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식주, 살아있는 조선의 풍경 ㅣ 조선시대 생활사 3
한국고문서학회 엮음 / 역사비평사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사료가 풍부한 자료들은 근거가 확실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즉 막연한 추론이 아니기 때문에 믿음이 가지만,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쉽게 읽히지가 않는다
독자 입장에서는 간단명료하게 정리된 주장을 원하기 때문이다
한국고문서학회라는 저자명에서부터 벌써 전문적인 냄새가 풍긴다
첫부분인 옷에 관한 내용은 자세히 읽었으나 뒤로 갈수록 가독률이 떨어져 마지막 부분인 주거에 관한 내용은 대충 읽었다
너무 자세하고 모르는 내용이 많아 제대로 읽기가 힘들었다
음식에 관한 부분도 한자가 많아서 읽기 힘들었다
임용한처럼 독자들이 읽기 편하게 풀어 써 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덕일이 잘 팔리는 이유도 자기 주장을 강력하게 그러나 쉬운 언어로 쓰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쉽게 어필이 되는 것 같다
대체적으로 다 아는 내용이긴 하다
옷에 관한 내용이 새롭다
도포는 양반, 중인은 철릭, 상민은 저고리나 창옷을 입었다고 하고 술은 중인 이상만 두르는 신분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맨살을 드러내는 것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했던 것 같다
기왕이면 사진이 많이 첨부되면 좋았을 것 같다
책값이 많이 올라가겠지만 말이다
온돌은 조선 후기에 완성된 난방양식이라고 한다
하긴 땔나무 때문에라도 쉽게 보급되기는 어려웠을 듯 하다
그러나 좌식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공기만 덥히는 서양식 난방은 어울리지 않으니 온돌의 발달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덕분에 온 나라의 산이 민둥산으로 변했지만 말이다
명종대까지도 임금이 침상에서 잤다니, 새로운 발견이다
조선시대 미인도를 보면 짧은 저고리가 꽤 관능적임을 알 수 있다
섹시함의 표시로 아마 요즘의 미니스커트처럼 저고리가 짧아진 듯 하다
다리를 드러낼 수는 없고, 대신 저고리를 짧게 해 상반신을 노출시킨 것 같다
서양에서도 가슴이 파인 드레스가 나왔듯 조선 후기에도 가슴을 노출시킨 것 같다
가체도 유행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복식의 규정이 워낙 까다롭고 노출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나마 머리 장식으로라도 개성을 표출하고 싶었을 것이다
연산군은 사치를 조장한 유일한 임금이라고 하는데, 요즘 말로 하자면 미에 대한 감각이 뛰어났을 것 같다
밥을 중요시 한 이유가 밥 말고는 먹을 게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소 충격적이다
요즘은 쌀 소비가 적어서 걱정일 정도로 흰쌀밥만 먹는 경우가 드문데 불과 몇 십년 전까지는 밥 말고는 먹을 게 없었다니, 녹색혁명이란 말이 왜 나왔는지 알 만 하다
조선 사람은 대식가라고 하는데 서양 사람처럼 비만은 드물었던 걸 보면 쭉 잘 먹지 않아서인가?
아니면 탄수화물에 비해 지방 섭취가 적기 때문이었을까?
참외가 점심으로 쓰일 정도로 일반적으로 많이 소비됐던 것도 새롭다
양반의 일상사에 국한되지 않고 상민층에까지 연구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만 하다
다만 근거를 밝히느라 연구 과정을 세세하게 소개하다 보니 쉽게 읽히지 않는 단점도 있다
이런 책은 절대 많이 팔릴 수가 없다
아마 독자층도 전공 학생들로 잡지 않았을까 싶다
조선시대 왕자나 공주들의 일상사를 연구한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조선 왕들의 가계도를 분석한 책이 나와 있긴 한데 사료만 쭉 나열한 것이라 재미가 없다
대중적으로 시도해 보면 어떨까?
특히 공주들의 삶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