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유재원 교수의 그리스, 그리스 신화 타산지석 2
유재원 지음 / 리수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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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자가 쓴 다른 책, 터키에 관한 기행문과 비슷한 형식.
기행문이긴 하지만 그리스 역사와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도 함께 들어있다.
300 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으로 가볍게 읽을 만 하다.
<터키, 1만 년의 시간여행> 보다 밀도 면에서는 떨어지나, 대신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리스라고 하면 역시 그리스 신화가 빠질 수 없는데 이 부분을 제대로 한 번 읽어 봐야 할 것 같다.
뜻밖에도 현재 그리스는 그리스 정교회 신도가 95%에 달하는 대단히 열성적인 기독교 국가라고 한다.
세시풍속이 모두 정교회의 여러 축일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그리스인들의 믿음이 얼마나 강한지 이해가 된다.
인구는 의외로 천 만명 정도라고 한다.
생각보다 작은 느낌이다.
알렉산더에 의해 정복된 후 다시 로마의 속주가 되고 동로마와 서로마로 갈라지면서 6세기 무렵 그리스어가 공용어가 된 후로는 비잔틴 제국이 곧 그리스였다고 한다.
지금까지 비잔틴이라고 하면 로마를 먼저 생각했는데 그리스어가 공용어이고 그리스 정교회가 국교였으니 현재의 그리스는 비잔틴의 후예라 봐도 될 것 같다.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의해 비잔틴이 멸망한 후 줄곧 터키의 지배를 받았고 1820년대에 드디어 독립을 한다.
로마 시대 이후의 그리스는 어디로 갔나 했더니 바로 비잔틴이 곧 그리스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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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마뇽 - 빙하기에서 살아남은 현생인류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김수민 옮김 / 더숲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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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너무 재밌다.
잘 쓰여진 교양서.
혹한기를 살아남은 우리들의 선조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위대한 사람들이었는지 깨달았다.
어쩜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쓸까?
예전에 매머드에 관한 다큐 형식의 책을 기대에 부풀어 읽은 적이 있는데, 신문기자가 쓴 책이라 그런지 매머드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전문적인 지식이나 상상력이 너무 부족해 실망했었다.
반면 이 책은, 전문 고고학자의 책이면서도 일반인에게 눈높이를 맞춰 전문 지식과 재미를 동시에 준다.
표지 디자인도 너무나 매력적이다.

어렸을 때 읽었던 인류의 조상에 관한 책에서는 (초등학교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네안데르탈인에서 크로마뇽인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던 것 같다.
혹은 내 이해가 부족했던 것일 수도 있고.

하여튼 나는 네안데르탈인 보다 진화한 종족이 크로마뇽인이라고 생각해서, 두 인류의 접촉이나 교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리처드 도킨스의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라는 종족이 단 하나의 계보를 가진 것이 아니라, 호모 족의 수많은 가지 중에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만이 살아 남아 오늘날의 현생 인류가 됐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러니까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해 버린 다른 종류의 호모족이었던 것이다.
이를테면 인도 코끼리와 아프리카 코끼리가 같은 코끼리 내에서 다른 종족인 것처럼 말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언어 능력이 발달하지 못해 저자는 이들을 조용한 사냥꾼으로 묘사한다.
반면 크로마뇽인은 고도로 발달된 언어 능력 덕분에 지식을 전파할 수 있었고 무리지어 사회를 이루웠기 때문에 기술 혁신이 가능했고 혹한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네안데르탈인이 단지 찌르는 나무 곤봉만 사용했던 반면, 크로마뇽인은 던지는 창을 이용했고 또 네안데르탈인이 동물 가죽을 덮어쓴 반면, 크로마뇽인은 바늘을 발명해 가죽을 여러 겹으로 기워 몸에 딱 맞는 옷을 만들어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다.
저자는 바늘의 발명을 불의 발견에까지 비유하니, 빙하기에 옷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 만 하다.

 

크로마뇽인들이 그린 동굴 벽화를 보면 그들은 현생 인류와 똑같은 인지 기능과 사고, 예술성, 감성을 가진 틀림없는 인간임이 분명하다.
공예품을 만들어 몸에 지니는 상징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은, 정신적 상상력을 지닌 고차원적인 존재임을 보여 준다.
7만년 무렵 초원이 확대되면서 아프리카에서 서아시아로 이주한 인류는, 간빙기 때 유럽까지 진출했으나 빙하기가 닥쳤고 네안데르탈인은 이 끔찍한 추위에 적응하지 못하고 3만 년 무렵 멸종했다.
반면 우리의 조상인 크로마뇽인은 기술혁신과 사회적 교류를 통해 살아 남았고 다시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오늘날의 문명을 이루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의 이주는 바로 기후변화임을 깨달았다.
기후가 변하면 먹이가 되는 식물이나 초식동물의 생태계가 변하고 그 먹잇감을 따라 포식동물들은 이주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기후가 바뀌면 거기에 적응하는 종은 진화를 통해 살아남고 유전자 풀이 다양하지 못한 종은 멸종한다.
정말 놀라운 자연의 법칙이다.
책을 읽으면서 고고학자들이 과연 여전히 성경을 믿을까 의문이 든다.
이렇게까지 명백한 증거들이 있는데 여전히 사람들은 아담과 이브라는 완전한 두 인간으로부터 오늘날의 인류가 시작됐다고 믿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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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역사 읽기
송정남 지음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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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베트남 문화유산 전시회를 본 후 베트남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중국, 일본 등의 동아시아 문화권이면서도 코끼리 등의 아열대 문화권 느낌도 같이 갖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겼다.
베트남은 어떤 나라일지 궁금해 하던 차에 읽게 된 책.
두께와 작은 글씨에 놀랐는데 막상 읽어 보니 비교적 평이하고 베트남 연구 학자의 저서답게 전문성을 갖췄다.
한 무제 때 북베트남이 점령당한 이후 천 여년 동안 중국에서 관리가 파견됐고 10세기 이후 독립한 걸 보면, 고조선에 한4군이 설치된 후 한반도에서 중국 세력을 몰아낸 우리 역사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신라의 한반도 통일이 외세를 이용한 것이라느니, 반쪽짜리 통일이라느니 하면서 깎아내리는 분위기지만, 중국에 천 여년 동안 지배당한 베트남이나 아예 역사가 사라져 버린 중국 주변의 수많은 민족들을 보면 신라가 당군을 몰아내고 한반도에 종주권을 가진 것은 평가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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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고대 동아시아
호리도시카즈 지음, 정병준.이원석.채지혜 옮김 / 동국대학교출판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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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좋은 책을 읽는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흥미로운 주제만큼 내용도 정말 알차다.
일본에서 번역된 책들은 어딘지 모르게 일반론에서 살짝 벗어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적어도 역사 서적에 관해서는 깊이 있는 분석이 돋보인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중국의 책봉체제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이해하게 됐다.
독립국가는 대등하다는 관념이 근대 이후에 생겼다는 사실을 꼭 인지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왕으로 알려진 광개토대왕 역시 중국 왕조로부터 책봉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이런 내용을 통해 중국이 고구려를 지방 정권으로 파악한다는 동북공정도 무리한 시도임을 새삼 느낀다.

그것과는 별개로, 일본인 학자가 쓴 책이라 그런지 일본에서는 중국의 문물을 직접 수입했다고 보고 있고, 문화전파자로서의 한반도 역할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식민지 경험 때문에 고대 역사 읽기에서도 한반도의 영향력을 대수롭지 않게 보는 느낌도 든다.
어쨌든 임나일본부 등으로 대표되는 야마토 정권의 삼한 지배를 실제로 지배했다고 보지 않더라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일본에 문화를 전수해 준 게 아니라 오히려 한국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본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크게 생각해도 대등한 관계 이상은 아닌 것으로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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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세계사 - 대량학살이 문명사회에 남긴 상처
조지프 커민스 지음, 제효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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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희망도서로 도서관에 신청했던 책인데 이제서야 읽었다.
흔히 알려진 인디언 학살이나 르완다의 킬링 필드 외에도 몰몬교도들이 서부 개척 시대에 저지른 학살, 소련군이 카틴 슢에서 저지른 폴란드 장교 학살과 같은 덜 알려진 케이스들도 많이 소개됐다.
터키의 아르메니아 학살은 꽤 유명한 것 같은데 나는 처음 접했고 일본이 난징 대학살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터키 정부도 쉬쉬 덮고만 있다는 걸 알고 정말 깜짝 놀랬다.
그런 걸 보면 그래도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 죄의식을 갖고 있는 독일은 정말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 소개된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인간은 동정심 만큼이나 폭력적인 성향도 많이 가지고 있는 매우 양면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그 성향이 집단적으로 폭발될 때 무시무시하게 변한다는 것을 느낀다.
얼마 전에 오원춘이라는 중국인이 살인 사건을 저질렀을 때 네티즌들의 댓글을 보면, 중국 이주 노동자 전체를 살인자 집단으로 몰면서 한국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는 걸 보고, 관동 대지진 때 일본에 살던 조선인들도 이런 식으로 여론몰이를 당해 살해당했겠구나 실감이 났다.
이래서 군중 심리를 이용한 파시즘이나 민족주의가 무서운 것 같다.
인간의 문명이 전쟁을 통해 피를 흘리며 발전해 간다는 말도 들은 것 같은데 인권이 향상되면서 아무리 정당한 이유를 갖다 붙여도 생명에 대한 가치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는 것을 다들 깨달아 가고 있으니, 사형제도도 곧 폐지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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