는 사진이 정말 좋다.

특히 이 책은 "빛과 꿈의 도시"라는 제목에 걸맞게 파리의 아름다운 도시 사진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

1990년대 초에 일본 학자가 쓴 기행문인지라 EU도 아직 안 나온 만큼 시의성에서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그럼에도 요즘 범람하는 가벼운 도시 산책 정도의 책은 아니고 파리의 역사와 구석구석을 깊이있게 소개하는 괜찮은 책이다.

뉴욕은 강남 한복판과 별로 다를 게 없는 빌딩숲이라 도시 자체로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파리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다.

이런 느낌이 그냥 생긴 게 아니라 오랜 도시 계획의 일환이었음을 알게 됐다.

함부로 높은 빌딩을 세울 수 없고 도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감수하면서 경관을 아름답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의 수도 파리가 된 것은 12~13세기의 중세 농업 혁명 후 생산력이 크게 향상되어 부유해졌고, 16세기에 이탈리아로부터 많은 문화적 르네상스 요소들을 도입해 절대왕정 체제를 거치면서 가능해졌다.

프랑수아 1세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데려온 것도 하나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카트린 메디치나 마리 메디치 등 이탈리아 왕비들의 역할도 컸을 것이다.

인류 역사의 가장 큰 사건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 대혁명의 무질서함에 대한 비판도 약간 신선했다.

저자는 프랑스 대혁명이 귀족층 보다는 오히려 가톨릭 교회에 대한 민중의 반발이 컸다고 지적한다.

자세한 논증은 없지만 새로운 관점이라 신선했다.

3부에 미술관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복사본이 너무나 훌륭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진품을 만나고자 미술관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단순히 그림 자체를 보기 위해서라면 굳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파리의 미술관을 찾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복사본의 기술이 압도적인 현대에 오리지널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마치 레코딩 기술이 이렇게 발달했음에도 직접 연주회장에 가서 음악을 듣는 것처럼 말이다.

파리라는 도시의 구석구석을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잘 소개해 준 좋은 책이다.

이 정도 수준은 돼야 기행문이라 할 수 있을텐데.


<오류>

84p

프랑수아 1세가 샤를 5세에게 대답했던 것처럼 파리는 사실상 독립된 '국가'라는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 여기서 말한 샤를 5세는 역주에 나온 프랑스의 샤를 5세가 아니라 합스부르크 황제인 카를 5세를 뜻한다. 역주가 해설을 잘못 달았다.

218p

<파리의 비 오는 거리> 구스타브 카미유보트 작품

-> Caillebotte 즉, 카유보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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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역사마을 1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답사기, 개정판 세계의 역사마을 1
김광식 글, 사진 / 눈빛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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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도 참신한데 책 판형도 길쭉한 것이 특이하다.

옆으로 긴 책은 쉽게 못 만나본 듯하다.

사진 위주이고 내용이 적어 금방 읽었다.

3권까지 전부 읽어봐야 할 듯.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아주 선명하고 큼짐큼직 해서 보는 즐거움이 있지만, 내용이 너무 소략된 듯 하여 아쉽다.

세계문화유산은 유적지나 자연경관, 건축물만 생각했지 역사마을이 따로 있는 줄 몰랐다.

이 책에는 전 세계에 다섯 개가 지정됐다고 했는데 안동의 하회마을과 양동마을도 지금은 역사마을로 지정됐다.

유럽에 이런 역사도시들이 많이 보존된 까닭은 역시 국가에서 보존의 필요성을 깨닫고 많은 돈을 들여 유지 보수한 덕택이라고 한다.

산업화를 문화 보존의 적으로 비판하지만 결국은 먹고 살만 해야 전통도 보존할 여력이 생기는 모양이다.

또 유럽은 석조 건물이 많아 보존에 유리하고 무엇보다 유럽식으로 현대화 됐기 때문에 아시아보다는 훨씬 보존에 유리하다고 한다.

저자는 무조건적인 보존만 주장하지는 않는다.

특히 역사마을은 민속촌처럼 단지 세트만 전시해 놓은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므로 어떻게 전통적인 마을의 모습을 유지해 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생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농업만 가지고는 젊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 버리기 때문에 어렵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거나 국가의 보조금을 받는 방법이 있는데 관광객이 많아지면 마을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문제점이 있고, 또 정부의 규제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현대식으로 개조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보존과 개발은 참 쉽지 않은 문제 같다.

교통이 불편하고 현대화에서 밀려난 곳이 문화유산으로 보존된다는 아이러니가 이해되는 부분이다.

다양한 문화유적지가 소개되어 당장이라도 가보고 싶어진다.


<오류>

60p

수조우(蘇州) 다이후(大湖)에 들렀다가 상하이를 거쳐 황해에 이른다.

-> 쑤저우의 타이후, 즉 태호이다. 한자가 틀렸다. 大湖 가 아니라 太湖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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