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보는 서양미술사 101장면 - 원시미술에서 현대의 새로운 미술까지
임두빈 지음 / 미진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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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 빠진 그림 이야기인 줄 알았다.

출판사가 좋은 책을 많이 내는 것 같아 믿고 본건데 정말 괜찮다.

저자가 서문에 밝힌 바대로 서양 번역서를 넘어서, 우리 평론가가 쓴 이런 개설서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번역서와는 확실히 다르게 읽히고 훨씬 알기 쉽게 다가온다.

특히 맨 앞부분, 구석기 시대 동굴벽화와 그리스 로마 시대의 미술, 뒷부분의 인상주의나 입체파, 초현실주의 등이 갖는 예술적 의의가 도움이 많이 됐다.

수준있는 내용을 어렵지 않게 전달하는 저자의 문체에 힘이 느껴진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현대미술 비판은 전부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팝 아트 이후 미술의 상업성은 어느 정도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현대미술에 호기심을 갖고 있고 더 알고 싶긴 하지만 상업성에 대한 거부감은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는 바다.

저자가 설명하는 그림들이 전부 실리지는 않아 인터넷을 참조했다.

유명한 그림도 많지만 비교적 덜 알려진 그림들을 소개해 신선했다.

책을 적게 읽더라도 "양서"를 읽자고 새롭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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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명 : 중국 도시 이야기 - 중국을 보는 세 가지 방법
신경진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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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연재된 글 모음.

중국 도시라는 주제가 신선해 기대 많이 하고 읽은 책인데 깊이 있는 분석은 아니라 좀 아쉽다.

신문에서 연재물로 봤으면 흥미로웠을텐데 한 권의 책으로 엮기에는 깊이가 얕은 편.

중국 역사에 관심을 갖다 보니 각 도시에 대한 관심도 생긴다.

중국은 워낙 거대한 나라다 보니 도시에 한 왕조의 흥망성쇠가 있다.

장안이나 낙양, 평성, 건업 등 역사서에 등장하는 옛 도시들이 오늘날 어떤 모습인지 살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 같다.

홍콩이나 광저우, 선전, 톈진 등 개항 이후 도시들을 둘러보는 것도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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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교양 - 3천년 인문학의 보고, 성서를 읽는다
크리스틴 스웬슨 지음, 김동혁 옮김 / 사월의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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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가 꽤 되는 것 같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잘 읽힌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성경이나 기독교 문화에 대한 관심은 늘 있던 터라 이런 책들이 나오면 반갑다.

성경에 대해 궁금하거나,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성경이 아닌, 문화사적인 성경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읽어 보기 적당할 듯 하다.

고리타분하지 않고 가독성도 뛰어난 편.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이른바 문자주의 내지는 근본주의가 얼마나 자가당착이고 아전인수인지 잘 보여준다.

성경이 쓰여진 시대를 이해하고 문장에 숨겨진 맥락을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한 듯 하다.

지금은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이를 재판했던 로마 교황청이 우스개꺼리가 됐지만 여전히 진화론을 단지 "이론"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힘을 갖고 있으니 중세를 비웃일 일이 아니다.

또 성경의 문구를 근거로 동성애, 낙태, 여성차별을 합리화 시키는 설교들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성경을 근거로 노예제를 옹호했던 남북전쟁 당시 미국 목사들을 생각해 봐야 한다.

맥락에 대한 이해야 말로 성경 해석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 아닐까 .

나는 신이 되버린 인간 예수를 도저히 불멸의 존재, 창조자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기독교인임을 포기했으나 종교가 주는 인간 정신의 풍부함, 굳건한 믿음, 영성 등은 살아가는데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 신으로 추앙받게 된 점 자체가 놀라운 일이고 그가 곧 다시 돌아올 것임을 믿었으나 2천 년이 지나도 여전히 오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종교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불가사의해 보이기도 한다.

형상을 만들 수도 없고 감히 그 이름을 부르지도 못했던 하나님이 바로 인간 예수라니, 유대교도들이 왜 그를 신성모독으로 사형시켰는지 심정적으로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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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성인전 - 알고 싶고 닮고 싶은 가톨릭성인 63인
고종희 지음, 방상만 감수 / 한길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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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재밌게 읽었다.

편집과 도판이 마음에 든다.

600 페이지 정도의 두께라 종이가 얇아 도판도 안 좋을 줄 알았는데 너무 훌륭하다.

이래서 출판사도 중요한 모양이다.

설명에 딱 맞는 그림들을 모아 놓아 보는 내내 즐거웠다.

기독교 신앙은 버렸지만 기독교 문화에는 늘 관심이 많아, 르네상스 그림을 알면 알수록 수많은 성인들에 대한 호기심도 같이 증폭되던 차에 좋은 책을 만나게 됐다.

인터넷 검색하다 보니 가톨릭 싸이트에 연재됐던 글 모음인 듯 하다.

그래도 한 권의 책으로서의 통일성에 부족함이 없다.

비슷한 포맷인, <구약성서 그림으로 읽기> 등과 같은 시리즈보다 가독성이 훨씬 뛰어나다.

저자의 다른 책도 다시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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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일상, 법정에 서다 조선시대 생활사 4
한국고문서학회 지음 / 역사비평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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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문서학회라는 곳에서 발간된 책.

기대에 부응하는 재밌는 책이다.

특정 사례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조선시대 법 제도와 법치 개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

법이라고 하면 지금도 어렵게만 느껴지는데 의외로 조선 시대에는 소송이 많았고 글을 모르는 상민의 경우는 구두로 소를 제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다만 분쟁은 나쁜 것이라는 유교적 관념 때문에 본격적인 법문화가 발전하지는 못한 것 같다.

지방관이 행정과 재판을 동시에 해야 하고 자주 바뀌었기 때문에 법관으로서의 훈련을 받지 못해 아전에게 의존하는 폐단이 있었다.

의금부에서 열리는 반역, 모반 사건의 경우는 대간들이 추국에 관여하여 형량까지 결정하는 바람에 변호할 기회도 없이 극형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당파적 입장에 좌우됐으니 일종의 여론재판이었을 것 같다.

소송이 아예 없는 것을 이상으로 여기는 유교 국가였던 만큼 변호사라는 직업은 애초에 없었으나 법률적 지식을 내세워 소송을 대행해 주는 이들은 음성적으로 존재했다고 한다.

국가에서는 이들이 소송을 부추긴다고 보았는데 오늘날로 보면 브로커 느낌으로 인식했을 듯하다.

꽤 재밌게 읽고 있어 앞서 발간된 책들도 같이 읽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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