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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가고 장가가고 - 가족과 의식주, 개정증보판 ㅣ 송기호 교수의 우리 역사 읽기 2
송기호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5년 8월
평점 :
1권이 칼럼 형식의 가벼운 글이 많아 편견이 있었던 것 같은데, 2, 3권은 모두 괜찮은 내용이라 재밌게 잘 읽었고 나머지 4~6권도 마저 읽을 계획이다.
이번 책의 주제는 혼인제도와 가족관계.
성리학이 교조화되면서 효와 정절이 이데올리기화 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일부 이슬람 문화권의 명예살인을 비난하지만, 조선 후기로 갈수록 정절을 잃었다고 판단되는 여성을 집안에서 살해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런 걸 보면 전통이라 해서 무조건 미화시킬 수는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임진왜란 때 피난가면서 사공이 손목을 잡고 배에 태웠다고 정절을 잃었다면서 바다에 뛰어든 처녀를 열녀로 정려한 기록도 나온다.
이러니 청나라 때 포로로 끌려갔다가 돌아온 여인들을 정절을 잃었다고 가문에서 내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왜 조혼이 유행하게 됐는지에 대한 유래도 재밌다.
보통 원나라 때 공녀 징발 때문에 조혼이 성행하게 됐다고 알려졌는데 그 전에도 이미 조정에서 조혼에 대한 우려가 논의됐다고 한다.
일찍 시집을 오면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평균수명이 짧기 때문에 후계를 얻고 싶은 욕심에 갈수록 혼인 연령이 낮춰졌다.
그런데 20세 이전에 출산할 경우 영아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른 출산으로 오히려 산모와 아이의 위험률이 더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
혼인 후에도 여성의 姓을 지키는 풍습을 들어 한국이 일본이나 서구 사회에 비해 여권이 높았다는 해석을 많이 접하는데 이것도 허구에 불과하다고 논파한다.
전통사회에서 여성에게 성을 유지시킨 것은 동성동본혼을 피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여성에게는 아예 이름이 없었던 걸 보면 개인으로서의 여성을 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