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궁중의 잔치, 연향 왕실문화 기획총서 4
김문식 외 지음, 국립고궁박물관 엮음 / 글항아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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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에 갔다가 아트샵에서 발견한 책이다.

제목이 관심가던 주제라 눈에 확 들어왔다.

궁중 잔치 자체의 의식이 궁금하다기 보다는, ~ 진찬 의궤. 라고 하면 대체 어느 왕 때, 누구를 위한 잔치였나 이런 게 궁금해서 읽게 됐다.

전체적인 내용은 조선시대 왕실 연향의 의식적인 부분을 세밀하게 나눠서 설명하고 있어 내가 원했던 내용과 딱 일치하지는 않지만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맨 마지막에 실린 춤, 즉 궁중 정재 부분은 의궤의 실린 춤사위를 도판으로 많이 소개해 주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좀 특이했던 것은 야연이라는 잔치의 악가삼장이라는 의식이었다

궁중 연향 제도 정립에 많은 기여를 한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가 만든 의식이라고 한다.

나는 야연이라고 해서 밤에 하는 잔치인가 생각했는데, 한 사람의 주빈만을 위해 주관자가 술을 올리면서 세 개의 노래를 바치는 의식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헌종이 할머니인 순원왕후의 육순을 축하하기 위해 두 사람만이 참석하여 술을 올리면서 여령들이 헌종이 지은 세 개의 노래를 불렀다.

단 두 사람만의 매우 개인적인 잔치인 셈이다.

궁중 잔치에서 가객이 있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독창자가 있어 잔치 시작과 끝에 노래를 불렀다.

의궤 그림을 보니 과연 앞에 나온 독창자가 보인다.

사극에서 잔치 재현을 할 때 이런 부분도 고증해서 살리면 참 좋을 것 같다.

의복이나 악기는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해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시각 자료가 있으면 좋을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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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오케스트라 - 세계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30개 오케스트라의 탄생과 발자취
헤르베르트 하프너 지음, 홍은정 옮김 / 경당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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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유럽 클래식 기행>에 이어서 읽었다.

앞의 책은 가볍게 오케스트라의 이름 정도 소개해 줬다면 이 책은 본격적으로 오케스트라를 파고 든다.

내용이 방대해 처음에는 약간 지루했지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확실히 외국인이 겉에서만 슬쩍 보는 것과 자국의 전문가가 보는 수준 차이가 있나 보다.

이 책도 2010년 정보까지라 인터넷 검색하면서 최근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 번에는 한글로 검색해서 자료가 많지 않았는데 직접 영문으로 검색하니 오케스트라나 지휘자의 최근 소식이 많아 나와 반가웠다.

한국보다는 클래식이 훨씬 이슈인 것 같다.

그럼에도 과거보다 관객수가 줄고 영향력이 작아져 오케스트라는 생존을 위해 홍보에 애를 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베르디, 이탈리아를 노래하다>에서도 19세기 말에는 최신 오페라가 계속 쏟아져 나온데 비해 요즘에는 과거 레파토리만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잘 몰라서 그렇지 현대음악도 꽤 연주를 하는 것 같은데, 뮤지컬처럼 시의성을 갖고 대중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면 참 좋을텐데.

정명훈씨의 고액 연봉이 논란이 되던 터라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악단이 어렵다고 하는데도 지휘자들의 몸값은 수십 억에 달한다니, 단순하게 생각하면 지휘자의 연봉을 삭감하면 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오케스트라를 조율하는 지휘자의 역할이 없다면 그 악단은 원하는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까?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서양 문화에 대한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바지만 서양의 클래식은 단지 문화예술 이런 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설과 추석을 지내고 김치를 먹고 세배를 하듯, 일종의 전통 문화이고 역사가 아닌가 싶다.

20세기 들어서 클래식을 받아들인 우리로서는 여전히 외국 문화를 즐기고 있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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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유럽 클래식 기행
김성현 지음 / 아트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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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은 유럽 클래식 이야기.

각 도시의 유명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서술한다.

미술관 투어에 이어 공연장 투어도 재밌을 듯 하다.

박종호씨의 <유럽음악축제순례기>와 비슷한 포맷인데 좀더 많은 오케스트라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2011년도에 쓰여진 책이라,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가 꽤 변화가 있다.

이럴 때는 인터넷이 도움이 된다.

카라얀이 떠난 후 베를린 필을 맡았던 사이먼 래틀의 임기가 2017년에 끝나 그 후임을 올 5월에 결정한다고 하니 정말 흥미진진하다.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맨 마지막에 소개되었는데, 아쉽게도 그는 고인이 됐다.

지휘자들의 최근 소식을 검색하면서 같이 읽으니 훨씬 생생하게 다가온다.

지난 번 <베르디 오페라, 이탈리아를 노래하다>를 읽으면서도 느낀 바지만 유럽의 클래식 문화는 우리와는 좀 다른, 역사적 전통이 매우 강하고 생활 전반에 밀착된 살아있는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미술관과 음악당은 도시인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문화적 선물이 아닌가 싶다.

이런 문화적 욕구 때문에 서울에서 살고 싶은 욕구가 강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이제는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

문화는 돈이 가장 적게 드는 최고의 사치이고 놀이인 것 같다.

관심은 많지만 아직 제대로 즐기지는 못하는 클래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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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왕후, 수렴청정으로 영조의 뜻을 잇다 영조 시대의 조선 13
임혜련 지음 /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정신문화연구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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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정순왕후에 대한 이야기.

특별한 게 있을까,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의외로 많은 정보를 얻었다.

역사적으로 덜 알려진, 그러나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사학자들에 의해 좀더 많이 발굴되면 좋겠다.

영조 시대를 집중 조명한 이 시리즈가 무척 알차다.

150 페이지 정도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드라마 <이산>의 영향인지, 정순왕후라고 하면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고, 정조의 왕위 계승을 방해한 인물로 이해되는데 혜경궁 집안과 반목하긴 했으나 수렴청정 전까지는, 즉 왕권이 강력할 때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고, 수렴청정 기간에도 문정왕후처럼 오랜 기간 동안 강력한 권력을 휘두르지도 못했다.

오히려 11세의 어린 나이에 즉위한 순조를 위해 정국을 안정시키고 무사히 손자에게 대권을 물려 준 공을 치하해야 할 것 같다.

그 점에서는 세도정치로 얼룩지긴 하였으나 8세에 즉위한 헌종의 왕권을 보호한 순원왕후의 수렴청정도 의의가 있다고 본다.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임오화변이 있을 당시 정순왕후의 나이는 겨우 18세, 궁에 들어온지 3년 밖에 안 되었을 때이고, 친정에서 아직 조정에 제대로 출사도 못한 상황이라 특정 역할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정조 즉위 후에도 외척을 배척한 왕 때문에 오빠인 김귀주가 귀양가 죽는 등, 경주 김씨는 어려움에 처했고 왕실 웃어른으로써 정조의 후사를 잇기 위해 적극적으로 후궁 간택을 서둘러 무사히 순조가 왕위를 이었으니 큰 공을 세웠다.

숙부에게 죽임을 당한 단종을 생각해 보면 정순왕후나 순원왕후의 수렴청정이 어린 왕에게 얼마나 큰 바람막이였을지 이해가 된다.

다만 4년의 수렴 기간 동안 신유박해 등으로 남인을 몰락시키고 친정인 벽파를 후원한 점 등을 보면 정치적으로 딱히 훌륭했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저자는 이것을 선왕인 정조가 아닌, 남편인 영조에 대한 의리에 입각한 행동으로 이해한다.

정순왕후 입장에서는 나름 명분이 있었다는 얘기다.

저자는 그녀의 죽음 이후 벽파가 몰락하는 바람에 더더욱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은 측면이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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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10 -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특별하게 만드는가?
심은록 지음 / 아트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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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현학적이지 않고 (마지막에 이우환 작가의 말을 빌린 여백의 개념은 솔직히 아리송 했다) 요즘 가장 대접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업 특성과 철학을 소개해 주어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막연히 현대미술은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애니쉬 카푸어나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 등의 설치 작품들은 생각해 볼만한 꺼리가 많았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그림을 보고 반한 피터 도이그도 소개되어 무척 반가웠다.

저자의 말대로 에드워드 호퍼 분위기가 난다.

천이페이, 쩡판즈(정말 잘 생겼다) 등과 같은 중국 미술가들의 약진도 인상깊었다.

단순히 중국의 경제력 덕분에 뜨나 싶었는데 범접할 수 없는 오랜 문화 대국의 위엄이 확실히 있는 듯 하다.

다른 책에서 소개된 치바이쓰나 쉬베이훙, 리커린 등의 수묵화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리처드 프린스와 같은 도용미술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른바 "재제시"라고 표현하던데 뒤샹의 "샘"처럼 단지 작가가 특정 의도를 가지고 선택하여 다른 맥락에서 제시하기만 하면 또다른 독창적인 작품이 되는 것인가?

(그래도 리처드 프린스의 간호사 연작은 굉장히 음울하고 묘한 분위기를 풍겨 기억에 많이 남았다)

창의력을 생명으로 하는 예술과 너무나 다른 개념이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팝아트의 놀라운 상업화 전략과, BMW의 아트카 프로젝트를 나란히 놓고 보면, 예술은 상업화 되고, 상업은 예술화 되면서 서로 윈윈 하는 건가, 아니면 정말 자본주의에 놀아나는 것인가 모호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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