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메고 돌아본 일본역사
임용한 지음 / 혜안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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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왔을 때 반가워 하며 읽었던 생각이 난다.

임용한씨 책 읽는 김에 쭉 다 읽고 있다.
다른 저작들에 비하면 기행문이다 보니 가볍게 읽히는 대신 책의 밀도도 약간 성긴 편이다.

일본 사회를 보는 저자의 시각이 책 곳곳에 드러난다.

문화의 차이를 비난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왜 그런 차이가 생겼는지 사회 현상을 분석하자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일본이 왜 축소지향적이라는 말을 들었을까?

저자는 그 답을 성벽도시에서 찾는다.

기본적으로 일본은 중세 서양처럼 봉건 영주가 다스리는 일종의 지방자치제로써 성벽을 두른 도시가 생활의 중심지였다.

성벽이라는 제한된 공간 때문에 거기 사는 도시민들은 최대한의 효율성으로 건물을 짓고 서로 부딪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살아왔다.

오늘날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는 일본인의 조심성은 바로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나왔다고 지적한다.

일리있는 말이다.

임진왜란 공부하면서 귀무덤으로 대표되는 잔학성에만 포커스를 두지 말고, 벌써 16세기에 외국에 10만 군대를 파병할 만큼 경제력이 성장해 있었다는 사실에도 주목하라고 한다.

역사책 읽으면서 일본이나 중국 영향을 긍정적으로 서술한 책을 본 기억이 별로 없어 이런 지적들이 신선했다.

 

히메지 성이나 오사카 성을 보니 과연 일본은 중앙집권적, 성리학의 안정적인 나라였던 조선과는 매우 다른, 무사들의 나라였구나 싶다.

어찌 보면 500년의 역사 동안 안정적인 체제를 구축한 조선의 시스템은 당시로서는 평가받을만 했다는 생각도 든다.

세계가 하나가 되고 영향력을 주고받는 시대가 되고 보니 안정적인 것이 곧 구태의연하고 퇴보하는 것이 되버린 게 우리 민족의 불행이었지만.

유홍준씨가 일본문화유산답사기를 내서 이 책과도 비교하면서 읽어 보려고 한다.

컬러 사진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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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길을 찾다 - 새로운 시대를 꿈꾼 13인과 그들의 선택
임용한 지음 / 시공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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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임용한씨 저서로 계속 읽고 있다.

신간 나왔을 때 읽었던 책 같은데 정확한 기억이 없어 재독했는데 무척 재밌다.

13인의 개혁가들에 대한 짧은 평전이라 인물 이야기라서 그런지 가독성도 높고 흥미롭게 읽었다.

문득 드는 생각이, 내가 고종이나 명성황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이 이런 책을 읽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저자는 매우 현실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어 당위나 명분에 대한 집착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나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내 입맛에 딱 저자랄까.

제일 인상적인 것은, 흥선대원군이 호포법을 강행하고 서원을 철폐할 정도로 실천력은 강한 사람이었을지 모르나, 가장 중요한 개혁의 비전이 매우 잘못됐다는 비판이다.

여전히 흥선대원군은 쇄국주의자이긴 했으나 조선 왕조를 일신하기 위해 노력한 개혁자였다는 평판은 얻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비전이 20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16세기 중세정치에 있었으니 본질이 틀려버린 셈이다.

아마도 조선 중기 정도에만 태어났다면 태종이나 영정조처럼 강력한 왕권을 구축하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정도의 업적은 세우지 않았을까?

그러고 보면 전통 사회와 세계가 하나로 이어지는 근대 이후의 사회는 폐쇄와 개방이라는 점만 놓고 봐도 매우 다른 체제임이 분명하다.

오랫동안 중국과 일본 외에는 접촉하지 않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에서 안정적인 농본사회를 구축해 온 한민족은, 전통사회에서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체제를 이어갈 수 있었으나 개방 이후 세계의 흐름에 동참하게 되면서 식민지로 떨어질 만큼 최고로 가난하고 무력한 나라가 되버렸다.

박제가 평전에서도 느낀 바지만, 국수주의, 폐쇄주의는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분단 이후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대열에 들어서고 북한이 최빈국으로 떨어진 것도 개방 유무에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유형원으로 대표되는 실학자들의 한계를 설명하면서, 그들의 주장대로 토지를 농민들에게 균분하고 관료들의 토지 상한선을 둔다 해도 오늘날 사회주의가 실패한 것처럼 근본적으로 사회를 개혁할 수는 없다는 비판에 동의하는 바다.

 

정몽주나 조준 등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매우 후한 편이라 단순히 무너져 가는 왕조에 대한 충신으로만 알고 있었던 정몽주를 다시 보게 된다.

또 국문 번역된 일기를 읽으면서 호감이 생긴 윤치호의 현실 인식도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

능력보다는 도덕, 내용보다는 명분에 대한 집착은 유학자들의 전매특허인데 여전히 한국 사회는 근본적으로 변한 것 같지 않다는 말에도 동의하는 바다.

현상이 바뀌더라도 근저에 흐르는 기본 의식이 바뀌기란 참 어려운 일 같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저자는 좋은 내용과 흥미로운 글솜씨에 비해 제목을 참 못 짓는다.

저자의 책 제목들은 일관적으로 임팩트가 없다.

좀 더 흥미로운 제목을 붙이면 책의 내용을 기대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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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화 한국 미의 재발견 2
김인덕.서성호.오상학.오영선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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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 시리즈도 다 읽었다.
총 16권으로 처음에는 부담이 됐지만, 도판이 절반이고 각 유물에 대한 해설을 다는 정도라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과학문화>편은 제일 관심이 적어 읽을까 말까 했는데 시리지 완독 의미로 마지막으로 읽었다.
역시 예술품이 아니다 보니 제일 평이했다.
표지에 나온 첨성대 사진은 환상적이다.
저렇게 낮은 곳에서 무슨 별 관측을 했겠냐는 말도 들었는데, 책에 보니 고려나 조선 시대에도 비슷한 모양의 관측대가 있었다.

천문 관측이나 자격루, 측우기, 앙부일구 같은 시간 관련 기기들, 지도, 활자, 농업 관련 책 등이 나온다.

의학서가 빠져서 약간 의아했다.

제목을 과학기술이라고 하지 않고 과학문화라고 한 이유를 알겠다.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문화 전반에 관한 내용이다.

팔만대장경은 매우 중요한 유물인지, 전체가 하나의 국보로 지정된 것이 아니라 각 장서들이 따로따로 국보로 지정된 점이 특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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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 욕망을 거세한 조선을 비웃다
임용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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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한씨가 요즘 책을 많이 내는 것 같다.
학자가 쓰는 글이니 기본은 보장하는 듯.
이덕일씨와는 달리 민족주의 사관이나 과도한 자의적 해석에 매몰되지 않아 읽기 편했다.
박제가는 실학파의 한 사람이라는 생각 밖에는 없었는데 한 사람의 전기를 읽으면 역사에 가려진 인생이 보이는 것 같다.
똑똑한 천재였으나 신분상의 불운, 즉 서얼차별법 때문에 관직 사회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한을 평생 품고 살았다.
문기 있는 소나무 그림으로 유명한 능호관 이인상 역시 자신도 아닌, 증조부가 서얼이었기 때문에 평생 외방으로만 전전했다고 하니, 정약용처럼 남인으로 노론에 밀려 평생 유배지를 전전한 양반들도 있지만 본시험에 진출조차 못한 서얼들이 얼마나 한스러웠을지...

박제가는 이순신의 후손인 이관상의 서출 딸과 결혼하여 장인의 지원을 물심양면으로 받는다.

선조한테 미움받아 자살했다는 설까지 나돌았지만 정조 당시에 고위직을 역임한 무관 가문이었다고 나오는 걸 보면 지금 생각하는 것처럼 구국의 영웅을 내팽겨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천재적인 성품 때문에 억울한 차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변에서만 빙빙 돌다가 정조의 배려로 규장각 검서관에 임명되어 13년 동안이나 관직 생활을 하고 청나라 사신으로도 네 번이나 다녀온다.

김정희가 한 번 청에 가서 그 인연을 평생 이어갔는데 박제가는 무려 네 번씩이나 다녀 왔으니 답답한 조선 사회에 대한 울분이 얼마나 컸을지.

조선 사회의 문제점을 파헤친 것이 바로 <북학의>다.

민족주의 시각에서 보면 매우 위험한 발언이 많은데, 이를테면 중국어를 쓰자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중심 내용은 사회를 안정화시킨다는 구실로 국가적 가난을 강요하는 농본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상공업 진흥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명이 망하고 청에 항복한 이유 이른바 소중화가 조선을 휩쓸어 진경산수화 같은 우리 고유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높였다고만 들었지, 그 소중화가 사회를 얼마나 정체시켰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강조한 학자를 못 봤다.
그런 면에서 조선 후기 사회를 직시하자는 박제가와 저자의 비판은 일리가 있다.

저자의 표현대로 사생아는 사회적으로 차별받을 수 있으나 법으로까지 차별을 명시하고 대대손손 그 신분적 차별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잔혹하다.
19세기 말까지 존속했던 노비제를 두고 조선왕조는 노예제 사회였다고까지 말한 서양 학자도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신분제가 철폐됐는데 조선은 갑오개혁까지도 노비제가 유지됐으니 사회 역동성에서 얼마나 큰 차이가 있었을지 짐작이 간다.

 

책을 보면서 얼핏 자본주의적 시각이라는 느낌을 가졌다.
일단 조선 사회는 대단히 가난했고 자본주의의 맹아니 하는 소리는 후대 학자들이 하는 얘기 같다.

내수 산업의 활성화를 말하면서 소비가 미덕이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유층의 사치스런 소비 행태가 빈부격차를 부른다고 문제시 한다.

명품이나 골프, 외제차도 신분 과시용으로 사긴 하지만 대놓고 자랑하면 욕 먹는다.

그러니 인간의 본능인 소비욕구를 조선사회에서 인정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

18년의 유배생활 동안 많은 저작을 낸 정약용과는 달리, 함경북도 끝 종성에 유배되어 있으면서 주변 지원이 미흡해 변변한 저작을 남기지 못한 박제가는 정순왕후의 배려로 풀려나긴 했으나 1년 만에 사망하고 만다.

자신의 뜻은 다 펴지 못하고 죽었으나 그래도 역사에 한 줄 이름이 남아 후대 사람들이 실학자로서 평가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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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 역사스페셜 5 - 실리인가 이상인가, 근대를 향한 역사의 선택, 완결
KBS 역사스페셜 제작팀 지음, 박기현 엮음 / 효형출판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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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훈씨가 4권까지 집필했던 것 같은데 갑자기 5권에서 필자가 바뀌었다.

어차피 TV 방송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라 비슷한 논조이기는 하지만.

조선시대는 익히 알려진 이야기들이 많아 유물로 보는 고대사에 비해 흥미는 약간 떨어졌다.

그렇지만 열하일기의 저자 박지원이나 서유견문의 유길준, 흥선대원군 등의 이야기는 역사 속에 나오는 역할이 아닌, 개인적인 면을 돌아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북관대첩비나 초량 왜관 등도 흥미로웠다.

이로써 역사스페셜 시리즈 전7권과 HD 역사스페셜 시리즈 전5권을 완독했다.

시리즈를 다 읽은 건 처음인 것 같아 나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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