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사 맥을 잡아주는 세계사 3
맥세계사편찬위원회 지음, 송은진 옮김, 강치원 추천, 김덕수 감수 / 느낌이있는책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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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디자인은 산뜻하고 읽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생긴다.

내용은 좀 빈약하다.

고등학생 정도 수준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중국에서 발간되는 세계사나 미술사 책들은 대중 수준의 교양서만 번역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서양서나 일본책 보다 전체적인 수준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렇지만 처음 역사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초반에는 쿠푸 피라미드의 영적 에너지 어쩌고 해서 좀 실망스러웠는데, 말기 왕조 쪽은 잘 모르는 분야라 쉽게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서양 각국사는 잘 모르는 분야가 많아 일단 이런 수준의 책으로 영국사나, 프랑스사, 독일사 등을 접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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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매화시를 읽다
신익철 지음 / 글항아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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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시에 담긴 옛 선비들의 매화 사랑 이야기.

그윽한 느낌의 단아한 책이다
겨우 더듬더듬 한자나 읽는 정도라 한시 감상은 엄두를 못내지만 그냥 느낌 정도로만 이해를 했다.
대중매체가 없었던 때라 자연을 즐기고 감상하는 감각이 고도로 발달했던 것 같다.
한 그루의 매화를 가지고 우주와 인생을 논하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는 서양의 꽃꽂이 같은 전통이 없는 줄 알았는데 18세기에 매화 분재가 매우 성행했다고 한다.

빙등조매라고 해서 얼음 위 불빛에 비친 매화를 노래하고, 윤회매라고 해서 밀랍으로 매화를 만들기도 하고, 화병이나 감실에 놓고 분재를 즐기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매화를 감상하고 시로 남겼다.

연꽃이 불교나 군자의 꽃이고 국화가 도연명 같은 은일자의 꽃이라면 매화는 한겨울에 추위를 이겨내고 봄을 알리는 고고한 기개를 지닌 꽃이다.

파교를 건너 매화를 찾아 나선다는 맹호연의 고사를 그린 <파교심매도>나, 송나라 때 매화를 부인으로 삼고 학은 자식으로 삼아 은거했다는 임포의 고사가 자주 그려진다.

퇴계 이황도 매화를 몹시 사랑하여 임종 직전에 마지막으로 했던 말도 매화에 물을 주라는 말이었고 한다.

여항문인이었던 조희룡도 매화를 너무나 사랑해 감실에 매화 분재를 놓고 감상했고 매화서옥이나 홍매도 같은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자연을 철학적으로 해석하여 심오한 논의를 펼치는 옛 선비들의 고매한 취향과 정신은 훌륭해 보이나 한편으로는 자연과학적 관점이 부재한 것 같아 과학혁명이 일어난 서구 지식인 사회와 무척 비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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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그들은 이기는 싸움만 한다 - 전설의 군대에서 찾은 100퍼센트 승리의 비결
임용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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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살짝 자극적이긴 하지만, 언제나처럼 임용한씨 책은 늘 재밌고 현상에 대한 본질, 원리를 찾으려고 한다는 점에서 느끼는 바가 많다.

전쟁사는 내가 제일 약한 부분이기도 해서 100% 다 이해한 건 아니지만 재밌게 읽었다.

사선대형의 창조자라고 하는 테베의 에파미논다스, 군사들을 멀티플레이어로 바꾼 비잔틴 제국의 벨리사리우스는 책에서 처음 알았고, 이수스 전투와 가우가멜라 전투로 페르시아를 멸망시킨 알렉산드로스와 몽골 초원을 통일하고 거대한 제국의 기초를 닦은 칭기즈 칸의 영웅적 이야기는 자세히 알게 됐다.

그 외 대충 이름만 들어 본 한니발과 스키피오의 칸나에 전투, 왜구를 물리친 명나라의 명장 척계광, 사막의 여우라는 로멜 장군의 영웅담도 좀더 상세하게 알 수 있었다.

역사에 길이 남은 영웅들은 범인보다 대범하고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유연성을 가졌다.

인생을 오래 산 건 아니지만 그 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아무리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도 실전에 돌입하면 언제나 변수가 있기 마련이고, 결국 그런 변수가 생겼을 때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성패가 나뉘는 것 같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데 단순히 모방만 해서는 이류 모방자에 불과하고 (처해진 상황이 다르니 100% 모방할 수도 없고) 모방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원리를 꿰뚫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좀 현학적인 말 같기도 한데 얼핏 이해가 된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따라하는 건 한계가 있고 결국 나에게 응용하여 어떻게 생산적인 결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라는 거다.

그러려면 현상만 봐서는 안 되고 원리, 그것을 가능하게 한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를 심도깊게 연구하라는 것이다.

책에는 영웅들이 등장하는데 범인과는 다른 놀라운 용기와 투지가 돋보여 과연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흉내낼 수 있을까 싶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열 배가 넘는 페르시아 군대를 공격하면서 언제나 가장 선두에 서서 적진을 돌파했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나 칭기즈칸이 멈추지 않고 계속 진격했던 것도 무모한 열정이라기 보다는, 자기 앞에 주어진 찰나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계속 몰아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충분히 이해된다.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주어진 것이 아니고 흔히 말하는 운때가 맞는 시점이 있으니, 너무 이것저것 재다 보면 기회를 놓치게 되고 몰아칠 때는 뒤돌아 보지 말고 공격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도 제일 현실적으로 와 닿았던 교훈은 척계광 편이었다.

놀라울 정도의 위력을 가진 일본도로 무장한 전문 무사인 왜구를 상대하기 위해 열 명이 원앙진을 짜서 대응한 척계광의 전술은, 인력과 물자가 풍부한 인해전술의 제대로 된 예를 보여주는데, 결론은 현실적인 성과를 내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기효신서를 보면 뜬구름 잡는 고수들의 어려운 문장이 아니라, 전투의 맥을 짚는 직접적인 표현으로 쓰여 있다고 한다.

무림고수나 그럴 듯한 무기로 무장하지 않아도 실전에 적을 맞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전략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

현실에서는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장에서 보면 책대로 안 되는 경우가 참 많고, 뭔가 변화를 주려면 관습의 저항에 부딪치곤 한다.

리더의 역할이 바로 그런 저항을 효율적으로 잠재우고 설득하는 일일 것이다.

내 삶에 이런 교훈들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머릿속에 뒤죽박죽 얽혀 있는데 좀더 적극적으로 공격적으로 주도적으로 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른 어떤 자기계발서 보다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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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의 인문학 - 한국인의 역사, 문화, 정서와 함께해온 밥 이야기 한식 인문학
정혜경 지음 / 따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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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는 좋은데 내용은 so so...

이런 종류의 글을 쓸 때는 학자적인 관점에서 전문적으로 써야 할지, 아니면 대중에게 초점을 맞춰 에세이 형식으로 써야 할지 먼저 글의 성격을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적당히 버무리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 어설픈 수준의 책이 된 것 같다.

차라리 주영하씨의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편이 훨씬 낫다.

한국인의 주식에 대한 전문가의 심도있는 견해를 원했는데 밥 예찬론이 절반은 나와 글의 성격이 모호하다.


책에 보면 식사 준비가 가사노동이 아닌 요리라고 인식이 바뀐다면 남자들도 기꺼이 주방에서 음식을 할 거라는 말이 나온다.

요즘 트렌드를 보면 확실히 요리라는 개념이 많이 확산되어 일종의 취미로 인식되어 남자들도 기꺼이 요리에 동참하고 TV 프로그램을 봐도 요리 예능이 대세다.

남편 역시 정말 요리를 잘 하고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 트렌드 변화를 확실히 느낀다.

그런데 만약 정말 식사준비가 가사노동이 아닌 요리가 되려면, 좀더 외식이 확산되어야 할 것 같다.

삼시 세끼를 전부 집에서 먹는다면 아무리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일리자도 책에 나온 표현을 빌자면 결코 "예술"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다 한 번 기분좋게 멋지게 차려내는 게 취미로서의 요리지 아침, 점심, 저녁을 매일 차려야 한다면 본인이 요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고 가사노동을 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과거의 정서를 빌어 책에서는 밥을 엄마와 연결시키는 말이 많이 나온다.

나 역시 엄마가 해 주는 음식이 제일 맛있고 음식에는 감정이 많이 실려 있어 음식 그 자체보다는 누가 해 준 음식인지, 어떤 상황에서 먹었는지가 더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맞벌이를 하고 가사노동이 더이상 아내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요즘 같은 시대에도 여전히 엄마 하면 밥, 엄마가 해 주는 따뜻한 밥 이런 식으로 당연시 하여 글을 쓰는 건 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저자 역시 워킹맘으로서 아이들에게 밥을 제대로 챙겨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엄마가 꼭 밥을 해 줘야 하는 것인가 의문이다.

아빠들은 직당다니느라 애들 밥을 못해 준다고 미안해 하지 않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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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박물관 산책 - 문화인류학자 이희수 교수와 함께하는
이희수 지음 / 푸른숲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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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

표지 디자인도 산뜻하도 안에 실린 사진 도판도 선명하다.

저자가 어렵지 않게 터키의 역사와 아나톨리아 반도의 고대 역사를 박물관 유물들과 함께 설명해 주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쉬운 만큼 깊이있는 해설은 못 된다는 점.

박물관이다 보니 그림 같은 명작이 아닌 유물 중심이라 어느 정도는 역사에 지식이 있어야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날 신정 국가 이미지의 이슬람은 매우 거부감이 들지만, 문화나 역사, 예술로서의 이슬람교는 말할 수 없이 매혹적이다.

형상을 그리지 말라고 하니 아라베스크 문양 같은 기하학적 무늬로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 장식을 만들어 냈는지.

인간의 창의력과 예술성은 늘 감탄스럽다.

터키 여행 때 가 봤던 파묵칼레, 카파도키아, 에페수스 등과 같은 유적지가 나와 반가웠다.

지금은 서구 문화가 주류를 이루지만 찬란했던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자랑스럽게 기억하는 터키인들의 문화유산이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

책에 나온 것처럼 서양 문명의 기원이라고 보는 그리스 문명 역시 중동에서 시작한 오리엔트 문화가 아나톨리아 반도를 거쳐 넘어간 것이니 문명의 요람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지역인 셈이다.

로마 정복 후 로마 유적지도 매우 많아 볼거리가 정말 많은 나라.

오래 전에 읽었던 <터키 1만 년의 시간여행>을 다시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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