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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이상훈 지음 / 푸른역사 / 2015년 12월
평점 :
1)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다.
가벼운 내용일까 봐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표지도 신선하고 내용도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당시 정세를 잘 이해할 수 있게끔 현대 사회상과 비교하여 쉽게 설명한다.
2) 가장 핵심은 나당전쟁의 평가라 할 수 있겠다.
교과서에도 신라가 당의 도움을 받아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킨 후 당나라를 물리쳤다, 정도로 가볍게 서술해 영토를 지키고자 했던 신라인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했는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하다.
오히려 요즘은 당에 군사를 청한 김춘추를 매국노로 보기까지 하는 분위기라 나당전쟁의 조명이야 말로 말도 안 되는 현대인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김춘추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다.
고대라서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외교 사절로 직접 여러 나라를 뛰어다녔던 국왕이 있었던가.
실무 책임자가 왕이 되었으니 통일을 이룩한 신라의 역량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느껴진다.
더불어 김유신의 리더십과 충성심, 군장악력 등을 흥미롭게 읽었다.
사서에 나오는 한 줄 기사를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쥬라는 의미가 이해된다.
3) 신라가 스파르타와 비슷한 병영국가였다는 평가가 인상적이다.
전쟁이 빈번한 시기였고 특히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하고 최종적으로 외세인 당나라까지 물리치고 최후의 생존자가 된 시점이었으니 온 나라가 군사력으로 무장한 고단한 시절이었을 것이다.
신라의 독특한 제도로 알려진 화랑도가 군사 조직으로 편입되어 큰 활약을 한 것으로 봐도 젊은이들이 준전시 체제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4) 나당연합군이라고 하지만 실제 당나라가 신라를 대등한 동맹군으로 생각했을 리가 없고,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한 후 도독부를 설치해 오히려 신라까지 위협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외세를 몰아내고 대동강 이남까지 영토를 확장시킨 신라의 노력은 높게 평가받아 마땅하다.
토번의 성장으로 당이 신라에 군사를 보낼 여력이 없었다는 것도 외부적인 요인일 수 있겠으나 이것은 국제적인 평가일 것이고, 우리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당을 몰아낼 수 있었던 내부의 저력에 좀더 주의를 기울여 공정한 평가를 내려야 할 것이다.
간만에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