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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 할인행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톰 행크스의 매력이 한껏 빛난 영화다
그가 연기파 배우임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대단하다
그가 세 번째 아카데미상을 받지 않을까 싶다
배가 불룩 나온 중년 아저씨에게도 이런 멋진 영화를 선사해 줄 수 있는 헐리우드 시스템이 부러울 정도다
최민식의 사실적인 연기에도 감탄한 바 있는데, 톰 행크스 참 대단한 배우다
왜 제목이 "터미널"인가 했더니,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된 한 작은 공화국 사람의 이야기다
실제로 프랑스 드골 공항에서 11년 동안 산 사람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주인공 빅토르 나보스키는 9개월을 공항에서 산다
솔직히 처음에 그를 뉴욕으로 보내려고 했을 때 왜 거부했는지 모르겠다
또 국장이란 사람이 빅토르의 입국을 끝까지 거부하는 이유도 정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국장 프랭크의 캐릭터는 아마도 미국 우월주의를 대표하는 것 같은데, 다소 부자연스럽다
캐서린 제타 존스의 매력은 눈부시다
정말 두 아이의 엄마이고 40대인지 믿기지가 않는다
어깨 길이의 단아한 단발이 승무원 복장과 함께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처음에 그녀를 마중나온 사람이 깜짝 출연한 리처드 기어인 줄 알았다
유부남을 7년 동안이나 좋아하면서 그와의 멋진 주말을 위해 호텔방을 전전하는 그녀의 캐릭터가 안쓰럽다
유부남의 호출을 거부하고 빅토르와 함께 페이저를 던져 버린 후 비로소 그로부터 자유로워졌나 싶었는데, 관성이란 쉽게 끊을 수 있는 게 아닌 모양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역시 그녀는 그 유부남의 팔짱을 끼고 공항에 들어선다
빅토르와 연결될 줄 알았는데, 감독은 현실적인 전개를 원한 모양이다
혹은 이 영화의 진짜 주제는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라는걸 보여 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그녀 같은 미모의 여자가 다소 부족한 듯한 작은 나라의 입국 거부자와 연결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대신 관객을 위해 가벼운 로맨스를 끼워 넣는다
공항 출입국 심사원인 흑인 여자와 잡역부를 연결시켜 준 것이다
이 두 커플이야 말로 단순히 남자의 일방적인 구애로 끝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여자는 남자의 반지를 받아들인다
물론 이 둘의 사랑에 빅토르는 지대한 공헌을 한다
공항 직원들이 빅토르를 사랑하고 지지하는 까닭은 그의 순수함에 있을 것이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미국땅에 떨어져 입국이 거부된다면 그 공포감과 두려움은 얼마나 클 것인가?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홍콩에서 비행기를 놓친 후 공항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이다
나름대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긴 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정말 막막했었다
만약 전혀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톰 행크스는 이국인의 당혹감을 잘 표현한다
빅토르는 왜 째즈 연주가의 싸인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의 아버지가 57명의 싸인을 전부 모은 후 단 한 명의 싸인을 얻지 못한 채 죽자 그는 아버지의 소원을 이뤄 드리기 위해 뉴욕으로 온다
그렇지만 이미 아버지는 죽지 않았던가?
그 싸인을 받아 오는 것이 정말 아버지의 소원을 풀어 주는 것일까?
누구나 남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열정이 있기 마련이다
9개월씩이나 뉴욕 공항에 머무르면서 오직 싸인 한 장을 받기 위해 버틴 빅토르가, 마침내 그 싸인을 받아 들고 감격하던 마지막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마음 속에 품고 사는 작은 소망을 의미하지 않을까?
남들에게는 무가치 할지라도 나에게는 한없이 소중한 그런 작은 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