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의 독서일기 5 범우 한국 문예 신서 55
장정일 지음 / 범우사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너무 좋았다

좋았다는 표현이 딱 맞다

지식을 얻는 것도 아니고 감동을 받는 것도 아니고 이런 서평류의 책에게 좋았다는 표현만큼 잘 어울리는 감상도 없을 것 같다

 

서평집은 지루하다고 생각했었다

일단 내가 안 읽은 책이 대부분이고 줄거리 요약에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정일의 독서일기는 그 함정을 잘 피해갔다

역시 수준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처음에는 대충 보려고 빌렸는데 점점 빠져들어 결국 다 읽고 말았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나도 글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한 편의 완결된 글 말이다

 

보통 한 달에 대여섯 권을 읽는 것 같다

유명인사고 작가라 책읽는 시간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90% 이상이 소설과 희곡이다

내가 읽은 책은 폴 오스터의 소설 정도?

그렇지만 단순히 줄거리 소개가 아닌, 감상 위주였기 때문에 책을 읽지 않았어도 큰 문제는 없었다

김미화와 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걸 보고서 호감을 느끼게 됐다

음란물로 검찰에 기소됐다고 해서 좀 뻔뻔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조용하고 소심하고 또 겸손해 보였기 때문이다

광마일기를 쓴 마광수의 그 가녀림처럼 다소 의외였다

 

나도 독서일기를 쓰고 싶다

장정일을 꼭 본받고 싶다

짜투리 독서에 대한 일갈은 정말 시원했다

나도 항상 짜투리 독서의 효용성에 대해 의심스러웠는데 딱히 꼬집어 나쁘다고 말할 수 없었던 차에 글 잘 쓰는 사람이 시원하게 비판해 주니까 아주 좋았다

특히 소설은 감정의 연속성 면에서 단번에 읽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장정일 말대로 한 권의 책을 3일 이상 읽는 건 영화를 3일로 나눠서 보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잠언에 현혹되지 말고 풍경을 그리라는 조언은 정말 가슴에 와닿았다

내 독서법에 한 획을 그었다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다

나는 항상 본전 생각에 뭔가를 건져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빠졌었다

서경식 표현대로 적은 돈으로 최대 효과를 보자는, 가난뱅이 근성이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건 유머러스한 표현이다)

그래서 늘 책을 읽을 때는 자와 연필을 들고 심지어 기록하기 위해 노트도 챙겼을 정도다

그래서 더 소설류는 안 읽게 됐는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인문학서에 비해 소설은 건질 게 적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장정일은 적어도 소설을 읽을 때는 자와 연필을 놓으라고 말한다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풍경을 그리는 것, 압도적인 풍경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달의 궁전을 생각하면 사막의 동굴에서 책을 읽으며 행복하게 버티는 에핑의 모습이나, 삼촌이 유산으로 남긴 헌책들을 읽어가며 굶주림의 고통을 견디는 마르코의 모습이 떠오른다

환상의 책에서는, 헐리우드 스타였다가 살인자가 된 헥터 만이 부둣가의 노동자로 일하면서 도서관에서 기쁨을 얻는 장면이 떠오른다

장정일의 표현대로 압도적인 풍경으로 말이다

 

청소년 성매매범에 대한 신상공개에 대한 강도높은 비난은 남다르게 와 닿는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막연하게 나쁜 짓 안 하면 되지, 하는 식으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장정일의 주장대로 신상공개는 사회복귀를 막는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한 처벌이라고 할 수 있다

가족들의 고통이야 말할 것도 없다

평범한 생활인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관용이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다시 사회에 무사히 복귀할 수 있게 말이다

 

느낀 바도 많고 생각한 바도 많은 책이었다

장정일 아저씨,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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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코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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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확실히 강준만은 글을 쉽게 쓴다

학자라기 보다는 수준있는 대중문화 비평가라는 느낌이다

그가 쓴 글을 읽어보면 학문적 깊이가 얕고 쉬운 언어로 신문 등의 현상 분석을 위주로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 글 인용도 많고 통계나 신문 기사들이 많이 나온다

그 사람을 폄하하는 건 아니고, 스타일이 기존의 교수들과 많이 다르다는 얘기다

현상을 가지고 자기 나름의 틀로 비판한다고 해야 하나?

직관력에 의존한다는 느낌이 든다

방대한 자료 수집, 나름의 가설 수립, 그리고 주장하기

비교적 그 감각이 맞는 편이라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

논문 쓰듯 책을 쓰려면, 그렇게 엄청난 저작을 남기지 못할 것이다

강준만의 장점이면서도 한계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다양성은 존중되야 하니까 이런 사람들도 많이 나오고, 학문적 분석의 책도 많이 나오면 좋겠다

 

한국인을 규정하는 열가지 코드, 다 맞는 얘기고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아마 누구나 인정하는 문제들일 것이다

프랑스 기자의 한국 관찰기와 거의 흡사하다

빨리빨리로 대표되는 냄비근성, 집단주의, 가족우선주의,패거리 문화,획일성, 순수혈통에 대한 집착,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는 평등주의, 교육열 사실 긍정적인 건 별로 없고 문제점만 죽 나열됐다

결국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폐쇄적 집단주의라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 기자 역시 한국인의 자민족 우월주의를 비판했다

사실 프랑스도 내셔널리즘이 강한 나라이고 국력은 미국에 뒤지지만 문화적 자부심이 강한 나라라고 들었다

아마 그 기자가 보기엔, 서양 하면 무조건 미국을 떠올리고 숭배하면서 나머지 국가는 한심하게 여기는 게 못마땅 했을 것이고 객관적으로 내세울 게 없는데도 세계 최고라는 민족적 우월감에 차 있는 꼴이 못마땅 했을 것 같다

한 마디로 꼴사납다고 해야 하나?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

일본 우습게 아는 것도 배짱이라기 보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얼치기 자존심으로 보는 것 같다

실제로도 그렇다

일본 문화나 기술 수입하고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세 배나 높은 나라인데도 언제나 일본은 우리 아래 많이 쳐 봤자 대등하다고 본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프랑스 기자 말대로 한 수 아래로 본 놈들한테 식민지 지배를 당하고 더구나 경제적으로도 한참 뒤지지 밸이 꼴릴 만 하다

그게 바로 말도 안 되는 반일감정이나 민족주의로 분출되는지도 모른다

 

노무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은 다소 충격이었다

난 그가 노무현을 지지하는 줄 알았는데 역시 뚜껑을 까 보니 허상 뿐이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하긴 지금도 계속 노무현 타령하고 있으면 그 사람은 노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의 집권은, 누구나 대통령을 할 수 있다는 평등주의를 확인시켜 준 대신, 당위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 능력없는 놈이 중요한 직책에 오르면 밑에 사람들이 얼마나 피곤한지를 여실하게 보여준 사건이기도 하다

한국인은 개혁에 대한 열망이 강한 게 아니라 안티 정서가 클 뿐이라는 저자의 관찰력에 탄복한다

아마 네티즌들에게 질려서 하는 소리인지도 모른다

 

경제적으로 보수적인 건 사회 안전망이 없는 상황에서 너무 당연한 선택이지 않냐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는 바다

정치적 진보라는 것도 개혁을 한다기 보다는, 단지 수구 기득권 층에 대한 안티 정서를 좀 더 고상하게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한다

안티 정서야 말로 인터넷 논객들을 사로잡는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당장 디씨인시이드만 들어가 봐도, 남의 컴퓨터와 디카에 왠 비난을 그렇게도 철저하고 분석적으로 해대는지!!

젊은 놈들도 다를 게 없다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노무현은 기득권층에 대한 안티 정서를 자신에 대한 지지, 혹은 개혁 열정으로 착각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개혁을 해야 한다는 잘못된 의제 설정을 했으며, 그 의제마저도 겉으로만 하는 척 하고 그다지 열심히 추구하지 않음으로써 다시 국민들의 안티가 되버렸다

무능력의 표상이 된 노무현!!

더구나 한국인들은 지도자를 아버지 섬기듯 추종한다

이제 노무현의 이른바 진보, 혹은 개혁 세력의 아버지가 됐으니, 한나라당이 비난에 마지않는 노빠들의 우상이 될 만 하다

이러니 민노당에서 열린당을 한나라당 보다 더 싫어하지

아마 가질 거 다 가진 놈들이 강준만 표현대로 도덕적 우월감까지 가지려고 하니까 벨이 뒤틀렸을 것이다

위선의 전형적인 모습이랄까...

 

노무현의 대안은 뭘까?

능력있는 지도자란 과연 어떤 인물일까?

정당이 이념에 기초한 정책 대결을 하는 주체인 대신에, 단순히 엘리트 파벌로 전락했다면, 선거 역시 강준만 말대로 엘리트 자리 바꾸기 밖에 더 될까?

실제적인 능력이란 경제 성적표로 증명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박정희나 전두환도 죽일 놈 소리 안 들어도 되지 않을까?

같은 원칙을 모든 문제에 적용한다는 것은 참 어렵고 잘못하면 자가당착이 되기 십상이다

박정희가 밉다고 경제 발전 성과까지 깡그리 무시하는 진중권식 발언도 싫지만, 그렇다고 한 입 갖고 두 말 하는 것도 아전인수 격으로 상황을 해석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하여간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까 개혁이네 뭐네 하는 것도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는 걸 보면 박근혜에게 열광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충분히 이해되는 바다

박근혜가 정권을 잡으면 과연 한국 사회는 과거보다 안정되고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로 변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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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라지기 위해 탄생한 나라?
장 피엘 지음, 한정석 옮김 / 자인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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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프랑스 기자의 한국 사회 관찰기 내지는 고발기

프랑스 사람들이 읽으면 한국이란 나라가 겉으로는 발전을 했을지 모르나 내부적으로는 문제가 매우 많은 붕괴 위험이 있는 불안정한 사회로 봤을 것이다

적어도 한국에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 따위는 절대 안 할 것 같다

마치 전여옥이 잘사는 나라 일본을 비판했듯 장 피엘 역시 무섭게 발전하는 아시아의 신흥 강국이 얼마나 내부적으로 곪아 있는지 조목조목 따진다

읽은지 오래 되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전여옥의 일본 비판서는 다분히 민족주의에 입각한 감정적인 비난이었데 비해, 그래도 이 사람은 상당히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 살고 있는 내가 판단하기로는 다 맞는 얘기다

다만 어느 사회나 나름의 문제점이 있고 발전 과정 속에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일 수 있는데 지나치게 특수화시켜 마치 그 나라의 민족성이 그러하다는 식으로 단정지을 위험은 있다

이를테면 수십년이 지나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사회가 더 성숙하면서 사라질 문제들인데, 즉 그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데 한국인은 원래 그렇다는 식으로 섣부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또 비단 한국의 문제만이 아니고, 그럴 수 밖에 없는 특수한 사정이 있는데도 근본 원인은 밝히지 못한 채 다만 현상을 가지고 한국인은 이러이러 하다고 결론지어 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두 나라를 비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또 오랜 연구와 깊이있는 분석이 시도되야 한다

 

종교에 대한 열정, 광신이 가부장제 문화에서 온다는 저자의 분석은 탁월하다

강준만도 한 얘기지만 한국인은 지도자를 숭배한다

중앙 집권이 갖는 어쩔 수 없는 한계다

엄부=지도자=종교 지도자, 이런 식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한 때 교회의 종말론, 혹은 근본주의에 대해 부담스러웠는데 글을 읽으면서 편해졌다

한국적인 특성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결국 다니엘서나 요한 계시록의 구절을 근거로 종말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한국적 상황에 갇혀 있는 우물 안 개구리들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억지 논리에 부담가질 필요없다

지구라는 이 어마어마한 공간에서 한국은 너무나 작은 위치를 차지할 뿐이다

한국적 상황을 근거로 감히 전 세계의, 또 전 인류의 종말 운운하는 건 너무 억지스럽다

아무리 세계 현상을 근거로 내세워도 결국 한국인의 좁은 소견일 뿐이지 않는가?

 

말로는 세계화 하면서 실제적으로는 자민족 우월주의에 빠져 있는 한국인들의 이중적인 태도도 문제다

저자의 말처럼 사실은 세계화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세계 속의 한국이 아닌, 한국과 세계,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과 미국을 세계화로 생각하고 있다

이 넓은 세계 속에서 한국이 어떤 위치를 점하는지에 대해 과연 우리는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고찰해 본 일이 있는가?

물론 어느 나라나 자국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 국가들에게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진정한 선진국, 혹은 세계의 중심 국가가 되려면 적어도 그 관심 분야가 지금처럼 미국에 국한되서는 안 될 것이다

중동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다루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가?

오직 미국과의 관계를 세계화라 생각하는 한국인들을 보면서, 스스로 세계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자화자찬 하는 꼴이 프랑스 기자에게 얼마나 우습게 보였을까?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머리가 좋다느니, 한국인의 손기술은 세계 제일이라느니 하면서 세계 운운하는 이 자화자찬들!!

나르시시즘이라는 생각도 든다

실상 세계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으면서, 은둔의 나라, 폐쇄적인 군사독재 시절을 이제 겨우 면했으면서 걸핏하면 세계 제일 어쩌고 하는 꼴이 남이 보면 정말 같잖을 것이다

 

사실 한국인들은 단일 민족의 순수 혈통을 주장하는 매우 폐쇄적인 사람들이다

요즘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주가 많아져 흔들리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은 우리를 강조하는 집단이다

지나칠 정도로 동질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다른 특성을 가진 사람은 끼어들기 힘들다

그나마 선진국 백인이면 우리보다 잘 사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 사실은 열등감 때문에 보기 싫어도 참아 주지만 후진국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배격해 버린다

사실 선진국 사람들도 한 민족 안에 끼워 주기 싫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외국인과 결혼한다고 하면 부모가 죽기 살기로 말리지 않는가?

 

한국 사회가 나아갈 길은 민족주의의 극복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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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종말
제프리 삭스 지음, 김현구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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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의 책이라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막상 읽어 보니 문장이 매우 쉽고 실증적인 예가 많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주간동아의 커버스토리 기사를 읽는 기분이랄까?

저자가 대중적으로 쉽게 글을 잘 썼고, 번역도 매끄러워서 한번에 술술 잘 읽혔다

단 하나의 주장, 선진국의 국제 원조 비율을 GNP의 0.7%로 높히자는 것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그 목표를 향해 저 아래서부터 차근차근 그러나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기분이 든다

행동력 하나는 끝내 줄 것 같다

아마 실제로 개도국에서 경제 정책을 맡아 왔기 때문에 현실감각이 뛰어나고 행동력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사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그런데 저자가 말하는 이 가난이란, 상대적인 가난이 아니라 절대적인 가난, 즉 하루 최저 생계비인 1달러가 없어서 죽어가는 이들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난과 개념이 좀 다른 것이다

천연두와 소아마비가 지구상에서 사라져 갔듯이 극단적인 빈곤 역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주장의 핵심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이성을 가지고 계몽주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보면) 과학기술이 계속 발달한다면 언젠가는 모든 인류가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날이 당연히 올 것이다

벌써 많은 나라들이 절대 빈곤으로부터 해방됐고 저자의 희망어린 견해대로 이제 전 인구의 1/6인 11억 인구만 해결하면 된다

그러니 미리부터 겁먹고 포기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왜 우리가 가난한 나라를 도와야 하는가?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고 답하면 되겠다

그래서 미국도 2차 대전 후 엄청난 돈을 유럽에다 뿌렸다

1차 대전 후 과도한 배상금이 히틀러의 나치즘을 탄생시켰다고 깨달은 것이다

미국은 유럽에 마샬 플랜을 통해 GNP의 1.5%를 쏟아 부었는데도, 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는 그것의 절반 수준인 0.7%에 그리도 인색한 것일까?

인종주의적인 생각이 큰 것일까?

이라크를 정복할 수는 있지만 통치할 수는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

결국 테러의 전멸은 불가능한 목표이고, 오히려 극단적인 빈곤의 고리를 끊음으로써 사회를 안정시키는 것이 미국의 안보에 훨씬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고 한다

하긴 전쟁이 나면 승전국에게도 어떤 형태로든 피해가 갈 것이다

전쟁을 통한 힘의 지배가 미국이 원하는 방향일까?

저자의 말대로, 미국은 세계를 완전히 통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촘스키가 말하는 불량국가도 이런 관점일까?

 

북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삭스 교수가 북한 전문가는 아니니까 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삭스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북한에게도 식량 원조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고, 햇볕정책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런데 북한은 오히려 미사일을 가지고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불량국가, 악의 축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원조를 거부한 것도 바로 핵무기 위험 때문이었다

이들이 안전하게 개발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맞벌이의 함정에서 본 대로, 회생 불가능할 정도의 빚은 탕감해 줘야 마땅하다

[맞벌이의 함정]에서는 개인파산이 도덕적으로 불량한 이들을 양산하는 게 아니라,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찬가지다

국가도 갚을 수 없는 빚을 탕감해 줘야 선진국의 무역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능력이 없는데도 계속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면 결국 국가실패로 이어지고 집단학살, 난민, 혁명 같은 전지구적인 불안을 일으킬 것이다

기회를 주는 것, 빈곤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게 생존라인까지 데리고 오는 것, 이것이 바로 핵심이다

 

단순한 긴급지원 같은 걸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국가 차원에서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절대빈곤도 천연두처럼 박멸될 수 있다!!

이 하나만으로도 정말 고무적이다

결국 세계화는 진보의 나아갈 방향이고, 관세 철폐도 어쩔 수 없는 대세임을 깨달았다

2025년에 나는 정말 절대빈곤이 사라짐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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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세계분쟁 - 지구촌 분쟁을 세계지도로 한눈에 읽는다 지도로 보는 시리즈
세계 정세를 읽는 모임 지음, 박소영 옮김 / 이다미디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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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많은 분쟁들이 있었단 말인가?

하긴 1950년 한국 전쟁 때도 같은 민족끼리 이데올로기로 싸운다고 했을 것이다

'일본의 식민지에서 독립한지 얼마 안 되서 내분으로 나뉜 뒤 공산주의자 쪽이 소련과 중국을 등에 업고 공격을 시작하자 미국 주도로 유엔군이 파견되어 3년간의 내전 끝에 휴전 협정을 맺고 대치 중이다

공산주의자 쪽은 테러의 온상으로 국제 사회의 감시의 눈길을 받아왔고 핵무기 선언으로 미국을 자극한다"

아마 외신들은 이런 식으로 보고 하겠지

그러고 보면 한반도도 세계의 화약고에 명함을 내밀만 하다

이 책을 누가 썼는지 모르겠는데 북한의 핵무기 정책이 협상용임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일본의 전공투 얘기가 많은 거 보니까 일본 사람들이 썼나?

 

민족주의와 근본주의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새삼 느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사람들을 모으는 명분에 지나지 않고 진짜 숨은 이유는 차별 정책, 가난 등임을 깨달았다

경제적 이익을 나눠 주지 않기 때문에 민족주의나 근본주의 깃발 아래 모여 항쟁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이데올로기는 주동자들이 민중을 선동시킬 때 쓰는 구호에 불과하다

그나마 한국이 단일 민족이었기에 망정이지, 다민족 국가였으면 볼 만 했을 것 같다

전라도는 아마 분리 독립 외쳤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미국은 참 대단한 나라다

대체 50개나 되는 주가 어떻게 연방제로 운영되는지 정말 신기함 그 자체다

관용과 개방성, 다양성의 인정이 비결 아닐까?

결국은 민주주의라는 얘긴데...

그런 미국 역시 중남미 이민이 늘어나면서 스페인어로 인한 이중 언어 문제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으니 국가 통합이란 참 어려운 일이다

중국도 소수민족을 억압하고 있긴 하지만 그 큰 국가가 그런대로 말썽없이 굴러 가고 있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

중국은 수천년 된 독재 시스템 때문에 공산주의가 망하면 엄청난 소란이 야기될 것이다

 

아프리카 내전의 원인은 상당수가 유럽의 식민 통치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은 인권 의식을 발휘해서 좀 도와 주면 안 되나?

책임감을 느끼고 부채 탕감 같은 거 화끈하게 해 주면 안 될까?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을 세계 무역의 안전한 상대국으로 만들어서 자기 물건 팔면 안 될까?

하여간 해결책은 제프리 삭스 교수의 말대로 일어날 수 있을 때까지 도와 주는 수 밖에 없다

일단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야 뭘 해도 할 거 아닌가

부시 정권이 공격 일변도로 나가는 게 참 안타깝다

미국의 강경책이 테러를 근절시킨다기 보다는, 더욱 폭력 정국으로 몰고 가는 느낌이다

한반도 역시 북한과 미국이 계속 대치한다면 평화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부시 입장에서는 별 것도 아닌 것이 핵무기 있다고 위협하는 꼴이 가소롭기 짝이 없을 것이다

힘있는 사람이 힘 대신 대화로 어려운 문제를 풀어 나간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지도를 열심히 찾아 본 덕분에 세계 지리에 관한 개념이 생겼다

역시 지도를 잘 봐야 한다

공간 개념이 선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들이 어디 붙어 있는지 대충 알겠다

세계지리는 참 재밌는 학문이다

세계사는 과거 역사라 좀 지루한데, 정치나 세계지리는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흥미진진 하다

책 내용은 훌륭하다

가볍게 그러나 짜임새 있게 전세계의 내전 현황을 성실하게 기록했다

다만 지도에 틀린 지명이 몇 개 등장해서 아쉽다

가격에 비해 대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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