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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가난하지 않았다 - 세속의 눈으로 파헤친 고전의 사생활
리카이저우 지음, 박영인 옮김 / 에쎄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흥미로운 제목대로 내용도 신선했다.
경제적 관점에서 위인들의 생애를 돌아본다는 점이 독특하다.
인간의 욕망을 그대로 인정하고 공자와 같은 위대한 성인이라 할지라도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는 마냥 초연할 수 없었음을 보여준다.
엣사람들이 좋아하던 은둔도 돈이 넉넉하여 세상일에 초연한 채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 있는 肥遯 과, 도연명처럼 직접 밭갈고 씨뿌리며 살아야 하는 瘦遯 이 있다고 한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철학도 하고 문학도 지을 수 있는 것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경전에는 경제적 상황 기술이 빠져 있어, 공자나 맹자 같은 위대한 성인들은 어쩐지 재물에 초연하고 가난하게 살았을 것 같은 이미지인데, 저자는 이것이 피상적인 이해에 불과함을 설명한다.
공자나 맹자는 당시 최고의 명사로 왕에게 고용되어 많은 급료와 하사품을 받았고 관직을 버린 후에는 사립학교를 열어 생활을 유지했다.
백거이나 당백산 등과 같은 문장가들은 묘비명 등을 지어 주고 돈을 벌었다.
요즘 물가와 비교하여 당시 이들의 수입을 자세하게 기술하는데 아쉽게도 역자가 한국돈으로 환산해 주지 않아 쉽게 감이 오지는 않았다.
위인이면 모든 면에서 전부 훌륭한 것처럼 포장하지 않고 실생활의 다양한 면, 특히 살아가는데 빠질 수 없는 경제적 문제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책이다.
문득 드는 생각이,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순신 장군의 속물적인 면이나 부정적인 면을 기술한 책이 나온다면 반응이 어떨까 싶다.
판관 포청천으로 알려진 대쪽같은 법관의 대명사 포증도, 실제 판결에서는 사대부를 우선시 하는 시대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음을 지적한다는 점이 무척 신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