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양지에서 동의보감을 할아버지 나이에 편찬했는줄은..
다만 동의보감이야 400년전에 나온책이라 그렇다지만, 이책은 추판이 언제인데 남녀구별도 아니 이상한 전개가 살짝있다. 함부로 추천은 어려울듯. 그래도 쉽게 동의보감을 엿볼수 있다.










서 깨달았다. <동의보감》은 단순한 의학서적이 아니다. 너무나 익숙해서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지만 <동의보감》은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한마디로 ‘건강을 지키는 지혜서이자 안 아프고 오래 사는 비결‘을 적어놓은 실용적인 책이다. 허준 선생은 말한다. 돈과 명예를 내려놓더라도 건강에는 욕심을 부리라고.
- P5

"치미병(治病), 불치이병(不治已病)"
죽은 사람은 살릴 수 없고 망한 나라는 다시 세울 수 없다.
병들기 전에 치료해야지 이미 병들고 나서 치료해서는 안 된다.
- P10

1608년에 선조가 죽고 허준은 파벌싸움 틈에 끼어 의주로 귀양 갔고 1610년 귀양지에서 의학서적을 총 25권으로 마무리했다.
총 14년의 세월이었다.
3년 뒤인 1613년 동의보감은 목활자로 인쇄, 발간되었다.
허준은 1615년에 7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P18

허준은 <동의보감>을 집필하면서 많은 중국 의학서적을 참조했다.
그러나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우리 실정에 맞게 재구성했다.
특히 중국 약재 이름과 우리 약재 이름을 함께 기재해 누구나 쉽게 약재를 찾아볼 수 있게 잘 편집했다.
병들기 전에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예방 의학을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동의보감은 의사가 필요 없는세상을 만들기 위한 책이다.

마음에 집착을 없애고
병들기전에 요인을 없애고
너무 많이 먹지 말고
무리하게 일하지마
- P21

이렇게 형체와 색이 다르고 오장육부도 다르니,
비록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같을지라도 사람에 따라 치료법은 확연히 다르게 된다.
- P27

모든 질병은 몸이 망가지니까 생기는거야. 질병이 오기전에 몸 아껴!
- P48

마음을 비우면
도가 튼다.
도를 깨닫는 데는
나이가 없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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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는 현실에 머물 수 있다. 우리가 가진 관심을 통해 새로운 현실을 함께 렌더링할 수 있다면, 어쩌면 그곳에서 서로 만날 수 있을것이다.
- P215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그저 여기 있는 사람은 모두 살아 있다는 사실과 그것이 기적이라는 것뿐이었다. 남자친구가 사와서 지금 우리 아파트에 태연하게 걸려 있는 할리 베이트먼Halie Bateman 의 그림을 생각했다. 거리 풍경을 담은 그림에는 보도와 건물, 하늘 사이사이로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 있다. 우리는 모두 이곳에 함께 있으며, 그 이유는 모른다.
- P221

월리스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선택은 방금 내 앞을 가로막은 사륜구동 지프차의 운전자가 어쩌면 아이를 서둘러 병원에 데려가는 중일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나보다 더 급하고 중요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나야말로 그 사람의 길을 가로막은것입니다." 내 앞에 줄을 서서 방금 내게 소리를 지른 여자는 어쩌면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상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 그저 그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와 똑같은 깊이를 가진 타인의 현실을 위한 공간이 생긴다. 이는 타인을 내 길을 가로막는 타성적 존재로만 바라보는 자기중심적 ‘디폴트 세팅‘에서 명백하게 이탈하는 것이다.
- P222

다시 우리 집으로 돌아왔을 때 집은 좀 전과 다르게 느껴졌다. 더이상 세상의 중심 같지 않았다. 이제 거리는 이러한 ‘중심들‘로 가득했고 각 중심에는 다른 삶과 다른 공간, 잠자리에 들며 다음 날의 일을 걱정하는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추상적인 의미에서는 이 모든 것을 이미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실제로 와닿지는 않았었다. 이미 이웃과 알고 지내는 데 익숙한 사람들에겐 바보 같은 이야기처럼 들릴지 몰라도, 나는 이 경험에 대해 이야기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관심의 확장을 통해 경험한 내용, 즉 한번 확장된 관심은 되돌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다. 
- P229

인생 대부분을 뮤지션으로 살아온 나의 아버지는 바로 그것이 좋은 음악의 정의라고 말한다. 좋은 음악은 ‘나에게 몰래 다가와‘ 나를 변화시키는 음악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나를 변화시킬 만남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둘 수 있다면, 우리 모두 자신의 이해를 넘어서는 힘들의 집합체라는 사실 또한 인정할 수 있다. 여기서 뜻밖에 마음에 드는 음악을 들을 때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나를 통해 내가 모르는 무언가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안정적이고 두렷한 자아를 중요시하는 사람은 이를 인정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나는 원자적 자아 개념을 버린 뒤 이러한 내려놓음이 내가 살아 있다는것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P232

이와 달리 무언가를 향해 ‘곧장 나아가는‘ 기술적으로 훌륭한 알고리즘은 내가 좋아하는 것과 그 이유에 대해 늘 안정적인 답안을 제공한다. 그리하여 하나의 이미지로 나를 점점 파묻어버리는 것 같다. 사업의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다. 광고와 퍼스널브랜드의 언어가 너 자신이 되라고 요구할 때, 그 속에는 ‘더더욱 너 자신이 되어라‘는 진짜 의미가 담겨 있다. 여기서 ‘너 자신‘은 습관과 욕망, 동기로 이루어진 일관적이고 인식 가능한 패턴이며, 이러한 패턴은 더 쉽게 광고의 타깃으로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퍼스널브랜드가 애매모호함이나 모순의 여지 없이 ‘나 이거 좋아‘, ‘나 이거 싫어‘라고 결론 내리는 성급한 판단에서 나온 확실하고 변함없는 패턴이 아니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 P233

더 구체적인 버전의 ‘나 자신‘이 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면 소로가 시민 불복종의 의무에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본질적으로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자로 묘사한 것이 떠오른다. 만약 나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내가 전부 안다면, 그것들을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도 전부 안다면(이 모든 것이 미래로 끝없이 이어져 나의정체성이나 내가 나라고 지칭하는 것의 경계가 그 어떤 위협도 받지 않는다고 상상해보자) 나는 계속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말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책을 읽는데 갈수록 내용이 앞과 비슷해져서 결국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읽게 된다면 아마 그 책을 덮어버릴 것이다.
- P233

공통점이 많은 사람에게 배울 것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그 작은 파편 바깥으로 관심을 확장하지 않으면 상대의 가치나 나와의 관계 외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 ‘나-그것‘의 세계에 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나를 뒤집어 엎고 나의 우주를 새로 구축할 사람, 나를 크게 변화시킬 사람과 만날 가능성도 줄어들 것이다.
- P234

자신을 독립적이고 방어 가능하며 ‘효율적‘인 무엇으로 여기는 마음이 특히 비극적인 이유는 그러한 마음이 매우 지겨운(그리고 지겨워하는) 사람을 낳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이 타인을 포함한 이 세상과 분리된 존재라는 생각이 완벽한 착오이기 때문에 이 마음은 더욱 비극적이다. 물론 이것은 안정감과 차별성을 갈구하는 매우 인간적인 갈망의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나는 이 욕망이 아이러니하게도 변화에 대한 두려움, 시간과 가치를 평가하는 자본주의적 개념, 언젠가는 죽게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무능력 같은, 상상 속 자아의 안팎에 있는 여러 힘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나온다고 본다. 
- P235

홀로 장미 정원으로 피신한 이야기로 시작한 이 책에서 타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다만 윌리엄 데레저위츠가 [고독과 리더십」에서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으려면 한 걸음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경고한 것을 기억하자. 
- P237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적절한 거리라면, 자신을 고립시키는 것과 시끄러운 여론의 과도한 영향력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것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 P238

 그러나 대화는 그렇지 않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든 타인과의 대화든 마찬가지다.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이 책(대부분의 책이 그러리라 생각한다)은 수년 동안 인간 혹은 비인간과 나눠온 대화의 결과물이다. 그중 많은 대화가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 이루어졌으며, 이 대화들은 내 생각을 바꾸어놓았다. 당신이 책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책은 당신과도 대화를 나누고 있다.
- P238

장미 정원에 갈 때도 사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보통은 혼자 가긴 하지만, 다양한 방문객이 찾는 장미 정원은 단연코 그동안 내가 낯선 사람들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장소다. 인간과 나눈 대화만이 아니다.
나는 늘 ‘자연 속에서 홀로‘라는 표현이 재미있는 모순어법이라 생각하는데, 그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장미정원에 사람이 한명도 없을 때도 나는 그곳을 어치와 큰까마귀, 검은눈방울새, 매, 칠면조, 잠자리, 나비, 빼놓을 수 없는 참나무와 미국삼나무, 칠엽수, 장미와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회적 공간으로 여긴다. 
- P238

예를 들어 우리 할머니는 나와 함께 화산 폭발로 무너져내린 세인트헬렌스산을 바라보다 영어로 "가여운 것"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나중에 나는 할머니가 산을 마치 사람인 것처럼 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올림픽반도에서부터 오리건주 남부와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경계까지 이어지는 산맥에 관한 우리 부족의 설화에서 우리와 산의 관계는 인간대 인간의 관계다. 세인트헬렌스산, 우리 말로는 루윗산에 대한 할머니의 짧은 말에는 다른 인간 존재에 연민을 느끼고 안녕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고, 할머니는 그 무엇도 더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 P245

 "다름은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양극성의 자원으로 여겨야 하며, 변증법처럼 이 양극성의 간극에서 우리의 창의성이 샘솟는다. (・・・) 이때 상호의존의 필연성은 더 이상 두렵지 않다. "
다름은 힘이며, 개인의 성장과 집단의 정치적 혁신을 가능케 하는 창의성의 전제 조건이다. 우리의 정치가 다름과 다양성, 만남에 부적합하게 설계된 플랫폼 위에서 펼쳐지는 지금, 로드의 말은 특히 깊은 울림을 갖는다.
- P253

매년 뉴잉글랜드를 찾는 비둘기 수가 줄고 있다는 말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하다. 우리의 숲은 더 이상 비둘기에게 깃대가 되어주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을 찾는 생각도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우리 마음속의숲이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산책] 
- P259

어떤 것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그 맥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말은 매우 직관적이다. 
- P262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지점이 바로 여기라고 생각한다.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고 다른 체제에서 다른 무언가를 도모하기 위해 현재의 체제(관심경제)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상상하는 건전한 소셜 네트워크는 현상의 공간이다. 이곳은 오랜 시간 친구와 함께한 산책, 전화 통화, 비밀 채팅방에서의 대화, 동네주민 모임 등 매개체를 경유한 만남과 대면 만남이 결합한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게 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감정적 자양분을 제공해주는 식사 자리와 모임, 행사에서 우리는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여러분과 함께 싸우러 이 자리에왔습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기업이 운영하지 않는 탈중앙적 네트워킹기술을 이용해 대면 교류가 힘든 사람을 포함시키고, 한곳에 머무는 것이 점점 경제적 특권이 되어가는 이 시기에 여러 도시에서 지지의 교차점을 만들어낼 것이다.
- P292

발전과 생산적인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나의 이러한 행동은 비행으로 보일 것이다. 나는 중도 이탈자다. 그러나 장소의 관점에서 보면 나는 마침내 관심을 기울인 사람이다. 그리고 나 자신의 관점에서 보면 나는 나의 삶을 실제로 경험하고 있었던 사람이며, 나는 죽을 때 결국 이 사람에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내가 그날 지구에서 시간을 보냈다는것을 안다. 이런 순간이 오면  관심 경제에 대한 질문 자체도 사라져버린다. 누군가가 내게 대답을 요구한다면, 나는 아마 땅에서 자라고 기어다니는 것들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 P300

이는 목적 없는 목표이자, 하나의 지점에서 끝나는 대신 끝없는 재협상 속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 관점이다. 누군가에게는 목적 없는 목표나 목표 없는 계획 개념이 익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이 개념은 오로지 목격하고, 쉴 곳이 되어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인내를 보인 것이 유일한 ‘성취‘인 우리의 오랜 친구, 쓸모없는 나무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 P320

앞으로 고꾸라지지도, 뒤로 넘어지지도 않고 땅 위에 꼿꼿이 서서,
나는 펠리컨들이 만드는 뜻밖의 장관 앞에서 내가 느끼는 감사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떠올리려 애쓰고 있었다. 그 답은 아무것도 하지않는 것, 그저 바라보는 것이었다.
- P325

마지막으로, 매일 아침 나의 발코니를 방문해주고, 자기보다 볼품없는 호모사피엔스를 향해 낯선 관심을 보여준 두 까마귀 크로우와 크로우선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모두가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자기만의 뮤즈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 P327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이 제목은 의도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소셜미디어 (흔히 말하는 SNS)를 건강하게 사용하는 법에 대한 책을읽고 싶은 사람은 어쩌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은 우리의 스크린 타임을 줄여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이 책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정치·경제·문화 시스템의 철학을 만들어가는 생태지역주의를 통해 자연과 더욱 깊은 관계를 맺고 자신이 위치한시공간에 더욱 충실하게 존재하려는 한 시각 예술가의 시도다. 
- P329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생산성의 틀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압박을 넘어서겠다는 적극적 결정이다.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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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은 진정성을 이용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갈수록 그저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게 아니라 시간을 잘쓰고 싶어 한다.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에 접속할 때마다 보이는 것이 가장 얄팍한 우리의 모습이라면, 우리가 가장 되고 싶은 모습에 부응하는 것이 좋은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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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코 되고 싶은 사람이 다 될 수 없고, 원하는 삶을모두 살아볼 수도 없다. 원하는 기술을 모두 배울 수도 없다. 그런데도 왜 그러길 바라는가? 난 내 삶에서 일어날 수있는 정신적 육체적 경험의 모든 음영과 색조와 변주를 살아내고 느끼고 싶다.
- 실비아 플라스
- P7

죽기로 결심하기 스물일곱 시간 전, 노라 시드는 낡아 빠진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로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들여다보며무슨 일이든 생기기를 기다렸다. 그러자 느닷없이 정말로 일이생겼다.
알 수 없는 이상한 이유로 누군가 그녀의 집 초인종을 누른 것이다.
- P15

노라는 자신의 반려묘를 보며 동정과 절망을 느껴야 마땅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하지만 다른 감정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고통이라고는 전혀 없이, 미동도 하지 않는 볼테르의 평화로운 표정을 보고 있으니 어두운 마음 한구석에서 외면할 수없는 감정이 우러나왔다.
질투였다.
- P18

"누가 더 불행한지 겨루고 싶다면 나도 꽤나 엿같이 살고 있어"
- P29

가게를 나오며 노라는 앞에 여러 개의 문이 있으면 좋겠다고생각했다.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모든 걸 남겨두고 갈 수 있도록.
- P32

"꿈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라. 상상했던 삶을 살아라." 노라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인 소로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정말로 꿈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뭐, 소로는 제외하고, 그는 숲으로 들어가서 외부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았다. 그저 숲속에앉아 있고, 글을 쓰고, 장작을 패고, 낚시를 하면서. 하지만 2세기전,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의 삶은 베드퍼드주 베드퍼드의 현대적인 삶보다 더 단순했으리라.
아닐 수도 있고.
- P34

그녀가 둔 모든 수는 실수였고, 모든 결정은 재앙이었으며, 매일자신이 상상했던 모습에서 한 걸음씩 멀어졌다.
수영 선수, 뮤지션 철학가 배우자, 여행가 빙하학자. 행복하고 사랑받는 사람.
그중 어느 것도 되지 못했다.
심지어 ‘고양이 주인‘이라는 역할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혹은 ‘일주일에 한 시간짜리 피아노 레슨 선생님‘도, 혹은 ‘대화가 가능한 인간‘도약이 효과가 없었다.
- P39

"삶과 죽음 사이에는 도서관이 있단다." 그녀가 말했다. "그 도서관에는 서가가 끝없이 이어져 있어. 거기 꽂힌 책에는 네가 살수도 있었던 삶을 살아볼 기회가 담겨 있지. 네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볼 수 있는 기회인 거야.……. 후회하는일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하나라도 다른 선택을 해보겠니?"
- P49

모든 삶에는 수백만 개의 결정이 수반된단다. 중요한 결정도 있고, 사소한 결정도 있지.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결과는 달라져.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생기고 이는 더 많은 변화로 이어지지. 이 책들은 네가 살았을 수도 있는 모든 삶으로 들어가는 입구야.
- P51

엘름 부인은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래. 그 책만 제외야 그건 네가 한 글자도 쓰지 않고서 쓴 책이지."
"네?"
"네 모든 문제의 근원과 해답이 담겨 있는 책이란다."
"이게 무슨 책인데요?"
"<후회의 책>이야."
- P54

모든 삶이 지금, 시작된다
- P61

"넌 이제 자신이 형편없는 고양이 주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넌 볼테르를 최고로 잘 보살폈어. 네가 볼테르를 사랑한 만큼볼테르도 널 사랑했지. 그래서 너에게 죽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거야. 고양이들은 안단다. 자신이 죽을 때가 다가왔다는 걸 알지. 볼테르는 죽을 때가 다가왔다는 걸 알고 밖으로 나간거야."
노라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려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볼테르의 몸에 외상은 전혀 없었다. 그녀는 그저 애쉬가 내렸던 성급한 결론을 그대로 믿었을 뿐이었다. 길에서 죽은 고양이는 아마차에 치여서 죽었을 거라고, 의사가 그렇게 착각할 수 있다면노라 같은 일반인은 더 그럴 것이다. 2 더하기 2는 교통사고라고.
- P99

이 세상에는 댄처럼 실제로 이루고 나면싫어하게 될 꿈을 꾸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한 행복이라고착각하는 자신의 망상 속으로 타인을 밀어넣는 사람은 얼마나될까?
- P113

"넌 선택은 할 수 있지만 결과까지 선택할 수는 없다는 걸. 하지만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건 좋은 선택이었어. 단지 결과가바람직하지 않았을 뿐이지."
- P123

"맞아. 하지만 넌 네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야 해. 비유의 검색창에 뭐라고 쳐야 할지 알아야 한다고. 그리고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몇 가지 시도를 해봐야 해."
"그럴 힘이 없어요. 전 못할 것 같아요."
"살아봐야만 배울 수 있어."
- P125

하지만 아마 아빠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리라 하나의 후회가다른 후회로 이어지다가 갑자기 온통 후회만 남는다는 것을 알았으리라. 한 권의 책이 될 정도로.
- P129

"룩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물이란다." 엘름 부인이 말했다
"사람들은 룩을 만만하게 봐 룩은 직선으로만 움직이지. 사람들은 퀸과 나이트, 비숍만감시해. 왜냐하면 그 기물들은 교활하게든 하지만 널 무너뜨리는 건 대부분 룩이야. 직선으로 움직이는건 보기보다 간단하지 않아."
- P130

노라가 삶과 죽음 사이에 있기 전
마지막으로 포스팅한 글
내 고양이가 보고 싶다. 피곤하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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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모든 것에는 명백한 비판이 따를 수 있다. 잠시 멈출 수 있는 여유가 일종의 특권에서 나온다는 비판이다. 내가 종종 장미 정원에가고 나무를 바라보고 언덕 위에 앉아 있을 수 있는 것은 일주일에 이틀만 학교에 가면 되는 일자리가 있기 때문이며, 그 밖에도 내겐 다른 특권이 많다. 아버지가 일을 그만두고 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일을 다시 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 P49

첫 번째 무기는 회복의 시공간이다.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시간과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러한 시간과 장소가 없으면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생각하고, 성찰하고, 치유하고, 자신을 지탱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무언가를 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과도한 자극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된 지금, 나는 #FOMO(the fear of missing out,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를 #NOMO(the necessity of missing out, 기회를 놓쳐야 할 필요성)로, 마음이 영 불편하다면 #NOSMO (the necessity of sometimes missing out, 가끔은 기회를 놓쳐야 할 필요성)로 다시 상상할 것을 제안한다.
- P64

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내가 제안하는 바는 언제나 우리를 지탱하고 놀라게 하는 연대라는 능력을 비롯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특성중 아직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보호하는 자세를 갖자는 것이다. 나는 비도구적이고 비상업적인 활동과 생각을 위해, 유지와 보존을 위해, 돌봄을 위해, 함께하는 기쁨을 위해 우리의 공간과 시간을 보호할 것을 제안한다. 
- P72

존 뮤어의 말처럼 "가장 긴 삶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거움을 가장 많이 느낀 삶이다".
물론 이러한 해결책은 돈벌이에 도움이 되지 않고 혁신적인 것으로여겨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장미정원의 우묵한 자리에 앉아 인간과 비인간의 다양한 신체에 둘러싸여 나의 것을 비롯한 수많은 신체적 민감성이 뒤섞인 현실에 머무는 긴 시간 동안(실제로 재스민과 적당히 잘 익은 블랙베리의 향기가 내 신체의 경계를 침범한다), 나는 내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이것은 어쩌면 감각 박탈의 공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환하게 빛나는 자그마한 성과 지표의 세계는 산들바람, 빛과 그림자, 통제할 수없고 형언할 수도 없는 구체적 현실로 내게 말을 거는 내 눈앞의 세계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 P73

많은 사람이 하나의 실험으로 사회를 벗어난다. (…) 그래서 나도 사회에서 벗어나 이 경험이 얼마나 큰 깨달음을 주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러나 별 깨달음은 없었다. 나는 떠나는 대신 삶의 한복판에 머물러야한다고 생각한다.
- 아그네스 마틴Agnes Martin-
- P77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미디어 기업들은 일종의 ‘속보 경쟁‘을 벌이고, 이 경쟁이 우리의 관심을 악용해 생각할 시간을 모조리 빼앗아간다. 군대에서 포로를 고문할때 사용하는 수면 박탈 전략과 유사한데, 그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크다.
2017년과 2018년에 나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에게서 "매일 새로운 일들이 터져"라는 말을 들었다.
- P118

18세기에 장바티스트 르 롱 달랑베르Jean-Baptiste le Rond dAlembert는 ‘모든 시대에 디오게네스가 필요하다"라고 썼다.  나도 이 말에 동의한다.
우리에게 디오게네스가 필요한 것은 그저 즐거움을 위해서나 대안적 존재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수 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의 일화가 거부라는 단어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디오게네스가 알렉산더 대왕을 무시한 이야기를 들을 때 웃음을 터뜨리며 ‘바로 그거지!‘라고 생각하지 않기는 힘들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처럼 극단적으로 행동하지 않겠지만, 이 이야기는 그러고 싶은 우리의 소망을 위한 장소를 제공한다.
- P131

사람을 미치고 팔짝 뛰게 할 만큼 내내 차분한 바틀비는 질문 근처의 공간을 드러내고 그 안에 머물며 질문의 권위를 훼손한다. 들뢰즈가 보기에 바틀비의 반응은 그 언어적 구조로 말미암아 "언어 안에 일종의 외국어를 개척함으로써 언어 전체를 침묵과 직면하게 하고그 안에 빠져들게 한다".
- P136

이 프로젝트를 비워내는 실험으로 보면 많은 사람이 거부로 유명한 또 한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는 사회의 관습이나 편의에서 멀리 떨어진 오두막에서 간소하게 살아야 할 필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내 의도대로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본질에 직면하고 싶어서, 그것이 가르치는 바를 배울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죽음을 맞이했을 때 제대로 살지 않았음을 깨닫고 싶지 않아서였다. (…) 나는 삶에 깊이 빠져들어 인생의 정수를 남김없이 빨아들이고 싶었다. 스파르타인처럼 강인하게 살아가며 삶이 아닌 것을 깡그리 파괴하고, 깨끗하게 길을 내어 인생을 궁지에 몰아넣고, 최소한의 조건만 남기려 했다. 그리하여 만약 인생이 하찮은 것으로 드러나면 그 순수한 비참함을 받아들여 세상에 알리고, 만약 인생이 숭고한 것이라면 직접 경험한 뒤 다음 여행에서 그 숭고함을 제대로 설명해내고 싶었다. 


- P140

그곳에서는 사물이 이전과 달리 보인다. 여기서 왜 소로의 세상이 디오게네스와 장자의 세상처럼 반전으로 가득 차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인간이 법을 준수하는 기계가 된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은 가장 선한사람이요, 가장 선한 사람은 가장 나쁜 사람이다. 
- P142

그러나 성공적인 집단적 저항에서는 그다음 수준의 절제와 훈련이 요구된다. 이때 다수의 개인은 서로를 지지하며 거부의 공간을 열어놓을 수 있는 유연한 합의의 구조를 형성한다. 이러한 집단적 지지는 개인의 치열한 자기 절제의 결과물로 나타나는데, 마치 여러 명의 소로가 다 함께 거부에 나서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함으로써(도피가 아닌 거부와 보이콧, 사보타주를 위한) ‘제3의 공간‘은 더 큰 규모의 대중에게 인식되는 불복종의 광경이 될 수 있다.
- P144

문제는 많은 사람에게 두려워할 것이 있고,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거부라는 선택지를 취하려면 개인적 차원(거부의결과를 개인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과 사회적 차원(불복종을 대하는 법의 태도는 사회마다 다를 수 있다)에서 여유와 자유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 P151

이 버스 보이콧 운동은 유의미한 거부 행위는 두려움과 분노, 히스테리가 아니라 조직적인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집중력과 관심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151

심지어 잃을 게 아무것도 없어 보이던 디오게네스도 일종의 여유가 있었다. 나비아는 디오게네스를 비판한 패런드 세이어 Farand Sayre 의 글을 언급한다. 세이어는 법과 날씨의 측면에서 그리스의 도시들이 디오게네스에게 우호적이었다고 말했다.
디오게네스가 삶에서 누린 행복은, 디오게네스 본인은 자신의 지혜 덕분이라고 생각한 것 같지만, 사실은 대개 그가 통제할 수 없는 우호적 환경 덕분이었다. 그리스의 날씨는 온화하고 기온 변화가 적어서 길 위에서 사는데 큰 문제가 없었고, 코린트와 아테네정부는 외국인과 떠돌이를 용인했으며, 그 시대 그리스인들도 걸인들에게 관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 P152

몸에 이상이 있는 상황에서도 전력 질주하며 자신의 건강을 절벽 밑으로 떨어뜨리는 모습은 ‘갈리거나 죽거나‘인 대학의 유독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의식적으로 비참해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가끔은 나의 건강을 챙기는 일이 길티 플레저처럼느껴질 때가 있다. (・・・)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극도의 피로감과 좋은 학생을 동일시한다. 
- P158

제아무리 힘든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인다 해도, 대학 측이나 일부 학생이 아무리 자기 돌봄을 강조한다 해도, 이 학생들은 우리 모두를 압박하는 시장 수요의 영향 아래 있다. 적어도 내 경험에서 봤을 때 이 학생들은 일이 좋아서 일 중독자가 되는 게 아니다. 일 중독은 대학 안팎에 존재하는 매우 실질적인 문제에 대한 매우 현실적인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 P159

어쩌면 거부라는 전략은 이미 많은 사회적 자본을 소유한 사람, 페이스북 없이도 사회적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 늘 접속 상태로 연결되지 않아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 이들은 캐슬린 누넌 Kathleen Noonan 이 2011년에말한 ‘스위치를 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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