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 전 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기억의 위대한 힘
조슈아 포어 지음, 류현 옮김 / 갤리온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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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제목과는 달리 꽤 지루하고 기억력에 대한 특별한 방법이 제시되지 않아 실망스럽다.

서양에는 기억력 대회가 있어 마치 스포츠처럼 훈련을 한 선수가 출전해 등수를 가리는 모양이다.

유일하게 소개된 방법이 바로 기억의 궁전인데 다른 책에서도 읽었지만 실제적으로 도움이 안 됐다.

잘 아는 장소에 기억해야 할 것들을 대입시키라고 하는데, 나는 그런 공간적 이미지가 쉽게 떠오르지 않고 익숙한 장소를 기억하는 것부터가 너무 어렵다.

내가 길치이고 공간 감각이 부족한 탓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최근에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은 왕위계승도다.

역사책을 읽을 때 거의 대부분이 왕조사이기 때문에 왕위계승 관계를 확실히 알면 인물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서양사는 일부러 외우지 않으면 그 인물이 어느 시대 사람인지 전왕과는 어떤 관계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위키를 참조해 꼭 확인을 한다.

그런데 정말 안 외워진다.

배경지식을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외우기가 참 힘들다.

특히 서양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같은 이름이 너무 많이 반복되어 정말 헷갈린다.

그나마 역사적으로 약간의 수식어가 붙은 왕은 구별하기가 좀 낫다.

이를테면 스코틀랜드를 정벌한 에드워드 1세는 장신왕, 부르고뉴의 마리 1세 아버지는 용맹공 샤를 1세, 그 아버지는 선량공 필리프 3세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 위의 필리프 2세도 용담공이고 아들인 장 1세도 용맹공으로 번역된다.

원어는 다른데 번역은 같으니 구분하기가 참 힘들다.

또 장1세와 필리프 2세 등은 프랑스 왕도 있기 때문에 항상 헷갈린다.

책에 나온 방식처럼 이미지로 만들어 외우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익숙하지가 않아 책에 나올 때마다 찾아보면서 반복해서 눈에 익히고 있다.

그런데 내 경우를 비춰 보면, 시간을 두고 다른 책에서 여러 번 보면 기억에 오래 남게 된다.

같은 책을 반복적으로 읽으면 지루해지는데 며칠의 시간을 두고 다른 책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때는 각인이 되는 것 같다.

기억관련 책에서는 이를 교차반복이라 하는 듯 하다.

프랑스의 왕 필리프 4세를 외울 때도 도대체 이 왕이 누구인지 앞뒤의 계승자는 어떻게 되는지 헷갈렸는데 어떤 역사 다큐에서 그가 템플 기사단을 해체하고 아비뇽 유수를 단행한 사람임을 드라마 형식으로 보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안 헷갈리게 됐다.

또 필리프 4세는 아들 셋이 왕위에 오르고 딸은 에드워드 2세에게 시집가 낳은 아들이 에드워드 3세이니 자녀들이 넷이 모두 왕위에 올라 필리프 4세다, 이런 식으로 외우고 있다.

어쨌든 반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한 번에 잘 외우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됐는데 실제적인 도움은 되지 않아 아쉽다.

다만 자동화 단계에 진입하게 되면 플루토 상태가 되어 더이상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인지 단계에 머무르면서 목표를 설정해 좀더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도움이 됐다.

또 잘하는 것은 여러 번 반복해 봤자 실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되고 결과 평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한다는 말도 공감이 간다.

유튜브에서 강용석 변호사가 나와 사시 합격 비결이라고 강의를 할 때 비슷한 말이 있었다.

맞은 문제는 다시 볼 필요가 없다, 애매한데 맞은 것도 안 봐도 된다, 어차피 시험보면 애매하지만 정답을 맞추게 되어 있다, 다만 복습할 때는 틀린 부분만 다시 풀어라, 그러면 시간을 절약하고 모르는 부분을 확실히 알게 된다고 했다.

미국 의사가 쓴 책 중에도 피드백의 중요성에 대해 나온다.

응급의학과 의사는 병동 의사에 비해 진단률을 높이기 어려운데 이는 병동으로 올려 보내고 나서 경과관찰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책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유방암을 진단할 때 방사선사는 사진만 찍을 뿐이라 오래 일해도 진단하기가 어려운데 유방암을 수술하는 의사는 병의 경과에 대해 피드백을 받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실력이 높아진다고 했다.

수련받을 때는 피드백 받기가 쉬운데 막상 일선에 나가게 되면 대부분 follow up 이 loss 되기 때문에 참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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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세 도시 기행 - 송대의 도시와 도시 생활
이하라 히로시 지음, 조관희 옮김 / 학고방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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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 도시에 대한 디테일한 이야기.

분량이 작고 번역이 매끄러워 금방 읽었다. 

당나라 때는 도시를 방벽으로 구획하여 자기가 속한 방에서만 거주하게 했는데, 송나라로 넘어오면서 도시가 상업화 되고 벽이 무너져 교역이 자유로워지고 서민 문화 에너지가 넘치게 된다.

성벽도 놀라운데 방벽이라니, 당나라 역사를 읽을 때마다 이 부분이 참 놀랍다.

성벽은 도시 방어를 위해 높게 두를 수도 있겠으나 성 안을 다시 방으로 나누고 거기에 또 벽을 치는 거주지 규제라니.

앞서 읽은 하버드 중국사에서도, 인민을 토지에 종속시켜 지배하는 균전제에서, 단순히 토지의 생산량에 따른 세금을 걷는 양세법으로 전환하면서 국가의 지배력이 약해졌다고 지적한다.

중세의 도시는 오늘날의 도시와 크게 다를 게 없을 만큼 매우 역동적인 근대성을 갖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에 옮겨적은 것처럼 국가에 의한 통제력이 상상 이상이었음을 잊지 않아야 할 듯 하다.

꼼꼼한 각주가 좋긴 한데, 책 내용과는 큰 상관없는 이야기들이라 다소 흐름에 방해가 된다.


<인상깊은 구절>

238p

송에서 명, 청으로 전해진 중국 사회에 엄중한 지배가 억누르고 있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가까이서 누렸던 생활의 이면에는 강한 지배력의 첨병이었던 관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사람들의 마음 따뜻한 배려가 무심한 관료에 의해 산산이 부셔진 정황을 묘사한 소설도 많다. 극히 최근의 런던이나 파리로 여겨질 만큼 근대화된 도시 생활의 이면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지배나 시대의 논리를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느 시대건 서민의 에너지는 굉장한 것이다. 하지만 빛나기만 할 뿐인 서민의 에너지에 눈을 빼앗겨 중국 사회에 서구적인 의미에서의 근대적인 것이 일찍부터 있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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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중국사 당 - 열린 세계 제국 하버드 중국사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지음, 김한신 옮김 / 너머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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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밌다.

흔히 보던 정치나 인물 위주의 역사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스타일의 책이라 흥미롭다.

몇 권 안 읽었지만 서양에서 발간되는 역사서는 사회 구조 분석에 훨씬 더 비중을 두는 것 같다.

그래서 당대 사회 분위기와 체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안타까운 점은 번역이다.

앞서 읽은 남북조 시대나 송,원 시대는 매끄럽게 잘 읽히는데 이번 책은 문장이 번역투라 한 번에 쭉 읽히지가 않는다.

안 그래도 새로운 내용이 많아 주의를 기울이는데, 어색한 문장이 많아 두 번 세 번씩 읽느라 지루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실린 옮긴이의 말을 보면, 역시 전공자라 그런지 간략하게 당대사를 잘 정리했다.


균전제에서 양세법으로 바뀌면서 국가가 백성을 재산으로만 구속하게 됐다는 점, 당대의 문벌 귀족은 조정의 관직을 통해 보증됐기 때문에 당나라가 멸망하면서 사라졌고 능력 본위의 과거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송대에 이들이 사대부층으로 변화했다는 점, 토지의 집중을 통해 상업 작물이 재배되고 인쇄술 등을 통해 농업 기술이 널리 확산돼어 농업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 대운하를 통해 강남의 부가 정치의 중심인 화북을 먹여 살리게 된 점, 그로 이해 강남으로 엄청난 인구 이동이 초래된 점, 당 후반기에 토번 등이 성장하면서 중앙아시아의 지배권을 상실하게 되자 해상교역이 주로 이루어진 점, 상업 도시의 탄생과 도교와 불교의 위상 등 흥미로운 주제가 많았다.

책의 표현대로 후기 중화 제국, 즉 근세인 송나라로의 이행이 어떻게 이루어졌나에 대한 고찰이 쭉 이어진다.


<오류>

141p 

덕종 다음은 순종이고 그 다음이 헌종이다.

순종이 재위 1년을 채우지 못해 805년에 덕종, 순종, 헌종이 연이어 제위에 있던 것은 맞다.

295p

동아시아는 중국의 표기 문자가 아닌, 표의 문자로 처리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309p

동아시아의 언어와 국가 운영관습은 중국식 모델에서 가져왔다고 되어 있는데 언어는 각자 달랐으니 문자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310p

연개소문이 왕을 타도하고 그 동생을 옹립한 것이 아니라, 영류왕을 시해한 후 조카인 보장왕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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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 2 중국 인문 기행 2
송재소 지음 / 창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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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도 재밌게 읽었는데 2권이 나와 반가운 마음에 도서관에 신청한 책이다.

450여 페이지에 달하는 많은 분량이지만 쉽게 잘 읽혀 4시간 정도에 완독했다.

1권도 새삼 다시 읽고 싶어진다.

여러 곳을 가볍게 훑지 않고 강소성의 의흥과 절강성의 소흥 이 두 곳을 집중 탐사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중간중간 소개하는 술과 차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다.

인문기행으로 답사객을 이끌고 두 곳을 방문했던 것 같은데, 유홍준씨의 답사 컨셉과 비슷한 듯 하다.

패권주의 현대 중국은 극혐이지만, 역사적 중국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주제다.

역사책이 아닌, 기행문으로서의 중국 책이 많이 발간되면 좋겠다.

오래 전에 북경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만리장성을 잊을 수가 없다.

직접 가보지 않았다면 장성이 얼마나 위대한 건축물인지 미처 몰랐을 것이다.

답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낀다.

소개된 많은 장소와 인물들이 다 흥미롭지만 특히 마지막에 소개된 서비홍이 가장 관심이 간다.

서양화에 비해 동양화는 데생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말 그림을 보면 이것도 편견이구나 싶다.

다른 그림들도 다 멋있지만 특히 먹으로 그린 질주하는 말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그가 발굴한 제백석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번에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전시회에 못 가 본 게 너무 아쉽다.

중국 관련 책을 읽을 때마다 아쉬운 점이 바로 서예와 한시다.

한시는 커녕 한자도 겨우 더듬더음 읽는 수준이라 공부를 많이 해야 맛이라도 볼텐데 언제 시간이 날까 싶다.

지금으로서는 하다 못해 절이나 궁에 걸린 현판이라도 제대로 읽고 싶다.

책에 좋은 한시들이 많이 소개됐으나 제대로 감상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서예도 뭔가 특별한 감상 포인트가 있을텐데 그저 부족한 식견이 아쉬울 따름이다.

술과 차는 전혀 즐기지 않지만 소개된 글을 읽다 보니 마셔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쉽게 글을 참 잘 쓰고, 중국 곳곳에 대한 넘치는 애정이 느껴진다.

3권, 4권도 계속 나오길 바란다.


<오류>

417p

태호는 강서성이 아니라 강소성에 있다. 오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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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 - 정태남의 유럽 문화 기행
정태남 글.사진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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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출간된 책이라 그런가, 시의성에 다소 뒤떨어지는 느낌이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많아 좋긴 한데, 전문적인 사진보다는 아무래도 감상의 맛이 떨어진다.

너무 평이하고 쉬운 책이랄까...

진부한 제목처럼 평범한 책 같다.

개인 블로그에나 올려야 할 수준의 책들이 워낙 범람하고 있으니 그나마 기본은 하는 듯 하다.

로마사는 상대적으로 지식이 적은 편이라 가볍게 정리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로마 유적지에 자주 등장하는 아우구스투스의 사위 아그리파라는 인물이 인상적이다.

군인이면서 건축가라니.

판테온, 트레비 분수, 수도교 등에 이름을 올렸다.

판테온을 재건축 하고 산탄젤로 성과 빌라 하드리아누스를 세운 하드리아누스 황제도 신기하다.

황제와 건축가라니, 마치 세종대왕이 음운학자인 것과 비슷한 맥락이랄까.

그러고 보면 로마는 건축과 공학의 나라였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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