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면허
조두진 지음 / 예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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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방송을 통해 책을 접했다. 현실적인 인물들의 대화가 재밌으면서도 21세기에도 여전히 여자는 결혼에 목매고 남자의 부양을 받는 존재라는 전제가 너무 불편하고 고리타분하다.남자는 사회적 성취, 여자는 가정에서의 행복 이런 이분법적 사고가 깔려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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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아내 - 조선 여성들의 내밀한 결혼 생활기
류정월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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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고리타분한 제목인데,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다.

행장이나 설화 등 기존 자료를 주로 인용한 책들은 지루한 자료의 나열이기 십상인데 행간에 숨은 의미를 짚어 가면서 재밌게 서술한다.

유학자의 아내로 살아가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관직 외에는 달리 호구책을 마련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선대로부터 받은 재산도 없이 과거에 매달리는 대부분의 사족들은 결국 아내의 노동에 기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길쌈하고 농지 경영하면서 자급가족이 가능한 사회라 그럭저럭 꾸려 나갔던 것 같다.

그래도 한 두명의 노비는 노동력으로 확보하고 있었으니 고정수입이 없어도 생활이 유지됐던 듯 하다.

선비들은 아내를 사랑의 대상으로 보기 보다는, 집안을 이끌어 가는 파트너로 생각했던 것 같다.

축첩이 용인된 사회였으니 사랑은 첩과 나누고 집안 대소사는 아내와 의논하는 식으로 말이다.

결혼을 가문끼리 결합으로 생각하는 전통사회였으니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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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도를 걷는 즐거움 - 이재호의 경주 문화 길잡이 33 걷는 즐거움
이재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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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좋은데 내용은 좀 진부한 느낌이다.

그러고 보면 유홍준씨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편안하게 잘 쓰여진 책인 듯.

신라가 여왕이나 외손, 사위 등이 계승한 케이스가 많다고 세계 최고의 남녀평등 국가였다느니, 비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느니, 세종대왕 때까지는 과학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느니 이런 어설픈 감상은 좀 지양했으면 좋겠다.

근거없는 민족주의적 감탄은 책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느낌이다.

오래 전 고등학교 친구들과 경주 답사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처음으로 답사 여행이라는 걸 가 봤는데 가이드 수준이 높아 깜짝 놀랬다.

불국사나 왕릉, 남산 소개 등이 수준급이라 유익했던 기억이 난다.

책에도 그런 에피소드가 잠깐 나오는데, 같이 답사여행 했던 어떤 분이 암으로 돌아가시기 전 그 때 답사 다니던 때가 가장 좋았다고 회고한다.

인생의 절반을 산 것 같은데, 나도 돌아보면 여행 다녔던 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취직했을 때는 그래도 시간이 좀 있었는데 자영업자가 되고 보니 더 시간이 안 난다.

책 속에서 세상 유람을 하고 아쉬움을 달래게 된다.

유홍준씨 답사기를 다시 읽어봐야겠다.

 

울산 천전리 각석에 새겨진 글 중 추명에 대한 설명이 좀 이상하다.

법흥왕의 동생, 즉 진흥왕의 아버지인 사부지 갈문왕이 죽은 아내, 즉 지혜시몰비를 그리워 하면서 쓴 글이라 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지혜시몰비, 즉 지소부인이 죽은 남편인 사부지 갈문왕을 그리워 하면서 쓴 글 맞는 것 같다.

입종 갈문왕은 진흥왕 즉위 전에 사망했고 즉위 후에는 지소부인이 섭정을 했으니 저자가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수년 후 다시 계곡을 찾은 것은 사부지 갈문왕이 아니라 부인인 지혜시몰비가 맞는 듯 하다. 지소부인이 아들 즉위 후 섭정했다는 사실은 유명한 일인데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에 소홀한 듯 하여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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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애호가의 보물상자
제임스 노우드 프랫 지음, 문기영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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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좋은데 내용은 평이하다.

이 책의 번역가 문기영씨가 쓴 <홍차수업>이 더 재밌었다.

이런 인문학 책은 문화적 배경도 중요한 것 같다.

번역서 보다는 국내 필자가 쓴 책이 더 편하게 와 닿는 느낌이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홍차의 역사와 분류법, 다원 등이 반복해서 읽다 보니 감이 좀 잡힌다.

차는 안 좋아하지만 차를 둘러싼 배경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미국은 커피 문화인 줄 알았는데 차가 많이 보급됐다는 게 신기하고, 러시아, 터키 등도 홍차가 주를 이룬다고 하니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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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틴에서 푸시킨까지 - 한국 속 러시아 발자취 150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HK 연구사업단 학술연구총서 19
김현택.라승도.이지연 지음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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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는 젊은 느낌의 책이었다.

공산혁명 이전의 고전 문화와 전통에 대한 얘기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소련 이후의 현대 문화와 교류에 대한 내용이 많아 신선했다.

특히 러시아의 연극이나 발레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오늘날 한국에서 이렇게나 많이 초빙되고 공연되는 줄 몰랐다.

쇼팽 콩쿨 우승자로 유명해진 조성진이 차이코프스키 콩쿨 3등에 입상했다는 것도 새롭게 알았다.

러시아 극예술의 전통이 이렇게나 깊고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현대적인 것이라는 게 신선하다.

3장의 한국과의 교류 부분은 깊이가 얕아 보여 아쉽다.

사진이 많아 보는 즐거움이 있고 2장의 공연 예술 분야가 유익해 새삼 공연 관람에 대한 욕구가 불끈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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