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나 아티스트
알카 조시 지음, 정연희 옮김 / 청미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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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나 아티스트

알카 조시 | 정연희 옮김 | 청미래

영미소설 / 464 p.

나는 세 명의 사라스바티 여신

(예술, 학문, 지혜의 여신)이 지닌

지식을 몹시 가지고 싶어요!

나를 작은 삶 안에 가두기 전에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세요.

p.245

만약 자신이 태어날 나라와 부모, 성별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가끔 그 나라만이 가진 제도에 갇혀 날개를 펼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날 때면 종종 상상해 보게 된다. 

조금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갔을까? 아니면 자신이 원하던 환경이 주는 안락함에 자신의 정체성도 삶의 이유도 찾지 않은 채 안주하며 살아갔을까?

하지만 「헤나 아티스트」의 주인공 락슈미처럼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환경 또한 중요하겠지만 어쩌면 그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개인의 의지가 삶의 이유를 찾게 만들고 자신의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게 만들며 모든 것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녀가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려고 노력할 땐 응원했고, 동생의 존재로 위태로워질 때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안타까워했으며 이야기의 끝을 보았을 땐 괜히 내가 성장한듯한 뿌듯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왜 할리우드 배우 리즈 위더스푼이 강력 추천한 도서인지도 알 수 있었다. 

라다가 기쁨을 본 곳에서 나는 곤경을 보았다. 라다가 사랑을 본 곳에서 나는 책임과 의무를 보았다. 그것이 한 동전의 양면일 수 있을까? 그 애가 내 삶에 들어온 후로 나는 사랑과 의무, 기쁨과 분노를 모두 경험하지 않았는가? p.375

화려한 도시 자이푸르에서 상류 계급의 부인들 몸에 헤나 문양을 그리며 헤나 아티스트로 성공의 길을 걷고 있던 락슈미였다. 자신만의 집을 지어 그 집에 부모님을 모시고 오리라는 목표를 이룰 날도 멀지 않았던 그녀의 삶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도 모르는 여동생 라다가 등장하며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자신이 떠난 후 태어났다는 라다

사실 락슈미는 부모님이 정해준 남편과 원치 않는 결혼을 했었고,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끝내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쳐 나와 자이푸르에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그녀가 달아난 뒤 남겨진 가족이 사회에서 배척되고 무시당하며 종교의식, 결혼식, 탄생일, 장례식에도 갈 수 없었던 상황. 그녀가 떠나고 태어나 동네에서 재수 없는 계집애로 불리며 후에 부모마저 돌아가시며 보호받지 못한 채 살다 자신을 찾아온 여동생 라다.

나였어도 나로 인해 그들이 겪어야 했던 상황들에 마음 아팠을 것이고 죄의식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죄의식을 느끼며 라다에게 자신보다 나은 삶을 주려고 더 열심히 일하려던 그녀가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런 그녀의 마음을 모르고 행동하며 피해를 주던 라다가 미웠다.

정말 '영리하지만 순진했고, 용감하지만 무모했으며, 도움이 되지만 경솔해서 다루기가 아주 까다로웠'던 라다는 표현이 딱 맞다. 하지만 라다 또한 그 누구도 더 나은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반응했으리라. 그래서 그녀 또한 성장하리라 생각했다.

설마 칸타에게 책을 읽어주며 라다가 상상력을 키우고 세속적인 생각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그 계기로 불러온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니...

락슈미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게 될까? 

락슈미가 여자에게 배타적인 인도 사회의 차별에 맞서며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던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무엇보다 내가 알지 못했던 아름다운 헤나의 문양과 향신료를 듬뿍 뿌린 이색적인 요리 등 이색적인 인도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았고 그녀의 주위 인물들과의 이야기도 좋았다.

넷플릭스 영상화가 확정되어 프리다 핀토가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상태이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헤나 아티스트」는 현재 락슈미를 도와주던 말릭을 주인공으로 한 2권이 작년에 출간되었으며, 여동생 라다가 주인공인 3권이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자이푸르 왕가의 먼 친척 파르바티 싱과 그녀의 남편이자 카스트의 이름난 건축가인 사미르 싱, 항상 그녀의 곁에서 머물며 잡일을 도와주며 락슈미를 앤티-보스라 부르던 말릭, 라다의 친구가 된 칸타 그리고 락슈미의 약초 치료법을 배우고 싶다던 제이 쿠마르 박사를 또 만나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3권까지 번역 출간되어 끝을 볼 수 있길 희망해 본다.^^

나는 만 번의 헤나 획을 남기고 떠난다. 나는 더 이상 스스로를 헤나 아티스트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고, 누가 물어보면 고통을 치유하고 덜어주며 건강을 찾아주는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순종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부질없는 사과는 놓고 떠난다. 과거를 다시 쓰고자 한 열망은 두고 떠난다. 기술, 배움에 대한 열망, 내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삶에 대한 갈망. 이것들은 내가 가져갈 것들이다. 피, 숨, 뼈가 그렇듯이 이것들은 내 일부이다.

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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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헤이의 365일 긍정 확언 일력
루이스 L. 헤이 지음 / 센시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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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헤이의 365일 긍정확언 일력

루이스 L 헤이 | 센시오

자기계발·성공학 / 384 p.

유재석과 이적이 부른 '말하는 대로'를 알고 있는가?! 

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될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로, 긍정적인 말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는 둥이들이 부정적이거나 자신감 없는 말을 할 때면 이 노래를 떠올리며 둥이들에게 주로 적용해오곤 했다. 

그래서인가?!

"엄마, 나 이번에 상장 두 개 받을 거 같아요."

"오옷, 그래? 결과 나왔어?"

"아뇨.”

“응?! 방금 두 개 받는다고 하지 않았어?!”

“엄마. 나 랑이에요. 나 아님 누가 받아요?"

헐... 그 자신감 뭐냐?!ㅋㅋ

긍정적인 마음이 넘치다 못해 흘러넘치는 녀석들. 아니, 어쩌면 긍정적인 허세인가?! ㅋㅋ

내가 한 말을 고스란히 흡수만 하던 녀석들이 이젠, 내가 부정적인 말을 할 때면 내게 긍정적인 말을 전하며 응원해 준다. 그런 모습에 정말 말의 힘이 그것도 긍정적인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듯 사람을 살리 수도 죽일 수도 있는 말의 힘. '나는 할 수 있다'를 자주 외치며 변화해가는 긍정적인 사고가 불러오는 행동. 

그리고 말의 힘만큼 우리를 달라지게 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글귀가 주는 힘. 

긍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사고를, 부정적인 말은 부정적인 사고를 불러와 우리의 행동에까지 영향을 주니, 「루이스 헤이의 365일 긍정확언 일력」을 통해 매일 짧고 좋은 긍정적인 글귀로 자신에게 좋은 말을 선물해 보면 어떨까?




작은 사이즈의 탁상형 미니 일력으로 되어있어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아 좋고, 연도와 요일이 적혀있지 않은 만년 일력이라 올해도, 내년에도 후년에도 반복해 사용할 수 있어 더 좋다.

나 또한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해당하는 날짜에 적힌 긍정확언으로 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하루하루가 쌓이고 쌓여 나의 마음과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며 긍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다양한 테마를 담고 있는 12달


 

미국을 대표하는 심리치료사이자 긍정확언의 세계적 대가 루이스 헤이.

그가 40년간 펴낸 글 중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찬사를 받은 긍정확언을 선별해 예쁜 그림과 함께 담은 「루이스 헤이의 365일 긍정확언 일력」은 달마다 테마를 달리한 글귀를 담고 있다.



나를 사랑하고 위로하는 열두 달.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1월, 위로가 필요한 날엔 2월, 넘어서고 나아가게 해 주는 용기가 필요할 땐 3월, 상실과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4월, 다섯 살의 나에게 건네는 말 5월, 행복한 하루를 부르는 긍정의 말 6월, 너를 용서하고 가벼운 내가 되기 7월, 성공과 부를 부르는 긍정확언 8월, 나의 영원한 친구, 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9월, 나이 듦과 죽음을 향한 다정한 시선 10월,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려면 11월, 나를 둘러싼 세상을 축복하며 12월.

해당하는 날짜가 아니더라도, 용기가 필요하면 2월을 성공과 부를 부르고 싶을 땐 8월 중 원하는 하루를 펼쳐보고 말해봐도 좋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는 나와 나 자신이고, 나는 뭐든 할 수 있으니 나를 믿으며, 다양한 관계를 통해 얻은 경험과 깨달음에 감사하며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긍정확언. 

길지 않은 짧고 좋은 긍정적인 글귀로 매일 나에게 긍정과 사랑을 줄 말.

선으로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하니 힐링마저 되어, 가까운 이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좋다.

365개의 짧고 좋은 긍정적인 글귀 중, 오늘 11월 24일에 해당하는 글을 적으며 마무리해 본다. 여러분에게도 선물이 되고 힘이 되어줄 글귀가 되길..^^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도 괜찮다.

이것을 분명히 의식했기에 끝낼 수도 있다.

마음속에서 부정적인 속삭임이 들려온다면

그것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자책하지 말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말해 주세요.





+ 출판사로부터 협찬 받은 일력을 직접 사용해보고 남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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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오늘의 젊은 작가 39
김홍 지음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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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김홍 |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39

한국 장편소설 / 232 p.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북클럽’을 통해 김홍 장편소설 「엉엉」을 만났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온라인 북토크로 작가님과 함께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는 북클럽.

오호~ 작가와의 만남이라고?!😍

작가님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그리고 함께 책을 읽은 사람들의 감상은 어떨지, 궁금증 반, 설렘 반! 두근두근. 낯선 설렘이 주는 느낌이 싫지 않다.

그럼 온라인 북토크는 언제하고 어떻게 참여 가능한지부터 책리뷰까지 빠르게 알아보자. 그런데 책 제목 「엉엉」은 울 때의 그 엉엉?! 


“어디 가려고?”

“응”

“어디 가려고.”

“모르겠어.”

p.22

어느 여름날, 악몽에 잠을 설치던 ‘나’는 자신으로부터 뭔가 떨어져 나갔다는 걸 느끼며 잠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본체’라는 것을 직감한다. 

본체라고?! 무슨 본체?! 영혼 같은 건가?! 

그런데 그 본체가 주섬주섬 짐을 챙기더니 떠난다??? 어디로 가는지도, 언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말을 남긴 채. 그리고 그날 이후부터 '나'는 자신도 모르게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데,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세상도 함께 울어주듯 비가 내린다.

네? 왜요? '나'와 '본체'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원래 하나였던 존재가 이제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둘이라니. 참신한 설정에 호기심이 생긴다.




5년 후, 본체로부터 걸려온 전화. 그렇게 다시 '나'는 본체와 재회하고, 그 본체를 통해 본체를 잃어버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어느 날 코트 안에서 비둘기를 꺼내는 마술을 하는 도중 실수로 자기 본체를 꺼내 날려버렸다는 리처드 펭귄, 계단에서 발을 헛디딘 순간 본체가 빠져나간 지수 씨, 예고 없이 눈앞에 사막이 펼쳐지며 쓰러지던 정현 씨 등 본체를 잃어버린 많은 사람들을.

그리고 '나’는 예상치 못한 일에 휩싸이는데... 

'나'와 그들은 본체를 되찾게 되는 걸까? 그가 울면 왜 세상도 함께 우는 걸까?

본체들은 본체의 삶을 '나'는 본체를 잃어버린 채 나대로의 삶을 살아가던 세계. 이유 없이 울던 '나’에게 당신이 울지 않을 수 있어서라는 말을 건네던 장면이 유독 오래도록 기억에 남던 이야기.

예상할 수 없는 김홍 작가의 엉뚱함과 기발함이 여기저기 숨어 있던 「엉엉」. 술술 읽힐수록 궁금증도 함께 커져갔던 이야기. 

그래서 더 온라인 북토크가 기다려지고 작가와의 만남이 기다려진다. ❤





ps. 책을 읽으며, 순간순간 난 언제 울어봤더라?! 생각하게 되었고, 문득 최근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왜 울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어느 순간 화자인 '나'처럼 그냥 눈물이 나와 울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픈 몸으로 인해 하려고 했던 일들이 틀어져 속상했나 싶기도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이유 없이 그냥 울었던 거 같다.

그런데, 난 언제부터 울지 않았더라?! 

연년생으로 동생을 둔 나는 불안했는지, 어릴 적 엄마가 엉덩이만 들려고해도 울었을 정도로 동네에서 울보로 통했던 나였다는데.... 그래서인가?! 다음의 글들이 더 와닿았다. 어쩌면 나도 더 많은 나를 만들고 있었을지도...

이게 다 뭐야?

우리는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어. 더 많은 우리들을.

p.60

제가 지금 울고 싶어서 우는 게 아니거든요.

그렇지 않아요. 다른 무엇보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우는거라서 울고 계신 거예요.

p.160

나이를 먹을수록 내가 원하는 바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어려워진다. 나 자신이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하는 건지 남들이 원하기를 원해서 원하는 척하는 건지 확신하기 힘들고, 내가 원하는 바를 들은 상대방이 무언가를 요구받은 것처럼 느낄까 봐 조심스러워지기도 한다.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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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맨 -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끝없는 모험
커밋 패티슨 지음, 윤신영 옮김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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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맨

커밋 패티슨 | 윤신영 옮김 | 김영사

과학(진화론·고고학·인류학) / 700 p.

인류 조상이 어떻게 유인원으로부터 분리되었고, 직립보행을 어떻게 하게 되었으며 머리 꼭대기에서 발끝까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등 우리 모두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인류 기원에 대한 궁금증.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p.11

1967년 사리치와 윌슨에 의해 인류가 아프리카 유인원으로부터 기원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탄생한다. 하지만 인류가 그렇게나 침팬지나 고릴라와 가깝다면 왜 더 유인원과 비슷한 인류 조상종 화석이 발견되지 않을까라는 회의론도 등장한다. 그리고 이런 이때 유인원스러운 특징을 가진 인류 조상 중 가장 오래된 최초의 화석 인류 '루시'가 나타난다.(심봤다아!) 

뒤이어 존핸슨이 침팬지가 가설상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모든 유인원에 전해져 내려온 해부학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만능 유인원이라 말하면서 인류와 침팬지, 고릴라 사이의 유전적 관련성이 문제로 떠오게 되었고 이 문제는 일부 연구를 통해 인류가 침팬지와 특히 더 가깝다는 단서를 드러낸다.

이 사실에 많은 학자들이 더 오래된 인류 조상이 있다면 그들은 침팬지와 더욱 닮았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된다. 하지만 최초의 인류 루시보다 100만 년 더 앞선 존재는 인간도 침팬지도 아니었다. 오 마이 갓!!! 넌 누구냐?!


이 장대한 드라마는 나무 아래 똑바로 서 있는, 이족보행을 하는 본원적인 존재에서 시작된다. 아르디는 특유의 걸음걸이로, 인류 가계도 전체와 관련된 격렬한 논쟁 속으로 들어갔다.

p.257


 

아르디의 발과 골반의 인류스러운 특징을 보고는 더욱 확신이 섰다. "두세 개의 독립된 데이터 소스가 있다는 점에서 확신이 갑니다. 침팬지와 갈라진, 인류 계통이에요."

p.517

그 존재는 바로 땅을 의미하는 아파르어 '아르디Ardi'와 유인원 혹은 원숭이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피테코스pithekos'에서 유래한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라는 이름을 가진 인류 계통에서 가장 오래된 440만 년 전 고인류 여인이다. ’아르디‘라고도 불리는 이 이름은 지상 유인원이자 인류 계통의 뿌리에 위치하는 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홍보 덕분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루시'에 반해, 처음보다 학계에서 많이 받아들여졌지만 여전히 논란이 되는 존재로 대중에게 거의 알려진 게 없는 '아르디'이기도 하다. 또한 학자들에게 해답보다는 질문을, 기존 가설을 확인시키기보다는 새로운 가설을 제기한 불편한 존재가 된 아르디였다.

「화석맨」을 통해 인류의 기원에 대한 특징을 볼 때마다 나 또한 혼란스러워진다. 분명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데 현생 유인원과는 다른 그 특징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이 궁금증에 그 시대 화석이 더 많이 발견되길, 팀 화이트를 열심히 응원했다. (발견해라. 발견했나?! 발견하길🙏)



 

박물관이 뭐요? 화석은 뭐고?

이 보물들은 인류 모두의 것입니다. 우리는 에티오피아인이며 전 세계를 위해 이 화석들을 전시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 화석들이 파괴되게 놔둔다면, 역사가 우리에게 책임을 물을 겁니다.

p.121

기자 출신의 작가 커밋 패티슨이 쓴 과학도서 「화석맨」은 지구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화석을 잘 발굴하는 인물 팀 화이트가 주가 되어 진행되는 한 편의 소설 같아 두꺼운 분량임에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린 캘리포니아대학 인류학과 교수이자 오래된 인류 조상종 '아르디'를 발굴하고 이름을 붙인 화이트였지만, 자신만의 고집으로 많은 적들 또한 만들었던 인물. 그래서 그와 그 이외의 많은 고인류학자들이 서로 경쟁하며 소재를 발굴, 연구하고 학계에 받아들여지던 그 과정이 치열했던 만큼 덩달아 흥미진진하기도 했다.

화석맨」의 주요 배경이 되던 천년 가까이 잠들어 시대마다 층층이 다른 역사를 갖고 있던 나라 에티오피아와 같은 동아프리카 지구대에 위치한 나라의 내전과 부족들로 인해 전쟁터가 되기도 했던 화석 발굴지로 가던 그 여정에선, 목표하는 지역을 가기 위한 매일매일의 흥정의 연속이 되었던, 그들이 원하는 것을 내어줘야 했던 「낙원」이란 책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들이 끊임없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조차 보이던 인류의 기원에 대한 열정이 또 다른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하고 그 사실에 인류의 역사가 다시 수정되어 나아가던 이야기. 

모두가 기대하던 조상과 실제로 나타난 조상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고, 현존하는 어떤 범주에도 정확히 속하지 않으며, 상상했던 것과도 달라 여전히 미스터리한 존재로 남은 인류의 기원이 궁금하다면 「화석맨」을 읽어보시길 권해본다.^^

조금은 인류의 기원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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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면하는 마음 - 나날이 바뀌는 플랫폼에 몸을 던져 분투하는 어느 예능PD의 생존기
권성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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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면하는 마음

권성민 | 한겨레출판

자기계발 / 280 p.

우리는 늘 무언가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한다.

끊임없이 타협을 거치며 살아야 한다.

……

삶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이 되면 어떻게든 나가게 되어 있는 방송처럼.

p.61

평소 티브이를 잘 보지 않는 우리 집이지만 예능 프로그램은 몇 개 챙겨보곤 한다. 열심히 달려왔으니 쉬어가는 타임도 있어야 하지 않냐는 생각에 즐겁게 웃고 웃으며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책 표지에 적힌 ‘어느 예능PD의 생존기’라는 말에 혹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생존기’라는 단어보다 ‘예능’이란 단어에 꽂혔던 거다. 그리고 거기에 플러스 ‘PD’라는 직업에 대한 궁금증.

그래서 가볍게 펼쳤다. 한 편의 예능을 보듯 그렇게. 그런데 중간중간 훅 들어오는 글이 있다. 그리고 툭툭 던지는 웃음 요소와 위로까지. 

‘아! 이 책 에세이가 아니라 자기계발책이었지.’ 뒤늦게 깨닫고서 다시 음미한다.

권성민 작가는 2012년 MBC PD로 입사해 8년을 일했고, 2020년 카카오로 이직해 현재까지 예능PD로 일하고 있다. 그가 10년 동안 일하며 나날이 바뀌는 플랫폼에 몸을 던져 분투하는 과정을 담은 「직면하는 마음」에는 PD라는 직업과 시스템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풀어 나간다. 

즉, 작가의 말을 빌려 ‘자신의 눈으로 돌아본 권성민 예능PD의 작업 수기’를 담은 자기계발책인 것이다.

4장으로 구성된 「직면하는 마음」에서 그가 말하는 예능이란 장르는 여집합으로, ‘확실히 드라마이거나 확실히 시사교양인 것들을 빼고 난 뒤에 남은 애매한 것들이 모여 복닥거리는 곳. 정해진 모양이 없는 만큼 자유롭고, 좋은 뜻으로 제멋대로’라고 말한다.

복닥거리는 곳. 자유롭고. 제멋대로. 왠지 모르게 엉뚱하고도 재미있다는 느낌이 드는 정의만큼 책에 적힌 글 또한 그러했다. 

여러 상황에 놓여있는 요즘 내가 자주 했던 질문 '내가 이 일은 왜 하고 있지?'를, 작가의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일은 왜 하고 있는지 스스로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라는 글로 만났을 때의 놀라움처럼,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만난 글에서 내 상황을 대입하게 만들고 돌아보게 하며 생각하게 만들었고.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작가가 툭 무심히 던져 놓은 유머 폭탄에 큭큭 터지게도 만들었다. 자신이 새 프로그램이나 책을 내면 한동안 자기 전에 네이버에 검색을 해본다고 한다. 그것도 큰따옴표 안에 넣어서. 안그러면 <톡이나 할까?> 프로그램은 자꾸 이상한 옷을 입은 여성분들이 외로울 때 자신에게 카톡을 보내라는 엉뚱한 게시물이 나오고, 「살아갑니다」 첫 책 제목은 감성적인 일기만 자꾸 나온다고 ㅋㅋㅋㅋ 이 에피소드 말고도 건강검진과 업계에서 사용하는 단어의 해석 등 곳곳에 숨은 재미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거기에 또, '‘과거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란 결국 ‘지금 내가 미래의 나에게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할 것이다. 너 그때 이런 거 걱정했지. 괜찮더라. 지나보니 별거 아니더라. 너 지금 많이 불안하지.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는 글로 나를 울컥하게 만들기도 했다. 꼭 나에게 하는 이야기 같아서. 엉엉. 작가님 이거 반칙이에요!!

보통 영어로 제작자란 의미의 프로듀서로 풀이되는 'PD'. 다른 많은 나라와는 다르게 한국에서는 시스템 없는 시스템으로 인해 프로그램의 시작과 끝 모두를 책임져야 하는 PD 그 자체로 시스템이 되는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해 나가던 생존기 속에서 자기개발기도 볼 수 있었고, 콘텐츠 제작자로 일하는 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거기에 덤으로 작가님의 운동 마인드에 자극까지 받은(아자!).

예능PD의 직업이 궁금하신 분이나 자신에게 다시 확신을 불 지퍼 달려나가길 원하는 분에게 권해본다. 권성민 예능PD 만의 필력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는 「직면하는 마음」을.





+ 하니포터5기로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직접 읽고 남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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