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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불멸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 세계 최고의 과학자 11인이 들려주는 나의 삶과 인간 존재의 수수께끼
슈테판 클라인 지음, 전대호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알라딘에서 제목만 보고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
실제 책을 보니 너무 얇아 깜짝 놀랬다.
제목이 거창해서 두껍고 난해한 책일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분량이 작고 대화체가 굉장히 쉽게 접근할 수 있다.
250 페이지 정도고, 11명의 과학자 혹은 철학자들이 저자와 대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잡지에 기고된 인터뷰라 내용이 평이하고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인 듯 하다.
제목에 "불멸"이 들어 있어 죽음의 공포를 해결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제목과 거의 상관없는 내용만 나온다.
의식, 좀더 확장시켜 주관적 감정, 생각, 내면의 경험 이런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제인 구달을 통해 동물도 의식이 있을까라고 질문하기도 한다.
유대인 랍비 가문 출신이라는 피터 싱어의 공리적 윤리관은 무척 신선했다.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비행은 안 한다며 인터넷 화상 전화로 인터뷰를 한 이 사람은, 부를 추구하는 것이 빈곤을 방치하는 나쁜 행동인 것처럼 주장하면서도 윤리란 결과가 좋은 행동을 말하는 것이지, 칸트식의 무조건적인 도덕 명령은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이 좀더 편하고 아름답고 쾌락적인 삶을 위해 재화를 소모하고자 하는 욕구가 자본주의를 발전시켰고, 당연한 본능이며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공리주의 윤리관에는 나도 동의한다.
신생아 안락사라는 굉장히 급진적인 개념도 제시한다.
불치병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부모가 양육 의지가 없으면 편안하게 죽을 수 있게 의사가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낙태를 가지고도 태아 살해라고, 심지어 산부인과 의사를 죽이기까지 하는 이 판국에, 신생아 안락사라니!
너무 놀라우면서도 윤리관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노인 안락사를 허용하는 곳도 있는 걸 보면, 언젠가는 이슈로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여기 나온 과학자들은 기본적으로 종교인은 아닐 것 같고, 적어도 기독교식의 인격신이나 영혼불멸을 믿지는 않는 것 같다.
혹시 과학이 밝히지 못한 좀더 거대한 뭔가가 있을지 몰라고 기독교식의 인격신 형태는 절대로 아니고 심지어 그런 교리는 너무 단순하고 유치하다고까지 표현했다.
나 역시 무신론자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에 동의하지만, 그렇다면 종교에서는 이렇게 단순한 교리를 가지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벗어나게 해 주고 삶을 도덕적으로, 영적으로 이끌어 주는데 과학은 인간의 내적 감정에 어떤 길잡이를 제시해 줄 수 있을까 묻고 싶다.
어떤 철학자가 요즘은 윤리를 종교인에게 묻지만 사실 전통적으로 그것은 철학자의 몫이고 논증은 철학자가 훨씬 잘한다고 강변했다.
그러니까 실제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종교에 의지하지 않고도 편안한 상태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도덕적, 윤리적 규범을 제시해 주는 게 21세기 철학의 효용성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노벨 의학상을 탄 엘리자베스 블랙번이 인간의 수명을 결정하는 텔레미어에 대해 언급하면서 유일하게 입증된 장수 비결이 유전과 더불어 운동과 적절한 수면이라고 해서 오늘부터 운동을 해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