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밀러 펭귄클래식 27
헨리 제임스 지음, 최인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878년에 발표된 <데이지밀러>는 헨리 제임스의 소설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면서도 동시에 헨리 제임스에게 가장 모욕적인 소설이기도 했다. 제임스 스스로의 표현을 빌리자면 발표와 더불으 즉시 보스턴에서 해적판이 출간되는 '여태껏 받아보지 못한 달콤한 찬사'를 받음과 동시에 이 번창한 작품의 출간과 동시에 어떤 비난이 함께 했다는 사실이 그러하다. 그를 인정한 한 잡지사에 투고된 소설은 처음에 즉시 반송되었는데 그 이유는 미국인 아가씨들을 모욕하기이라는 친구의 말을 듣게 되고, 우여곡절끝에 출간된다.


<데이지 밀러>는 한 여성을 연모하는 어떤 남자의 시선이 그려내는 한 시대, 특정 계급의 풍경이다. 소설에서, 귀족적 계급의식에 쩔은 미국인들은 당시 유행하고 있던 장기적 유럽 여행 혹은 휴양에서 그들만의 폐쇄적인 세계를 형성한다. 주로 여성이 주축이 된 그들의 사교계에서 공통적인 세계관은 여성에 대한 편견과 위선과 모순으로 가득차있음을 알 수 있다. 소설의 화자는 나이지만 나의 역할은 미미하고, 윈터곤이라는 이야기 속 다른 남자의 시선으로 관찰한 데이지 밀러의 이야기인데,  윈터곤은 당시 미국 귀족 사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랙터를 가진 데이지 밀러에 대해 첫눈에 반해 애정을 갖게 되지만, 쾌활하고 솔직하고 당시로서는 개방적인 데이지 밀러에 대해 매우 복잡한 심경을 갖게 된다. 따라서 주인공은 데이지 밀러이지만, 그녀의 내면은 윈터곤이 바라보는 시선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호텔 문 앞에서 뛰어다니는 저 끔찍한 젊은 여자들, 저들이 바로 진짜 데이지 밀러에요"(198/199)


이 말은 소설 밖에서 친구에게 제임스가 직접 들은 말을 작가의 말에서 인용한 것이다. 제임스는 베네치아의 곤돌라를 타고 가다가 한 호텔 앞 번잡한 분수 계단에서 젊은 두 아가씨가 테라스에서 천방지축하고 천진난만한 '기질을 발휘'하고 있었는데, 저 아가씨가 데이지 밀러라는 말에 발끈한다. 저런 철부지들과 자신의 데이지 밀러를 어찌 비교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제임스는 데이지 밀러를 어떤 판단이든 완전히 불가능하게 만들고자 했지만, 독자는 철부지 여자 아이들을 보며, 그곳에서 데이지 밀러를 보았던 것이다. 줄거리 자체만을 본다면 별로 쓸말도 없을 정도로 단순하고 또한 분량 또한 많지 않아 누벨라에 해당된다. 그러나 헨리 제임스의 글쓰기가 <나사의 회전>에서 그 극한을 보여주었듯이 어떤 사실과 사실 사이의 뚜렷한 경계가 없이 희미하고 상징적인 배치가 가득하기 때문에, 짧고 단순한 소설임에도 이야기 거리는 풍성하다. 


1800년대 후반 미국의 귀족이란 것의 정체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본다. 귀족 이라고 하면 기사도로 시작하여 대대로 되물림되는 부와 권력의 핵심에서 거대한 영지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던 사람들인데, 당시 미국의 귀족층이라고 하면 정경유착과 각종 부당한 방법을 통해 취득한 온갖 혜택을 독점하던 신흥 부자들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넘쳐나는 부는 유럽의 휴양지와 여행지에서 미국 여행자들의 사회를 구축할만큼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여행지에서 그들은 사교계를 형성하면서 서로 교류하는데 데이지밀러의 가족은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속에 잘 끼지 못한다. 천박하다는 것이 이유다. 데이지밀러의 단지 돈만 많고 그들의 품위를 만족시킬만한 위엄을 갖지 못한 가문 출신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눈에 못마땅했던 이유는 그녀가 자유분방하다는 소리인데, 윈터곤은 그녀의 외적 아름다움보다도 그녀의 그 자유분방한 기질에 대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느끼면서도 역설적이게도 그 자유분방함이 모든 남성들에게 개방되어 있고 특히나 로마에서 조바넬리라는 하류층이지만 잘생긴 남성과 어울린다는 사실에 대해 참을 수 없는 질투와 혐오를 동시에 느낀다. 


모호성이라는 서사 방식을 즐겨 사용하던 헨리 제임스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당시 이 여성을 바라보던 탐탁지 못했던 수많은 귀족 사회의 모습에서는 우리 사회가 다시 우리 스스로를 바라보는 탐탁지 못한 많은 시선들을 비춰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윈터본이 보기에 데이지 밀러는 완전히 새로운 너무나도 매력적인 유형이었다. 그녀는 소탈하고, 사교적이었으며 개방적이고, 열정적이다. 윈터곤은 그녀에게 숭배할만큼 끌리고, 그녀 역시 그에게 친밀함을 거침없이 내보이며, 밤에 남녀가 나돌아다니는 것과 같은,  당시로서는 금기시된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하지만, 주변의 드글드글한 여러 부인들(워커 부인, 코스텔로 부인)의 윤리관은 그렇게 천박한 여성과 어울리는 윈터곤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은 처음부터 명백해 보이고, 윈터곤의 적극적 행동 못지 않게 데이지 밀러의 윈터곤에 대한 태도 역시 적극적이다. 둘의 인연은 스위스의 아름다운 호숫가 마을을 떠나 로마에서까지  계속됨에도 둘 사이를 가로막는 커다란 장벽이 있으니 그것은 사회적 편견이기도 하고 허물지 못하고 용납되지 않는 윤리관과 자유로움 사이의 갭이다. 게다가 새롭게 나타나 그녀와 늘 함께 붙어다니는 조바넬리의 존재 또한 장애요소이다. 


그녀가 날 사랑했을까?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끝에서 이 수수께끼같은 의문은 누구에게도 그 답을 주지 못한다. 모호함의 끝에 매달린 의미심장한 메시지 하나가 그의 가슴을 때린다. 세 번씩이나 전해달라던 그 부탁. 그녀가 했던 거짓말. 그건 어떤 의도였을까. 그녀가 사라진 후에야 윈터곤은 그녀가 조반넬리와는 약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사실 그것은 이미 윈터곤에게 그리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 남자의 모순은 이거다. 그녀가 자기와 한 금기시된 행동 함께 '은밀하게' 성을 구경 가고 자기와만 누렸던 밀회는 용납할 수 있으나, 그런 행동을 그것도 로마의 바람둥이와도 했다는 사실에서 그는 이미 그녀에게서 돌이킬 수 없는 혐오를 느낀다. 하지만 실은 그와 약혼하지 않았음을 꼭 전해달라고  했던 그녀의 그 메시지는, '소나기'에서 입던 옷을 꼭 입혀달라고 했던 소녀의 마지막 유언을 떠올리게 한다.


 그녀는 조반넬리와 같이 순수한 친구를 용납하는, 그런 자유를 보장받는 자로서의 남자친구를 원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윈터곤과 관계가 가까와지더라도 윤리관을 운운하며 시시콜콜 자신의 행동에 제약을 가하는 존재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을 것만은 분명하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어장관리를 하는 바람둥이 여성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당시 그 숱한 편견의 눈초리를 따갑게 맞으며 오로지 자신의 본성을 지키고 자유로움을 추구했던 그녀는 자신이 속한 사회의 굴레 속에서 스스로 택한 희생이 미국 사회에 어떤 반향을 일으켰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것은 헨리 제임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당시 소설이(해적판이) 날개돋힌 듯 팔리고 소설의 영향으로 미국 사회에서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데이지 밀러처럼 자유분방한 행동하는 것이 유행이었다는 해설이 전하는 바다. 성격도 유행이 될 수 있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물로 읽는 이집트 문명 모자이크로 읽는 지중해 오디세이 4
김문환 글.사진 / 지성사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이집트의 첫 정착 농격 문화는 바다리 문화다. BC 5000~ BC 3800년 사이의 문화다. 이집트에서 발견된 유물은 이 시대의 것을 포함한다. 1920년 경에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책에 소개된 BC 5천년경의 바다리 문화의 유물은 모두 해외로 반출되어, 르부르박물관과 대영박물관에 있다. BC를 말할 때 1천단위를 넘어가는 시대의 유물을 상상해보기는 어렵다. 농경이 신석기 BC 8천년에 싹트고, 금속 사용이 BC 6천년경에 시작되면서  BC 5천년부터는 이시대까지 보존이 가능했던 유물을 남긴 것이다. 


이집트의 역사를 말할 때 이집트는 나일강 상류로 지도상에서는 아래 부분에 해당하는 상이집트와 지도상에서는 윗부분이지만 나일강 하류에 해당하는 하이집트 부분으로 나뉜다. 상하 이집트와 각 부족으로 분열되어 있던 시기에 상이집트에는 <미이라>의 스콜피언 킹의 모델이 되는 왕이 등장하고, 그 뒤로 나르메르가 상하 이집트를 합쳐 첫 통일 왕조를 세운다. 멤피스는 첫 통일 왕조의 수도다. 이 때가 선왕조시대라 불리우는 시대이고, 그 중에서도 0왕조다. 0왕조는 BC 3150에서 BC 3050 년까지 계속되었다.


우리는 이집트의 유적이 발굴될 당시 유럽의 패권을 쥐고 있던 강대국들에 흩어진 이집트의 고대 유물들과, 상하이집트에 남아있는 유적지들을 방문하면서 선왕대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그 장구한 이집트의 역사를 차근차근 비교적 상세히 펼쳐보게 된다. 어떤 면에서 보면 역사란 남겨진 기록과 유물, 유적을 바탕으로 재생한 추측에 불과하다. 거기에는 분명 누락된 역사의 조각들이 여러 역사가들의 상상력 혹은 정치적 목적에 의해 이어붙여지면서 왜곡된 사실이나 허구가 존재한다. 말이 전하는 것은 믿을 수 없지만, 물건은 최소한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 될 수 없다. 


유물을 누가 어떻게 해석하건 간에 그것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어떤 상태로 남겨져있다는 것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남겨진 유물은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고, 남겨진 유적은 폐허가 된 유적지를 돌아봐야 볼 수 있지만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채 박물관과 유적지를 돌아봐봤자 그 유적이 말해주는 것들을 들을 수는 없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박물관을 돌아보는 것보다는 여러 박물관에 흩어져 있는 유물과 유적지들을 시대별로 그 유물에 얽힌 역사적 사실과 함께 책으로 읽어보는 일이 더 유익할 수 있게 만든 책이다. 물론 작은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 모습을 가까이서 들이다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겠지만, 사진을 찍을 때는 찍는 사람의 관점이 남아있다. 우리가 관람객으로서 빠듯하게 짜여진 여행의 다음 일정을 위해 휘리릭 보고 떠나는 것보다는 어떤 유물이 던져주는 메시지를 어떻게 읽을 지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가진 저자의 시각이 반영된 사진으로 설명과 함께 제공된 문맥을 함께 읽고 볼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다. 


7천년의 역사 중, 이집트 고유의 토착 민족이 왕족이 되어 고유의 고대 이집트 문화를 지킨 것은 대부분의 BC 시대다. BC7세기 이집트를 정복한 누비아의 흑인 왕조인 쿠시 왕조와 그 이전에 왕족간의 혈연으로 파라오가 된 리비아 계열의 왕조가 집권하기도 했다. 이후 몇 세기에 걸쳐 계속된 페르시아의 침략과 지배를 그리스 용병에 의지하다가 끝내는 알렉산더가 페르시아를 멸망시킴으로써 알렉산더가 페르시아를 접수했을 때, 이집트 왕조는 막을 내리고 헬레니즘 시대로 편입된다. BC343년에 이집트와 페르시아가 맞붙었을 때 양쪽 선봉은 모두 그리스 용병이었다고 한다.  그리스 용병들은 돈만 주면 싸웠고, 더 강한 용병을 더 많이 고용한 쪽이 이기는 거였다. 이렇게 이민족과의 싸움에서 독립적 세력을 갖지 못한 이집트의 마지막 토착 파라오 (넥타네보2세)는 누비아로 도망가서 망명정부를 세우지만 그 이후의 기록은 없다. 이후 지난한 AD의 모든 세기를 다 이방인의 통치 하에 있었고, 이집트인이 통치하게 된 것은 1952년의 일. 2200여년간 스스로를 남에게 맡겼던 셈이다. 


이집트의 왕조의 역사를 시간 순서대로 비교적 상세하게, 가능한 한 모든 왕조의 관계를 빠짐없이 기록하면서 해당 왕들의 유물과 유적들을 방문하며 당대에 일어났던 일들을 다시 조명하는 방법으로 기술되어있다. 역사책이면서 기행문이기도 한 이 책은 문체가 조금 독특한 ~어요 체로 되어 있는데,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역사를 부드럽게 말하는 식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그런 방법을 쓴 것 같은데, 내게는 조금 집중에 방해가 되었다. 


왕위 쟁탈전

어느 나라에서나 영웅이 있기 마련이고, 믿어지지 않는 신화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저자는 이집트가 강력한 모계사회라서 왕의 정통성을 위해 정비가 아들을 낳지 못하면, 정비의 딸과 결혼한 사위가 파라오가 되었다고 말한다. 아니 모계사회라면 딸이 파라오가 되어야지 왜 전혀 피가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사위가 엉뚱하게 파라오가 되는 것인가 라고 생각되어지기도 하지만, 그 딸이 다시 아들을 낳으면 다음 세대에서는 아들이건 딸이건 적자가 혈통을 잇게 함으로써 길게 보면 정통성이 생기는 게 맞는 거 같긴 하다. 그래도 내가 왕가의 딸인데, 엉뚱한 남편이 파라오가 되는 일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신왕국 시대(BC 1570년~BC 1069년)의 하트셉수트는 투트모스 1세의 정비 태생의 딸로,  남자 형제들이 모두 죽자, 유일한 계승자가 된다. 


왕가의 야화는 유교국가인 우리나라에서도 흥미진진한데, 뜨거운 햇볕 강렬한 모래 사막 위에 헐벗은 통치자들이 형제자매부모사이 가리지 않고 결혼하는 고대 이집트라면 어땠을까. 짧게 짧게 나오지만 언제나 어느 왕조에서나 반복되는 왕위 쟁탈전과 그에 따르는 음모와 계략은 서늘하다. 투트모세1세의 서자인 투트모세 2세는 취약한 정통성을 강화하기 위해 투트모세1세의 정실의 딸 하트셉수트와 결혼(남매끼리)하지만 일찍 죽는다. 후궁이 낳은 어린 아들 투트모세 3세가 제위에 오르자, 물을 만난듯 공동통치를 내세우고 정권을 쥐고 흔들던 하트셉수트는 나일강 건너 카르나크 아몬대신전과 일직선으로 연결된 파라오의 장제전을 짓고 스스로 파라오가 된다. 하트셉수트의 치세에 이집트의 국력은 강했고 그 어느 때보다 번영했다. 투트모세3세 역시 서자라 정통성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트셉수트의 딸이자 자신의 배다른 남매인 네페루네와 결혼한다. 하지만 네페루네는 일찍 죽고, 하트셉수트가 죽은 후, 그녀의 모든 흔적을 역사에서 지운다. 장제전을 청소하고, 하트셉수트의 조각상을 파괴하고 그녀를 새긴 부조를 지우고(이 책에는 이렇게 나와있는데 나무위키에 찾아보니 다른 의견도 있다. 일부러 부수지는 않았다는 의견도 있는 듯), 그리고 나서 복수하듯 해외 원정에 나섰다. 18년간 휴가를 가듯 매년 레반트와 팔레스타인으로 원정을 떠나, 무려 350개의 도시를 굴복시켰다. 이러한 왕위 쟁탈과 정통성 확보를 위한 혈통간의 결혼은 계속된다. 아버지와 딸 사이는 물론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그 극단을 보여준 예가 친아들 프톨레마이오스 10세와 결혼한 클레오파트라 3세다.  이 일은 고대 이집트에서도 없던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와 시리아의 셀레우코스 왕조의 클레오파트리의 결합 이후 벌어진 왕위 계승 스토리는 너무나도 복잡해서 나중에 다시 정리를 해야겠다.

(하트셉수트의 장제전, 룩소르)



세계로 흩어진 투트모세 3세의 오벨리스크

위대한 문명은 그 규모에서 압도한다. 그러나 너무나도 많은 유적과 유물이 해외로 반출되었고, 도굴되었고, 파괴되었다. 우리나라의 유물도 일본과 각지로 반출된 것이 많지만, 이집트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화려한 유물들을 세계 각지로 흩어보냈으니 국민들이 얼마나 원통하고 억울할까 싶다. 특히 오벨리스크의 경우 그렇게 커다랗고 높은 탑이 어떻게 세계 각국에 흩어졌을까가 의문이다. 양엄마며, 고모며, 장모였던 하트셉수트에 대한 강한 복수심으로, 하트셉수트가 세운 오벨리스크를 가리며 세운 네 개의 오벨리스크는 세계 각국에 뿔뿔이 흩어졌는데, 하나는 357년 로마 콘스탄티우스 2세때 알렉산드리아로 옮겼던 것을 390년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콘스탄티노플 전차 경기장 가운데로 옮겨 현재는 이스탄불에 가면 볼 수 있다. 다른 두 개는 18세기 이후 런던의 템즈강에 하나,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 보내졌다. 정복왕 투트모세 3세가 지금도 세계를 정복중이라는 저자의 말이다.  손자 투트모세 3세가 만들다가 죽자 4세가 완성한 오벨리스크는 로마로 갔다. 로마의 전차 경주장인 키르쿠스 막시무스에 세워졌는데, 이후 1588년 경에 교황 식스투스가 산 지오반니 광장으로 옮겼다. 


신석기에서 BC3150년까지의 선왕조 시대는 바다리 1기, 2기와 나카다 1기 2기 3기로 분류된다. BC3150년부터 BC 2686년까지는 초기왕조시대로 분류되는데, 이 때 상형문자가 등장한다. 0왕조에 전갈왕과 나르메르가 통치하고 이어 나르메르의 아들부터 파라오 일곱명이 아비도스를 수도로 다스리던 시기가 1왕조(BC3050~BC2890)다. 이후 파라오 다섯명이 다시 멤피스를 수도로 통치한 이백년이 2왕조(BC2890~BC2686)이다.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까마득한 옛날 3천년 경에 이미 문자가 쓰였고, 또렷하게 남아있는 조각과 부조, 상형문자들은 신비감을 넘어 경외감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하다.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3왕조부터 6왕조까지 피라미드가 지어지던 시대를 고왕국 시대다. BC2686년부터 BC 2181에 해당된다. 피라미드의 등장은 3왕조 2대 파라오(BC2668~2649)에 이미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렇게 까마득한 시대에 이미 상상도 못할 규모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제작하고 온갖 유적과 유물을 남기기 시작했으니 이후 이민족이 지배하기 전까지 계속된 25세기의 찬란한 이집트 문명은 끝이 없이 계속된다. 허무한 게 있다면, 이렇게 많은 내용을 이렇게 오랫동안 읽었으나, 기억에 담지 못하고 잊혀지는 것이다. 470여쪽으로 책의 두께에 비하면 페이지수는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며, 사진을 많이 담고 있어 텍스트 역시 그렇게 많지 않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실이 요약 압축되어 있기 때문에 대용량의 두뇌를 필요로 한다. 고로 하루에 읽을 수 있는 양이 제한된다. 시간도 엄청 걸리고. 좋은 책이다. 두고두고 5천년전의 고대 도시로 언제든 책만 펼치면 여행할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질풍론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박하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화학 무기를 몰래 연구하던 한 대학의 연구실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미립자 형태의 탄저균을 개발한다.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 동네 주민이 들고 일어나 연구에 차질이 있을 거라는 이유로 몰래 연구가 이루어졌던 것인데 연구 결과를 혼자서 독식하려던 연구 소장에게 해고된 후 이를 복수하기 위해 이 병균을 스키장 근처의 눈쌓인 나무 밑에 숨겨 두고 나무위에 위치정보 수신기를 테디베어 속에 장착해 걸어둔 후 소장 도고을 협박 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그 유전자조작된 기밀 병기는 온도가 10도만 올라가도 용기가 깨지는 매우 민감한 재질로 되어 있거 만일 그것이 깨져 가루가 날아가게 되면 가루 한 알갱이만 흡입되어도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거액의 돈을 입금하지 않는다면 겨울이 지나 해빙기가 되면서 용기는 깨지고 바람에 흩어진 탄저병균이 수없이 많은 인명을 살상시킬 것이라고 협박하며 그것을 숨긴 눈쌓인 산속 사진을 찍어 보낸 고즈하라는 우연히 사고로 죽게 된다.

도고는 부하직원 구리바야시를 이용하여 병균이 묻힌 장소를 찾게 하고 구리바야시는 스키 광인 아들에게 도움을 청해 죽은 고즈하라의 소지품에서 빼낸 사진 몇장에서 나온 힌트와 그가 사고를 당한 고속도로의 위치만으로 스키장을 알아내고, 역시 사고 차량에서 빼돌린, 300미터까지 추적이 가능한 위치추적기를 가지고 다니며 20대 대학생때 마지막으로 탔던 스키 솜씨로 맨꼭대기 상급자 코스에까지 올라가 코스가 아닌 곳을 헤집고 다니면서 위치를 찾으려고 애쓰지만 넘어지고 자빠지고 눈속에 파묻히고 너덜너덜 꼴이 말이 아니다.

수준급의 솜씨로 아버지와 동행한 슈카는 마을 학교에서 단체 스키 수업차을 온 이쿠미와 부딪치는 사고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되는데, 이 학교의 아이들은 몇달 전 유행한 인플루엔자에 걸렸다가 안타깝게도 한명의 희생자를 내었다. 그 희생자의 오빠가 슈키와 동급생인 유키인데 유키의 무리들은 비정규코스를 누비고 다니다가 문제의 나무에 걸려있는 테디베어를 발견하고 이것울 갖고 싶어하던 겐타는 후일 다시 와서 이것을 가져갔다가 스키중 부딪힌 어린 아이에게 사과의 뜻으로 주어버린다.

나무에 매달려 있어야 할 위치수신기는 아이가 스키를 타는 곳마다 번쩍거리며 위치 추적기의 불빛을 반짝이게 만들고 병균을 쫓는 사람들은 아무리 확신하는 나무의 위치에 가까이 가도 추적기가 신호를 잡아내지 못하고 대신 엉뚱한 곳에서 번쩌꺼리다 급하게 사라져버리는 현상에 어리둥절하다. 한편 활강이라는 휴게소는 마을 학교의 아이들이 식권 대신 저렴하게 음료를 사먹을 수 있는데 그집 주인 딸이 바로 인플루엔자로 죽었던 것으로 아이의 엄마는 자신의 딸을 감염시킨 다른 아이들은 살아서 즐겁게 놀고 있는데 자기 딸만 죽은 것이 분해 복수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슈카와함께 음료를 먹으러 왔던 이타미는 자신을 보고 외면하는 유키의 엄마를 보고 우울해진다. 결국 이 모든 인물들에 얌전한 회사 여직원까지 가세해 사건에 개입을 하게 되고 설원에서는 쫓고 쫓기고 너머지고 자빠지며 구르고 날고 돌며 스키와 보드를 탄 채 결투를 벌이는 씬이 코믹하게 벌어진다.

히가시노 게아고 소설치고는 긴장감보다는 코믹함이 돋보였고, 특유의 막판 긴장과 막판 뒤집기, 결론에서 뭔가 교훈을 주어야 하는 것같은 대사는 판에 박은듯 비슷한 유형, 빠르게 쓰고, 빠르게 읽히고, 쉽게 소비하기에 적당한 인스턴트적인 소설, 스릴러물이라기에도 좀 뻔한, 너무 많이 본듯한 장면들..  독자인, 우리는 천천히 음미하고 책을 읽으며 생각할 권리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여기에 고백할게 하나 있는데, 다름아닌 밤마다 잠자기 전 유튜브나 커뮤니티에서 찾아보는 영상/사진이 있다는 거다. 그건 야동이 아니라 고양이와 개, 그리고 아기들이다. 고것들을 담은 영상과 사진은 하루종일 뭔가를 하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준다. 그렇다고 내가 현실에서 동물을 좋아하거나 빽빽 우는 아기를 막 좋아라 하는 편이 아니다. 엘리베이터나 버스 같은데서 아기가 타고 있으면 꼬물거리는 작디 작은 손가락도 만져보고 싶지만 그냥 들이다보고 만다(남의 아기를 더러운 손으로 함부로 만지면 안돼요). 개들은 누가 안고 있거나 데리고 다니면 쳐다도 안보지만 교외 카페나 절 혹은 교외 사는 지인 집 같은데 가면 유독 꼬리를 살란살랑 흔들며 놀자고 애교를 떠는 개들을 가끔 보는데 가까이 다가오면 살짝 겁나고 만지면 뭉클한 촉감과 낯선 털의 감촉 때문에 피하지만 무슨 생각할까 신기한 생각이 들어 사진 찍어두고 연구한다. 고양이는 아이가 어릴 때 늘 아파트 화단을 뒤지며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놀기에 길고양이들에게 뭔가 친근함을 느껐지만, 토끼 한마리를 키우다 한달 만에 죽은 후로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울 생각은 버렸다.

사실 아파트 쓰레기 버리는 곳에 가면 늘 고양이들은 볼 수가 있다. 누군가는 밥을 주는 것 같고 누군가는 또 싫어하는 것 같고 , 경비님들도 여러 분이 계신데 어떤분은 싫어하시고 어떤 분은 열심히 밥 챙겨 주시고 하는 것 같다. 나로 말하자면 쓰레기버리러 가거나 집을 나설때 한번씩 만나고, 주위에 아무도 없으면 안녕 하고 말걸어보지만 도무지 그 고양이가 날 아는지 어쩌는지는 알 길이 없는 사이다. 밥을 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날 쳐다보긴 하는데 몹시 경계하고 내가 다가가면 달아나버리기 때문에 그냥 멀뚱히 말만 붙여보고 대답도 못듣고 돌아선다.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 사라에게도 여러 불행이 한꺼번에 왔다. 2천년대 초반 닷컴 붕괴와 더불어 대형회사에 병합된 후 탐욕적 대기업의 이미지 세탁용 디자인을 의뢰받았지만 애써 준비한 발표 자료를 포함해 모든 작업 내용이 담겨있는 노트북 컴퓨터를 지하철에 두고 내려 발표장에서 빈 손으로 아무 것도 없는 하얀 칠판 앞에 섰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매몰되고 권태 속에 빠진 동거 생활도 지쳐 우울증을 보이던 사라는 발표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고 짧지만 병가를 얻을 수 있게 된 사라에게 길고양이 한마리가 나타난다. 냄새를 맡으라는 고양이의 충고에 동거남의 냄새를 맡으니 수상쩍은 냄새가 난다.

인간이 짝을 이루며 평생 한 사람과만 사랑을 하도록 문명을 가꿔왔지만, 그래서 일부다처, 일처다부 등의 관습이 많은 문화권에서 야만이지만, 사랑은 영원하지 못하고 인간의 마음은 간사할 뿐만 아니라 우리는 매일 같은 삶을 사는 것 같아도 사실은 늘 조금씩 변해가고 엤기 때문에 한 번 사랑했다고 영원히 둘만 서로 사랑해야 하는 건 아무리 합리적인 인간이라지만 뭔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은 결혼 십년차 정도가 되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래도 둘이 계속 살아가는 건 둘이 함께 공유해온 것들 ,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공유하게 될 것들 때문이다. 둘이 함께 유전자를 섞어 만든 아이들, 집, 함께 먹는 밥상, 함께 보는 티브이, 소파 부엌가구들, 집, 저축, 빚, 함께 아는 친구들..사랑이 식어도 관계를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니것 내것 가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 물건이라면 돈만 엤으면 새로 사면 되는 거지만 아이는 어쩔거며, 둘이 함께 영원히 같이 살게 될 거로 생각하고 헌신한 시간들, 함께 만들어온 결코 나누어지지 않는 상호 의존 관계 모두를 고려한다면 헤어지는 일이 그냥 그렇게 엉망인 채로 사는 편에 비해 더 합리적이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사라는 아이가 없었고 집도 남친의 부모님이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집이었고, 무엇보다도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파트너의 외도가 엄청난 충격과 절망적 샅황을 만들었지만 질척거릴 필요 없이 비교적 빠르고 덜 고통스럽게 헤어진다 부자 동네서 살다가 월 500파운드의 월세를 찾으려니 대낮을 걷기에도 위험하고 불결하기 짝이 없는 빈민가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사랑하는 아빠와 남동생은 파산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배신감으로 몸을 떨며 우울증에 날마다 울며 지내는 사라에게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은 다름 아닌 고양이이다.

저자의 약력을 보면 긍정의 심리학을 연구하고 컨설팅하는 학자인데, 이 책은 소설이지만 자기계발서적인 성격을 가졌는데, 이렇게 진퇴양난에 빠진 사라에게 나타나 이제까지의 자신은 템즈강 속에 빠뜨려 죽이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조언해주는 조언자의 역할을 해주며 사라가 천천히 우울의 밑바닥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멘토이자 친구가 된다.

인간은 어떤 상태에서도 적응할 수 있도록 태어났다. 당장 없으면 죽을 거 같은 연인, 고르고 골라 아껴 두었던 가방과 신발과 예쁜 옷들, 아빠가 평생 모은 장서들, 이런 것들은 갑작스런 상태의 변화에 따라 모두 처분하거나 보내버려야 하는 것들이다. 한 때 모든 것일만큼 소중했던 것들을 버리려면 길고 어두운 고통 속을 통과해야 한다. 그것도 믿었던 연인에 대한 배신 때문이라면 고통은 치욕이 된다. 사라의 변신은 고양이 관점에서 본 인간의 탐구가 직접적으로 사라에게 충고와 조언으로 시작된다. 당연한 걸로 알던 탐욕스레 육식을 먹으면서 고양이가 새를 물어오자 끔찍해 하던 사라는 고양이에게 설득되어 채식주의를 실천해보고 그 풍성하고 오묘한 맛의 세계를 날게 된다. 지하철에 몸을 구겨 넣고 다니던 일상에 걷기와 자전거타기로 생확 패턴이 바뀐다.

내가 지굼 가진 것 중 무엇이 소중할까? 그것은 사실 그렇게 소중한 걸까? 만일 그게 없다면 어떨까. 소석은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내가 혹시 지금 가장 소중한 것 이라고 생각하고 집착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경험할 기회를 잃는 건 아닐까? 소설이라기 보다는 인생의 실패를 만났을 때 고양이에게서 배우는 지혜라고 할 수 있을만큼 자기계발서적 성격이 강한데, 고양이가 하는 충고와 설명 , 사라의 투덜거림이 조금 조금 장황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GO! 독학 일본어 첫걸음 - 왕초보부터 JLPT까지 한 달 완성 GO! 독학 시리즈
시원스쿨 일본어연구소 지음, 곽은심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약 한알 전 일무따(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를 이북으로 구매하고, 함께 제공되는 mp3 음성 파일을 다운받아, 휴대폰에 넣어두고 다니면서 생각없이 틀어놓고 버스에서 듣는데, 사실 이걸 시작할 때까지도, 히라가나나 가타가타를 알지 못했어요. 글자는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듣기만 한 거죠. 교재가 휴대폰에 같이 있으니까 간간히 교재를 보면서 듣기를 하니까 대략 글자들이 눈에 익긴 한데, 이제 서서히 책을 읽고 교재를 보면서 공부해야 할 단계가 되니, 히라가나를 외우는 건 피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종이책으로 된, 초급도 아닌 완전 초급, 첫걸음 교재로 왕초보가 알아야 할 기초 사항(쓰기와 읽기)을 함께 공부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따로 공부할 시간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아주 쉽고 기초적인 교재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이 여러가지 니드를 만족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한 권의 책에 여러가지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일본어 첫걸음에 필요한 쓰기 연습장입니다. 책에 붙어 있습니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쓰기 연습과 매 주별로 배운 내용을 복습해서 써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뒷편에는 본문의 일본어 음을 녹음한 Mp3 CD 한 장과, 단어장이 별책 부록으로 들어있습니다. 또 첫장에는 시원스쿨 동영상 강의를 1년동안 수강할 수 있는 수강쿠폰이 번호로 들어있는데, 하라는 대로 쿠폰 등록을 시도했더니 이벤트 페이지 가서 하라고 하고, 이벤트 페이지에는 그런 거 없음 하고 입을 닦습니다. 그런데 사실, 책에 내용이 설명되어 있고, 그림도 나와있고, mp3로도 음성 파일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굳이 동영상 강의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강의가 어떨지, 궁금한 건 풀 수 없다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음성 파일의 경우 각 챕터별로 여러 개의 파일로 나뉘어져서 200여개의 파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걸 다 PC에 복사했다가 다시 휴대폰 연결해서 가져오고 하는 것이 좀 번거롭더군요. 사실 홈페이지에 등록한 이유는 동영상 강의 때문이 아니라 음성 파일을 웹에서 손쉽게 다운받을 수 있는가를 보려고 했던 건데, 따로 제공되지 않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요즘 CD 자체가 없는 노트북 컴퓨터 사용자들도 많고, 탭이나 휴대폰으로만 모든걸 처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굳이 CD를 함께 제공하기보다는, 어차피 교재가 있어야 음성 파일 듣는 게 의미가 있으므로 웹에서 쉽게 다운받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편나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하루 15분씩 8주 스케줄과 하루 30분씩 스피드 속성 스케줄을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캘린더를 함께 제공하고 있는데, 암기력이 뛰어나다면 15분으로도 한 유닛을 끝낼 수 있겠지만, 단어 하나 외우고 다음 단어 들으면 그 전 단어 까먹는 나이에 이른 사람에게는 15분이 아니라 150분씩 잡아야 4주만에 초보 탈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첫 유닛(Unit1) 입니다.  간단한 인사말이 소개되어 있고, 뒷부분은 히라카나와 해당 단어들을 엮어서 공부하는데, 사실 히라카나는 제 경우 일본어 학습 앱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다 아는 것 같아도 막상 혼자 읽으려면 버버버벅 거리게 되니까, 이렇게 교재를 가지고 스스로 책을 읽어보는 게 필요할 거 같아요.



마지막 근처 단원입(UNIT 48)입니다. 문법 포인트를 이런 식으로 제공합니다. 중요한 것은 빨간 색으로, 반복되는 부분은 파란색으로 표기하고, 문형연습하는 예도 나와있습니다. 스파게티처럼 일본의 문화를 소개하는 코너도 짬짬히 보입니다. 


UNIT 6개를 한 주의 분량으로 엮어서 연습문제가 있습니다. 연습문제를 풀어보고 나서야, 어느정도 실력이 향상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지요. 일무따로는 주로 말하고 듣기 연습이고, 이 책은 문법과 쓰기 공부가 되니까, 두 책 모두 병행하면 될 거 같습니다. 대신 진도가 더 느려지겠지요. 


1월 말에 일본 홋카이도를 가는데, 그 때까지 유창~하게 일본말을 하게 되는 건 꿈이지만, 한두마디 알아듣는 건 가능하게 되겠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