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폭에 흐르는 중국역사 - 황제의 여인들
짜오지엔민 지음, 곽복선 옮김 / 정독(마인드탭(MindTap))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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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 위주의 책일까 봐 걱정했는데 책 수준은 괜찮다.

중국인이 쓴 중국사는 인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지루한 경우가 많은데 이 책 역시 수많은 비빈과 황제들이 등장한다.

이제는 어느 정도 아는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헷갈리고 잘 모르겠다.

조선사라고 하면 인현왕후와 장희빈을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당시 상황이 금방 그려지는데, 진의 후주 진숙보의 딸 선화부인과 수 양제의 사통이라는 문단이 나오면, 진숙보와 선화부인이 누구인지 찾아봐야 해서 독서 시간이 무한정 늘어지고 있다.

대신 반복해서 읽고 검색하다 보면 중국의 복잡한 역사와 수많은 인물들이 대강의 개요가 잡히는 장점이 있다.

사극이라고 하면 궁중 암투가 대부분이라 그저 사랑 얘기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오직 황제만을 바라보면서의 권력의 원천인 애정과 아들을 얻기 위한 투쟁이 여자들의 세계라고 해서 다르지 않음을 확인했다.

책에도 자주 등장하지만 중국 수천 년의 역사 동안 유일한 황제로 등극한 무측천은 그런 의미에서 역사서에 길이 남을 놀라운 권력자임이 분명하다.

어린 아들과 조카의 뒤에서 정국을 좌지우지한 서태후와는 또다른 진정한 의미의 최고 권력자였던 듯 하다.

역사적 평가와는 별개로 치열하게 남성본위의 세계에서 권력을 얻기 위해 투쟁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러고 보니 저자의 전작, <죽림칠현 빼어난 속물들>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번역이 비교적 매끄럽지만 간간히 어색한 번역투의 문장이 아쉽고, 제목도 야사 같은 느낌이 들어 책의 진중함을 다 못 보여 주는 것 같다.


<인상 깊은 구절>

머리말 6p

생존의 차원에서 보면 이러한 여성의 세계는 외부의 남성 세계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녀들은 지위를 갈망했다. 지위가 이러한 세계 속에서 그녀들의 존귀함과 비천함을 결정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은 권력을 추구하였다. 권력이 이러한 세계 속에서 그녀들의 지배력을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정을 갈망하였다. 애정이 이러한 세계 속에서 그녀들의 삶의 윤택함을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그녀들의 개인 의지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었으며, 무수한 내궁의 규칙, 규례 및 금기의 제한을 받아야 했다. ... 여인천하의 모든 여인들은 오직 한 남자, 군주만을 둘러싸고 움직여야 했다. 한 남자만을 둘러싸고 돌고 돌면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던가? 우리가 흥미진진하게 느끼는 이야기들이 그 당시에는 절대로 그렇게 감동적일 리가 없었다. 삶과 죽음의 투쟁, 영혼과 육체의 충돌, 자유와 질식의 격투. 이러한 것들이 시도 때도 없이 꽃같이 아름답고 옥같이 고운 육체들을 괴롭혔다. ... 그녀들은 공동으로 소유한 유일한 남자가 안배하는 그대로 해야 했지만 동시에 그와 은근하게 힘겨루기를 해야 했다. 자기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에게서 자신에 대한 호감, 환심, 총애를 반드시 얻어내야 했으며, 하늘이 도와 그의 아들을 낳고 언젠가 봉황이 새겨진 황후의 관을 쓰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러한 길을 걸어가지 못하면 그녀들은 적막히 떠도는 밤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대상인 남자는 단지 한 명에 불과하고, 황후 자리도 한 개에 불과하며 눈에 두드러지는 비빈의 자리도 몇 개에 불과한데 여인들의 수는 너무나 많아, 이러한 자리들을 얻을 확률은 지극히 낮았다. '이기면 왕이 되고 패하면 도적이 된다'는 말 그대로 내궁 여인들의 세계와 그 바깥 남성들의 세계는 별 차이가 없었다. 그녀들에게 가장 어렵고 가장 처참한 일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일부의 여인들은 욕망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정치적인 조력자를 찾아내었다. 자기 처지에 안주하며 냉담한 눈으로 상황을 지켜보며 지내는 여인들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들이 처한 국면을 좌지우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운명에 자신의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깊고 깊은 내궁에 있는 여인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것과 같았기 때문에 성공만이 허용되며 실패는 허용되지 않았다. 남편이 죽은 후에도 여전히 자식이 없다면 그 여인은 치명적인 재앙을 맞거나 치욕을 당하는 것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위험한 국면을 만회하고, 시대의 조류를 거슬러 움직이면서, 황제와 가깝다는 편리를 이용하여, 남자들의 지배를 격파하고, 국가의 지배자로 변하여, 남자들을 다스리고, 여인들을 다스리며, 모든 세상 사람들을 좌지우지하면서, 자기 자신을 주재했던 황후 비빈들도 있었는데, 그 지배 방식은 장기간 수렴청정을 하는 것이었다. 황후의 관에서 황제의 관으로 바꾸어 쓰려뎐 시도는 당나라 시대 몇몇 황후 비빈이 용감하게 시도한 경우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생명과 명예를 모두 잃어 버렸다. 혈로를 뚫고 황제위에 올라간 사람은 무측천 한 사람뿐이며, 이로써 천고에 길이 빛나는 여황제가 되었다. 그 대가는 일천여 년에 걸친 여론의 공격이었다. 

규율을 벗어난 자는 반드시 징벌을 받았다. 징벌은 인위적인 것도 있고, 운명적인 것도 있었다.

11p

비록 중국의 조상들이 '여자는 재능이 없어야 덕이 있다'라는 말을 전해 주었지만, 왕왕 현실은 오히려 반대의 현상을 보여 주었다. 군주들이 재능 있는 여인들에게 쉽게 끌렸기 때문이다. 군주가 배우자를 선택할 때 국가 이익을 위해선 덕 있는 여인을 필요로 하였지만, 자신의 개인 감정을 위해서는 재능 있는 여인을 필요로 하였다. 역사상 가장 이름을 날렸던 몇몇의 황후비빈들은 모두 재녀였다. 여성의 재능은 여러 가지인데 제일 보편적인 것은 거문고를 타고 바둑을 두며,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는 문예적 재능이었으며, 비교적 이목을 끌었던 것은 노래와 악기를 잘 다루고 춤을 잘 추는 것이었다.

19p

내궁의 엄격한 등급은 궁정 생활을 관리하는 데 유리하였다. 궁궐의 여인들이 승진할 수 있는 계단을 제시하여 주고 있었으며, 최선을 다하여 군주를 모시도록 촉진하였다.

38p

천하의 여성들을 선택하는 특권을 지닌 군주들이 재혼하는 여자를 처나 첩으로 맞아들였다는 것은 당시 시대의 조류가 정절을 엄격한 사회도덕으로 삼지 않았으며, 여자의 재혼이 남녀 쌍방의 체면을 깎는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적으로 처녀를 중시한 것은 송, 명의 이학이 흥성하면서 힘을 얻게 되었다. 이때부터 여인의 몸값과 정절 여부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스스로 존귀함이 있어야  다른 이의 존귀함을 얻게 되는데, 여인의 존귀함은 한 남편만을 죽을 때까지 섬기는 데 있었다. ... 남성이 재혼녀를 맞아 들이는 것은 가문을 더럽히는 것이었다. ... 혼인관계에 있어 비교적 원시적이었던 청의 통치자들도 중원으로 들어 온 후에는 신속하게 정절 관념을 받아들였으며, 원래보다 더 엄격하게 실행하였다.

44p

비천한 신분의 사람이 행운을 얻더라도 그에게는 형언할 수 없는 열등감이 있는 법이다. 가문의 계보를 위조하여 자기의 신분을 높여 사회의 인정을 받기를 갈망하였다. ... 비천한 여인을 황후로 삼는 것은 아무튼 어쩔 수 없는 형세에서 임시변통으로 취하는 계책이었지, 정통 여론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었으며, 대단히 큰 사회적 압력을 받는 일이었다.

50p

주우규는 음란에 빠져있던 아버지를 찔러 죽였다. 주온은 30년 넘게 세상을 주름잡았던, 수많은 영웅호걸들도 감히 맞설 수 없었던 인물이었는데, 최후에는 윤리도덕을 위반한 것으로 인해 갑자기 죽게 되었다.

71p

극히 적은 사례를 제외하고는 절대적으로 남자가 중심이었던 사회에서 황후와 비빈들은 절대 금기로 여기는 군주 자리를 감히 차지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수렴청정은 모후가 어린 황제를 보호하는 제도의 일종이다. 그러나 모후에게 별도의 동기가 있게 되면, 수렴청정은 어린 황제의 인격에 대한 모욕과 유린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자기의 친아들이 아닌 경우에는 이러한 변태적인 일이 상당수 발생하였지만, 친아들에 대해서는 드문 일이었다.

98p

역사적 비극들은 서로 간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에 대해 별다른 감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내심으로 편안해 하였다. 개인적인 비극들은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피해를 입는 자는 견뎌내기가 어려웠다. 

104p

서출에서 적통으로 된 황위 계승자에 대하여, 통치그룹은 그가 능히 전체 국면을 고려하여 정치 원칙으로 모자 관계를 확립하고 일반적인 핏줄의 윤리관계에 얽매이지 않기를 희망하였다. 동시에 그는 그의 지위와 권력이 생모로부터가 아니라 적모로부터 왔다는 것과 그가 유일하게 지켜야 하는 정해진 친족 질서는 황위 계승자라 불리는 것임을 이해해야 했다.

111p

진정한 생명의 의지처는 남편이 아니며 전정한 정신의 버팀목은 종교가 아니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아들의 신분에 걸려 있었다. 황후비빈이 볼 때 어떤 사람도, 어떤 일도 아들을 대신해 거론할 것이 못되었다. 아들은 그녀들의 모든 것이었다. 만일 중년에 아들을 잃으면 더욱이 외아들을 잃는다면 비록 주변이 이전과 다름없이 같을지라도 그녀들 자신이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정신상태에 빠져 들거가게 된다.

116p

군주는 그녀들에게 높은 사회적 지위를 제공하지만 이러한 지위를 장기간 보전할 수 있을지 여부는 상당 부분 그녀들에게 아들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었다. 아들은 황후비빈들의 끝없이 누릴 수 있는 재산이었으며, 비교할 데 없는 정치적 보장이었다.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에 기대어 평생의 복을 누릴 수 있었다. 후대를 낳아 기르는 것은 본래 동물들의 천성이지만, 황후비빈에게 있어서는 정치적인 충동으로 승화되었다. 그녀들은 아들을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게 여겼지만, 이러한 고귀한 어머니의 사랑도 오히려 그녀들의 자기애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남편 앞에서는 날로 사라져가는 얼굴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버림과 냉대를 받는다 할지라도, 아들에게는 절대로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166p

남존여비의 전통문화 속에서 훈육을 받기 때문에 여성은 어려서부터 무의식 중에 감화되어 강렬한 의존 심리를 갖게 된다. 그 지위가 얼마나 높든, 권력이 얼마나 크든, 또한 얼마나 많이 독립적인 성격을 갖든 잠재의식적으로 남성의 울타리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게다가 객관적으로 보면 당시의 사회는 남자 중심의 세계였기 때문에 남성의 도움과 밀어줌이 없다면 그녀들의 지위는 마치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아서 근본적으로 그들의 생존에 필요한 기초를 세울 수 없었다. 도덕으로 자기를 잘 다스리는 태후는 감정의 갈등에 빠져들어 가는 것을 힘을 다하여 피하면서 정치상의 몇몇 파트너만을 구하였다. 그러나 애정을 중시하는 태후는 아주 쉽게 정치 파트너를 남자노리개로 변하게 하거나 또는 남자노리개를 정치적 파트너로 변하게 하였다.

340p

사람이 생활하는 즐거움 중 최대의 즐거움은 인간관계가 정말로 찰떡궁합일 때이다. 무릇 군주의 총애를 얻는 여인들은 어쨌든 군주와 가장 잘 어우러진 여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융합이 이루어지려면 수많은 요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간의 철저한 이해, 심령상의 교통, 정취상의 의기투합이 있어야 한다. 군주와 육신의 욕망을 넘어 정신적 교감이 있는 정감을 가진 황후와 비빈들은 모두 남다른 소질을 갖추고 있어 군주의 심사를 지극히 잘 살필 수 있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는 쌍방 모두 진정을 드러내 감히 자신의 진실한 정감을 표현하며 마음먹고 유쾌한 교류를 하게 된다. 그들의 관계는 간단한 부부관계나 군주와 신하의 관계가 아니라 그것을 넘어 승화된 친구관계가 된다.


<오류>

51p

우문윤은 무제 우문경의 큰 아들로~

->우문경이 아니라 우문옹이다.

106p

유송의 문제 유애융의 비빈이며~

->유애융이 아니라 유의륭이다.

119p

한 소제는 즉위한 후에 장자 유오를 태자로 삼았으며, 그의 생모인 왕(王)비(妃)를 첩여로 책봉하였다.

->한 소제가 아니라 한 원제다.

320p

후당 장종(이사원. 5대 10국 시기 후당의 두 번째 황제로 진왕 이극용의 양아들)

->장종은 이극용의 친자로 이름은 이존욱이다. 이극용의 양자인 이사원은 다음 왕인 명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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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궁궐을 아는 사전 1 - 창덕궁 후원 창경궁 우리 궁궐을 아는 사전 1
역사건축기술연구소 지음 / 돌베개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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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처음 읽었을 때는 전각 이름이 너무 복잡하고 많아 읽기는 했지만 창덕궁과 창경궁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궁궐이 궁금한 이유는 건축학적 의미보다는, 전각 이름이 역사책에서 등장할 때 어디를 가르키는 말인지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건축학적 지식에 포커스를 맞추는 책은 좀 지루한데 이 책 역시 앞서 읽은 <조선의 집 동궐에 들다> 보다는 건물에 페이지를 많이 할애하고 있다.

반복해서 자주 읽으니 동궐도의 복잡한 그림을 어느 정도 볼 수 있게 됐다.

동궐도가 없었으면 우리 궁궐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미약했을까 싶다.

궁궐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역시 후원이다.

동궐의 후원을 거닐며 자연의 변화를 완상하고 많은 시를 남긴 조선 국왕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언젠가는 한시를 배워 감상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대중 매체가 없던 시절이니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늘날 보다 훨씬 풍부하게 느끼고 살았을 듯 하다.

경복궁과 덕수궁에 대한 2권이 아직 소식이 없어 아쉽다.


<인상깊은 구절>

217p

정조는 대보단 제사를 가장 열성적으로 치렀다. 재위 24년 동안 한 해도 친제를 거른 일이 없었고, 어떤 해는 무려 다섯 차례 이상 대보단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후 순조, 헌종, 철종도 대보단 제사는 왕실의 다른 제사보다 중요하게 여기며 친제를 거행했다. 고종은 대보단 친제에서는 선왕들에 지지 않았다. 특히, 경복궁에 거처하는 동안 일부러 궁을 나서서 창덕궁 깊숙이 자리 잡은 대보단까지 와서 친제를 거행했다. ... 조선 국왕이 이미 멸망한 명나라 황제를 위한 제사를 치르는 것이 과연 꼭 필요한 일인가 하는데 대해서는 현재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없지 않다. 그러나 숙종 이후 조선의 역대 국왕에게 있어서 대보단 제사는 단순한 제사를 넘어서 조선 국왕의 어깨에 드리워졌다고 자부하는 유교적 통치 이념의 실천 덕목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오류>

65p

1778년 정조 2년 맏아들 문효세자의 빈을 맞기 위해 초간택을 할 때~

->1778년에는 문효세자가 태어나지도 않았고, 이 당시 초간택은 정조의 후궁을 맞기 위함이었다. 이 때 선발된 이가 홍국영의 여동생인 원빈 홍씨다.

123p

효명세자의 글 중에는 옥화당에서 누이동생 명원공주와 지낸 일을 언급한~

->명원공주가 아니라 명온공주다.

340p

순조 때는 효명세자 생모인 수빈 박씨 빈소도 이 곳에 모셨다.

->수빈 박씨는 순조의 생모이고, 효명세자는 순조의 정비 순원왕후의 아들이다.

377p

1816년(순조 16) 12월 15일, 혜경궁 홍씨가 경춘전에서 숨을 거두었다.

->혜경궁은 양력 1816년 1월 13일 혹은 음력 1815년 12월 15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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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집 동궐에 들다 - 창덕궁과 창경궁으로 떠나는 우리 역사 기행
한영우 지음, 김대벽 사진 / 효형출판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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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헷갈리는 동궐도를 공부하려고 고른 책이다.

최근에 읽은 홍순민씨의 <궁궐> 보다 훨씬 상세하고 자세히 각 건물과 사용처를 설명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됐다.

동궐도는 위키백과에 실린 큰 이미지를 이용했다.

반복해서 읽으니 동궐도를 보면 어떤 건물인지 대충 알겠다.

지루하지 않고 창덕궁과 창경궁의 건물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전문 사진 작가의 사진이 실려 있어 도판도 매우 훌륭하다.

다만 정조 독살설이나, 효명세자가 세도 정치와 싸웠다는 식의 지나친 비약과 가정이 가끔 보여 아쉽다.

맨 마지막에 조선이 궁궐을 화려하게 짓지 않은 이유가 사치를 용납하지 않는 유교적 철학 때문이고, 화려한 궁궐을 지은 나라는 현재 가난하고 민주화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아전인수 식 해석인 듯 하다.

당장 베르사유 궁이나 쇤부른 궁, 상수시 궁 등 유명 건축물을 지은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을 보라.

민주주의의 최전선에 있지 않나.

저자는 혹시 중국이나 러시아 등을 얘기하는지 모르겠는데 현재의 정치 상황과는 별개로, 궁궐의 크기는 명백히 당시 사회의 경제적 여력을 보여 주는 지표라 생각한다.

조선은 생산력이 떨어지는 사회였으니 당연히 궁궐 건축에 큰 돈을 투자할 수 없었고 그것이 아예 유교적 정치 철학으로 이념화 되어 오랫동안 유지됐을 뿐이다.

조상을 비하할 필요도 없지만 쓸데없는 찬양도 무의미한 일이다.


<오류>

112p

정조는 문효세자를 중희당에서 세자로 책봉했다. 세자는 이 곳에서 가례까지 치렀으나 정조 10년 아깝게도 요절하고 말았다.

->문효세자는 만 5세의 나이로 사망해 세자 책봉례는 치뤘으나 가례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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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 털보 과학관장이 들려주는 세상물정의 과학 저도 어렵습니다만 1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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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네이버 오디어 클립의 초대 손님 코너에서 처음 접했다.

과학자 탐구가 주제였는데 저자는 다윈의 일생에 대해 화려한 말솜씨로 나를 사로잡아 마침 신간이 나왔길래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게 됐다.

시의성 있는 정치 얘기들이 많은 걸 보니 아마도 어디 칼럼 등에 연재했던 글 모음인 것 같다.

글솜씨 보다는 말솜씨가 더 낫고 객관적인 평가가 아직 어려운 동시대의 정치 얘기는 책보다는 인터넷 게시판이 훨씬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든지 자기가 이야기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 대해서만 언급하는 게 안전한 듯 하다.

특히 사회 현상을 비판하는 글을 쓸 때는 견강부회를 매우 조심해야 하는데 이렇게 신중한 칼럼니스트를 본 적이 많지는 않다.

그 외는 재밌게 읽었다.

맨 첫 부분에서 지구의 나이가 6천 년이냐, 46억 년이냐에 관한 창조과학 발언이 장관 청문회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대한 비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미국처럼 창조과학이라는 사이비 이론이 대세는 아닌 모양이다.

저자의 말 중 가장 공감했던 것은 과학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이고 삶의 태도라는 사실이다.

제일 답답할 때가 양의학, 한의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특히 신토불이 등과 연관해 민족의학 운운할 때다.

차라리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이라고 하면 이해를 하겠다.

의학에 동서양 구분이 어딨겠는가.

의학은 그냥 천문학, 물리학, 생화학처럼 학문일 뿐이다.

나도 과학이 매우 어렵다.

저자는 과학관장인데, 단지 보여주는 전시에 그칠 게 아니라 관람객을 교육하고 직접 과학 실험에 참여하는 기관이 되야 한다고 역설한다.

매우 고차원적인 목표라 많은 인력과 노력이 필요하겠으나 궁극적으로 이런 과학 교육이 과학적인 삶, 과학적인 사회가 될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말로 하면 음모론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회 말이다.

중력파, 태양계와 비슷한 외계 행성 발견, 새로운 원소 이야기 등 잘 몰랐던 흥미로운 이슈들이 많았다.

당장 네이쳐 같은 과학 잡지부터 보고 싶다.

얼마 전에 읽은 <발트해>라는 책 역시 해양 잡지의 특별판이었다.

쉬운 것부터 접근해 봐야겠다.


<인상깊은 구절>

171p

"과학자에게는 자유로운 과학 연구를 위해서 정치적으로 적극 나설 의무가 있습니다. ... 과학자는 어렵게 얻은 정치적, 경제적 신념을 똑똑히 밝힐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이 에이브러햄 링컨 탄생 130주년에 한 말이다.

187p

동물의 왕국에는 우두머리에 대한 충성심이나 애틋함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그 집단은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 동물의 왕국은 배신의 연속으로 이어진다.자연에 평화로운 죽음이란 없다. 그것이 바로 자연사다. ... 인간사는 기본적으로 계약과 신뢰로 이루어져 있다. ... 동물의 왕국에서는 오직 서열 1위만이 행복하다. 인간 사회가 동물의 왕국과 다른 것은 서로 존중하고 공정한 규칙 안에서 경쟁하고 협력하기 때문이다.

238p

"기존 교과서에는 우주론이 없다. 역사적인 맥락, 인문학적인 배경이 없는 채 그저 별까지의 거리나 별의 밝기를 측정하고, 느닷없이 별자리도 배운다. 별자리는 서양 신화를 그려 넣은 것으로 과학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지식이다. 황도 12궁도 마찬가지다."

... 그는 초등학생들에게 별자리를 아주 재밌게 설명하였다. 정말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거기에는 별자리에 얽힌 동서양의 신화만 있고 과학이 없었다는 것이다. ... 지구의 잔전과 공전 그리고 세차운동과 우주의 좌표가 빠진 별자리 이야기는 그냥 신화다. 신화만 이야기하면서 과학으로 아이들을 이끌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 일화만 얘기하고서 부력을 설명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과학의 대중화란 어렵다는 이유로 본질적인 것을 빼고 주변 일화를 설명하는 게 아니다. 본질에 접근하는 수준에 문화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과학의 대중화다.

262p

자기는 과학이 어려워서 일찌감치 포기했으면서 왜 아이들에게만 과학이 신나고 재미난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는가. 다 어렵다. 역사도 어렵고 (아니다, 역사는 재밌다. 다른 모든 학문보다 훨씬 접근도가 높고 스토리텔링이 강해 쉽게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이른바 재야사학자도 넘쳐나는 것이다) 영어도 어렵고, 지리도 어렵다. 그리고 과학은 더더욱 어렵다. ... 과학은 쉬운 게 아니다. 쉬워서 하는 게 아니라 어렵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깨달을 때 그리고 뭔가 새로운 것을 알아내고 만들었을 때 재미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 과학을 쉽고 재밌게만 가르치려다 보면 우리는 핵심을 빼놓고 과학자 주변의 일화만을 들려주게 된다. 과학관에서 이뤄지는 교육은 어렵더라고 과학의 본질에 도전해야 한다. ... 건물 건축비 예산을 확보하는 일은 의외로 쉽다. 전시물과 장비를 사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그런데 전문가를 고용하는 데는 아주 인색하다. 심지어 인건비는 곧 혈세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 풍토가 무형의 지적 가치에 대한 평가가 특히 인색한 듯 하다. 전문가의 의견을 돈을 많이 지불하고 듣는다는 것이 대해 저항감이 큰 것 같다)

283p

이제는 완전히 다른 시대다. 부모의 지난 인생 경험이 자식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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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이나반도 남행 - 중국.미얀마.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중국 전운성 교수의 세계농업문명 기행답사 3
전운성 지음 / 이지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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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의 기행문이라 여행기 외에도 동남아 여러 국가들의 기본적인 배경지식이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간략해 약간 실망스럽다.

기행문은 궁극적으로 에세이 수준의 문장력이 있어야 읽을 만 한데, 이 정도가 되려면 하루키의 <먼 북소리> 수준은 되야 하니 전문 작가가 아니면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이고, 그렇다면 배경지식 전달에 좀더 노력을 해야 읽을 만한 기행문이 나오는 것 같다.

단지 자기 여행 루트만 기록한다면 너무나 평범한 책이 되버린다.

정수일씨의 <문명의 보고 라틴 아메리카를 가다>도 그랬고, 손호철 교수의 <레드 로드>도 그렇고 이 책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박한제 교수의 중국역사기행>은 전공자로서의 식견과 중국 곳곳에 대한 애정이 글에 녹아 있어 위진남북조 시대에 흥미를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동남아시아에 대해서 잘 몰라 기행문을 택했는데 앞으로는 가능하면 이런 기행문 보다는 좀 쉽게 쓰여진 학술서를 읽는 게 나을 것 같다.

밤잠도 못 자고 읽고 있는데 아까운 내 시간... 

앞쪽 미얀마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부분은 주마간산 식의 기행문이라 아쉬웠는데 저자가 오래 일했던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편은 상대적으로 유익했다.

강원대가 동남아 국가들과 이런 농업 교류를 맺고 있는지 몰랐다.

공산주의의 이상이란 허망한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공산주의 정권 후 집단농장 체제로 바뀌면서 생산량이 현저히 떨어졌고 개방 후 다시 세계 2위 쌀 생산국이 됐다는 베트남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저자는 직접 동남아의 농업 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른바 좌파 지식인들의 현학적 명분론과는 매우 다르게 실제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고 있어 신선했다.


<인상깊은 구절>

133p

미국 고위층을 만난 북한정권에 대한 공개된 이광요의 논평을 보면, 북한 집권자들은 정신병자 같은 집단이다. 중국은 이러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기를 원할지 모르나,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고 해도 한중 국경에 미군이 나타나는 것보다는 핵무장한 북한을 더 선호할 것으로 보았다. "나는 종교적 가치를 크게 신봉하는 사람은 아니다. 나는 기도가 사람을 치유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기도는 사람을 안심시킬 수는 있다. 그리고 신을 믿는 사람들은 위기가 닥칠 때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인의 격정적인 행태를 언급했다. "한국인은 무서운 사람들이다. 잘 조직되고 훈련된 조동자들과 학생들이 거리에서 경찰관과 싸우는 모습은 전투 장면 같다. 그들은 타협할 줄 모르는 맹렬한 성격이고, 권위에 도전할 때는 폭력적이고 정력적이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역동적이고 부지런하며, 의지가 강하고, 유능한 국민들이다. 그들의 경쟁문화는 그들을 성취지향적으로 만든다" 그는 한국경제 발전의 성공 요인을 박정희 대통령이 여론과 언론을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왜냐하면, 어떤 국가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관심과 정력을 언론과 여론의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데 소모한다. 그런데 대통령은 이러한 여론을 무시하고 자신의 정력을 오직 일하는 데만 집중시키고 평가는 역사의 심판에 맡긴 자세가 아니었다면, 오늘 우리가 보는 이런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 남한의 인구는 북의 두 배이고, 훨씬 부자이며 미국의 좋은 무기들을 얻을 수 있는데, 북한의 군사력에 압도된 듯한 북한에 대한 두려움으로 차 있는 것에 이상하다고 느꼈다. ... 아무리 중국과 소련이 개방과 개혁을 취한다고 해도, 지나친 낙관론자들의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 개혁과 개방 운운해도 동서관의 화해는 기본적으로 제약이 있다. 공산당의 본질은 200~300명의 무고한 시민을 무참히 몰살시키는 항공기 폭파 등을 서슴지 않는 야만정권이다. 이 점만 유념한다면 남북한 교류는 한국에 많은 이점이 따를 것이다. 

기업가들이 많이 나와서 투자해 성공하여 정당하게 돈을 벌었다고 내세울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엄청난 경쟁을 뚫고 성공한 기업인에게도 부정한 눈초리를 보낸다. 이는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상실시키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온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각종 규제를 양산하고 기업의 체력을 약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등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 대학 랭킹은 바로 얼마나 재원을 확보하는가에 달려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우수한 교수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자금이라든가, 그리고 유치한 인재들을 위한 연구나 학생들의 면학을 독려하기 위한 엄청난 예산 등이 마련되지 않으면 좋은 대학의 명성을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196p

당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여서, 국제사회 분위기는 침략전쟁을 일으킨 북한에 상당히 적대적이었다. 그런 까닭에 전투부대 파병 16개국, 의료지원부대 파병 5개국, 그 외에도 많은 물자지원국 등 당시 전세계 국가의 3/4에 해당되는 67개국이 우리를 돕기 위해 나섰던 것이다. ... 그때의 참전이 오늘날의 눈부신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쁜 일이다. 그리고 태국은 베트남전쟁에도 참전했으나 공산화된 베트남에 비하면 한국은 정말로 대단한 민족이다. 

218p

빛과 공기는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없다. 물은 사람에 의해 이용조절이 가능하다. 그런데 식량은 사람이 기존의 빛과 공기 그리고 물을 합성하여 만들어 낼 수 있다. 문제는 식량을 생산하는 데는 사람의 두뇌 활동을 필요로 한다. 즉 과학을 바타응로 하는 농업기술의 지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 특히 식량 확보는 인류 문명의 발전은 물론 사람들의 인성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전제조건이었다. 인도의 간디는 "빵이 있어야 신도 보인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 농업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개도국을 중심으로 하는 식량난은 우리 인류가 나누어 가져야 할 과제이다.

230p

내가 이 곳에서 일할 때, 나의 상대 파트너였던 정부의 국장은 자신의 봉급만큼이나 월급을 주어야 하는 두 명의 가정부를 두고 있었다. 이는 개도국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많은 일 중의 하나이다.

242p

그래도 누군가 가난하지만 생활 만족도가 높은 곳은 선진국이 아니라 빈국에 있다는 주장을 하는 모양이다. 이는 수도승이나 일부 사람의 경우는 그럴지 몰라도 당치도 않는 미사여구를 늘어 놓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기본적인 생활만 충족되면 행복은 소득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이스털린의 역설이 틀리다는 것을 현지 방문을 통하여 수없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들도 삶의 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가난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미국 펜실베니아대 워튼 스쿨의 경제학 교수인 벳시 스티븐슨과 저스튼 울퍼스는 돈 많은 나라 국민들이 더 행복하고, 그 중에서도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일수록 더 행복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일이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나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251p

라오스에 머물고 있을 때,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와 같은 무수한 사람들이 희생되었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었다. 다만, 캄보디아는 공산 정권이 민주 정권으로 바뀌면서 과거 정부에서 행한 사건 등이 파헤쳐져 그 내용이 낱낱이 공개되어 악랄한 죄상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라오스의 경우 계속적인 좌익 정부의 집권으로 그러한 사실이 철저히 밝혀지지 않아 실상을 알기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291p

지구상에는 북한의 김일성과 김정일, 러시아의 레닌과 스탈린 그리고 중국의 모택동 등이 이와 같이 주기적인 방부 처리를 통해 시신을 영구 보존하면서, 이들이 추구했던 생전의 이념을 주입시키고 있다. 꼭 이렇게 해야만 인민의 존경을 받는지는 모르겠다.

333p

중국은 변경 지역에서의 공세적이고 자신만만한 개방적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는 방어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는 '일대일로'라는 평화와 공동 번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는 있지만 내심 국가 이익을 우선시하는 공세적인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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