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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대전쟁사 2 - 사상 최대의 전쟁 ㅣ 한국고대전쟁사 2
임용한 지음 / 혜안 / 2012년 6월
평점 :
재밌게 읽고 있는 고대전쟁사 시리즈.
2권은 신라의 통일 전쟁이다.
고구려와 백제에 밀리던 신라는 진흥왕 시대 때 한성을 점령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고 김춘추의 외교 전략으로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한반도 남부를 차지할 수 있었다.
제일 약했던 국가가 끝까지 살아남았으니 통일 무렵 신라 지배층의 능력은 인정해 줘야 할 것 같다.
고구려나 백제가 당나라의 군대에 밀려 한 번에 멸망한 줄 알았는데 과정을 살펴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연개소문의 쿠데타로 국론이 분열되고 그의 사후 자식들의 내분으로 망한 과정이 안타깝다.
백제 역시 왕과 귀족 사이의 알력 다툼으로 당의 침공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제일 황당했던 것은 백제와 고구려의 지배층이 다시 당나라로 가 벼슬을 하고 잘 살았다는 대목이다.
마지막에 저자가 지적한 대로, 의자왕은 낙화암에서 몸을 던지지 않았고 그 아들들과 당으로 끌려가 귀족 대우를 받고 증손녀 때는 당의 황족과 결혼도 한다.
연개소문의 아들들 역시 당나라 조정에서 활약한다.
대한제국사를 읽으면서 고종과 순종, 그 이하 종친들이 일본으로부터 작위를 받고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걸 보고 참 황당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지배층은 나라가 망해도 울분에 차서 자살하거나 독립운동가가 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 것 같다.
국가와 개인을 떼어 놓고 생각하면 그게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면 김유신이 68세의 노구를 이끌고 아무도 가지 않는 고구려에 당의 식량을 수송하기 위해 죽음의 길을 자원한 점은 왜 신라가 통일을 이룩했는지를 잘 보여 준다고 하겠다.
노블리스 오블리쥬라는 단어가 뻔한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누린 만큼 책임감도 가져야 나라가 발전하는 건 틀림없다.
외세를 끌어들여 같은 민족을 멸망시켰다는 이유로 김춘추나 신라가 욕을 많이 먹는데, 당시 상황으로 보면 외교를 이용해 국가를 지켰으니 대단한 외교술이었다고 하겠다.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저자가 화랑세기 내용을 전부 사실로 받아들여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월성에 해자가 있었다든가, 포석정에서 포석사라고 적힌 기와 명문이 발견됐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위작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저자 말대로 혹시 미실의 비문이라도 발견된다면 엄청난 센세이션이 일 것 같다.
화랑세기의 혼인관계는 너무 복잡하고 자유분방해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사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니 부디 고고학적 증거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