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만 하면 되었지. 하지만 삶이란 정말 예측할수 없더군.
- P161

한순간 웜홀 통로들이 나타나고 워프항법이 폐기된 것처럼 또다시 웜홀이 사라진다면? 그러면우리는 더 많은 인류를 우주 저 밖에 남기게 될까?
- P181

예전에는 헤어진다는 것이 이런 의미가 아니었어. 적어도 그때는 같은 하늘 아래 있었지. 같은 행성 위에서, 같은대기를 공유했단 말일세. 하지만 지금은 심지어 같은 우주조차 아니야. 
- P181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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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모든 그림은 매번 다른 풍경을 묘사했지만 부분의 조합은 전체세계를 생생하고 치밀하게 직조했다.
"류드밀라, 그곳의 이름이 대체 뭡니까?"
- P101

 류드밀라의 행성을 볼 때 사람들은 무언가 놓고 온 것, 아주 오래되고 아득한 것, 떠나온 것을 떠올렸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모르면서도 눈물을 흘렸다. 평론가들은 류드밀라의 작품이 어디에도 없는 세계를 묘사해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모든 사람의 마음에 존재하는 세계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P101

"아기들의 머릿속에 우리와 다른 지성적 존재가 있다는거야?"
"그렇게 설명하면 모든 것이 명쾌해요."
- P121

아주 이상한 가정 하나를 해보자.
수만 년 전부터 인류와 공생해온 어떤 이질적인 존재들이 있다고 말이다.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내로 들어와 핵과 별도의 DNA를가진 채로 수십억 년의 공생을 시작한 것처럼, 별개로 출발한 두 종이 서로의 이득을 위해 공생하는 일은 흔하다.
인간은 수많은 체내 미생물들과도 공생한다. 사람들은 외부에서 유래한 그들을 이질적 타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인간의 일부이다.
- P128

하지만 만약 공생의 대상이 지구상의 생물이 아니라면어떨까? 지구에서도 유래하지 않은 것, 수만 년 전,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전에 지구 밖의 어느 행성에서 온 것이라면, 그것이 우리의 뇌에 자리 잡았고, 우리의 유년기를지배했고, 우리를 윤리적 주체로 가르쳐왔다면, 인간을 비인간동물과 구분하는 명백한 특질들이 사실은 인간 밖에서 온 것들이라면.
"우리가 인간성이라고 믿어왔던 것이 실은 외계성이었군요."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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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 P7

괜찮다면 대신 이야기를 전해줄래? 여전히 그분들을 많이 사랑한다고 하지만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말야.
너도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할 거야.
- P9

망각, 그것은 내가 순례의식에 대해 가진 최초의 의문이기도 해.
- P11

어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을까.
이 편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야. 동시에 왜내가 시초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답이기도 하지. 편지를 끝까지읽고 나면 너도 나를 이해하게 될 거야.
- P12

나에게는 분명한 균열이었던 그 울고 있던남자와의 만남 이후로, 나는 한 가지 충격적인 생각에 사로잡혔어.
우리는 행복하지만, 이 행복의 근원을 모른다는 것.
- P19

그 시선들은 올리브를 경멸하거나 동정했다. 이게대체 무슨 문제라는 거지? 올리브는 이해할 수 없었다. 델피는 올리브와 마찬가지로 그게 무슨 문제인지 이해할 수없다고 말하는 단 한 명뿐인 사람이었다.
- P32

‘이로써 나는 태어날 가치가 없었던 삶임을 증명하는가?‘
릴리는 나에게서 스스로를 보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이 원치 않았던 존재로 태어난 릴리, 세계에서 배제된릴리. 그러나 악착같이 살아남아 어떤 방식으로든 삶의 가능성을 입증한 릴리 다우드나.
- P47

그녀의 결정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직도 나는모르겠다. 릴리는 자신의 삶을 증오했지만, 자신의 존재를
증오하지는 못했다.
- P47

아름답고 뛰어난 지성을 가진신인류가 아니라, 서로를 밟고 그 위에 서지 않는 신인류를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로만 구성된 세계를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지구 밖에 ‘마을‘이 존재하는 것은 그녀의 연구가 성공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 P49

올리브는 사랑이 그 사람과 함께 세계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 P52

그때 나는 알았어.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
- P51

 그림을 그리는 데에 삶의 모든 시간을 쏟기에는 루이의 수명은 너무 짧았다. 그렇다면그림은 그들의 짧은 생을 다 바칠 만큼의 의미가 있어야했다.
- P85

이전의 루이들이 희진을 돌보고 아꼈기 때문에 새로운 루이도 희진을 돌보기로 결정한다. 그 과정에는어떤 대단한 결단의 과정이 없다.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루이‘가 된다.
- P90

루이의 선량함을 생각할 때면, 나는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작고 단절된 마을을 상상한다. 할머니는 무력하고 유약한 이방인이었기에 환대받을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 P95

그러나 그중 잊히지 않는 한 문장만큼은지금도 떠오른다.
"이렇게 쓰여 있구나."
할머니는 그 부분을 읽을 때면 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놀랍고 아름다운 생물이다."
숨을 거두기 전 할머니는 연구노트의 처분을 나에게 맡겼다. 나는 기록의 사본을 남기고, 원본은 할머니와 함께화장했다. 찬란했던 색채들이 한 줌의 재로 모였다.
나는 할머니의 유해를 우주로 실어 보내 별들에게 돌려주었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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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은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어려운 학문이다.
국어로도 어려웠지만 갓 어학 시험을 통과한 실력으로 이탈리아에수업을 듣기란 참으로 고단한 일이었다. 하느님이 당신의 뜻을 그리스도를 통해 계시하셨다는 사실과, 이 계시의 신비를 믿음으로 받아들여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인격적 관계가 성립한다는 강의를 온전히 이해하는 건 쉽지 않았다. 
- P84

공 수사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한국에선 아이들이 학교에 책가방을 메고 가지만, 수단에선 넓적한 돌을 들고 가요. 그리고 흙바닥이 교실인 야외 학교에서 돌을의자로 사용하지요. 그 야외 학교도 비가 쏟아지는 5월부터 11월까지 우기에는 수업을 할 수 없어요…………."

- P88

제2의 성소! 이 용어는 두 번째the second 성소가 아니라 ‘또 다른 성소‘라는 의미이다. 살레시오회 수도자들은 "선교는 또 다른 성소이다", "선교는 제2의 성소이다"라며 선교 성소를 강조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니 이태석 수사가 ‘제2의 성소‘가 실현될 수 있기를 꾸준히 기도한다고 쓴 것은, 이번에 아프리카에서 혹은 이미 이탈리아에서 ‘선교사 성소‘라는 ‘또 다른 부르심을 받고 그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도록 기도한다는 뜻이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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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태석 신부 생전에 설립한 (사)수단어린이장학회와함께 준비한 ‘이태석 신부의 공식 전기다.
- P7

당시 천주교 주택에 사는50호 가구는 모두 송도성당을 다니면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그 결과 26호집의 둘째 아들 이태영은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사제, 셋째 아들 이태석은 살레시오회 선교 사제가 되었다. 35호집에서는 오창일 오창열 형제가 부산교구 신부가 되었고, 50호집의김해결은 평신도로서 30년간 교회와 부산의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한 공로로 ‘교황 십자훈장‘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의 성금으로 지은 천주교 주택단지가 신앙의 못자리가 된 것이다.
- P23

"태석아, 나는 와 내랑 같이 가노? 내가 불쌍해 보이나? 와 내랑같이 가는데?"
"아니다. 영수야, 나는 그런 생각 하지 않는다."
"다른 애들은 다 나를 피하는데 나는 와 내랑 같이 가는데?"
"우리 집이 소년의 집 가는 중간에 있다."
- P28

태석의 갈등은 계속되었다. 신부가 되지 않으면 무엇이 될 것인가? 어떻게 하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인가? 태석은 깊은 고민 끝에 의사가 되어 그들에게 의술을 베푸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당시만 해도 국가 의료보험이 없을 때라 병원비가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몸이 아파도 치료받는 일이 요원하기만 했다. 그는 대학 병원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동네에 개인 병원을 차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미래의자신을 그려보았다.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곧 나에게 해준 것과 같다." 바로 의사가 되는 것이 성경 구절을 실천하는 방법이자, 신부가 아니어도 가난한 이웃과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하느님을 기쁘게 하는 삶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37

무고한 광주 시민들이 공수부대의 총칼에 어울한 죽음을 당했다는 사제들의 증언은 인간의 존엄과 정의를 지키려는 일종의 봉화였다. 성당은 봉화대가, 신부들은 봉수군이 된 것이다.
- P38

십자가 앞에 꿇어 주께 물었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
총부리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이들을 왜
당신은 보고만 있냐고
눈물을 흘리면서 주께 물었네
세상엔 죄인들과 닫힌 감옥이 있어야만 하고
인간은 고통 속에서 번민해야 하느냐고
조용한 침묵 속에서 주 말씀하셨지
사랑,사랑, 사랑 오직 서로 사랑하라고
난 영원히 기도하리라 세계 평화 위해
난 사랑하리라 내 모든 것 바쳐
- P40

이태석에게는 의사가되어 가난하고 병든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자신이 짊어져야할 십자가였다. 그래서 전방에 근무할 때도 동네를 다니며 아픈 이들을 치료했다. 가끔 틈을 내서 송도성당에 가면 중·고등부 후배들에게 "순간순간의 자기 십자가를 잘 지고 가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하루하루의 삶을 하느님께 의탁하고 봉헌하는 신앙인다운 마음가짐을 강조한 것이다. 
- P44

불우하고 가난한 청소년들을 위한 수업은 돈보스코가 수도회를 창설할 당시부터 이어온 ‘예방교육법‘의 하나였다. 예방교육은 청소년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자질과 역량을 모든 차원에서 일깨워 온전하게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하고,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키워삶의 주인공이 되도록 이끄는 교육법으로, 전 세계 살레시오 공동체를 통해 계승되고 있다. 훗날 이태석이 톤즈의 돈 보스코 학교에서수학과 영어를 가르치고, 브라스밴드를 만들어 학생들과 음악을 통해 소통한 것은 수도회 초기 양성 기간 동안 공부한 예방교육의 실천이었다.
- P63

그리고 자기 전에 하루를 돌이켜보면서 성경이나 십계명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는지 생각하는 ‘양심 성찰‘을 했다. 가톨릭에서 ‘양심‘은 사제가 끝까지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사제 지원자는 매일 저녁 양심 성찰을 통해 양심을 지키는 훈련을 했다. 
- P64

살레시오회 사제가 되는 과정
살레시오회에서는 사제가 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친다. 처음에 입회하겠다고지원하면 지원자이다. 이들 중에는 평수사 지원자도 있고 사제 지원자도 있다.
지원기를 보낸 후 본격적으로 수도회의 영성과 정신을 배우기 위한 수련기를준비하는 단계인 예비 수련기 이후 수도 생활의 꽃이라 불리는 1년의 수련기가 있다. 수련기를 마치고 첫 서원을 하면 정식으로 ‘수사‘가 된다. 그 후 신학대학 과정을 끝내고 실습기를 거쳐 대학원 과정을 마치는데, "가난하고 불우한청소년을 위해 현대의 돈 보스코가 되어 일생을 다 바치는 삶을 살겠다"는 마지막 청원으로 종신서원을 하면 초기 양성기가 끝난다. 이후 사제 지망생들은사제가 되기 전 단계인 부제품을 받고, 1년 후에 사제품을 받는다.
이태석은 1991년 입회해서 1994년 1월에 수사가 되었고, 2001년 6월에 사제품을 받아 내전 중인 수단의 톤즈 살레시오 공동체로 떠났다. 10년 동안 살레시오회 사제로 양성을 받은 후 아프리카 선교 사제가 된 것이다.
- P65

형, 제가 그때 젊은이성찬제에 청년 봉사자로 참여했거든요.
‘증오와 폭력만으로는 여러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교황님의 말씀에 깊은감명을 받았어요.
  - P68

살레시오회 창설자 돈 보스코는 오라토리오를 기도와 교육의 장소인 동시에 청소년 악대가 음악을 연주하는 놀이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친구이자 아버지로서청소년이 정직한 시민과 착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래서살레시오회에서 오라토리오는 단순히 공간적 의미를 넘어 돈 보스코의 교육 정신과 방식을 종합적으로 일컫는 말로도 사용한다. 훗날 이태석 신부가 톤즈의 살레시오 수도원에서 내전으로 폐허가 된 학교를 재건하고 악단을 만든 이유도 오라토리오를 통해 톤즈의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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