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 2500년의 잠에서 깨어난 얼음 공주와 미라 전사들 경희 고고학 고대사 연구총서 1
N.V. 폴로스막 지음, 강인욱 옮김 / 주류성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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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공주로 널리 알려진 파지릭 고분의 발굴에 관한 이야기다.

발굴 과정이 상세히 나와 있어 다 이해하기는 어려워 이 부분은 많이 건너 뛰었다.

기원전 4세기를 전후한 시베리아 초원 한복판의 고분들을 발굴한 내용이다.

흉노보다 더 오래 전 사람들이라 나라를 세운 것은 아니고 말 그대로 초원을 옮겨 다니며 유목 생활을 하던 부족인데, 여사제 급의 무덤이 발굴되고 영구동결대에 얼어 있는 시신으로 미라가 되어 모습을 드러냈다.

유방암을 앓다가 낙마 사고로 20대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는 것도 분석해 냈다.

초원의 자연은 혹독하여 불임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정주민처럼 인구가 번성하지 못하고 큰 나라를 이루지도 못했던 듯 하다.

고분에서 발견된 황금 장신구 때문에 황금의 나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 황금이 많다기 보다는 황금을 중시 여기고 얇게 두들겨 장식품을 만드는 금박 기술이 발달했다고 한다.

이들의 주식이 생각하던 것과는 달리 고기가 아니라 치즈나 우유 같은 유제품이고 곡물도 많이 섭취했다고 한다.

변경 지대에서는 농사를 짓기도 하고 양모를 정주민의 곡식과 교환하기도 했다.

이들에게도 가축은 매우 중요한 재산이라 생각만큼 고기를 주식으로 삼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고분에서 비단도 발굴이 됐는데 중국산 실크가 아니라 인도 등지에서 수입된 야생 누에로 본다고 한다.

파지릭 문화는 중국보다는 서역 즉 페르시아 문화와 교역이 더 많았을 것으로 본다.

이들의 얼굴도 눈이 깊고 코가 높은 이란인 특성을 보였으나 점차 몽골로이드 형태로 바뀌어 갔다고 한다.

중국과의 교역은 그로부터 한참 후 흉노가 등장한 이후에나 활발했던 모양이다.

재밌으면서도 제대로 다 이해하지는 못해서 관련 서적들을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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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미술 이야기 6 - 초기 자본주의와 르네상스의 확산 : 시장이 인간과 미술을 움직이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6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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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지 생각만 하던 책인데 어느새 6권까지 나왔다.

신간은 늘 대출중이었는데 마침 빌릴 수 있어서 6권부터 읽게 됐다.

570 페이지의 두꺼운 분량이지만 정말 미술 초보자들을 위한 수준이라 시간당 100 페이지 이상도 문제없이 잘 읽힌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 쉬운 내용이라 끝까지 읽을까 말까 고민했었다.

뒤로 갈수록 유럽 사회의 변화와 미술사를 엮어서 꼼꼼하게 설명하는 저자의 집필 스타일에 빠져 들어 흥미롭게 읽었다.

역시 읽어서 나쁜 책은 없다.

다만 도판이 어두운 점이 아쉽다.

그림 외의 사진이나 지도, 도표 등은 비교적 선명하고 좋은데 유독 작품들의 색감이 너무 어두워 아쉽다.

워낙 유명한 그림들이라 다 알고 있기는 하지만 명작의 색채감을 제대로 느끼기는 어려운 듯하다.

도판의 색감을 잘 표현하기란 꽤 어려운 일인 모양이다.

지도를 보여줄 때 강의 흐름을 표시해 줘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항구 도시가 발달하는 것은 배를 통해 물품이 전해지는 상업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상업의 발달이 곧 자본주의를 만들었고 오늘날의 풍요가 가능해졌음을 새삼 확인했다.

전통 사회에서 중국이나 조선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체제 유지를 안정적으로 잘하긴 하였으나 변화가 핵심인 근대 사회로의 도약은 상업 천시로 인해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다.

그래서 미술도 발달하지 못했나 싶다.

다른 책에서도 읽은 바지만, 르네상스 미술의 발달은 무역을 통한 활발한 재료 유입에 있었다고 한다.

특히 베네치아에서 티치아노나 벨리니 등의 화려한 색채화가 만개한 것은 온갖 종류의 안료들이 들어오고 상인들이 그것들을 까다롭게 고를 수 있는 안목 덕택이었다.

상업의 발달, 혹은 부유함이 예술의 발달을 이끄는 것은 분명하다.

제일 좋아하는 화가인 티치아노에 대한 이야기가 적어 아쉽다.

주제가 르네상스 초기이니 다른 책에 자세히 나오려나.

순회 전시에서 가끔 본 적이 있는 목조 조각상들이 등장해 흥미로웠다.

화가들이 르네상스 이후 장인에서 예술가로 성장한 반면 틸만 리멘슈나이더나 클라우스 슬뤼터르 등 목조 조각가들의 명성은 장인에 그대로 머문 것 같아 아쉽다.

기독교가 자본주의 발달을 견인했다는 말이 과장이라 생각했었는데 확실히 유럽의 근대인들은 신앙과 상업, 그리고 예술을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시민 계층이 탄생해 근대 사회를 탄생시킨 듯하다.

유교와 상업의 조화는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사회의 변화에 이데올로기와 정신적 가치 추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뒤러의 수채화는 처음 접했는데 수채화 물감 특유의 산뜻함이 살아 있어 역시 대가는 다르구나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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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해 현대 지상전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32
모리 모토사다 지음, 정은택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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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분야라 맥락이 잘 안 잡혀 입문서 수준으로 도전해 본 책이다.

이 시리즈는 200 페이지 정도로 가벼운 분량이면서 주제를 한정한 장점이 있어 읽기는 편하지만 한쪽은 설명, 한쪽은 그림이나 도표로 정리하는 식이라 내용 면에서 아쉽다.

그리고 수험서도 아닌데 굳이 이런 어설픈 요약이 매 장마다 있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일본에서 출간된 책을 보면 흥미로운 주제도 많고 분야가 다양해 좋기도 하지만 자기계발서처럼 조잡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어 이 책도 끝까지 읽어야 하나 약간 고민했었다.

그렇지만 항상 느끼는 바처럼, 어떤 책이든 읽어서 나쁠 건 없다.

현대전의 특성에 대해 조금은 이해가 되는 좋은 독서 시간이었다.

특히 테러전이나 국지전에 초점을 맞춘 설명이 유익했다.

어찌 보면 마치 미군의 현대 지상전에 대한 설명을 일본인이 하는 거라 약간 웃기다는 생각도 든다.

역시 미국은 천조국인 모양이다.

다소 충격을 받은 부분은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 서로 다르게 주장한다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쓴 부분이었다.

이런 책을 쓸 정도면 전쟁에 아주 관심이 많은 사람일텐데 아직도 이런 애매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현대전의 대표로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비교해 설명한다.

핵무기가 존재하는 시대인 만큼 적을 완전히 섬멸하는 게 중요하기 보다는, 전후에 어떻게 패전국의 사회를 재건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사실 전쟁이라고 하면 군인들끼리 총격을 가하고 적을 무찌르는 불꽃튀는 과정만 생각하기 쉬운데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전후 복구 과정인 것 같다.

고대의 전쟁처럼 패전민을 노예로 삼거나 다른 지역으로 사민시키는 게 아닌 이상 전후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전쟁의 승리 만큼이나 중요한 문제고 이 책에서는 그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CMO 즉 민사작전이라고 설명한다.

미군의 전쟁 수행 능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전후 과정을 설명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핵무기 때문에 세계대전과 같은 대규모 전쟁은 배제하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일어나는 국지전에 대응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확실히 테러와의 전쟁이 일상화된 시대 같다.

맨 마지막에서 전투 피로 증후군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옛날에는 약한 자는 도태된다고 겁쟁이 낙오자 취급을 했는데, 21세기 현대에는 전쟁을 수행하다가 병을 얻은 상이용사 수준으로 치료하고 돌봐 주려고 한다.

인권의 진전인가?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소중다하는 뜻일까?

나약한 겁쟁이 한 사람도 다 안고 가려는 것이 진정한 복지 국가의 목표인가?

그런데 정말로 그것이 현실에서 가능할까?

sick role 을 우리는 진정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책에서 강조한 내용 중에 인상적인 것은, 전쟁도 여러 전략 중 하나일 뿐이고 가장 최후의 선택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외교 전략이 우선이기 때문에 백악관에서는 여러 루트를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

국방부의 의견 보다는 오히려 CIA 같은 정보부의 의견을 더 중요시 하여 정책을 수립한다고 한다.

확실히 무력 충돌이 우선시 되던 전통 사회와 상호 교류, 무역이 먼저인 현대는 다른 사회다.

책에서도 전후복구과정을 공들여 설명하면서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는 바로 현지화, 즉 현지 주민들의 관습을 이해하고 그 문화와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문화의 확산, 특히 영화나 교육을 통한 전파는 미국 세계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인데,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에서 진 후에도 전후복구사업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오늘날 일본은 미국과 같은 편에 서게 됐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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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함께하는 세계의 토목유산 2 : 아시아 편 사진과 함께하는 세계의 토목유산 시리즈 2
사단법인 건설컨설턴츠협회「Consultant」편집부 엮음, 김정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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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인 유럽 편보다 아시아 편이 훨씬 도움이 많이 됐다.

유럽 편은 그냥 역사적인 건축 유산 소개 정도였다면 아시아 편은 그 건축물에 담겨 있는 역사적 배경과 의의까지 깊이 있게 설명해 준다.

아무래도 필자들과 같은 아시아 문화권이라 더 그런 모양이다.

토목 유산이 도대체 뭔지 감이 안 잡혔는데 간단히 말해 건물 보다는 다리나 제방, 운하 같은 실제적으로 우리 생활에 도움을 주는 기술적 장치들을 말한다.

미적 외관이 중시되는 건물 보다는 실용적인 목적이 훨씬 크다 할 수 있고 이것이 시간이 흘러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에 토목 유산으로 지정이 되는 것 같다.

마치 독일의 공업지대에 세워진 루르 박물관처럼 지금은 기술 발달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아 현대인들이 지키고 보존하고 있다.

가장 감동적인 것은 타이완의 우산터우 저수지였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서 파견된 토목 기술자 핫타 요이치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이 저수지 덕분에 관개가 가능해져 타이완 전 농토의 1/6에 해당되는 자난 평야에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이 일본 기술자 이야기는 타이완 교과서에도 실렸다고 한다.

식민지인이 아무리 기술자라고 해도 교과서에 기록될 정도라면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이해가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 민예품의 가치를 알아 본 야나기 무네요시 정도의 의미려나?

예술가가 아닌 기술자들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역사적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수나라 때 건설된 허베이 성 스자좡의 안제교도 기억에 남는다.

무려 1400년 전에 만들어진 아치형 석조교이다.

이런 다리는 막연히 유럽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역시 중국 문명은 대단하다.

고대로부터 창의적인 인간의 기술들이 조금씩 축적이 되어 오늘날의 현대 문명을 이룩한 것이고 보면 토목 유산의 중요성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오류>

99p

왕비는 비원에 남아 있는 서향각에서 양잠에 정성을 쏟았다.

-> 書香閣 은 한자에서도 보듯이 양잠이 아닌, 서책을 보관하던 곳이다. 다만 일제 강점기인 1911년에 이 곳에 양잠소를 설치하여 순정효황후가 친잠을 했다는 기록이 있어 일본인 저자들이 이렇게 쓴 것 같다.

100p

비원의 가장 안쪽에 있는 옥류천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용산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 인터넷 검색을 해 봐도 龍山亭 으로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籠山亭, 농산정이 맞는 표현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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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와 열정의 지구촌 축제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7 세계인문기행 7
허용선 지음 / 예담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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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시리즈는 아주 좋아하는 기행문 모음인데 이번 편이 마지막이면서 밀도가 가장 약해 아쉽다.

아무래도 다양한 지구촌 축제들을 한꺼번에 소개하려다 보니 수박 겉핥기 정도 수준으로 밖에는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축제라고 하면 막연히 서양의 카니발 같은 화려한 행사만 생각하는데 일본의 마쯔리나 우리나라의 부처님 오신날 연등제도 축제로 소개하니 좀더 가깝게 느껴진다.

특히 삿포로의 눈 축제는 세계 3대 축제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할 뿐더러 마을에서 오랫동안 행해진 마쯔리가 기본이 되기 때문에 단순히 관광 효과를 노리는 축제 개념이 아니고 지역 사회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미국의 마이애미 부근 키웨스트에서 열리는 판타지 페스티벌 같은 경우는 찾아보니 일종의 코스튬 플레이 같은 느낌이라 축제의 의미가 꼭 전통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잘츠부르크의 음악 페스티벌 정도 생각하다가 세계 각 지역의 명절 등도 축제로 소개되어 흥미롭게 읽었다.

이스라엘의 초막절도 축제라고 하니 먹고 마시고 즐기는 놀이만 축제는 아닌 셈이다.


<오류>

18p

뮌헨 맥주 축제는 1810년 바이에른 왕국의 황태자 루트비히와 작센의 테레사 공주의 결혼식을 축하하는 경마대회에서 비롯되었다.

->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는 프란츠 1세로 따로 있고, 루트비히는 왕국의 세자 정도로 번역해야 할 것 같다.

86p

한국의 경상도만한 크기의 땅에 2200여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이곳은(대만)

-> 2200만 명이다.

148p

미국 알래스카 모피 랑데부 축제

3세기 이래 매년 7월 7일부터 일주일 동안 열린다.

-> 바로 앞 장에서 이 축제는 1935년 2월에 처음 개최되었다고 나온다. 다른 축제 일정을 잘못 기재한 것 같다.

201p

팻삭 축제날에는 집 밖에 별도의 가옥을 만들어 그 속에서 생활하기도 한다.

-> 팻삭 축제, 즉 유월절에 별도의 가옥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앞에 설명된 초막절에 임시 가옥을 만들어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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