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안희정.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건 아마도 그의 수식어로 따라다니는 고인의 넋을 가까이 있었던 저자의 어떤 일화나 추억속에서 우연히 발견 할지도 모를 희망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대뜸 도지사 선거에 도전하는 의미를 물은 기자들에게 자신이 했던 말을 상기한다.

저는 모욕과 망신을 받으며 돌아가신 노무현 전대 통령의 안희정입니다. 그런 제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회의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것이 곧 복수입니다.

 

그는 분노를 내려놓겠다고 다짐하며 책의 서문을 열어간다. 정의가 패배했던 역사에 대한 분노, 노무현 대통령에게 칼끝을 겨누고 차디찬 벼랑끝으로 몰아 밀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분노를 내려 놓겠다는 것이다. 가스통을 메고 다니며 종북 좌빨 퇴치를 외치는 노인들을 하루일당 몇만원을 벌기 위해 동원된 노인들로 보지 않았다. 격동의 역사 속을 온 몸으로 관통해야 했던 시대적 비극이 탄생시킨 기형적 세대를 향한 연민의 시선으로도 읽지 않았다. 분단과 전쟁을 겪으면서 쌓여온 마음의 응어리들이 분노가 되고 이것이 또 다른 반대편  분노와 충돌하면서 극단적 대립과 반목을 거듭하며 민주주의를 가로막고 있는 현상으로 해석한다. 안희정은 정의가 패한 역사에 대한 분노와 노무현 대통령을 벼랑끝 낭떠러지로 밀던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분노를 함께 나란히 일직선상에  배치시킨 후, 극단적 분열을 자초하는 분노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나라를 몰락하게 할 것임을 염려하면서, 스스로의 분노는 이제 내려놓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용서하지. 그의 고인을 위해 어떤  원망도  변명도 없이 3년의 옥살이를, 그 흔한 사면 복권 마다하고, 고스란히 꽉 채우고 나온 사람인데. 이게 가능한가.

 

그렇다. 그는 화합을 말하고 있다. 상생을 말하고 있다. 대치가 아닌 선한 경쟁으로 함께 가야 할 대한민국, 그의 꿈, 그의 이상을 적고 있다.  그는 이교도이자 흑인인 오바마를 무슬림 근본주의자로 매도하고 비난으로 야유하는 공화당 집회의 청중을 향해 존 매케인이 오바마는 아랍인이 아니며 단지 몇가지 주요쟁점에 대해 우리와 견해를 달리할 뿐이라고 뿐이라고 힘주어 강조한 2008년의 대선 연설장을 회고하며,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상대방을 향해 온갖 비방과 흑색선전도 마다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지적하며, 진보와 보수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공동체를 함께 책임지는 경쟁자라는 틀 안에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안희정은 이 때 느꼈던 뜨거운 전율과 감동을 독자에게 전하며 대한민국에서도 진보와 보수의 참된 화합을 희망한다.

 

에세이 모음 형식으로 된 이 책을 저자 안희정이 주로 충남 도지사로서의 도 운영에서의 경험과 그 과정에서 체화한 자신의 정치 철학과 이상을 담고 있다.


새정치라는 국민적 허상이 만들어낸 현상 속에서 기성 정치인으로서 새정치인(안철수)의 등장과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향하는 시선은 자못 자기고백적이고 솔지한 자신의 정치 철학을 대변해 준다.  국민들은 언제나 기존 정치를 혐오하고 참신한 인물을 원하지만, 새정치를 앞세우고 정치권에 들어오면 곧바로 기존질서와 기득권에 충돌하게 되고, 현실정치에 권력자가 되고 나면 기존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의 견제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누구든 권력을 갖게 되고, 타협은 불가피한 것인데, 더럽지만 진흙탕 속에서 뿌리를 내려야 한다면서, 결국 정치는 인간 세상의 모든 탐욕이 뒤엉켜 만들어지는 타협의 장이라는 솔직한 견해를 밝힌다.

 

그의 정치관은 진보적이라기 보다는 다소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는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 메커니즘을 존중하되, 대기업과 정경 유착이라는 힘의 논리로 중소기업의 자유 경쟁적인 질서를 방해하지 않도록 정부는 중재할 의무를 가지고 있음을 차분한 톤으로 납득시킨다.  노사 대립의 양상 역시, 노조가 전체 노동자에 대한 대표성을 가지지 않으면서 소수(15%)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불법적으로 회사를 점거하고 공권력이 개입하여 해결해주기를 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한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해 세계적인 추세인 시장 개방을 통해 경제적 영토를 더욱 넓혀야 하며, 변호사, 의사, 세무사 등과 같은 특정 기득권 세력의 서비스업의 진입 장벽을 다양한 형태로 낮춤으로써, 경쟁력있고 다양한 고급 서비스업의 확장을 통해 고용을 확대하고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업과 자본의 유연성을 위해 비정규직 고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며, 개인 또한 국가와 기업이 자신을 평생 책임져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얼핏 들으면 오히려 보수의 주장들과 일치하는 요소가 많은 이러한 자율 조정 기능의 강조는, 국가가 보장해 주어야할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장치들을 마련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대안을 내보인다. 이제는 분배냐 성장이냐의 낡은 대립적 주장을 거두고, 최소한 굶어 죽지 않고, 얼어 죽지 않고, 의료비의 혜택을 못받아 아파 죽지 않고, 하는 등의 국가와 사회가 개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마련하자는 것이다.

 

그의 이상은 꿈같이 환상적이고 매력적이지 않다. 오히려 철저하게 현실적이고, 자기 비판(당 혹은 진보 비판)적이다. 그러나 실현가능하고, 대안제시적이며, 경험과 충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때로 그의 생각은 그의 반대편에 서 있는 악의에 찬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빌미를 줄 여지가 있다. 그러나 행간에서 비쳐지는 그의 철학과 고민,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에서 드러난 그의 소신과 원칙있는 행동은 책을 읽으면서 드러난다. 그렇다. 고인의 넋은 그의 정치 철학, 합리성에 바탕을 둔 소신 있는 선택, 정신적인 가치에 스며 있었다.

 

(* 2013년 출간 직후, 신간 이벤트를 통해 읽고 쓴 글이다. 대선 정국에 다시 읽어보려 생각해보니, 약 1년전쯤 책 정리를 하면서 요구르트 배달직원님께 드렸는데 마침 리뷰쓴 것이 남아있었다. 헌재가 내린 결정에도 불복하는 사람이 아직도 미디어를 시끄럽히는 시간동안,  나는, 삭지 않은 분노를 내려놓아야 할지, 분노의 에너지를 더 끌어 올려야 할지 모르겠다. 내려 놓아야 한다면 그것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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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뇌과학지식 50 - 100년 동안 인류가 뇌에 관해 밝혀온 모든 것
모헤브 코스탄디 지음, 박인용 옮김, 정용 감수 / 반니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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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라고 불리는 오늘날, 늙어 죽기 직전까지 다른 그 무엇보다도 피하고 싶은 질병이 있다면 단연코 자신을 서서히 잃어가는 알츠하이머와 치매를 비롯하여 뇌졸증, 파킨슨 병 등의 신경 손상일 것이다. 한 개인을 전우주를 통해 철저하게 유일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뇌이다. 다른 장기들은 대체가 가능해도 나지만, 기술이 가능하여 만일 뇌가 교체된다면, 더이상 나는 나일 수 없다. 우리는 뇌를 통해 생각하고, 움직인다. 뇌는 신체를 인식하고 자신을 의식하며 세상을 인지하고 성격을 만들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다. 뇌의 활동은 자아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다.


생각하고 사고하고 말하고 계산하고 느끼고 하는 것은 모두 뇌의 작용이다. 아이들도 아는 이 간단한 사실, 논쟁의 여지가 없는 이 굳건한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영혼은 물질과 따로 있다는 류의 그런 주장은 아무리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한다고 하더라도 신뢰가 되지 않는다. 뇌에 대해 인간이 알고 있는 게 거의 없지만 뇌와 정신이 떨어져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실오라기만큼도 재생가능한 근거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사고 과정은 뇌의 작용이다. 

뇌과학의 기본적인 내용을 50가지의 키워드 속에 응축한 뇌 사전이다. <뇌와 자아>, <사고 과정>, <역동적인 뇌>, <신경계의 구조와 기능>, <도그마를 벗어나>, <새로운 기술과 도전>의 6개 파트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고, 앞의 <뇌와 자아>, <사고 과정>, <역동적인 뇌>은 포괄적으로 뇌의 역할과 인간의 사고 작용에 관한 주제들을 포함하고 있고 <신경계의 구조와 기능>은 기초적인 뇌구조와 생물학적 뇌 지식을 제공한다. <도그마를 벗어나>는 최근 뇌의 연구에서 밝혀진 성체 신경형성과 후성유전, 디폴트 모드, 뇌파 진동, 예측 오차 등을 다룬다. <새로운 기술과 도전>은 최근 뇌과학의 동향과 새로운 사용되고 있는 새로운 과학기술의 허와 실에 대해서 다룬다.

뇌과학이 일반인의 관심을 많이 끌면서 심리학과 행동과학과 관련된 도서에서도 뇌과학의 일부 사실들을 함께 다루고 있는데, 이 책은 이렇게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들이 하나의 책에 망라되어 있어서 통일된 통합적인 시각으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특히 부풀려져 있는 특정 지식들에 대한 학계의 여러가지 반응들과 최근의 실험에서 나타난 사실들을 매우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참고 서적으로서 유용하다.

사고과정은 뇌의 작용이다. 우리의 주변은 온갖 사건으로 가득차 있지만, 뇌의 활동중 매우 짧은 어떤 순간에는 하나의 일만을 처리하는 것으로 여겨지므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쓸모없는 잡음만이 가득한 세계에서 혼동만이 존재할 것이다. 고릴라가 지나가는 동영상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의 뇌는 필요한 것에만 집중함으로써 인간답게 생각하는 사고가 가능하다.

기억은 사고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흔히 알고 있듯 1960년대에 제기된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라는 두 단계의 작업모형은 아직까지도 유효하지만 현재의 발전된 모델이 설명하는 시각에 의하면 너무 단순하다. 기억은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뇌 구조가 작동하며, 기억 형성과 회상에 관여하는 중요한 기관은 해마가 관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을 떠올리는 데는 전두엽 피질의 관여도가 점점 높아진다. 기억의 종류는 서술기억, 일화기억, 절차기억, 의미기억, 공간기억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렇게 구분된 기억의 활동은 뇌의 각기 다른 부분에서 이루어진다. 여기에는 시냅스 강화라는 활동이 관여하는데, 기억의 형성과정은 시냅스 강화 활동인 '기억 흔적'이 장기기억장소로 옮겨져 '응고' 과정을 거친 후, 이 기억흔적은 몇분에서 몇 시간 간격으로 재활성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장기기억저장소에서 불러내 강화하는 과정은 '재응고' 과정인데, 불러낸 직후의 기억흔적이 불안정해져서 잘못 수정되거나 조작될 수 있다.

과잉기억증후군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은 무엇이든 기억하는 증상인데 보고된 건수가 수십건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하다. 축복으로 생각하는 이러한 뛰어난 기억은 일상생활을 방해할만큼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며, 정확하게 무엇이 원인인지는 모르는 상태다. 미래에 대한 상상은 경험을 재구축하는 자전적 기억의 한 작용인데, 이러한 미래와 기억의 연관성에 의해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은 새에게도 있음이 보고되었다. 불규칙한 아침 식사가 주어지는 새들은 잣(먹이)을 모아두더라는 것이다.

<역동적인 뇌>에서는 성인이 되면 뇌세포가 퇴화한다는 기존의 학설을 깨고 전전두 피질이 20대 후반까지 계속 성숙한다는 놀라운 발견과 함께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 가지치기에 관여한여 바람직하지 않은 시냅스가 제거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발견, 그리고 동물의 연구를 통해 신경 형성이 성인이 된 후에도 꾸준하게 일어난다는 발견을 통해 오용되고 있는 신경가소성의 실체를 설명한다. 희망적으로 볼 때에는 동물 연구에서 보여준 희망적인 성체 후의 신경 형성이 인간에게도 적용되면 좋겠지만, 그 무수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새로운 가지돌기가시를 만들어내서 신경세포들이 새로 연결하는 과정을 인간에게서 발견하지는 못했다는 의학계 소식을 전한다. 이 신경가소성이란 유행어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갖가지 신경학적 현상을 설명하는데 이용되고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학습과 기억은 분산된 신경세포망에서 이뤄지는 시냅스 강화와 연관되어 있지만, 시냅스 가소성은 다른 여러 이유로도 폭넓게 뇌 전체에서 일어나며 뇌가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능력은 나이 듦에 따라 쇠퇴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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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3-14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뇌에 관해 관심이 많습니다. 리뷰를 보니 이 책 재미있어 보입니다. 평점 별 3개 주셨는데 어떤 단점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CREBBP 2017-03-14 15:07   좋아요 1 | URL
하하 걸렸군요. 제가 사실 별 네개를 줬다가, 세개로 깎았는데, 요즘들어 제가 별 세개 준 다른 서적과 비교해볼 때, 세개가 더 공평하다고 생각되어서였습니다. 내용은 잘 정리되어 있고, 편집도 깔끔한데, 딱히 (제게) 엄청나게 새로운 내용이 아니었고, 지식과 정보의 전달이라는 틀 내에 있는 평범한 책이라는 생각에서 별 세개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네 개 정도라고 해도 적당한 것 같구요. 때로 별점을 좀 차별화시켜야 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일관성이 없어지기도 하고 그러네요. ㅎ
 














1260쪽에 8만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책을 갖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착한 가격이다.  2011년 출간되었던 해럴드 맥기의 《음식과 요리》 (백년후) 는 절판 중이었을 때 중고 판매가가 20만원에 육박했다. 


전공이 요리도 아니고, 그런 책이 있었다는 것도 알지 못했던 나는 신간 정보로 이 책을 접하고 바로 주문했다. 그동안 음식과 요리에 대한 갈증에, 이책 저책 두서 없이 읽어왔지만, 가격과 두께로 뿜어내는 이 책의 포스는 이러한 갈증을 잠재우기 충분하다. 음식에 관한한 백과사전과도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백과사전이 다루지 않는 매우 현실적이고도 일상적인 정보도 다룬다. 책이 다루는 주제는 세계 모든 장소와 역사에서 흔하게 먹어왔고 계속해서 소비되고 있는 기본적인 식재료와 요리에 대한 내용들이다. 1장이 우유와 유제품으로 여기까지만 읽었는데, 우유 하나만 해도 포유류 젖의 유전적 발생부터 생리학적 화학적 영양학적 특성, 살균 방법에 따른 맛과 성질의 차이, 수많은 종류의 유제품의 전통적 유래와 현대적인 제조 방법까지, 거의 모든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8만원에 가까운 책 가격이 사악하여, 고민하였지만, 절판시의 중고가격을 보면 책의 가치를 말해준다. 전통적으로 버터와 치즈와 요구르트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우리가 슈퍼마켓 매대에서 구입하는 제품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 거의 일반적 사이즈의 책 한권이 커버할 수 있는 만큼의 정보가 빽빽하게 들어있다. 과연, 요리사들과 요리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성경과도 같은 책이라고 하지만, 요리와 음식이라는 게 일반인의 일상생활에서도 가장 가깝게 접하는 일상이기에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쉽지 않은 소중한 정보라는 판단이다.















이 책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된 비슷한 류의 책이 한 권 있는데, 바로 '동아시아 장의 역사와 계보'라는  부제가 붙은 이한창님의 《장보》라는 책이다. 분류는 동양사에 속해 있는데, 주제는 장이다. 90세가 가까운 저자 이한창 박사가 '일생을 걸쳐 연구한 장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한다. 한국, 일본, 중국의 고서들을 뒤지고 뒤져, 장과 관련된 자료들을 추려내었다고 하는데, 미리보기가 없어서 한 줄도 읽어볼 수가 없지만, 출판사 소개글에서 인용된 몇몇 줄을 보면, 방대한 고대 문헌들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장에 대한 모든 것을 집대성한 백과사전이면서 동시에 근거가 분명한 문헌 속에서 장의 유래와 이용을 찾아온 흥미로운 책이라고 여겨진다.  한자가 많아보여 걱정은 되지만, 절판되기 전에 구입해두고 싶은 목록 1위로 등극이다.


근 읽은 음식에 관한 인문 과학 책들이다. 미각의 비밀은 지난 달에 나왔고, 음식의 언어와 맛의 천재는 1~2년 정도 되었다. 맛의 천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음식 약 10가지 정도를 택해 그 유래를 찾아 떠나는 역사와 공간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데, 로마시대 때부터 이어오는 풍부한 문헌을 바탕으로, 피자와 스파게티 등 현재 우리가 즐기는 이탈리아 요리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탈리아로 들어와서 어떻게 변화하여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게 되었는지를 탐험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음식의 언어는 맛의 천재의 세계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언어와 음식의 변천을 함께 연구하면서, 동서양을 넘나들며 음식이 언어와 함께 변화해온 과정을 탐구한다. 미각의 비밀은 미각과 관련된 잡다한 유전, 싱리학적 화학적 지식들을 총망라한 책이다.
















국내 저자가 쓴 책들도 많이 있을텐데, 읽은 것 중 생각나는 것은 두 권이다. 요리책쓰는 선비 술빚는 사대부는 그나마 전통을 지키는 종가집을 찾아다니며 전해내려오는 종가 음식을 취재한 것으로 앞의 책들에서 제공한 것과 같은 넓이와 깊이를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한국 맛집은 맛에 대한 작가(미식가)의 생각과 가치관이 반영된 맛집으로, 그악한 시대에 자극적이고 그악한 맛들로 가득한 거리에서 진정한 식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식당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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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덴탈 유니버스 - 우리가 몰랐던, 삶을 움직이는 모든 순간의 우주
앨런 라이트먼 지음, 김성훈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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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필요한 이유는 모르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다. 증명된 것, 확실한 것, 세상에 존재하는데 우리가 감각적으로 혹은 본능적으로는 알아내지 못하는 것들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 앎이 확실하다면 그 앎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꾸준히 만들어낼 수가 았다. 컴퓨터와 우주선과 유전자 조작 농산물 등 우리 생활에 이제는 필수불가결한 거의 모든 물건들이 그 자연의 규칙을 알아낸 덕분에 존재하게 되었고 해가 뜨고 별이 빛나는 아름다움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대략이나마 알게 되었다. 밤하늘 가득 빛나는 별들의 실체가 우리가 눈에 보이는 것과 다르다고 해서 별들이 우리에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과학은 과학인 채로 과학 이외의 것들과 섞어 희석시킬 이유가 없다. 아는 데까지 현재 인류가 가진 기술 문명이 증명하고 있는 것꺼지는 적어도 종교가 개입할 이유가 없다. 종교적 이유로 증명된 과학적 사실을 왜곡시키지 말아야 한다.


영적인 것을 알아내려는 노력은 부질없다. 믿음은 주관적 경험에서 비롯된다. 신념이란 개인적인 것이다. 그런 걸 평가할 기준은 없다.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변하기 쉽다. 그 무엇보다도 믿음이란 개인의 문제다. 무슨 생각을 하건 그 생각을 누구에게 노출할 의무도 없으며, 반대로 남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주입받을 까닭도 없다. 믿음도 신념도, 그라고 영적이라고 말하는 것들 모두 변하지 않는 어떤 진리라는 가공된 이름으로 함께 엮고 꼬을 이유가 없다. 진리는 진리고 진리가 아닌 것들은 각자 자신의 신념과 믿음과 그 밖의  개인적인 차원에서 존중받을 이유가 있지만 개인적인 영역에 머무를 때 그렇다.

 

도킨스가 9.11 을 겨냥해 종교를 비판했다면, 내가 도킨스처럼 강한 불신론자도 아니라 하더라도 911 테러를 종교적 영역 내에서 합리화시킨 그 종교의 잔혹성에 대해 같은 생각이다. 만일 테러가 믿음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면 근원적인 믿음 그 자체가 아무리 신의 뜻이고 성적인 것이고 이런 저런 긍정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그릇된 믿음에 대한 비난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같이 많은 생명을 앗아간 이유가 만일 종교적 이유에서라면 말이다.

 

도킨스가 신념에 대해 그리고 사람에 대해 아주 편협한 관점을 갖고 있는 듯하다 77

 

작가는 도킨스가 짜증난다며 이렇게 썼다. 이런 공개적인 비판을 보면 작가가 어떠한 논리로 그 편협성을 설명하는지 구체적 근거를  기대하게 된다. 설명은 허술하다. 과학적으로 단순하게 환원시킬 수도 없는 믿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과학자의 눈에 과학이 단순할 지 모르지만, 과학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반대다. 독자로서 과학은 너무 복잡해서 아무리 기를 쓰고 이 책 저책을 옮겨다니며 읽어도 이해하기도 어렵다. '단순하게 환원'시킬 수 없는 '믿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자는 설명이 없다.  그러니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독자를 납득시킬 수 없고, '단순하게 환원시킬 수 없는',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저자 자신은 그것을 믿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뭘 주장하려는 건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그 초월에 대한 열정은 아름다운 창작물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처음엔 이 책이 과학 도서인줄 알았는데 에세이에 가까웠고, 그렇다면 생각의 흐름을 따라 짜임새 없이 생각나는대로 이말 저말 적을 수도 있는 글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는 있는데 나는 당췌 과학이 아닌 초월적 존재에 대한 열정이 아름다운 창작물의 원동력이 돈다는 것과 도킨스의 편협성이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건지 알 수 없다. 저자는 거의 같은 어조로 신념이란 믿음이며 상상의 나래라고 알맹이 없는 동어반복을 반복하는데 설득력이 없고 양비론에 대한 저자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해주지도 못한다.

 

그동안 종교의 이름으로 행한 엄청난 파괴에 대해서 과학도 파과적인 무기를 만들어냈으므로 마찬가지다 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도킨스의 어떤 주장을 비판하는 건지 모르겠다.  종교가 행한 파괴는 신의 이름으로 필연성을 부여하고 정당성을 획득했지만 과학이 파괴에 기여한 건 단지 수단이었을 뿐 과학 그 자체의 목적이 아니지 않은가. 도킨스의 주장은 인간과 인간 혹은 인간과 동물간의 교감이나 정서적이고 정산적인 모든 활동을 부정한 것이라는 건가?

 

표지와 띠지를 통해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소설가라는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 홍보에 쓰이는데, 이례적으로 대학에서 과학과 인문학(문예 창작)을 함께 가르치는 교수로 임용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책은 전반적으로 저자의 박식함을 곳곳에서 보여준다. 하지만 저자가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과학과 함께 신의 영역을 함께 남겨놓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신을 믿는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숫자로 보여준다. 하지만 저자가 책을 가득 채우는 과학적 지식들은 파편화된 지식들이고 저자가 주장하는 영적인 부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아 억지스럽게 보인다. 


모래알처럼 과학적 지식고 주장이 별개로 따로따로 굴러다닌다는 느낌이 들었다. 리처드 도킨스가 '짜증'스럽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분명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신의 영역으로 남겨두어야한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였음에도 저자는 생기론자과 기계론자들을 분류하여, 한 발 물러나 그들의 주장을 소개하는데, 전자는 생명에는 특별한 속성이 존재하며, 뒤죽박죽 섞인 조직과 화학물을 생명력으로 충만하게 만들어 주는 어떤 비물질적 영적 초월적 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초월척 힘은 물리적 설명을 뛰어 넘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이러한 생기론자들과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기계론자들은 궁극적으로 물리학, 화학의 법칙을 통해 살아 있는 동물의 모든 작용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창조론자들의 생각에 힘을 싣는 건 아니다. 다만 과학이라는 틀로 세계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몸을 여러 개의 코일 스프링, 움직이는 공, 추, 지렛대 등이 모여 있는 집합체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159)'하는 기계론자라 칭하는 점을 주목할만 하다.

 

그럼 우리의 정신은? 우리의 정신은 그저 쿨롱의 법칙이나 명령에 따라 화물과 전기신호의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고 저장하는 끈적거리는 신경세포들의 집합체인 뇌에 불과하단 말인가? 기계론자들은 우리를 둘러싼 자연법칙을 고려하고 세계가 물리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면 고성능 컴퓨터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60


정신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두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그곳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유이다. 과학자로서의 저자는 독자에게 책을 통해 올바를 정보를 줄 책임이 있고, 인문학자(소설가)로서의 저자는 독자에게 책을 통해 감동과 교감을 줄 필요가 있다. 저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두서없이 마구 나열하여 과학적 정보를 전달하는 데 실패했고, 또한 논리적이거나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해 감동을 주는 일에도 그리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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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3-1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REBBP 님의 생각과 관점에 동의합니다. 이 책의 저자가 과학을 가르친다니 약간 우려가 됩니다. 과학은 확실하게 아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류하는 사고체계이자 방법론이라 생각합니다. 과학이 아직 모르는 것이 있다고 해서 과학을 비판하는 것은 어리석어 보입니다.

CREBBP 2017-03-15 08:14   좋아요 0 | URL
앗 어제 휴대폰에서 댓글을 달다보니 이 댓글을 못보았군요. 사실 저자가 과학을 전공했으므로 과학을 가리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과학과 비과학적인 것을 마구 섞어대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 둘을 섞다보면 과학이 사이비 과학이 되어 자신의 ‘증명되지 않은‘ 가치나 종교적 신념 같은 걸 옹호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과학자나 종교학 등등의 교수들은 자기가 전공한 분야나 가르치면 좋겠습니다.
 
요리책 쓰는 선비, 술 빚는 사대부 - 500년 전통 명문가의 집밥.집술 이야기
김봉규 지음 / 담앤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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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조리서는 절반은 남자가 썼다(p13)'. <산가요록>, <수운 잡방>, <도문대작>,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시의전서> 등이 그것이다. 사실 책에서 내가 기대한 것은 이 미리보기 페이지에 나온 조선시대 기록들을 추적하며, 실제로 우리에게 남아있는 음식문화와 조리법등을 비교하며 어떤 요리와 기원을 찾아가는 것이었는데, 조선시대 조리법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조리서에 대한 내용 보다도 누가 썼느냐는 것과 그 책을 지은 사람들의 가문에 대한 것이 많다. 책의 내용에 밀착되었다기 보다는 간략한 소개에 그친다. 한국을 대표하는 종가집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통 음식에 대한 소개와, 그 종가집 가문에 대한 소개다. 


우리나라에서 전해오는 레서피 책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 그것이 궁금했다. 미리보기를 했는데 첫 챕터의 제목이 <선비, 셰프가 되다>였다. 그 다음에 머리속으로 상상된 것은, 부엌에 나가 직접 칼질을 하고 요리를 만들어 내는 우아한 선비의 모습이었다. 멋지다. 멋질 듯하다. 하지만 거기까지. 500년 조선을 뿌리깊게 지배하던 유교라는 가치는 후세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지 못한다. 당대의 가치와 사상은 체통 있는 남자에게 한 몸 움직이기 위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 먹는 일을 금기시했다. 


첫 장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요리가 남성의 전문 영역이어서 남자는 아예 부엌을 드나들지도 못하게 하는 가정이 많았다고 적고 있다. 사실 남존여비가 과연 진짜 유교사상의 뿌리에서 나온 것인지, 차별을 사상화하기 위해 아무렇게나 갖다 붙인 것인지 나로서는 알 길도 없다.  그러니 유교는 그만 까도록 하고 경험을 돌이켜 보면, 확실히 내 아버지가 가스불을 켜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드신 적은 없다. 내 남편은 부엌살림을 장악했다. 내 아들은 자기가 먹을 건 알아서 먹긴 하지만, 내가 있을 땐 나를 만족시키기 위해 내가 만들어주는 걸 맛있게 먹어준다. 내 아버지가 부엌에 안들어간 게 남존여비 사상의 잔재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집안에 할머니와 엄마가 부엌 살림이라는 역할분담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들어가서 무언가를 할 엄두를 못내셨는지는 결론내릴 수 없다. 어쨌거나 유교의 영향을 받은 500년 조선동안 유교 사회에서 부엌은 여자의 영역이었을 거라는 생각인데, 그렇다면 결혼하지 않은 남자들이나, 혹은 노비들도 부엌 살림을 하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면 여자 가족이 없으면 굶어죽었겠네. 


책 내용은 먹치례와 술치례로 나뉘어져 있고, 각 종가집들이 제사 혹은 손님 접대 등을 위해 대물림하여 고유한 조리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 음식들을 다루는데, 기자가 돌아다니면서 듣고 모아 편집한 취재 형식의 글이다. 먹치례로는 각종 장류와 국수류, 제사상, 죽, 떡 등 여러가지 먹거리가 소개되고 있는데 음식에 대해 다룬다기 보다는 그 음식이라는 무형의 문화를 지키고 있는 각 종가를 방문하여 가문의 내력과 가치관 종택을 비롯하여 고택의 내력 등을 상세하게 적고 그 종가집 대표 음식 한두 가지씩을 대략의 조리법과 재료 등과 함께 소개하고,  사진으로 구미를 돋구는 형식이다. 요리 얘기를 듣고 싶지 종가 가문을 듣고 싶지 않은데 그러했다. 체계적인 조리과정을 설명한다기 보다는 그런 음식이 있다는 것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쓸만한 조리법은 전통주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1/3 가량이 가양주 담그는 법에 대한 내용인데. 음식 보다는 오히려 술담그는 내용이 흥미로왔다. 막걸리나 잘해봐야 안동 소주 수준에서만 전통주를 알고 있었는데, 책을 통해 여러 집안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전해 내려오는 전통주들과 그 재료들, 그리고 빚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무형 문화재로 지정된 하향주는 양주방, 규곤시의 방,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산림경제, 고사 촬요, 주방문, 역주방문 등 수많은 조리서에서 언급되는데, 찹쌀로 빚어, 인동초, 들국화 달인 물을 부워 발효시킨다(p283)는 천하 명주다. 백일주는 100일간 발효시키기 때문에 백일주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낮은 온도에서 백일을 발효시키기 위해 겨울에 빚었고, 여러 지역 종가에서빚어왔는데 여기서는 계룡 백일주를 소개한다. 멥쌀로 담근 밑술과 찹쌀로 고두밥을 쪄서 말린 후 재래종 국화와 진달래꽃 오미자 열매 솔잎을 재료로  섞는 덧술, 이후 2개월 이상 발효시키는 과정을 거쳐 다시 저온 숙성 시키는데, 상품화되어 대량 생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지역마다 가문마다 좋은 전통주가 많았는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모두 단절됐습니다. 그래서 좋은 누룩도 술도 식초도 사라져갔지요(p287). 


식민지배가 앗아간 것들 중에는 복구 불가능한 것들이 많다. 프랑스나 유럽의 와인과 맥주가 지역마다 특색있는 것들을 생산하고 잘 길들여 맛있는 술을 만들어내는 효모들을 보존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고유한 술을 잘 보존했다면 좋았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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