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낭만과 비극 박한제 교수의 중국역사기행 2
박한제 지음 / 사계절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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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납 마감일에 걸려 급하게 읽은 책인데 300 페이지 정도의 기행문이라 비교적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 반납 날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강제 독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1권이 서진 왕조에 관한 내용이라면 2권은 동진과 남조에 관한 이야기다.

신문에 연재됐던 글을 책으로 모은 것 같은데 정수일씨의 유라시아 기행문과 비슷한 양식이면서도 역사와 잘 버무러져 읽기는 더 수월하고 재밌다.

저자의 표현대로 위진남북조 시대라고 하면 그저 혼란하고 오랑캐들이 난립했던 분열의 시대라고만 생각했는데 통일 왕조가 없었던 대신 그만큼 사회과 역동적이고 특히 양자강 이남으로 중원 문명이 내려오면서 중국이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겠다.

왕조가 자주 바뀌고 상황이 급변한 만큼 이야깃거리도 많고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한 시대다.

위촉오가 경쟁했던 삼국 시대처럼 말이다.

 

영가의 상란이 대체 뭔지 늘 모호했는데 서진이 망하고 남쪽으로 피난오면서 동진이 생긴 중요한 계기라고 한다.

이 때부터 강남 개발이 본격화 되어 당시만 해도 이민족으로 치부되던 민이나 월족 등과 동화되어 중국의 외형과 내실이 커지게 된다.

황하 이북의 북쪽 역시 선비족 등의 호인들이 한화되어 중국의 규모가 커지고 다양화 된다.

좀 더 공부해 볼 만한 흥미로운 시대다.

왕희지의 난정서나 도연명의 도화원기처럼 하나의 테마를 잡아 관련 장소를 답사하고 당시의 역사를 훑어 주는 형식이라 재밌으면서도 역사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됐다.

남조 황제들의 방탕함이 너무 놀라워 정말 역사서에 기록된 그대로였을까 약간은 의심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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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죄를 고하여라 - 법률과 형벌로 읽는 조선
심재우 지음 / 산처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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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있으나 2% 부족한 느낌...
신문에서 보고 기대 엄청 많이 한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짜임새가 없다.

한 권의 책으로 기획된 게 아니라, 연재물을 엮은 책이다 보니 아무래도 밀도 면에서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얼마 전에 읽은 <조선 양반사회와 노비> 가 훨씬 더 재밌다.

본격적인 학술서와 대중 교양서의 차이일테니 어쩔 수 없는 한계겠지만 그래도 전공자의 책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약간은 실망스럽다.

 

형벌의 사회사는 일찌기 관심을 가졌던 주제이나 의외로 널리 연구되지는 않은 듯 하여 많은 정보를 얻지 못했다.

중국의 능지처사형에 대한 책을 작년에 읽었는데 중국 형벌 제도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는, 서양인의 눈에 비친 잔혹한 중국 문화라는 편견을 깨는데 초점을 맞춰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라 실망했었다.

저자도 조선 시대 형벌 제도는 잔인하고 마구잡이였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하면서도 혹시라도 신체형이 주를 이룬 전근대 형벌사를 미화시키지는 않을지에 대해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 15~16세기만 해도 유럽 역시 매우 잔인한 신체형이 주를 이루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사실 피지배층에 대한 형벌만 끔찍하고 잔인했다기 보다는, 사회 전반적으로 인권이나 개인의 자유, 권리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기 때문에 약자에 대한 통제는 너무 당연시 이루어져 비단 관리의 백성 통제 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도 지금 눈으로 보면 끔찍한 일들이 흔하게 이루어졌던 것 같다.

비근한 예로 남편이 간통한 아내를 죽인다던지, 마을 사람들이 불효자를 멍석말이 하는 것 등이 있다.

심지어 동네에서 쫓아내고 그 집을 불지르기까지 했다고 하니 사적인 복수가 용인되지 않는 현대 사회 관점에서 보면 엄청난 재산권 침해다.

 

방송에서 흔하게 보여 주는 주리 틀기는 생각보다 훨씬 더 잔인한 고문이었던 것 같다.

어설픈 형리가 주리를 틀면 다리뼈가 부러져 못 걷게 될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아내가 첩을 질투한다는 이유로 남편이 아내를 묶어 놓고 주리를 틀어 4일만에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당시 여성의 지위가 어땠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죄인을 고문할 때 제일 많이 알려진 형벌이 바로 곤장형일텐데 실제 곤장은 노 모양으로 길이가 1.5m 를 넘고 두께도 두꺼워 함부로 칠 경우 사망하기 쉬운 매우 위험한 형벌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죄인의 볼기를 치는 형벌은 곤장형이 아니라 가느다란 회초리를 이용한 태형과 장형이라고 한다.

그러니 장 100대라는 형벌이 현실적으로 가능했을 것이다.

몇 대 맞고 죽을 정도라면 현실적으로 100대나 때리는 것이 불가능 했을 것 같다.

 

사실 너무 끔찍한 형벌들이 많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지나친 부분들이 많았다.

TV 에서도 잔혹한 고문 장면들이 나오면 제대로 못 보는 편이라 자세한 설명은 읽기가 참 거북스러웠다.

그러면서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개인의 권리가 신장되고 이성의 힘으로 인간의 잔인한 측면이 순화되고 있기는 한 것 같지만, 최근까지도 민주화 투사들에 대한 고문은 당연시 됐었고 조직 폭력배나 학교 폭력 등도 여전히 정도의 차이지 끔찍한 면이 많다.

어쩌면 인간의 본성은 타인에 대한 억압과 잔인하게 누르면서 쾌감을 얻는 무서운 면이 숨어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잔인한 신체형에도 굴복하지 않고 끝끝내 자백을 거부한 양심범이나 순교자들의 정신력은 또 얼마나 무서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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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의 우리 민화 읽기
허균 지음 / 북폴리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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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각보다 절판이 빨리 되는 것 같다.

2006년도에 나온 책인데 벌써 절판이라니...

이래서 도서관이 좋다.

사찰 장식에 관한 저자의 책을 인상깊게 본 터라 궁궐 장식과 민화에 대한 책도 같이 읽었는데 내용의 풍성함은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어쩌면 민화라는 소재 자체가 가진 한계일 수도 있겠다.

기본적으로 민화를 이해하려면 한문과 고전에 대한 지식이 좀 있어야 할 것 같다.

한자를 잘 모르니 당시에는 당연시 했던 특정 문양들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저자는 민화를 두고 아마추어 수준의 그림이라기 보다는, 서민들의 욕구를 반영한 실제적인 장식화라고 했다.

사대부들이 감상 목적으로 그리는 것과는 달리 노골적으로 돈 많이 벌고 잘 살게 해 주라는 소망을 드러낸 그림이라고 할까?

재밌는 것은, 민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실제 고사에 얽힌 본뜻을 정확히 알고자 하기 보다는 사대부들이 즐기는 그림을 나도 갖고 있다는 일종의 과시욕, 신분상승 욕구를 드러냈다고 한다.

저자는 이것을 두고 오늘날의 명품 소유욕과 비슷하다고 했다.

많이 동의하는 바다.

물건 자체가 지니는 가치에 반한다기 보다는, 일종의 위세품으로서 소유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다.

일월오봉도나 책가도 역시 민화에 속한다고 한다.

그러니 단순히 아마추어들이 그린 그림이라고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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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초고왕을 고백하다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 1
이희진 지음 / 가람기획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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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대로 책을 대충 읽나 보다.

남독의 폐해인가?

얼마 전에 읽은 이희진씨 책, <거짓과 오만의 역사> 를 보고 임나일본부에 대한 다른 내용이라고 기억해서 다시 읽은 책인데, 이제 보니 저자가 같다.

이럴 수가...

관심사가 많아 너무 많은 책을 읽다 보니 내용이 헷갈리고 뒤죽박죽 되는 것 같다.

책 한 권을 온전히 읽는다는 건 참 힘든 일이다.

 

궁금했던 내용은 대체 임나일본부의 정체가 뭐냐는 거다.

임나란 가야 연맹체 정도 되는 거고, 백제 주도하에 일본에서도 대표부를 파견했는데 이것을 임나일본부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백제 주도의 일종의 연합체인데 일본에서는 <일본서기>를 근거로 4세기 무렵 왜가 한반도 남부 지역을 다스렸다고 하고, 저자는 <일본서기> 내용은 조작한 게 많아 믿을 수 없다, 그저 국제 연합에 파견한 대표부 정도였다, 뭐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일단 일본서기가 얼마나 신뢰받는 역사서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

저자는 상당 부분 이 책을 인용하면서도 특정 부분에서는 말도 안 되는 조작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어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광개토대왕이, 신라를 침범한 왜를 정벌하기 위해 5만 군사를 동원했다는 문구를 두고도 왜가 강력해서라기 보다는 일거에 제압하기 위해 실제 필요한 병력 이상을 동원한 거니까 사실 왜 세력은 별 게 아니었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역사서의 행간을 읽는 노력이야 필요하겠지만서도 분명한 근거가 없는데 정황으로 끼워 맞추는 건 좀 위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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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 시대 - 해상 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
주경철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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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훌륭한 책을 읽었다.

사실 예전부터 읽어야지 벼르고만 있으면서 늘 신간에 밀렸던 책인데 드디어 읽게 됐다.

막연히 제목과 표지 사진만 보고 배의 역사 내지는 선원들 이야기인 줄 알았다.

15~18세기에 걸친 유럽의 해외 팽창, 더 나아가 어떻게 지구가 하나의 교역망으로 연결됐는지를 밝히는 역사서인 줄 전혀 몰랐다.

마치 맥닐의 <전염병의 역사> 나 제레드 다이아먼드의 <총균쇠> 등을 읽은 것처럼 머릿속 지식이 하나로 규합되면서 체계가 잡히는 느낌이다.

번역서 말고도 이런 양질의 국내 저작들이 많이 좀 출간되면 좋겠다.

 

유럽은 어떻게 세계를 제패하게 됬었는가는 늘 궁금한 주제였다.

이런 저런 책들을 읽으면서 감은 잡았지만 정확히 어떤 시스템이 오늘날의 유럽 중심 세계화를 만들었는지 항상 모호한 느낌었다.

일본은 왜 같은 쇄국정책을 고수하면서도 조선이나 중국과 다르게 근대화에 성공해 제국주의 국가가 됐을까?

아메리카 인디오들은 단지 에스파냐의 몇 백 군사들에게 민족과 나라 전체를 송두리째 뺏길 수 있었을까?

아프리카인들은 대체 얼마나 미개한 상태였길래 아랍과 유럽 상인들에게 노예로 팔려 갔을까?

이런 저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어처구니 없게도 대부분의 책에서 유럽의 군사력과 과학 기술이 워낙 뛰어났고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대륙은 문명 발달이 석기 시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는 식이었다.

그렇다면 유럽의 과학기술은 왜 갑자기 폭발했을까?

중세만 해도 이슬람과 동양이 앞섰다고 누누히 강조하지 않았던가?

느닷없이 찾아온 르네상스와 원거리 항해술, 산업혁명 등은 정말 그들이 다른 문명권 보다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들이라 사회 발전이 가능했던 것일까?

저자는 이 모든 주장들이 유럽중심주의에서 나오는 편견임을 지적한다.

그렇다고 해서 명분론 혹은 약자 편에 서서 유럽이 세계에 미친 힘을 과소평가하지는 않는다.

제국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세기 전에는, 즉 대항해가 막 시작되어 전세계가 하나로 묶어지던 시기, 16~18세기 300년 동안에는 유럽이 타 문명권을 압도적으로 누를 수 없었다고 본다.

그러니까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메리카나 아시아가 절대적인 유럽의 힘에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

19세기 제국주의 시대가 되어 아시아나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이 식민지로 전락하기까지 유럽이 어떻게 세력을 넓혀 갔는지 그 원동력은 무엇인지 어떤 과정이 수반되었는지에 대해 심도있는 전개가 계속된다.

 

저자는 어떤 사회나 종족이든 폭력성은 있으나 유럽의 해외 팽창 시기에 특히 문제가 됐던 것은 이성적인 폭력,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는 폭력 때문에 더욱 광범위 하고 잔인했으며 대량 학살이 가능했다고 본다.

노예 무역이나 식민지 지배는 히틀러의 인종 청소와 마찬가지로 비난받아야 마땅한 일이나 같은 백인이 아닌, 보다 열등하게 여겨진 흑인이나 아시아인에 대한 억압이었기 때문에 (또 시대가 한참 전이기 때문에) 마치 역사의 발전 과정인양 인식된다.

그러나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유럽 중심주의를 탈피한답시고 주변적인 상황에 지나치게 의미 부여를 한다든지, 인디오들은 평화를 사랑했다는 식으로 미화시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본성은 비슷한 것이고 어떻게 특정 현상이 나왔는지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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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2-01-20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책이네요 마지막에 하신 말씀 공감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