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왜곡하는 한국인 - 엉터리 국사교과서를 비판한다
김병훈 지음 / 반디출판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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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역사학자의 본격적인 사료 비판은 아니고, 널리 통용되고 있는 자국 위주의 역사관을 가벼운 터치로 비판하는 책이다.

삼국 시대 때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문화가 전파됐다는 부분은 강조하면서 정작 중국에서 선진 문화가 흘러 온 것은 상대적으로 축소시키고, 일본 자체의 문화적 저력은 언급하지 않는 태도는 나 역시 매우 모순으로 생각하고 있던 터다.

그러고 보니 20세기 근대화가 이루어지면서 일본으로부터 얼마나 큰 영향을 받았는지는 거의 언급을 안 하고 있다.

책에서 비판한대로 근대 유럽의 학술용어들이 죄다 일본식 한자어로 번역되어 전해지지 않았던가.

오히려 고대 한반도와 일본이 얼마나 긴밀한 관계였는지, 왜 그런 밀접한 관계를 맺었는지 등에 대한 기술이 더 중요할 듯 하다.

여전히 식민지 경험을 극복하지 못한 탓인가.

식민사학을 하도 여기저기 가져다 쓰니, 요즘에는 일본 문화에 대한 열등감의 표현이 곧 식민사관이라는 역설도 성립되는 것 같다.

고조선을 신화가 아닌 역사적 실체로 기술한 점이나, 백제가 마치 요서에 실제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식민지라도 건설한 것처럼 기술한 것, 평양에 있던 낙랑군이 단지 교역체였을 뿐이라는 점 등이 아전인수격 해석이니, 보다 비판적 서술이 필요할 듯 하다.

신라의 삼국 통일이 외세를 위한 불완전 통일이었다고 한다면 저자의 비판대로 6.25 역시 외세를 끌어들인 내전에 불과한 것인가.

민족이 근대적 발명품임을 고려할 때 오늘날의 관점에서 당시 역사를 재단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한다.

6.25 직전의 현대 양민학살에 대한 반성과 평가는 새로운 지적이라 관심있게 읽었다.

그렇지만 겨우 4년에 불과한 나치 점령기를 청산한 프랑스와. 36년간 식민 치하에 있었던 한국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유럽인 저자가 쓴 책이었는데 프랑스의 나치 청산이 한국에서 생각하는 친일 청산의 개념과는 상당히 달랐다.

한 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단순 비교는 무의미할 것이다.

이 책의 주제는 맨 마지막 문장에 있는 듯 하다.

"남들과 달리 우리만 유별나고 위대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민족적 자긍심을 높인다며 과장하고 애매하게 말하는 교과서도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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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미술 - 뉴욕에서 만나는 퍼블릭 아트
권이선 지음 / 아트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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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뉴욕의 특별한 미술관> 보다는 좀 전문적인 느낌이 든다.

보통 작가들이 한 번 써 먹는 주제를 재탕하는 경우가 많아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알차서 만족한다.

다만 도판이 너무 작아 아쉽다.

책값 때문에 그럴 것 같긴 한데, 공공아트 작품들은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하기도 힘드니 좀더 큰 도판으로 실어 줬음 좋았겠다 싶다.

확실히 미국은 현대미술을 선도해 가는 나라답다.

제목만 보고 뉴욕 미술관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공공미술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대해 알게 돼서 신선하다.

시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펀드 등을 통해 도시의 환경을 가꿔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현대미술을 보면 정말 회화의 시대가 끝난 것인가 싶다.

설치미술, 특히 야외에 세워지는 작품들의 규모와 다양한 소재에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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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 이야기 - 측근 정치의 구조
미타무라 다이스케 지음, 한종수 옮김 / 아이필드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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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학자들이 쓴 중국 역사책은 유럽과는 또다른 관점이라 흥미롭다.

1960년대 나온 책이라 올드한 느낌이 있으나 재밌게 잘 읽었다.

역사서에 나온 에피소드들을 인용할 수밖에 없는지라 위키피디아에 그대로 실린 내용이 종종 보여 아쉽긴 하다.

분석적인 글쓰기란 참 어려운 일 같다.

주원장이나 유방 같은 호걸 영웅이 나라를 세우는 난세가 아니라면 야심이 있는 최하층민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과거로 인생역전을 할 수 없는 최하층민이라면, 요즘같은 자본주의 시대가 아니니 사업도 할 수 없을 것이고, 어찌 보면 권력자가 될 가능성이 눈꼽만큼이라도 있는 길이 바로 환관이 아니었을까 싶다.

황제가 유일무이한 권력을 휘두르는 전제적 독재 국가에서 가족도 없이 오직 자신만을 추종하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환관이라는 존재가 꼭 필요했음이 이해된다.

단순히 황궁에서 궁녀들을 독점하기 위해 거세한 것이 아니라, 동양적 전제국가에서 필요악이었던 듯 하다.

일종의 장애인을 만든 셈이니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끔찍한 제도였는데도 19세기 말까지 지속됐다는 점을 보면 매우 중요한 제도였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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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역대 황제 평전 - 소통하는 지도자는 흥하고 불통하는 지도자는 망한다 역대 황제 평전 시리즈
강정만 지음 / 주류성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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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자가 쓴 명나라 황제 이야기.

정사에 중점을 두면서도 비빈간의 갈등이나 출생의 비밀 등 야사 쪽에도 분량을 할애해 신뢰감이 약간 떨어지는 면이 있다.

확실히 최근에 읽은 일본인 학자의 <영락제> 보다는 밀도 면에서 떨어지는 느낌이다.

중국인 필자가 쓴 <황제들의 숨겨진 중국사> 보다는 훨씬 낫다.

단죠 히로시는 영락제의 정화의 원정이 서양처럼 교역을 원해서가 아니라 화이질서의 완성을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무척 공감했다.

반면 이 책에서는 생산량이 늘면서 사치품 교역을 위해 원정을 추진했다고 가볍게 넘어간다.

피상적인 고찰이라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좀 아쉽다.

사회분석이 동반된 본격적인 연구서는 아니지만 성실하게 명나라의 역사를 황제 중심으로 풀어 써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황제의 신임을 얻은 신하나 환관들이 큰 권력을 장악했으면서도 일순간에 몰락한 것도 신기히다.

장거정과 신종, 엄숭과 세종 등 엄청난 권력을 휘두렀으면서도 황제의 마음이 바뀌면 어느 순간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버린다.

일시적으로 황제를 좌지우지 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장악할 수는 없었고 황제 독재 국가였음이 이해된다.

적어도 당나라 때처럼 환관에게 황제가 살해당하고 환관에 의해 황제가 옹립되는 일은 명나라에서는 불가능 했을 것 같다.

유교가 국시인 나라라 명분론에 집착해 황위 계승에 따른 황제와 신하들 사이의 갈등이 매우 심했던 것도 인상적이다.

적장자 계승 원칙이 지켜지면 갈등도 적겠지만 다른 것도 아닌 황위가 언제나 순탄하게 적장자에게 이어지길 바라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세종 가정제가 아버지 흥원왕의 추숭을 위해 신하들과 오랜 기간 동안 알력 싸움을 하고, 신종 만력제 역시 셋째 아들 주상순을 태자로 만들기 위해 수십 년간 태업까지 한다.

신하들이 그토록 황제로 세우고 싶었던 첫째 아들 태창제는 허망하게도 즉위 한 달만에 사망한다.

황제도 어리석지만 유교적 명분론에 집착해 황제와 갈등한 이른바 동림당이란 사대부들도 답답하게 느껴진다.

왜 조선이 명을 동일시 했는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명의 황제들은 대체적으로 도교와 단약을 좋아했던 듯 하다.

오래 살고 싶은 욕구와 성적 쾌락에 대한 높은 기대치가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켰던 점은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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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들의 숨겨진 중국사
장위싱 지음, 허유영 옮김 / 이가출판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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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라기 보다는 대중적인 인물 이야기라고 할까?

아무래도 한국사보다는 세부적인 부분을 잘 모르는지라 상식을 키우자는 의미로 읽게 된다.

한, 당, 명, 청 같은 통일 왕조들은 워낙 유명해 쉽게 읽히는데, 위진남북조 시대나 5대 10국 시대의 황제들은 재위 기간도 짧고 덜 유명한 인물들이라 감별이 참 어렵다.

시호나 묘호가 비슷한 사람도 많아 너무 헷갈린다.

하다못해 명나라 청나라처럼 연호로라도 불리면 겹치지는 않을텐데 죄다 태종, 문제, 무제 이런 식이라 일일이 구별해서 기억하기가 참 어렵다.

위진남북조 시대와 5대 10국 시대의 역사를 더 많이 읽어야 할 듯 하다.

중국은 워낙 큰 나라라 그런지 사람을 죽여도 규모가 어마어마 하다.

홍무제는 두 번의 옥사로 무려 3만 여명을 처형했고 아들 영락제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인물들이니 비빈들의 순장도 쉽게 이뤄졌을 듯 하다.

고대 사회도 아니고 근세에 순장이라니, 그것도 유목 왕조도 아닌 유학을 숭상한다는 한족의 명나라에서 말이다.

영락제 사후 순장된 인수대비의 고모인 공비 한씨의 삶이 안타깝다.

조선에 있었으면 최고의 권세를 누렸을텐데 중국으로 끌려가 꽃다운 나이에 결국 무덤 속에 갇히게 되다니.


오류와 의문점

1) 원의 태정제가 사망 후 아들 라기바흐가 계승하는데 엘 테무르에게 쫓겨나고 무종의 아들 문종이 황위에 오른다.

책에서는 태정제의 장자가 멀리 있어 동생인 문종이 황제가 됐다고 하는데 번역을 잘못한 것 같다.

태정제의 아들인 천순제가 쫓겨난 후 무종의 장자 명종이 멀리 있어 대도로 오는 과정에서 동생 문종이 먼저 황제로 등극했다.

2) 청나라 기인의 딸들은 3년마다 있는 재녀 선발에 참여해야 하고 여기서 탈락하면 결혼을 못한다고 했는데 이해가 안 된다.

모든 기인의 딸은 혼인 전 반드시 재녀 선발에 참여해야 하는데 탈락한다고 결혼을 못하면 시집갈 여인이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조선의 중전 간택 역시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삼간택에 들어도 혼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3) 앞서 읽은 책 <영락제>의 번역자는 각주에서 영락제의 생모가 조선인이었다고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검색해 보니 중국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영락제는 조선인 궁녀를 많이 뽑았는데 어머니가 조선인이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나 보다.

영락제가 태어날 무렵 아버지 주원장은 한 번도 남경 근처를 벗어나질 못했기 때문에 불가능한 가설로 본다고 한다.

그럼 그렇지 싶다.

4) 송 문제 이름이 잘못 인쇄된 것 같다.

유희륭이 아니라 유의륭이다.

5) 금 애종 완안수서와 말제 완안승린은 부자 관계가 아니다.

완안승린은 금나라 시조 아골타의 형 우야수의 후손으로 애종의 근위대장이었다.

6) 송 효문제 유의륭의 6녀 임천공주가 남편을 조카 효무제 유준에게 침소했다고 했는데, 효무제는 조카가 아니라 이복남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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