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토토로" 보다 더 만화적이고, 그래서 더 재밌었다 이 만화도 제목만 듣고는 내용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일본말을 전혀 못하기 때문에 주인공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조차 몰랐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센과 치히로가 동일 인물이고 제목과 내용은 별 상관이 없다 치히로는 귀여운 여자아이다 예쁘장한 공주님이 아니라 캔디나 빨간머리 앤 같은 씩씩하고 명랑한 여자애다
"이웃집 토토로" 보다 늦게 나와서 그런지 그림은 더 예쁘다 줄거리도 더 재밌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일본의 전통적인 소재들이 많이 등장해서 흥미로웠다 일본 여행을 가서 느낀 거지만, 일본은 우리보다 전통 문화 계승이 훨씬 잘 이루어진 것 같다 특히 온천이나 다다미 방, 전통 여관 등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도쿄를 갔을 때는 서울과 조금도 다를 게 없는 모습에 실망스럽고 지루했지만, 나라나 벳부 등 온천 지역이나 전통여관을 들를 때는 일본의 문화를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일본은 온천이 생활화 된 나라라는 걸 새삼 느꼈다 배를 탔는데도 온천 시설이 갖춰진 걸 보고 깜짝 놀랠 정도였다
이 만화에도 온천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인간 세상과 다른 세계에 치히로가 잡혀 가는데, 이 곳의 주인인 마녀 유바바는 온천을 운영한다 모든 종류의 신들이 목욕을 하기 위해서 유바바의 온천을 방문하고 치히로는 이 곳에서 청소를 한다 온천을 운영하는 마녀라니, 발상이 너무 귀엽다
첫 장면에서 치히로의 부모는 식당에 차려진 음식을 주인 허락도 없이 먹다가 돼지로 변하고 마는데, 좀 섬뜩했다 서양에서는 탐식이 7대 악행 중에 하나로 치부된다고 하니, 음식을 탐하는 것도 큰 잘못인가 보다 돼지로 변한 엄마, 아빠를 살리기 위해 유바바의 온천에서 일하는 치히로는 엄마, 아빠가 더 이상 살이 찌지 않기를 기도한다 (갑자기 다이어트를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느껴진다)
줄거리 자체는 별다른 게 없다 치히로를 도와주는 하쿠라는 미소년이 나타나고, 유바바의 쌍둥이 언니인 제나바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한다는 내용이다 오히려 가운데 등장하는 온천 장면이 내 관심을 끌었다 어쩜 그렇게 생생하게 묘사를 하는지... 일본 전통 문화를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사금을 만들어 내는 귀신이 등장하는데 배금주의에 대한 풍자 같단 생각이 든다 이 귀신이 온천을 하러 왔는데 사금을 만들어 뿌리자, 다들 정신을 못 차리고 귀신을 기쁘게 하려고 애를 쓴다 나에게도 사금을 주라고 달려 들자 세 사람을 먹어 버린다 알고 봤더니 이 귀신은 사금을 만들어 사람을 유혹한 뒤 잡아 먹는 놈이었다 돈에 눈이 멀면 결국 돈에 의해 삶을 망치고 만다는 우화적인 교훈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주인공 치히로는 나는 사금이 필요하지 않다고 거절한다
남들이 다 좋다는 영화를 비판할 때는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오류가 발견될 시에는 가차없는 공격을 수십명으로부터 당하기 때문이다오아시스에 관한 비판의 글인 '납득할 수 없는 환호'를 읽어 봤다또 그 비판에 대한 수많은 악의적인 비판 역시 잘 읽어 봤다한 영화가 뜨면, 즉 수많은 사람들이 다 좋다고 인정을 하면 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까 나도 역시 좋은 영화라고 느껴야겠구나, 무조건 이런 식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건가?이거야 말로 집단주의의 발로 아닌가!!예전에 서편제 영화 떴을 때 그거 안 좋다고 말하면 헐리우드 영화에 길들여져 우리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사람으로 몰렸던 것처럼, 오아시스에 대한 나쁜 평을 내 놓으면 장애인에 대한 숭고한 사랑을 모독한다는 식으로 내모는 자세는 영화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주제가 바람직할 때, 특히 휴머니즘이나 민족주의, 애국, 등등의 내용일 때 영화는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전체적인 내용인 떨어지더라도 쉽게 비판해서는 안 된다왜냐, 도덕적인 얘기니까오아시스의 경우 억지 감동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기존 영화보다 세련되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휴머니즘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 때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관객으로 하여금 감동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을 부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이 장면에서 눈물 안 흘리면, 혹은 이 장면에서 감동하지 않으면 인간미가 부족한 사람 아닌가, 이런 자책감을 들게 해서는 안 된다모든 영화의 기본적인 구성은 관객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영화 그 자체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런 의미에서 오아시스는 휴머니즘을 주제로 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전개를 했다고 생각한다아마도 초록물고기를 만든 감독의 역량이지 않을까 싶다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모든 화면이 너무 단조롭고 지루하다영화 기법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평론을 읽어 보니 헨드 헬드라고 감독이 카메라를 직접 들고 찍는 기법이라 그런 것 같다사실주의 영화라 일부러 선택한 거라고 하는데 보는 입장에서는 너무 단조로워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다특히 공주가 갑자기 일어서서 종두와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자신을 가두고 있는 뇌성마비의 신체를 벗어 던지고 정상인처럼 사랑을 나누고 싶은 공주의 안타까움이 잘 묻어 났으나 한 번만 보여줬음 더 좋았을 뻔했다그런 장면들이 여러 번, 그것도 갑작스레 몇번 씩 등장하니까 왠지 어색하고 감동도 옅어지는 기분이다특히 코끼리와 인도 무희가 등장해 꽃을 뿌리고 둘이 춤을 추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지루하고 어색했다배우 역시 감독과 갈등이 많은 부분이라고 했던 마지막 경찰서 장면도 공감이 덜 간다종두가 강간범으로 몰렸을 때 한 마디 변명도 못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몇 시간 전에 여자 친구라고 어머니 생일 잔치에 데려온 여자를 강간했다고 동생이 잡혀 들어 갔는데 형제들이 한 마디 변명도 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가족에게마저 버림당했다고는 하지만 종두를 책임져야 할 입장에서 최소한의 상황 증거는 말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오히려 종두가 아무리 그 여자를 사랑한다고 말을 해도 종두의 말을 믿어 주지 않는게 훨씬 더 자연스럽다형을 대신해 뺑소니로 감옥에 간 종두가, 가해자로의 학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피해자로서의 삶이 내면화되어, 변명이라는 기본적인 방어 기제조차 사용할 수 없는 처지라고 나름대로 이해하기로 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사실적인 상황 설정은 대단히 칭찬해 줄만 하다특히 설경구의 연기는 압권이었다누가 설경구를 공공의 적에 나오는 그 다혈질 형사라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사회에서 소외됐으나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나름대로 열심히 자신의 삶을 즐겁게 살아가는 약간 부족한 홍종두를, 과연 설경구만큼 잘 소화해 낼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조연들의 연기도 모두 빛났다평론가도 지적했지만, 공주 시누이나 종두 형수 역의 배우들 역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족한 가족을 둔, 착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나쁘지도 못한 어설프게 위악적인 우리 소시민의 애환을 잘 표현했다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어쩌면 그렇게 자연스러운지 정말 우리 일상을 조금의 가감없이 잘 보여줬다마치 현실의 일부를 찍어 놓은 기분이 들었다교도소에서 처음 나와 밥값이 없어 다시 경찰서에 잡혀 갔을 때 형사가 사람답게 살아야지, 이러면 되겠냐고 타이를 때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종두가 안타까워 눈물이 찔끔 났다사실 그가 악한 사람은 아닌데 지능이 좀 부족하기 때문에 늘 소외되고, 심지어 가둬지는 게 아닌가!! (난 그가 지능이 약간 모자란다고 생각한다)이 부분을 촬영할 때 감독은 형사가 종두를 윽박지르는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경찰서에서 실제 형사가 시범 보이는 걸 보고 타이르는 쪽으로 바꿨다고 한다역시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더 사실적이고 인간적이다착하고 순박하지만 단지 머리가 좀 모자라 제대로 사람 대접을 못 받기 때문에 안타까움을 자아내던 종두가, 공주에게 예쁘다면서 꽂을 건네주고 강간을 저지를 때는 정말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동정을 받는 이유는, 마음은 선하다고 믿기 때문이다그런데 머리가 좀 모자라 일반 사람을 상대로는 못하고 자기보다 더 부족한 사람을 상대로 나름대로의 힘을 휘두른다고 생각하니, 역시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위선적인 동물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말하자면 정상적인 여자의 몸은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저항할 수 없는 육체를 가진 장애인의 몸을 탐하는 종두의 모습은 인간의 추악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그런 종두에게 전화를 거는 공주의 모습도 약간 부자연스러웠다상식적으로 자신을 강간하려고 한 남자에게 호감을 갖는다는게 가능할까?그 사이에 공주가 종두에게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는 사건을 삽입했으면 좀 더 전개가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싶다영화 내용과는 별도로, 내 가족이 장애인이 됐을 때 과연 나는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싶은 반성도 들었다동생만을 남겨 둔 채 동생 이름으로 된 새 아파트로 이사간 오빠 부부를 보면서 비인간적인 사람들이라고 욕하긴 했지만, 뇌성마비자를 평생 돌볼 의무를 지지 않은 사람들은 함부로 그 가족을 비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도 생일이라고 케익을 사서 배부른 몸을 이끌고 아파트로 올라가는 시누이의 모습에서 100% 착할 수 없는, 이기적인 본성을 가진, 그렇지만 또 100% 나쁘지도 못한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느끼는 기분이었다영화의 주제와는 다소 벗어난 기분이 들지만 장애인 문제는 그 가족의 책임으로만 떠넘기기에는 너무나 큰 짐이고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우리 사회가 같이 책임져 줘야 할 문제 같다음식점에 들어 온 공주와 종두를 위해 가장 편한 자리를 내줄 수 있을 때 비로소 대한민국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이런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오아시스'는 일단 좋은 영화라고 평하고 싶다장애인과 지능이 약간 모자란 남자의 사랑을, 가르치려 들지 않고 다만 느끼게 해 주는 감독의 역량이 상당하다그렇지만 전체적으로 평면적이고, 물 흐르듯 단조롭다다음 영화에서는 감독이 좀 더 입체적인 전개와 화면을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
간만에 즐겁게 본 영화
영국 영화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확실히 헐리우드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다
좀 더 단조롭고 자극적인 게 적다고나 할까?
헐리우드 영화보다 더 담백하다
그래서 약간은 지루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휴 그랜트는 정말 멋지다
잘 생긴 건 아니지만 편안한 얼굴로 호감 가게 생겼다
정말로 여자를 잘 꼬시는 남자는 장동건처럼 준수하게 생긴 얼굴이 아니라 휴 그랜트처럼 편안하게, 호감가게 생긴 얼굴이라고 한다
여기에 말까지 잘하면 대부분의 여자는 넘어간다고 할 수 있지...
하여간, 영화에 대해 말하자면 상당히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인간은 섬이다. 그러나 바다 속에서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영화의 주제는 이 한마디로 압축되는 것 같다
초반부에서 독신주의자 휴 그랜트는 인간은 섬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인간은 여전히 섬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섬끼리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닫는다
난 그게 멋지다
만약 그가 후반부에 가서 결국 인간은 혼자서는 못 산다, 인간은 섬이 아니다 라는 식으로 완전히 자기 주장을 뒤집어 버렸다면 별 재미가 없는, 팍팍하고 꼰대 같은 지루한 영화가 됐을 것 같다
그렇지만 여전히 인간은 섬이다 라는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면서, 다만 망망대해에 완전히 홀로 떠있는 것은 아니고 그 밑으로는 수많은 섬들이 서로 연결되어 살아 간다는 결론이 참 마음에 든다
나도 동의하는 바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과연 근원적인 외로움이나 독립성이 해결되는 것일까?
나는 전혀 아니라고 본다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인간의 기본적인 독립성과 외로움은 유지되는 것이고, 다만 완전히 고립되어 혼자 살 수는 없는 일이고, 또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에 서로 어느 정도의 연관성을 가지고 살 뿐이다
영화를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싱글맘들의 데이트 장면이다
독신자가 적은 우리 사회에서 애 딸린 이혼녀가 재혼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채 연애를 한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싱글 부모들이 자기들끼리의 모임을 통해 교류하면서 로맨스를 즐기는 모습이 영국 사회의 다양성을 보여 주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애 딸린 이혼녀는 연애도 못하는 칙칙하고 우울한 삶일 것 같았는데 또 자기들 나름대로의 친목을 도모하면서 사는 걸 보고 행복에 있어 정해진 기준 따위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삶의 형태는 다양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색안경을 끼고 볼 것도 없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삶을 살든 지금 행복하다고 느끼면 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 정해진 규격에 맞지 않다고 해서 삐딱한 시선으로 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진정으로 외롭지 않거나 하나가 아닌 둘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독신주의에 대해 이 영화가 미치는 영향이라면, 혼자 살지라도 완전한 고립이 아니라 역시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영화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이웃과의 관계가 상당히 개방적이라는 점이다
우리 나라는 혈연 중심주의이고, 이웃을 초대해서 파티를 한다거나 모임을 갖는데 상당히 인색한 편이다
꼭 이 영화 뿐 아니라 미국 영화에서 참 많이 느끼는데 그 사람들은 꽤 이웃에 대해 개방적인 관꼐를 맺은 것 같다
뭐랄까, 혈연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 기분이 든다
영화에서 휴 그랜트가 마커스 집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되어 가는데 거기 참석자들을 보면 가관이다
이혼한 마커스네 부부와 마커스 아빠의 새 여자 친구, 그녀의 엄마, 마커스 엄마의 친구인 또다른 싱글맘 수지, 그리고 그들과 기묘한 관계를 맺고 있는 휴 그랜트!!
이 얼마나 안 어울리는 어정쩡한 조합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식탁에 둘러 앉아 즐거운 크리스마스 저녁을 보낸다
나도 상당히 폐쇄적인 편이라 조금이라도 어색한 모임에는 절대 안 나가는 편인데, 좀 더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낯선 사람들과의 모임에도 쉽게 어울리는 것이 독신자의 삶에 필수적인 요소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휴 그랜트와 마커스 엄마가 이어졌다면 굉장히 진부한 스토리가 됐을 것 같다
결국 어린 아들이 불쌍한 이혼녀 엄마와 주인공 독신남을 연결시켜 주는 뻔한 러브 스토리가 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인간은 섬이다, 그러나 그 내부는 섬끼리 서로 연결되어 있다라는 멋진 주제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영화는 세련되게도 그런 시시한 러브 스토리를 만들지 않는다
휴 그랜트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다
(사실 마커스의 엄마가 못생겨서 휴 그랜트의 상대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둘이 이어지는 스토리였다면 아마 좀 더 예쁜 여배우를 골랐을 것이다)
그리고 그 파트너와 결혼에 골인하는 식으로 결말을 맺지도 않는다
이 영화가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결혼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식의 진부한 주장을 하지 않는데 있다
"인간은 외롭고 고독한 존재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결혼이다" 라는 식의 전형적이고 독선적인 주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든다
"인간은 외롭고 고독한 존재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며, 그 방법은 결혼 외에도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라는 식의 결말이 무척 마음에 든다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것 몇 가지를 잠깐 짚고 넘어 가자면...
영국에도 왕따라는 게 존재하는 모양이다
마커스가 수업 시간에 이상한 노래를 부른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걸 보고 아이들에게도 악마 같은 잔인한 성향이 있다는 말이 보편적인 진리이며, 어느 집단이는 약하고 튀는 존재는 억압을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걸 느꼈다
말하자면 우리 나라만의 특수한 문제는 아니라는 예기다
결국 모든 인간 관계는 권력을 매개로 한다는 미셸 푸코의 말이 진리인 셈이다
또 동성애가 영국에서는 보편화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커스가 휴 그랜트의 집에 종종 놀러가는 걸 안 엄마가 흥분해서 얘를 데리고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느냐고 따지는 걸 보고 깜짝 놀랬다
우리 상식으로 보면 무려 스물 여섯이나 차이나는 동성의 꼬마애를 데리고 성적인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혹시 독신인 남자가 어린 여자를 데리고 놀았다면 그런 오해를 할 수도 있지만, 같은 남자애와 놀았다고 해서 그 애에게 성적인 행위를 강요했다고 상상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
여자끼리 손잡고 다니면 동성애자라고 생각한다는 말이 실감났다
스토리가 약간 지루하게 전개되긴 했지만 주제가 멋있고, 휴 그랜트가 무척 매력적으로 나오는 참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명성에 비해 아주 소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애니메이션을 안 좋아해서 캐릭터로만 접했는데, 막상 직접 보니까 소박한 시골 이야기에 가족간의 사랑, 고양이 등이 접목된 어린이 만화 영화 같다 하긴 벌써 제목에서부터 "이웃집 토토로" 라는 옆집 이야기 분위기가 나긴 한다 나는 니모나 몬스터처럼 입모양 하나까지 다 맞추는 섬세하고 화려한 디즈니 만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일본 만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번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을 본 후 일본 만화에 관심이 생겨 미야자키 감독의 다른 영화도 보게 됐다 하울이 제일 화려한 것 같다 다른 만화들은 다 소박하고 이웃집 얘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게 말하면 따뜻하고 소박하지만 스토리가 좀 단순하다
토토로가 대체 뭘 말하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봤더니 책에 나오는 도깨비 이름이다 네 살짜리 꼬마 메이가 도깨비 "트롤" 을 잘못 발음해 토토로가 된 것이다 나는 이 토토로가 뭔가 큰 일을 해낼 줄 알았는데 말도 한 마디 안 하고 별로 등장하지도 않는다 솔직히 좀 실망... 그런데 무지하게 덩치가 큰 고양이 같기도 하고, 뭐라 딱히 정의할 수 없는 동물로 나온다 배가 하도 크고 푹신해서 메이와 사스키가 위에서 뛰노는데, 나도 같이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동심으로 돌아간 건가?
사스키는 캔디과 스타일이다 외로워도 슬퍼도 절대 울지 않을 명랑한 소녀!! 사스키 엄마가 입원해 있기 때문에 아침밥을 짓고 스스로 도시락을 싸야 할 가엾은 형편에 처해 있지만 절대 우울해 하지 않는다 만화 속 주인공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낙담하는 법이 없다 실제 생활에서 본다면 초등학교 2,3 학년 정도 밖에 안 되는 여자애가 엄마는 병원에 입원해 있고 자기가 밥해서 동생 먹이고 도시락 싸면 무지하게 불쌍하고 궁색스러울텐데 말이다 모든 것을 아름답게만 그리는 게 만화의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일본 시골 풍경이 퍽 아름답게 펼쳐진다 "빨간머리 앤" 이 뛰어 다니던 그 프린스 에드워드 섬처럼 일본 시골 풍경도 초록색으로 물들어 고된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 농부들의 애환은 사라지고 평화로운 시골 모습만 남는다 각 집에 전화도 없는 걸로 봐서 배경이 꽤 오래 전인 것 같다 옥수수를 따고 우물물을 길러 먹는 정겨운 풍경을 보면서 일본 농촌 문화에 웃음을 머금었다 식민지 지배라는 끔찍한 역사적 사실이 없었다면 이웃 나라의 문화를 보다 편하게 받아 들일 수 있을텐데, 참 아쉽다 "오라이" 라든가, "벤또" "이빠이" 등 일본말이라고 쓰면 큰일날 것처럼 방송에서 떠들어 대는 친숙한 용어들이 반가우면서도, 한일간의 껄끄러운 과거사가 생각나 마음이 무거웠다 신사에 절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사온 후 사스키네 식구들은 신사에 가서 잘 봐 달라고 절을 한다 이것도 그저 하나의 문화일 뿐인데 우리에게는 과거사 문제가 얽혀 편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다
일본말은 애니메이션으로 볼 때 특히 정겹고 사삭스럽다 좋게 말하면 애교 만점이랄까? 다소 과장된 억양 등이 재밌게 들린다 이 만화의 매력은 네 살짜리 꼬마 메이의 귀여운 말투 같다 문득 "빨간머리 앤" 에서 다이아나 동생으로 나오는 미니메이가 생각난다 메이가 숲 속으로 들어가 토토로를 만나는 장면은 참 예쁘다 또 햇볕을 많이 받고 자란 옥수수를 먹으면 엄마 병이 금방 나을 거라는 할머니 말을 듣고 혼자 옥수수를 들고 엄마를 찾아 나서는 장면은 가슴 뭉클하기도 했다 만화는 메이 엄마가 퇴원하지 못하는 것으로 끝이 났는데 얼른 건강이 회복되서 아이들 곁으로 돌아오면 좋겠다 엄마는 퇴원하면 아이들의 응석을 다 받아 주겠다고 결심한다 눈에 밟히는 어린 아이들을 집에 버려 두고 병원에서 지내야 하는 젊은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만화에서는 몇 장면 안 나왔지만 사스키를 좋아하는 남자애 칸타도 참 재밌다 좋아하긴 하지만 쑥쓰러우니까 일부러 사스키에게 툴툴거리는 칸타가 참 귀엽다 비오는 날 사스키에게 우산을 던져 주고 (쓰고 가라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자기는 우산 따윈 필요없다는 듯 던져 버린다) 정작 집에 와서는 버렸다고 말해 버리는 순진한 칸타!! 사스키가 우산을 돌려 주러 집으로 찾아오자 놀라서 숨는 장면에서는 많이 웃었다 둘이 친해지는 장면이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그러기엔 시간이 짧다
일본 만화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명성만큼 화려하고 재밌는 건 아니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점이 마음에 든다 디즈니 만화와는 또다른 매력인 것 같다
문소리라는 배우의 매력이 한껏 빛나는 영화, 바람난 가족
뭐 크게 대단한 주제가 있는 건 아닌데 쿨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윤여정이 50이 넘은 나이에 초등학교 동창생을 만나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는 것도 멋지고, 문소리가 고딩과 바람 피는 것도 상당히 신선하다
보통 대부분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바람은 남자만의 전유물이다
여자가 바람은 핀다 해도 당연히 자기보다 연상의 남자와 피는 거다
그런데 고등학생이라니, 남자가 여고생과 바람이 나면 그건 원조 교제라는 끈적끈적 하고 기분이 더러운 관계가 되는데, 아줌마와 남고생의 섹스는 왜 이렇게 쿨하게 다가 오는지...
아마도 여고생과 유부남은 돈과 권력을 매개로 하는 거래 관계이고, 유부녀와 남고생은 아무 것도 주고 받을 게 없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교류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경우 남자는 돈과 권력을 쥐고 여자는 젊음과 미모를 판다고 생각했는데 색다른 관계를 보여 주기 때문에 영화가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바람 피우는 데 당당한 문소리의 캐릭터가 시원스럽다
물론 가족의 해체가 바람직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질질 짜거나 질투에 불타 오르는, 지지부진한 상투적인 감정의 발산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마음에 든다
난 솔직히 1부 1처제가 100% 완벽한 의미에서 지속된다고 믿지는 않는다
사랑의 감정이 길어야 3년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한 남자, 한 여자에게 평생동안 사랑을 느끼면서 살겠는가?
정말 평생 한 사람에게만 변치 않는 감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어쩌면 굳이 결혼으로써 서로를 묶어 둘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 결혼이, 특히 1부 1처제가 필수적인 제도라면, 외도는 필연적으로 내제될 수 밖에 없는 필요악이라고 말하고 싶다
차라리 인정해 버리는 게 더 솔직하지 않을까?
남자 주인공인 황정민은 매력적인 30대 변호사로써 인물 되고 능력 되기 때문에 "당연히" 바람을 피운다
상대는 사진을 찍는 젊고 색시한 20대 아가씨
성인 남녀의 사랑이란 섹스가 필수이고, 어쩌면 섹스를 하기 위해 만나는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둘이 만나면 격렬한 섹스를 벌인다
섹스를 잘 하는 것도 여자다운 매력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화끈하게, 멋지게 벌이더군
황정민과, 그의 상대인 여자의 관계가 보다 쿨하게 보였던 이유는 평등한 관계 때문이었다
대체적인 상식으로 생각해 볼 때, 황정민은 변호사이고 여자는 지하방에 살 정도로 가난하고 어리기 때문에 당연히 남자에게 예속되고, 남자가 지배적인 위치에 있어야 말이 된다
그런데 이 여자는 발칙하게도 30대 아저씨는 아저씨대로 두고, 제 나이에 맞는 젊은 애인을 또 두고 있는 것이다!!
황정민이 아내와 대판 싸운 뒤 위로받기 위해 여자의 집에 찾아 가는데 그녀는 다른 애인과 정사 중이었다
술 사들고 찾아간 황정민, 미안하다며 머쓱한 표정을 짓고 집으로 힘없이 돌아 오는데 어찌나 불쌍해 보이던지!!
정말 서로 대등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
종속되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같은 크기의 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쿨한 관걔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문소리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남편의 바람에 대해 터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화가 통하는 상대가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멋진 점은 말만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크게 괘념치 않는다는 점이다
남편의 외도를 탓하지 않는 대신, 남편 역시 자신의 외도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걸 거부한다
고딩의 아버지가 자길 찾아와 우리 아들과 바람난 마누라, 단속 좀 잘 하라는 말을 듣고서내가 어떻게 해야겠냐고 소리치는 남편에게 문소리는 멋지게 한 방 먹인다
"신경 끄고 니 할 일이나 잘 해"
어찌나 시원하게 한 방 먹이던지...
이렇게 강한 아내의 캐릭터가 과거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존재했는지 의문이다
유부녀가 연하의 남자와 바람 피는 것도 대단한데, 일말의 죄책감도 갖지 않고 이렇게 당당하다니, 오 놀라워라!!
외도가 잘하는 짓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도덕적인 판단을 떠나서 일단 당당하게 대응하는 그 태도가 시원스럽다
그녀의 멋진 모습은 결말 부분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폭력을 행사한 남편이 찾아와 다시 시작하자고 했을 때, 그녀는 가볍게, 그러나 강하게 툭 던진다
"넌 아웃이야"
솔직히 변호사 남편을 둔, 직업도 없는 여성이 (극중에서는 과거 무용수였는데 현재는 그저 취미로 무용을 하는 걸로 나온다) 이렇게 쉽게 이혼을 결정할 수 있는 건지 약간 의심스럽기도 하다
어찌 됐든 남자는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이고, 문소리는 경제적 능력이 전혀 없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영화처럼 쿨하게 손쉽게 이혼을 결정할 수 있을까?
불임인 줄 알고 아이를 입양했던 문소리는 고등학생의 아이를 임신한다
아기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면, 어차피 남편의 씨가 아닌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서 그 애를 키울 수 없다는 판단이 생겨 이혼을 결심한 걸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 그녀는 싱글맘이 되는 건데 과연 쿨한 태도를 계속 견지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혼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그것도 싱글맘이 됐을 때 사회의 냉대와 편견을 견뎌낸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만약 이 영화가 진지함이 결여됐다는 평을 받는다면, 아마도 이런 부분들을 소홀히 넘긴 탓이리라
문소리가 고등학생과 무용학원에서 호피 무늬 양탄자를 깔고 섹스를 벌이는 장면은 무척 신선했다
모텔방의 지저분하고 끈적끈적한 배경이 아니라 얼마나 상큼했는지 모른다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자주 느끼는 건데 대체적으로 그들은 집에서 섹스를 한다
모텔 들어가서 섹스하는 걸 별로 못 본 것 같다
아마 대부분이 독립해서 혼자 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섹스를 숨겨야 할 행위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이고, 터치받을 수 없는 독립적인 영역으로 인식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자기 집 침대에 누워 하는 섹스는 모텔에서 치루는 것 보다 훨씬 깨끗하고 분위기 있고 담백하다
단순히 섹스를 하기 위해 돈을 주고 침대를 산다는 것,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넓은 무용실에서 난로를 피워 놓고 하는 둘의 섹스 장면은 꽤나 신선해 보였다
입양한 아들에게 입양아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 놓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 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방식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말 이거야 말로 쿨한 생활 방식이 아닌가 싶다
구질구질 하게 출생의 비밀 따위를 평생 아이에게 숨겨야 한다면, 또 언젠가는 발각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안고 산다면 얼마나 인생이 답답하고 우울할 것인가
차라리 처음부터 탁 털어 놓고 너 입양했다, 그렇지만 엄마는 널 가슴으로 낳은 거다, 난 널 정말 사랑한다, 이렇게 말해 버리는 게 훨씬 더 현명하고 깔끔하다
황정민에게 억울하게 당한 우체부가 복수심으로 아들을 잡아다가 옥상에서 떨어뜨릴 때는 깜짝 놀랐다
보통 그 정도 중요한 씬을 찍으려면 시간을 좀 끌텐데 "아저씨, 나 안 떨어뜨릴 거지?" 라는 아이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바로 아이를 허공으로 밀쳐 버리는 장면은 정말 섬뜩했다
마치 스캔들에서 전도연이 순식간에 얼음물 속으로 가라앉아 버리는 것과 비슷한 충격이었다
질질 끌지 않고 단박에 결과를 보여 줘 버리는 전개가 신선하고 강렬했다
영화에서 또 하나 멋있었던 장면
문소리가 고딩과 섹스를 끝낸 후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스크림을 깨물어 먹는 장면
그 때 문소리 표정이 어찌나 시원해 보이던지, 뭐랄까 아주 즐거운 일을 마친 뒤 차 한 잔의 여유를 갖는 듯 했다
남편은 그 날 젊은 애인에게 바람 맞고 술에 진탕 취해 비참한 기분으로 자고 있는데, 아내는 어린 남학생과 즐거운 섹스를 마친 뒤 아이스크림을 빨면서 여운을 즐기고 있는 이 완벽하고 상큼한 대비!!
감독이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이 영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페미니즘의 냄새가 풍긴다
여기 나오는 남자들은 사회적으로는 화려하고 권력을 쥐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아무 것도 아닌 여자들에게 K.O 패 당한다
별 볼일 없는 어린 사진 작가나, 역시 경제적 능력도 없는 마누라에게 감히 변호사 씩이나 되는 남자가 한순간에 버림받고 차이다니, 어찌 보면 참 발칙한 영화다
다시 외도 얘기로 넘어가자면, 외도를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감독도 외도가 타당한 일인가, 가족이 서로 바람나서 헤체되는 게 과연 잘하는 짓인가, 뭐 이런 식의 도덕적이고 당위적인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는 건 절대 아닐 것이다
난 다만 이 영화가 삶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차치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 당당하게 대처할 것, 울고 불고 질질 짜면서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자신의 욕망에 대해 보다 솔직하게 대처할 것, 뭐 이런 식의 메세지를 전하는 것 같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쿨하게 살자, 이거 아닐까?
쿨하다는 건 좀 덜 진지하고 덜 심각하자는 말과 통한다
어차피 무겁고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그렇다면 차라리 그 부담감을 덜어 내고 좀 더 가볍게 인생을 바라보자, 뭐 이런 뜻 아닐까?
이혼율이 세계적인 수준에 다다른 현재 상황에서 외도가 권장할 사항이 아닌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난 오히려 삶의 방식을 좀 더 다양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 중심의 대한민국 사회는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하고, 독신으로서의 삶이 무척 불편한 곳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사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어쩌면 필연적으로 외도를 내포하고 있는 불완전한 결혼 제도를 누구나 다 하려고 기를 쓰기 때문에 이혼율이 높은지도 모른다
"어바웃 어 보이"에서도 느낀 거지만 우리 사회도 보다 다양한 형태의 삶을 수용해 줄 수 있을 만큼 성숙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