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신이 인간이 되어 사는 세상
임용한 외 지음 / 혜안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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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임용한씨 신간이라, 더군다나 흥미롭게도 인도 여행기라 기대를 많이 했던 책인데 결과적으로는 so so...

저자의 일본 여행기인 <배낭메고 돌아본 일본역사>는 전공분야와 겹쳐서 그런지 단순한 여행기에 그치지 않고 역사적 지식을 많이 전달했는데 이 책은 저자의 기존 책에 비해 밀도가 낮은 편이다.

전공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깊이 들어가기 힘들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함께 여행간 사람들의 글이 정말 단순 여행기에 불과해 전체적으로 너무 가벼운 책이 돼버렸다.

주로 임용한씨가 글을 썼지만 간간히 다른 일행의 글도 들어있는데, 일반 여행자들이 외국 다녀와서 쓰는 수준이라 인도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지식도 적고, 그렇다고 수필로서 글솜씨가 훌륭한 것도 아니라 굳이 읽을 필요가 있나 싶다.

임용한씨 글은 재밌게 읽었다.

짧은 여행이지만 다른 책에서처럼 현상의 본질을 보려고 하는 비판정신과 위트가 흥미를 준다.

이제 누구도 인도를 명상과 성자의 나라라는 식의 피상적인 수식어로 부르지 않을 것이다.

물질로부터 초연한, 정신이 풍요로운 사람들이 사는 곳이 아니라 낙후된 경제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한가롭게 지낸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마도 인도 역시 경제적으로 발전한다면 지금처럼 전통적인 삶, 이를테면 소가 거리를 점령하는 식의 모습은 사라질 것이다.

불가촉천민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도 사회 발전이 더딘 탓으로 여겨진다.

어찌 보면 전통사회가 차별에 대해 더 견고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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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꼭 봐야 할 100점의 명화
디나 맥도널드 외 지음, 송연승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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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꼭 봐야 할 100점의 명화>와 시리즈물인 모양이다.

번역은 안 된 것 같은데 파리 편도 있는 듯 하다.

250 페이지의 짧은 분량이라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한 시간에 겨우 25 페이지.

10시간 걸렸다.

그림에 관한 책을 볼 때 가장 문제점은 참고로 인용된 작품이 어떤 그림인지, 어디에 소장되어 있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

본문에 나온 작품과 동시대에 그려진 작품을 소개해 준 것까지는 좋은데 한국어 제목만 달랑 적어 놓으니, 대체 어떤 그림인지 알 수가 있나.

검색을 하려면 작가와 제목의 영어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하는데 한국어로 번역이 다양해 원하는 작품을 검색하기가 너무 힘들다.

기왕이면 소장 미술관까지 적어 두면 얼마나 좋을까.

작품 크기도 같이 명기해 주면 정말 좋겠다.

Manet 나 Monet 처럼 이름이 간단한 화가는 금방 검색이 되는데 폴 델보(Delvoux)처럼 어려운 이름은 스펠링을 찾아야 하니 시간이 배로 걸린다.

이 책에서는 소장 미술관과 작품 년도는 기재했지만 한국어 제목만 써 놓는 바람에 구글 검색하느라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다.

그래도 일단 찾아서 작품을 눈으로 보고 나면 기억에 남고 다음에 다른 책에서 봤을 때 확실히 인지할 수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천천히 완독했다.

도판 선명하고 설명도 난해하지 않아 읽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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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왕을 만나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탐방기 - 황릉편
김선회 지음, 김종택 사진, 여태명 제자題字 / 천지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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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다는 별로였다.

주제가 너무 좋고 제목이 신선해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분량이 200 페이지 정도로 너무 짧고 사진이 많은 건 좋았지만 유네스코 등재된 왕릉만 소개하다 보니 중국의 여러 왕릉에 대해 많은 정보를 주지는 못한다.

뒤에 실린 베트남 왕릉과 류큐의 왕릉은 잘 모르는 부분이라 재밌게 읽었다.

책의 주요 부분인 명 13릉과 청릉 등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들이라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중국 황제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괜찮은 책일 것 같다.

북경 여행을 갔을 때 명 만력제의 정릉을 관람한 적이 있다.

신라나 백제의 고분처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거대한 공간이고 일종의 지하궁전으로 꾸며놓은 규모에 놀랬다.

봉분은 마치 야산처럼 보일 정도로 거대한 걸 보면 중국 황제들의 권력은 고대 이집트 파라오 못지 않았던 것 같다.

문화혁명 때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슬픈 소식도 들었다.

치욕스러운 역사라고 삼전도 비문을 훼손시키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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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궁궐 여인들 - 관능으로 천하를 지배한
시앙쓰 지음, 신종욱 옮김 / 미다스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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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제목에 비해 내용은 괜찮은 편.

어쩌면 내가 중국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건인지 판단을 잘 못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앞서 읽었던 <중국사 열전, 후비> 에 비하면 이 책이 좀더 야사 느낌이 든다.

황제나 황후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친숙해지기 위해 고른 책인데 그런대로 많은 정보를 얻었다.

쉽게 읽을 줄 알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이 많이 나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한 시간에 40 페이지 정도 속도로 읽었다.

인터넷의 자료가 방대하다고 느끼 것이, 위키 뿐 아니라 개인 블로그인데도 거대한 중국사 연표와 황제 계보도를 어찌나 잘 정리해 놨는지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검색을 하면서 읽으면 시간이 좀 더 걸리지만 비문학서를 읽을 때, 특히 처음 접하는 분야일 때는 내용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역자가 중국사에 대해 각주를 따로 달아 준 점도 좋았다.


인수대비의 고모들인 여비와 현비가 영락제와 손자 선덕제의 후궁으로 뽑혀 갔던 이야기가 나와 반가웠다.

큰 고모인 여비는 안타깝게도 순장당했으니 작은 고모 현비는 선덕제 사후에 비빈들의 순장이 있었음에도 살아남아 74세까지 천수를 누리고 성화제 때 사망한다.

명나라라고 하면 조선 시대에 해당하는데 영종 정통제 이전까지 순장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홍무제의 경우는 무려 47명이 순장 당했다고 한다.

또 중국 역시 왕실일수록 족내혼이 많았음을 확인했다.

유명한 한 무제의 아내는 고모인 관도공주의 딸 진아교로 사촌간 결혼이고, 유방의 아들 혜제는 누이 노원공주의 딸 장황후와 결혼했으니 외삼촌과 조카의 결혼이다.

서진의 건국자 사마염의 첫 번째 황후와 두 번째 황후는 사촌간이고, 청나라 광서제의 어머니가 서태후의 이모인데, 아내인 융유황후는 서태후 동생의 딸, 즉 외사촌 간 결혼이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혈통의 보전을 위해 족내혼이 활발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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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제국과 고려 - 쿠빌라이 정권의 탄생과 고려의 정치적 위상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학모노그래프 47
김호동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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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인데 내용은 아주 알차다.

일목요연하게 쿠빌라이가 대원제국을 건설하는 과정과, 부마국이라는 지위가 갖는 의미를 쉽게 설명해 준다.

 

일반적인 인식

1) 쿠빌라이는 중국적 자원을 바탕으로 유목주의적인 아릭 부케를 물리쳤다.

즉 정주파와 유목파의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쿠빌라이가 중국적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긴 했으나 근본적으로는 초원 전사 집단의 대결이었음을 밝힌다.

그렇다면 쿠빌라이는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그 원인을 차가타이 울루스를 계승한 알구의 반란으로 본다.

알구는 아릭 부케가 세운 제후인데 왜 그는 자신의 후원자를 배신했을까?

또 주치가를 계승한 베르케는 아릭 부케를 지지했는데 이를 막은 것이 중도적 입장을 취했던 훌라구의 방향 선회였다.

이들은 처음에는 쿠빌라이를 지지하지 않았으나 그가 칸국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하자, 대칸의 종주권을 주장하는 아릭 부케에게 등을 돌렸다고 본다.

쿠빌라이와 아릭 부케는 세력이 비등한 상황이고, 오히려 아릭 부케 쪽에 좀더 정통성이 있었는데 쿠빌라이가 외교적 전략을 통해 내부의 이반을 도모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쿠빌라이가 몽골 울루스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기존보다 좀더 제후들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입장이었고 결과적으로는 그의 사후 제국이 분열되는 쪽으로 변해갔다고 본다.

 

2) 쿠빌라이와 아릭 부케가 대결하는 가운데 고려는 쿠빌라이를 선택했기 때문에 자국의 풍습이 보존되고 부마국이 되는 특혜를 입었다는 입장.

이런 관점은 다른 책에서도 많이 봤다.

뭉케 사후 누가 이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려가 쿠빌라이에게 귀부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고려가 능동적으로 쿠빌라이에게 신속했다기 보다, 당시 세자 일행의 중국 여정이 개평으로 상륙하고 있던 쿠빌라이 일행과 비슷했고 쿠빌라이가 중국쪽을 장악하고 있었던 만큼 고려는 중국측 인사들의 조언을 참조했을 것이며, 무엇보다 아릭 부케와의 일전을 앞둔 상황에서 쿠빌라이가 고려의 자발적 귀부를 강조하는 것이 명분을 얻는데 유리했기에 쿠빌라이 스스로 그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본다.

고려의 능동적인 선택이라기 보다는 당시 고려가 처한 상황에 의한 결과였다는 것이다.

또 몽고는 기본적으로 본국의 풍습을 유지하는 쪽이었기 때문에 '不改土風'이 반드시 고려만의 특혜라고 볼 수도 없다.

부마국으로 삼은 것은 원종이 임연에 의해 폐립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30년 항쟁을 벌인 전적에 혹시라도 남송과 연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해져 좀더 고려를 확실히 묶어 두기 위한 정책이었다고 본다.

이 부마국이라는 지위는 쿠빌라이 생전에는 본국의 자치를 인정하는 속국의 입장이 강했으나 사후 몽골 제국이 분열하면서 속령의 성격이 강조되어 정동행성 등을 통한 내정간섭이 심해졌다고 본다.

부마국이 특별한 우대였는지 심화된 간섭이었는지는 시대에 따라 다른 셈이다.

어찌 됐든 고려는 세조구제, 즉 쿠빌라이가 고려의 자치를 특별히 인정했다는 점을 내세워 간섭을 피하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이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은, 비록 쿠빌라이 사후 몽골 울루스가 붕괴되긴 했으나 느슨한 통합체의 이상을 후계자들도 견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통했다고 본다.

또 몽골은 기본적으로 부계혈통이 황금씨족의 기준이었기 때문에 사위는 큰 의미를 주지 못한다고 본다.

 

보통 한국 저자의 책은 고려 입장에 중점을 두어 서술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몽골의 입장에서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무척 신선했다.

또 정주민 대 유목민의 대결이라는 도식적인 설명을 넘어서 꼼꼼하게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것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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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5-04-20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은 분량의 작은 책입니다만, 대단히 만족스럽게 읽었던 책입니다. 올해안에는 다시 읽게 될 것 같아요.

marine 2015-04-20 10:2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밀도있게 읽었던 책이에요.
전공하신 학자분은 다르구나 느꼈던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