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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 편 ㅣ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너무 상큼한 책.
재밌게 잘 읽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책인데 제목에 이끌려 빌리게 됐다.
잘 모르고 빌리는 책은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성공이다.
사진이 정말 많다.
저자는 후기에서 도자기는 백 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중요하다면서 취재 도중 찍은 사진들의 질을 걱정했지만, 나처럼 처음 도자기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황홀할 정도였다.
여행 에세이라면 이 정도 수준은 되야 할 것 같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동유럽권, 체코와 헝가리, 폴란드 소개도 무척 신선했다.
역사적인 의미로, 즉 문화재로서의 도자기에 관심이 있을 뿐이지,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식기로서의 도자기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책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단순히 속물적 속성 때문이 아니라 하나의 공예품으로써, 혹은 삶의 아름다움을 위한 미학적 의미로서의 사치를 생각하게 됐다.
이른바 명품이라는 것의 너무나 노골적인 상업적 속성이 싫어 굉장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는데 나이가 드니 조금씩 관심의 폭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아쉬운 점은 고려청자의 화려한 전통이 있던 한국이 왜 오늘날은 서구 자기를 추종하는 입장이 됐는지다.
중국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산업화의 실패 탓일까?
사진으로 보여 주는 자기들은 너무나 화려하고 아름다워 문화재로만 접했던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과는 도저히 같은 범주라고 생각되질 않는다.
곧 서유럽 편이 나온다고 하니 무척 기대된다.
책만 읽었으면 될텐데 가끔 등장하는 유럽 각 제후국 왕가 계보까지 찾아 보느라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독일은 특히 통일 왕국이 늦게 설립된 탓에 바이에른, 작센, 헤센 등지의 제후국 계보가 너무 복잡하다.
도자기 구경하면서 독일 역사도 같이 정리할 수 있어서 소득이 크다.
유럽 왕가의 복잡한 근친혼을 공부하다 보면 오늘날의 유럽연합 탄생이 충분히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