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시로 변화시킨 연금술사들 정암총서 9
황철호 지음 / 동녘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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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이 잘 어울어져 있어 책이 참 예쁘다.

제목은 좀더 임팩트 있게 지었으면 좋았을텐데.

저자가 직접 답사한 건축물 위주로 기술하여 현장감이 있다.

미술관 답사만 생각했는데 건축 답사도 흥미로운 주제일 것 같다.

특히 유명 건축가들이 지은 미술관이 많으니 미술관 기행과 겸하면 더 풍부한 여행이 될 듯 하다.

저자 자신이 현장에서 일하는 건축가라 일반적인 감상평 보다 더 재밌게 읽었다.

건축에 대헤서는 잘 모르지만 건축가가 단지 건물 짓는 사람이 아니라, 철학과 심미안을 가진 예술적 속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프랭크 게리의 티타늄 외피나 휘어지는 곡선 같은 건물도 재밌고, 안도 타다오의 콘크리트 노출이나 빛 같은 주제도 참 좋다.

특히 끊임없는 공부 그 중에서도 스스로 하는 공부를 중시하는 건축가들의 발언이 인상적이었다.

건축에 관한 책을 읽으니 아파트 말고 정원이 있는 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내가 집을 짓는다면 다락에 서재를 만드는 데 투자할 것이다.

전에 신경숙의 서재가 소개된 걸 봤는데, 한 면이 전부 책장이고 안쪽에 샤워실과 침대가 있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내친 김에 작가들의 서재도 읽어 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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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의 독서생활 -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
시미즈 이쿠타로 지음, 김석일 옮김 / 기담문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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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나온 책이라는데,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신선하고 재밌게 읽었다.

확실히 필력 있는 사람들이 쓴 독서론은 깊이가 있다.

요즘 범람하는 자기계발서 같은 독서론과는 차원이 다를 만큼 내공이 있고 무엇보다 재밌다.

헤르만 헤세의 독서론도 읽어 봐야겠다.

 

공감하는 주제가 너무나 많았다.

이데올로기가 투쟁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먹고 사는 문제까지 파고 들어야 자생력이 생긴다는 점.

즉 부양의 의무가 없이 자유로운 학생들에게만 통하는 사상이 아니라,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직장인들까지 공감시킬 수 있는 사상이어야만 진정으로 사회를 바꿀 힘이 있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이런 면은 어쩐지 그가 보수주의자였을 거라는 느낌을 준다)

젊은이들의 인생 고민은 직업이 결정되면 대부분 사라진다는 점.

인생 문제를 너무 단순화 시키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상당히 현실적인 지적이긴 하다.

책보다는 사색을 많이 하라는 쇼펜하우어의 충고는 우리 같은 평범한 이를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진짜 지성인들을 위한 일갈이었으니 여러분은 그냥 열심히 책을 읽는 게 좋다는 말.

몽테뉴의 말을 빌려 먹고 사는데 별 도움을 안 주고 딱히 오락으로서 재미도 없는 책을 읽는 까닭은 더 멋진 인생을 살기 위해서라는 말은 마음에 와 닿았다.

솔직히 내가 책을 읽는 까닭은 멋지게 산다거나 교양인이 되겠다는 원대한 이상이 있어서가 아니라, 호기심 때문이다.

알고자 하는 욕구, 어찌 보면 오락으로서의 독서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고전보다는 내가 궁금한 분야의 양서를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많이 읽어도 썩 지적이고 사색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번역도 잘 되어 있고 내용도 현학적이지 않으면서 깊이가 있어 독서론으로서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이미 고인이 되셨다고 하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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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오페라, 이탈리아를 노래하다
전수연 지음 / 책세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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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가 이탈리아 통일운동과 이렇게 밀접한 관련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

사실 제목만 보고 베르디를 주제로 한 이탈리아 기행문인가 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너무 좋다.

일종의 베르디 평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이 쓴 평전은 주인공을 너무 미화시켜 도무지 재미가 없는데 비해, 베르디의 인간적인 장단점과 고뇌를 너무나 솔직하게 잘 그려내어 오페라와는 별개로 인간 베르디에 대해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글솜씨가 좋은 편이라 문장이 술술 잘 익힌다.

전공한 분도 아닌데 내용도 깊이가 있다.

베르디 하면 단지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로만 알고 있었다.

베르디가 살았던 19세기는 이탈리아 통일 운동이 한창일 때고, 프랑스 혁명의 영향을 받아 혁명이 일어났던 시절이며, 오스트리아의 압제에서 벗어나려는 독립운동이 한창일 때였다.

나부코나 에르나니 같은 작품은 음악 좋아하는 이탈리아인들을 하나의 민족으로 뭉칠 수 있게 하는 곡이었고 오페라를 통해 민족 정체성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같은 해에 태어난 바그너와는 많은 면에서 대립됐다고 하는데 그 과정이 자세히 나오지는 않는다.

아버지와의 불화, 아내가 죽은 후까지 이어지는 장인 바레치의 후원, 지역사회의 비난을 무릅쓰고 동거했던 주세피나와의 사랑 등등 인간적인 면도 재밌게 읽었다.

대충 줄거리 정도만 알고 있는 베르디의 오페라를 새롭게 관람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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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열전 : 황제 - 제위의 찬란한 유혹, 중국 황실의 2천년 투쟁사, 개정판
샹관핑 지음, 차효진 옮김 / 달과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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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비 편에 이어 황제 편도 같이 읽었다.

나열식으로 여러 황제들의 일화를 거론하고 있어 중국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나처럼 중국 황제들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은 재밌게 읽을 듯 하다.

중국은 공산주의 사회라 그런지 봉건제도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 한국인이 쓴 역사책을 보면 우리 조상들은 훌륭했다는 관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 역시 민족주의적인 시각이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봉건제와 전제 왕조에 대해 냉정한 시각을 견지한다.

사실 이런 평가가 이 책의 매력이다.

다만 나열식으로 여러 사례들만 늘어 놓는 바람에 쉽게 막 읽히지는 않는다.

책 보면서 항상 헷갈렸던 동진과 남북조 시대는 정리를 좀 했고, 아직도 오대 십국은 모호한 게 많아 시대별 역사책을 읽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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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의 딸과 사위 영조 시대의 조선 16
지두환 지음 /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정신문화연구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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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 시대를 여러 학자들이 분야별로 소개한 시리즈인 것 같다.

실물을 받아 보니 너무 얇은 문고판이라 좀 놀랬다.

이 책은 왕들의 외척 가문을 책으로 펴낸 지두환씨가 쓴 것이라 기대가 컸다.

실록을 성실하게 분석하여 숨겨진 사실들을 알려주는 건 참 좋은데 역사적 의의 같은 학자 개인의 의견이 적은 듯 하여 아쉽다.

원재료의 가공이 조금 부족하다고 할까.

마지막에 정리한 것처럼, 영조는 어머니가 무수리 출신이라는 출생의 컴플렉스 때문에 사위 가문은 노론 명문가를 택했다.

네 명의 후궁에게서 열 두 명의 딸을 낳았는데 장성하여 혼인한 딸은 여섯이라 이 책에서는 여섯 명의 사위 가문이 소개된다.

세종이 18남 4녀로 아들을 많이 뒀던 것처럼, 영조는 2남 12녀로 주로 딸을 낳은 게 특이하다.

마지막에 부록으로 실린 화유옹주유사는 한문 번역이라 어렵긴 했으나 남편이 옹주가 죽은 후 쓴 애도문 같은데 처음 접하는 것이라 무척 흥미로웠다.

화유옹주의 어머니는 귀인 조씨로 사도세자의 어머니인 영빈 이씨나, 사도세자를 모함해 사약을 받은 숙의 문씨 등과 달리 역사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라 이런 자료가 더욱 흥미롭다.

보통 공주나 옹주들은 사치스러운 생활로 비판을 많이 받았던 듯 한데 이 분은 시댁 어른들을 깍듯이 섬기고 매우 검소하고 조신하여 남편이 집안의 큰 복이라며 옹주의 죽음을 애통해 한다.

역시 뭐라도 기록이 남아야 잊혀지지 않는다.

이런 글들이 사극의 소재로 많이 개발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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