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풍경들 - 그림의 창으로 조망하는 세계 경제 2천 년 비주얼 경제사 2
송병건 지음 / 아트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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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디자인은 좋은데, 본문의 도판은 색감이 어두워 감상하기 어렵다.

명화의 도판을 삽입하는 것도 출판사의 노하우가 필요한 모양이다.

제목을 보고 세계화의 역사에 대한 고찰 정도 되는 줄 알았는데 서문에서 밝힌대로 칼럼 모음집이라 깊이있는 분석 대신 가벼운 스케치 글들이라 쉽게 읽히는 대신, 역시 깊이가 아쉽다.


인상적인 부분들

1) 해저 케이블

과학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해저 케이블이라는 개념이 무척 신기하다.

바다 밑에 케이블을 깔고 전신을 보내다니, 막연히 바다라고 하면 엄청나게 깊은 해저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밑에 통신 케이블이 무려 19세기에 깔렸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하다.

그 덕분에 놀랄 만큼 정보의 파급 효과가 커졌고 이른바 세계화가 완성됐다.

2) 화포가 도입되면서 기사 계급이 사라지고 전쟁을 하려면 엄청난 군비가 필요했기 때문에 봉건 영주들은 경쟁력을 잃고 국가에 종속됐다.

17세기 절대주의와 이른바 군사혁명의 관계에 대해 새롭게 인식했다.

3) 대항해 시대가 되면서 바다에서 위치 파악이 매우 중요했는데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존 해리슨의 해양시계다.

이를 통해 경도를 정확히 측정하게 됐다.

영국 정부에서는 상금까지 내걸었다.

과학 기술을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혁신적인 분위기가 서구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오류>

140p

1672년 태어난 표트르는 ... 이복동생 소피아에 의해 권좌에서 밀려났다.

->소피아는 1657년생으로 이복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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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백제 - 백제의 옛 절터에서 잃어버린 고대 왕국의 숨결을 느끼다
이병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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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참 잘 지었고, 디자인도 소박하지만 눈에 확 들어오는 개성이 있다.

서점에 진열된 신간 코너에서 눈길을 사로잡아 도서관에 신간 신청해서 읽었다.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와 비슷한 포맷의 책 같다.

두 책 모두 내가 못 가 본 길을 가는 이들의 에세이라 너무 재밌게 읽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앞의 책은 중국 고대사를 전공한 단국대 심재훈 교수의 에세이고, 이 책은 국립중앙박물관의 학예사의 글이다.

박물관에 갈 때마다 큐레이터가 됐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곤 하는데 롤 모델 같은 분의 좋은 글을 읽어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삼국 시대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백제, 그것도 사비기에 관한 이야기라 더 흥미롭다.

수막새 모양을 통해 신라의 흥륜사와 일본의 아스카데라가 백제 관영공방 기술자들에 의해 건립됐음을 밝힌다.

그리고 그 시원은 중국 남조라는 사실도 명백히 밝힌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보통 일본에 전해 준 것만 주장하지, 백제 문화의 시원은 어디인지에 관한 이야기는 빼먹기 마련인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중국 역사책에서 박산향로를 처음 봤을 때 충격이 생각난다.

백제금동향로에 대한 찬사만 듣다가 비슷하게 생긴 한나라 박산향로를 보니, 백제만의 독창적인 유물이 아니었고 당시 유행하던 문화 중 하나였다는 걸 깨닫게 됐다.

저자의 주장대로 중국 남조와 한반도, 일본, 더 나아가 베트남 등 당시 동아시아의 상호 교류라는 좀더 큰 틀에서 역사를 논한다면 훨씬 더 깊이있는 연구가 될 듯 하다.

책을 읽는 내내 백제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뜨겁게 느껴져 정말 인상적이었다.

나도 역사를 좋아하지만 저자처럼 직업으로 선택하지는 못해 이런 책을 읽으면 항상 부럽다.

발굴 과정이나 학위 논문 쓸 때의 어려움을 읽노라면 내 능력으로는 본격적인 연구자가 되기는 어려웠을 것 같기는 하다.

대신 이렇게 좋은 연구 자료들이 출간되면 열심히 읽는 독자가 되려 한다.

저자가 말미에 지식 소매상과 생산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많이 공감했다.

지난 번 주경철 교수의 <유럽인 이야기>처럼 대중들의 눈높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교양서, 대신 요즘 난무하는 얕은 지식의 역사서 말고 전공자들의 수준있는 지식들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책들이 많아 나오면 참 좋겠다.


<인상 깊은 구절>

44p

그렇게 몇 개월을 수도승처럼 살았다. 밤늦게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면서 가끔씩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어차피 내가 꿈꾸는 인생이라는 것이 어떤 지위나 눈에 보이는 성과를 바라는 것이 아니고, 지금처럼 하나의 목표를 향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 자체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15p

백제 멸망기에 이루어진 도굴의 흔적은 바로 인근에 있는 능산리 고분군에 관한 2016년도의 발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에 이루어진 문화재 도굴을 모두 일본인의 소행으로 치부하는 것도 현대인이 가진 또 하나의 편견이다.

367p

오랫동안 한 분야만 연구해 온 전문가들이 쓴 '어려운 대중서'보다는 넓고 얕은 지식을 쉽게 풀어쓴 소위 '지식 소매상'의 책들이 훨씬 더 인기를 끄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논문이라는 딱딱한 형식의 글만 써 온 사람들에게는 기대하기 어려운 적절한 비유와 현실 풍자, 공감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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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제국의 탄생 - 위대한 동아시아 시대를 연 탁발선비의 천년기행
윤태옥 지음 / 청아출판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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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형식의 역사 기행문이다.

다큐멘터리로 방영됐던 모양이다.

우리에게 매우 낯선 존재인 선비족의 흥망성쇠를 따라 가는 여정이다.

넓은 중국 초원 사진들이 많이 실려 있어 신비롭기도 하고 농경지와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니 과연 유목민의 나라는 다르다는 실감이 든다.

저자는 함께 동행한 박한제 교수의 중국역사기행을 읽고 이번 답사를 기획했다고 하는데, 나 역시 그 책 세 권을 정말 인상깊게 읽어서 반가웠다.

위진남북조 시대에 대해 거의 무지했고 특히 선비족의 북위는 오랑캐 왕조였거니 생각한 게 전부였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북중국을 통일했던 위대한 나라였고 이들의 후예가 수당까지 이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너무 생소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재밌어 시간을 두고 세 번이나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은 비전문가의 역사 기행문이긴 하지만 선비족의 탄생부터 멸망에 이르기까지 긴 여정을 지루하지 않게, 역사적 사실과 함께 소개한다.

북위 역사를 정리하는데 도움이 됐다.

제목은 대당 제국이지만 사실은 선비족의 이야기다.

이야기꾼 같은 저자의 문체가 흥미로워 다른 저작들도 같이 읽어 보고 싶다.


<인상깊은 구절>

271p

귀족제의 원리는 인격적 자질에 가치의 기준을 두되, 그 자질은 개인의 능력보다는 대대로 학풍과 교양으로 닦여진 우수한 가풍을 유지해 온 가문에서 생긴다는 사고에 기초한 것이다. 출신 가문에 상응하여 관직을 부여하는 일종의 신분제다. 가문의 사회적 지위와 관직의 정치적 지위를 연계함으로써 귀족 계층의 대를 이어 정치, 사회적 리더십을 이어가게 한 것이다. 


<오류>

167p

가황후는 자신이 낳은 태자 사마휼까지 폐위하고 죽였다.

->사마휼은 혜제 사마충의 후궁이 낳은 아들이고 가남풍은 딸만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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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 창조과학과 지적 설계론이 과학이 될 수 없는 16가지 이유, 한정 특별 보급판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김명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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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가장 발전된 나라로 인식되는 미국이라는 최선진국에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공립학교 과학 시간에 지적 설계론을 진화론과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법원에 청원을 하다니, 그저 놀랍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책을 읽으면서 진화가 생명의 원리임을 확신한다면 자연스레 무신론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지적 설계, 이른바 인격신(그 신은 반드시 기독교적 속성을 갖고 있어야 함)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는 것이 종교인의 믿음이라면 근본주의자들은 그것을 세속 생활에서도 강요하는 듯 하다.

인간은 죽을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고, 무엇보다 자신의 죽음을 끊임없이 인지하는 의식이라는 것을 갖고 있으므로 보다 강력한 신에게 의지하고 그것을 믿는 공동체에서 유사 가족으로서의 유대감을 통해 안정을 얻는 것이 진화적으로도 생존에 유리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럼에도 그러한 감정적인 믿음이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밝히려는 과학을 대신할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환원 불가능한 복잡한 기관이라는 눈이나 편모 등이 잘못된 주장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졌고, 목적을 갖고 처음부터 완벽하게 창조됐다는 주장도, 흔적기관과 쓰레기 DNA 등 쓸모없는 해부학적 기관 등이 반증이 된다.

중간고리가 없다는 주장도 이미 많은 화석들이 발견되고 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스티브 핑커의 도덕 감정의 진화이다.

흔히 종교가 인간의 도덕심을 고양시킨다고 하는데, 중세 시대 기독교의 마녀 재판이나 오늘날 이슬람 테러 집단만 봐도 종교가 딱히 도덕심과 상관관계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핑커는 인류가 교역을 확대하고 공감의 범위를 넓히는 과정에서 도덕 감정이 진화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과거에 비해 인종차별, 여성차별, 신분철폐, 고문과 사형제 폐지, 전쟁 감소 등 인권과 세계시민의식 성숙의 예는 무수히 많다.

도덕심을 발달시키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종교가 아니어도 진화의 원리로 우리는 과거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상 깊은 구절>

179p

우리는 초자연적인 행위자가 우리의 실존적 딜레마들을 해결하게 하는 반직관적인 세계를 간신히 창조한다. 이러한 세계들은 우리의 사실적인 일상세계와 충분히 가까워서, 지각적으로 강렬하고 개념적으로 다루기 쉽다. 종교적 세계들은 한결같이 신, 마귀, 천사, 조상의 영 같은 초자연적인 행위자의 개념들에 집중한다. 따라서 유령, 아브라함의 신, 악마는 심리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매우 흡사하지만, 물적 실체와 물리적 제약이 없다. ... 왜 사람들은 일상적 사실 및 논리와 모순되고 개인적 희생을 요구하는 초자연적인 세계를 받아들일까? 그것은, 이것이 처음에 종교를 유발한 감정들을 집단적으로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공동 의식은 초자연적인 행위자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도덕적 진리를 감정적으로 확인하고 거기에 헌신하게 만든다. ... 그러나 이러한 교감 밖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종교가 제공하는 것이라고는 잔인함과 불관용이 전부다. ... 강렬하고 친밀한 집단의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종파의 구성원들은 흔히 유사가족을 만든다. ... 과학이 인간과 인간의 의도를 우주 속의 부수적 요소로 취급하는 반면 종교는 그것을 중심에 놓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토머스 제퍼슨의 비인격적인 유니테리언파 신과 프랑스 혁명의 중립적인 신이 구석으로 밀려난 것이고 ... 인격적인 신은 인간적 문제들에 호소한다.

200p

수천 년에 걸친 도덕적 진보는 사람들이 타인의 삶에 자신을 투용하여 공감의 범위를 넓히도록 장려하는 상황들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263p

설계는 목적을 지닌 창조 행위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목적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결과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이다. ... 오늘날 자연철학자들은 과학이 특정 종류의 문제에는 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질문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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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수업 - 풍성하고 깊이 있는 클래식 감상을 위한 안내서
김주영 지음 / 북라이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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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저자의 <피아니스트 나우>를 읽은 기억이 난다.

잘 모르는 유명 피아니스트를 알게 된 점은 좋은데, 너무 현학적인 문장 때문에 가독성이 떨어져서 아쉬웠다.

이번 책은 꼭 피아노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클래식 이야기라 좀더 쉽게 읽힌다.

전공자인 만큼 클래식 작품에 대한 분석이 많고 전문 연주가의 삶에 대해 조금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다만 아는 곡이 많지 않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유튜브를 찾아 보니 많은 공연 실황이 있어 이 책을 길잡이로 삼아 들어보고 싶다.

고전 음악가에 국한되지 않고 현대 작곡가들과 작품도 많이 소개해 줘서 신선했다.

클래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기타나 탱고 음악도 같이 나와 흥미롭게 읽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더니, 죽기 전에 향유하고 싶은 음악들이 이렇게 많다니!

난 책도 다 못 읽고 있는데 언제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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