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스케치 - 언젠가 한 번은 가야 할 그곳
박윤정 지음 / 컬처그라퍼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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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예쁘고 일러스트레이션이 사진처럼 가미되어 산뜻한 느낌이다.

함께 읽은 <스위스 예술기행>이라는 책에 비하면 정말 눈에 잘 들어온다.

작년 여름에 갔던 스위스를 추억하면서 구글 지도 펼쳐 놓고 행복하게 읽었다.

유명 관광지인 루체른, 바젤, 취리히, 인터라켄, 체르마트 정도만 갔는데 루가노, 레만 호 주변, 장크트 모리츠, 로이커바트 등등 온천이나 호수 지역, 리조트 마을 등등 못 가본 곳도 너무 아쉽다.

샬레라는 스위스 전통 가옥에서 하룻밤 잤던 것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루체른에 장 누벨이 디자인한 호텔이 있다는데 책을 빨리 읽었으면 그런 곳에서 투숙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

로젠가르트 미술관이나 장 탱글리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등등 못 가 본 곳이 너무 아쉽다.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이나 마리오 보타의 성당 건축 등도 봤으면 참 좋았을텐데.

스위스 곳곳을 잘 소개하고 있어 여행 전에 읽어 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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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예술 기행 - 뉴욕보다 강렬하고 파리보다 매혹적인 매혹의 예술여행 4
이수영 지음 / 시공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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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산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그닥 관심이 없던 스위스를 다녀온 후, 하이킹과 바젤 미술관에 홀딱 반해 스위스 관련 책을 읽고 싶었다.

다들 스위스를 좋아해서인지 도서관에 늘 대출 중이었고 한참만에 드디어 읽게 됐는데 썩 만족스런 책은 아니다.

일단 문장이 너무 어색하다.

안내서나 기행문처럼 독자를 상정하고 쓴 책이라기 보다, 뭐랄까, 일기장에 생각나는대로 소회를 써내려가는 느낌이다.

한 곳을 소개할 때도 일종의 기승전결이 있어야 독자들이 이해하기 편한데, 그냥 되는대로 써내려가 대체 어디를 얘기하는지 저자가 독자에게 알려 주고 싶은 게 뭔지 모호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훌륭한 에세이처럼 문장을 음미할 수준도 아니고, 정말 읽기 불편한 책이다.

사진도 어쩜 그렇게 조그맣게 실었는지, 이게 책의 컨셉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여행기라면 소개하는 곳이 어디인지 확실히 알려줄 정도의 사진은 되야지 않을까, 아쉽기 그지없다.

동시에 읽은 <스위스 스케치>가 훨씬 읽기 편하다.

좋은 점을 꼽자면, 스위스의 미술관과 갤러리가 이렇게 많았나 알려준다는 점.

나도 별 정보 없이 스위스 하면 알프스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바젤 미술관의 컬렉션이 훌륭한 것에 놀랬고, 남편한테 욕 먹어가면서 찾아갔던 바이엘러 미술관도 잊을 수가 없다.

게르하르트 리히터 전이 마침 열렸는데 그 한적한 시골 구석에 관람객들이 어찌나 많던지 깜짝 놀랬던 기억이 난다.

장 텡글리, 파울 클레, 호들러, 뷔클린, 건축가 마리오 보타, 헤르초크 & 드 뫼롱 등등 유명한 미술가와 건축가들도 많고 좋은 미술관과 건축물들이 많은데 못 보고 온 게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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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 몽골 제국과 고려 1
이승한 지음 / 푸른역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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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읽었던 책인데 원나라에 대한 책을 읽다가 문득 쿠빌라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재독하게 됐다.

알라딘을 찾아 보니 품절로 떠서 아쉽다.
좋은 책인데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몇 년만 지나면 금새 자취를 감추는 것 같아 이럴 때는 참 아쉽고 도서관이라는 기관이 무척 고맙다.
(나는 도서관에서 책 빌릴 때 세금 내는 보람을 느낀다)

쿠빌라이가 군사적으로나 명분론에서 우세했던 동생 아릭 부케를 어떻게 압도했는지는 김호동 교수의 저서 <몽골 제국과 고려>의 주장대로 차가타이 칸국과 일 칸국의 독자성을 인정한 외교전의 승리로 본다.

또 원종이 입조하러 중국에 갔을 때 아릭 부케가 아닌 쿠빌라이를 선택한 것도 특별히 전략적이었다기 보다 당시 정황상 우연히 결정된 것으로 본다.

이때 쿠빌라이가 스스로 귀부했다고 하여 그 후 고려를 독립국으로 유지시켰던 것이 아니라, 세조의 정책 자체가 각국의 독립을 인정하는 추세였음도 지적한다.

오히려 고려는 임연 등의 폐립 사건으로 고려 정부가 원과의 혼인관계를 원하는 바람에 부마국으로서 위상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일종의 내지처럼 속국화 되는 복잡한 관계를 맺게 된다.

충렬왕은 쿠빌라이의 사위가 되어 본국에서 확실하게 정국을 장악하지만 일본 원정과 같은 원의 요구사항에 더 예속될 수밖에 없었고 그 후의 왕들도 원의 위상이 있을 때만 고려왕으로서 정체성이 유지되는 종속성을 갖게 된다.

냉정한 평가이지만 저자가 당시 고려의 예속적 상황을 정확히 지적했다고 본다.


쿠빌라이는 남송 정벌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무리해서 일본 원정까지 시도했을까?

저자는 1차 원정을 확대해 나가려는 제국의 속성으로 본다.

남송이 일본과 연결되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제국의 위신이 걸려 있기 때문에 원에 입조하지 않으려는 일본을 응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쿠빌라이는 외교적 노력을 최대한 기울였으나 계속 일본이 거부했기 때문에 일종의 무력시위로서 4만의 원정군을 편성해 일본으로 보낸다.

남송 정벌이 끝나지 않았을 때라 원정 준비는 전적으로 고려에 떨어진다.

알려진대로 1차 원정은 태풍이 불어 실패하고, 2차 원정은 항복한 10만의 남송 군대로 이루어진 강남군을 주축으로 시도됐으나 역시 태풍이 불어 또 실패한다.

저자는 원정군 자체가 몽골의 최정예 부대가 아니었고 쓸모없는 남송 군대였기 때문에 태풍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성공 가능성이 낮았다고 본다.

즉 쿠빌라이는 남송 정벌 때처럼 제국의 운명을 걸고 덤빈 것이 아니라, 항복한 남송 군대의 사회적 고립의 의미로 원정군을 편성했다고 본다.

원정에 성공하면 좋고, 안 되면 마는 것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들 군대는 태풍이 불어 지휘관이 배를 타고 도망가는 바람에 섬에 고립되어 일본군에게 학살당한다.

10만 군대를 남겨 두고 도망쳐 버린 것 자체가 원정군에 대한 대접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가마쿠라 바쿠후는 두 번의 원정을 성공적으로 막아 내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인력과 물자를 징발하는 바람에, 방어에 성공하고서도 결국 반란으로 망하게 된다.

고려의 무인정권도 왕이 원에 입조한 후 망한 걸 보면 왜 강력하게 외세에 저항했는지 이해가 된다.

일본은 원의 침략을 두 번이나 막아냈기 때문에 비록 가마쿠라 바쿠후는 멸망했으나 뒤를 이어 무로마치 바쿠후가 세워진다.


쿠빌라이와 고려의 관계, 또 일본 원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잘 그려낸 책이다.

동어반복이 많아 분량이 좀 늘어나긴 했지만 쉬운 언어로 잘 쓰여 있어 읽기 편하다.

다음 세대를 그린 <혼혈왕 충선왕>도 이어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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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잘사는데 왜 국민은 못사는가 - 부자를 위한 정책은 어떻게 국민을 추락시키는가?
도널드 발렛 외 지음, 이찬 옮김 / 어마마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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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문 신간에서 보고 신청한 책.

역사와 미술 관련 책만 보다 보니 사회학 분야는 잘 읽히지가 않아 반납 기한에 쫓겨 겨우 읽었다.

생각보다는 평이하고 쉽게 서술되서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국가는 잘 사는데 왜 국민은 못 사는 것일까?

일본 같은 나라에 해당하는 얘긴 줄 알았는데, 미국 중산층의 몰락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 등의 보호무역, 보조금 지급 등을 비판하는 얘기가 많아 약간 불편하기도 했다.

미국은 기업의 논리에 따라 철저하게 자유무역을 추구하는데 아시아 국가들은 값싼 노동력으로 저가 제품을 무관세의 미국에 들여와 팔기만 한다는 것이다.

한술 더 떠 미국 기업들은 노동력이 싼 아시아 지역으로 공장을 옮겨 미국인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고 이것이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비판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애플이다.

미국 내에서는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지만, 공장 자체는 중국으로 옮겨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물건을 생산하고 있다.

소비자는 최저가로 재화를 획득하고 있지만, 사실 그 저렴한 가격은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3세계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얻은 것이라고 비판한다.

공장이 미국 내에 있으면 많은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생기고 그 돈으로 세금도 내고 의료보험비도 내고 집도 사는 이른바 중산층이 될 수 있는데 인건비 절약과 세금 회피를 위해 3세계로 공장을 옮겨 버리니, 일자리가 사라지고 미국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 같은 미국 제품을 팔아서 생긴 이익은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극소수의 기업 임원들에게 배당금과 연봉으로 돌아간다.

기업가들의 로비로 미국 의회는 최상위계층의 세금을 계속 낮춰 왔고, 다국적기업으로 변신해 그나마 세금도 피하고 자본도 외국에 예치해 둔다.

그러면서 특허권 같은 미국 내 보호 제도를 이용해 돈만 번다.

세금은 몰락해 가는 중산층이 대부분 내고 있어 세수가 줄어 드니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미국 내 기반 시설은 계속 노화되가고 있다.

월스트리트 앞에서 시위하던 군중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저자는 해결책으로 미국 내 산업 보호를 위한 무역 장벽이 필요하고, 최고 부유층을 위한 최고 세율 50% 구간을 신설하며 세액 공제 항목 등을 없애고 특히 소득을 구분하지 말고 총소득에 대해 동일한 세율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회는 프랭클린의 뉴딜 정책처럼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주문한다.

FTA 등 자유무역 추세와는 다소 역행하는 발상이라 미국내 노동자 보호를 위한 정책은 뭐가 옳은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우나, 최부유층에 대한 세금 구간 신설은 정의롭게 들리긴 한다.

그런데 국가가 세금을 많이 걷어 복지를 증강시킨다는 것은 국가의 역할이 커지는 큰 정부를 의미하는데 이것이 반드시 대중에게 좋은가는 확신이 안 선다.

거대한 국가 조직의 비효율성을 생각해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면도 분명히 있다

신자유주의 폐해를 비판하는 책인데 다른 관점의 책도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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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대전의 기원 - 패권 경쟁의 격화와 제국체제의 해체 대우학술총서 신간 - 문학/인문(논저) 612
박상섭 지음 / 아카넷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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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너무 흥미로운데 막상 읽으려니 선뜻 손이 안 가 주저했다.

전쟁사에는 관심이 적고 특히 현대사는 당대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해서였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아니었다면 방치해 뒀을 거다.

반납 기한에 쫓겨 억지로 책장을 젖혔는데 처음에는 좀 헤맸지만 곧 빠져들어 정말 재밌게 잘 읽었다.

아쉬운 점은 다소 번역투의 문장이라 매끄럽지 못한 곳이 가끔 있고, 세세한 부분까지 언급하다 보니 약간 지루한 감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민족국가의 부상과 제국의 해체 과정, 그리고 발칸 문제 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1차 대전을 주제로 삼은 게 아니라, 1차 대전이 왜 일어났는지, 발발하기 직전까지를 서술하고 있다.

보통 1차 대전부터를 현대사로 분류하는데 과연 1차 대전은 근대의 제국이 해체되고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민족국가가 총력전을 펼치고 복지와 계획경제, 대중민주주의 등을 실행하게 만든 진정한 현대사의 계기였다.

1차 대전이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줄 미처 몰랐다.

1차 대전사도 무척 재밌을 것 같다.

통일 독일이 내적 응집력을 분출시켜 식민지로 뻗어 나가려 했을 때 주도권을 쥐고 있던 영국의 반발이 중심 축이라 할 수 있겠다.

발칸 반도를 지배하던 오스만 제국이 와해되면서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각 민족이 독립하려 하지만 영국은 오스만 제국의 유지를 원했고, 러시아는 세르비아를 부추겨 오스만으로부터 흑해 지배권을 뺏으려고 했다.

11개의 제민족으로 이루어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제국의 유지를 위해 보스니아를 병합하고 세르비아가 반발하면서 러시아가 이를 돕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팽창 정책을 펴던 독일을 끌어들여 러시아를 막으려 한다.

반면 독일은 프랑스를 공격하기 위해 이와 동맹한 러시아를 오스트리아-헝가리가 막아 주길 바라고 동상이몽으로 전쟁을 시작한다.

명예로운 고립을 택했던 영국은 세력 균형이 깨지자 어쩔 수 없이 대륙의 전쟁에 발을 딛어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게 된 것이다.

다들 이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라 기대했으나 1차 대전은 전세계적 규모의 총력전이 되어 제국의 해체와 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총력전이었던 만큼 국민들의 희생에 대한 댓가로 복지와 참정권 등 대중민주주의가 들어서게 된다.


긴밀하게 연결된 이야기를 읽으면서 현대사의 시작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전쟁은 그저 집권자들의 책상 놀음이라 생각했던 내 단견이 부끄러울 정도로 많은 지식을 얻었던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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