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전달자 특서 청소년문학 14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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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간략 소개

『시간 전달자』는 2018 환경부 우수환경도서로 선정되었던 기존 『숲은 그렇게 대답했다』를 수정, 보안하여 나온 책으로 이상권 작가가 어린 시절 직접 겪은 산불 이야기에 '시간 전달자'라는 재미난 요소를 더한 청소년 소설이다. '신 호모테우스전'으로 만나보았던 이상권 작가의 책이라 더 반가웠다.

선생님의 장례식장에 아이들이 모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빈새, 교상, 주울, 항이, 이안이는 돌아가신 선생님과 함께 어린 시절을 숲에서 보내면서 지내온 제자들로 숲속 상사 할아버지 무덤 옆에 묻히길 원하는 선생님의 유언을 시행하려고 하나 숲 옆에 살고 있는 전원주택 동산마을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치게 된다. 이 사건으로 기존 숲을 가꾸며 어릴 적부터 숲속에서 자란 문중 사람들과 외지에서 들어와 살고 있는 동산마을 사람들 간의 대립이 점점 심해져 가고 결국 문중 사람들로부터 숲을 없애고 개발을 하겠다는 말까지 흘러나오게 된다.

이 숲은 일곱 명 아이의 장난으로 한때 몽땅 불탄 적이 있다. 이 아이들은 큰 벌을 받는 대신 책임지고 숲을 살려내기로 약속을 하고 불타버린 자리에 나무를 심고 매일같이 물을 주며 정성껏 숲을 가꾼다.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그들의 아이들 또한 어릴 적부터 숲속에서 자란다. 숲을 잘 보존해서 아이들에게 물려주겠다던 어른들은 정말 숲을 팔게 되는 걸까? 빈새, 교상, 주울, 항이, 이안이는 시간 전달자가 보여주는 부모의 젊은 시절과 현재를 오가며 숲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그리고 시간 전달자는 과연 누구일까? 의문이 꼬리 꼬리를 물고 계속 뒷장으로 나를 안내한다.





인상 깊은 구절

오직 항이만이 그 아지트를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생각이 달랐을까. 은연중에 우리는 눈에 보이는 숲의 가치만 생각했을 뿐,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 어린 시절의 시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p.117


내가 묻지 않아도 그 아이는 학교가 좋고 행복하다고 자랑했다. 나는 그 아이의 눈빛을 별로 믿지 않았다. 나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행복한 학교가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p.126


▶ ㅇㅇ? 왜 그 아이의 눈빛을 믿지 못하지?!라고 의문을 가지면서 뒤에 이어지는 문장을 읽는데... '아!'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러게 '어디 어디 학교 어때요?'라고 물었을 때 '행복한 학교'에요라는 대답을 들은 기억이 없다. 거의 대부분이 성적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 갈 뿐...



원래는 인간도 그랬어. 집에서 태어나고 집에서 죽었으니까, 그 집이 성스럽다고 한 거야. 근데 언제부턴지 인간은 집이 아닌 병원에서 태어나고 병원에서 죽어가지. 집이란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이야. 그래선지 더 이상 집을 성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어. 언제든지 팔아서 돈이 되는 것 1순위가 집이야. 곧 집이란 돈이야. 자본의 핵심은 돈인데, 가장 돈 번식을 잘하는 것이 집이란다.

p.131


나무들이 뇌를 버린 이유를 알 것 같다. 또한 특정한 얼굴을 포기한 이유도. 나무들은 혼자가 아니라 늘 저렇게 어우러져서 살아간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어우러졌을 때가 가장 아름다우며 가장 슬기로워지기 때문이다.

p.151

마무리하며...


처음 『시간 전달자』라는 제목을 본 둥이들이 '우리 시간 전달자'본 거 아니에요?'라고 물었다. 예전에 읽은 '기억 전달자'를 떠올린듯하다. 그 책이 아니라고 하니 왜 이렇게 전달자가 많냐고 ㅎㅎㅎㅎ

『시간 전달자』는 현재, 꿈,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래서 초반에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분명 읽을 땐 현재였는데 어느 순간 꿈으로 넘어가있고 또 어느 순간엔 시간 전달자로 인해 과거로 가 있었다. 너무 자연스럽게 넘어가다 보니 순간 읽다가 어리둥절하다가 순간 깨닫는다. '아 꿈이구나, 아 과거에 일어났던 현장에 가있는 거구나...'하고... 그래서인지 제일 먼저 책을 접한 율이가 이야기에 빠져들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둥이들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봐야 할듯하다.

이상권 작가는 어릴 적 실제 겪은 산불로 까맣게 타버린 동산을 비질하고, 어린 나무를 심고, 여름내 물을 주고, 그 주변 풀을 베면서 수백 가지의 풀과 나무, 동물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사라진 숲에 대한 부끄러운 어른들의 시간을 후손들에게 사진처럼 보여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 『시간 전달자』, 그래서인지 『시간 전달자』의 숲을 팔아 이익을 남기려고 하는 문중들은 지금의 어른들을, 그 어른에 맞서 자신들을 보듬어 주고 함께 성장해온 숲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은 우리의 아이들을 보는 거 같다.

하나하나의 묘목들이 자라나 나무가 되고 나무가 모여 숲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이 숲이 사라지는 데에는 단 며칠이면 된다. 단지 사람들이 살기 위해 사라져가는 숲들 이대로 괜찮은 걸까? 매년 작년보다 더 더워지는 여름과 빙하는 녹아내리고 점점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있는 현재, 되돌리지는 못하겠지만 더 악화는 안되었으면 좋겠다. 미세먼지, 미세 플라스틱, 코로나 등이 없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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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품은 집, 장경판전 문학의 즐거움 56
조경희 지음, 김태현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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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간략 소개

바람을 품은 집, 『장경판전』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집 "장경판전"을 짓는 과정을 소화라는 아이의 성장과정과 함께 풀어 놓은 어린이 문학책이다.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소화는 아버지와 함께 둘이서 오손도손 살아간다. 방방곡곡 떠돌아다니며 집을 짓는 일을 했던 아버지였지만 소화를 위해 젖동냥을 다녀야 했기에 먼 곳까지 일을 하러 다니는 목수의 일을 접고 합천에 눌러 앉아 남의 매를 대신 맞는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뱀골 영감 대신 독하게 매를 치기로 소문난 점백이 나장에게 매품을 팔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고, 뱀골 영감에게 집까지 빼앗겨 버리게 된다. 한순간에 아버지와 집을 잃어버리게 된 소화는 아버지의 절친인 대목장 아저씨를 따라나서게 되고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집 "장경판전" 짓는 일을 거들게 되는데...




인상 깊은 구절

꽃도 귀한 꽃, 천한 꽃이 따로 있나? 먹기 좋고, 살기 좋고, 입기 좋고, 듣기 좋고, 보기 좋고……. 좋은 것들은 죄다 양반들이 차지하지!

p.12

▶ 장원급제 한 사람에게 임금님이 몸소 머리에 꽂아 주는 꽃, 능소화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던 아버지, 능소화처럼 혼자 꺾이지 않고 고귀하게 소화를 키우고 싶었던 아버지는 결국 점백이 나장의 매에 세상을 떠난다. 아프면 참지 말고 손가락을 펴라고 수없이 이야기했던 소화를 혼자 남겨두고 말이다. 다섯 냥이면 점백이 나장의 매를 새의 깃털처럼 가볍게 만들 수 있는 돈이었는데... 남들이 나누어 맞는 매를 한 번에 몰아 맞고서 아픈 몸을 이끌고 다섯 냥을 쥐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ㅜㅜ



"아버지는 좋겠다. 이제 더 이상 매 맞지 않아도 되니까. 그리고 뱀골 영감한테 시달리지 않아도 되니까. 여기에서 있었던 일들은 다 잊고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아. 거친 파도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바람처럼 마음껏 세상을 떠돌면서 살아. 꽃을 만나면 꽃바람으로 태어나고, 산과 들을 만나면 산들바람으로 태어나고, 갈대를 만나면 갈대 바람으로 태어나고, 강을 만나면 강바람으로 태어나 날마다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 그러다가 내 생각이 나거든 언제든지 찾아와.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내 귀밑머리를 스치면 아버지인 줄 알고 반갑게 맞을게."

p.34~35

▶ 이제 더 이상 매 맞지 않아도 좋겠다는 말이 어린 소화를 통해 나왔을 때 순간적으로 울컥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본인에게 빚이 남아 있다며 거짓말하며 집과 어린 딸 소화를 탐내던 뱀골 영감의 모습이란!! 어쩜 이렇게 자기 배속을 채우려고 하는 자들은 세월이 지나도 한결같은 지 모르겠다.



"아저씨는 나무를 보고 기둥감인지 대들보 감인지 어떻게 아세요?"

"그것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스스로 결정하는 거란다. 그 성질과 쓰임은 나무가 가장 잘 알고 있지. 그러니 일부러 애쓸 필요가 없다."

p.115

마무리하며...

자신의 운명을 바꿀 만한 중요한 순간이 오면,

미련 없이 자신을 버려야 해.

그래야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단다.

바람을 품은 집, 『장경판전』

운명을 바꿀 만한 중요한 순간에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곱게 기른 머리를 싹둑 자르고 망설임 없이 대목장 아저씨를 따라나서는 소화의 모습을 통해 당차고 용기 있는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난과 역경에 허우적거리며 빠져 있는 것이 아닌 앞으로 나아가며 성장해 나가는 소화의 모습은 장경판전이 지어지는 과정에 빗대어 함께 성장하며 나아간다. 아무것도 없던 곳에 바람이 장경판전 안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모습으로 지어지는 두 계절 동안 어렸던 소화도 조금씩 단단해지면서 자신의 꿈을 키우며 성장해 간 것이다.

소화 아버지의 절친이자 목수로 우직하게 살아온 대목장 아저씨, 소화를 엄마처럼 살펴주던 곡소리 전문가 함양댁 아주머니, 해인사에서 만난 또래 친구 개구쟁이 동이 등 다양한 인물 또한 바람을 품은 집, 『장경판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별하진 않지만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마다의 관계가 이어져 각자의 소망과 바램을 담아 장경판전이 완성된다.




바람을 품은 집, 『장경판전』은 소화가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그림을 보는 재미 또한 있다. 때로는 두 페이지 모두 글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고 때로는 그림으로 전체를 가득 채우기도 하며 때로는 그림과 글이 함께해 이야기가 더 생생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긴 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는 쉬어 가는 페이지가 되어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게 도와준다.

처음 바람을 품은 집, 『장경판전』을 받아보고 어린이 문학책이라는 점에서 놀랬다. 무언가 표지에서 전문서적 같은 고서 느낌이랄까?! 선뜻 손이 가기에는 멀게 느껴져 아쉬웠던 책 제목과 표지... ㅠㅠ 그에 반해 안의 그림은 책 내용과 잘 어울리고 순간적으로 멈칫하며 한참을 감상할 정도의 좋은 그림들이 가득했다. 아직 책 제목과 책표지에 책 읽는 우선순위가 바뀌는 둥이들이라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우리 선조들의 바람이 깃든 바람을 품은 집, 『장경판전』을 알게 해준 책이라 아쉬움보다는 고마움이 더 크다. 정말 둥이들과 장경판전 보러 가고 싶다.ㅜㅜ

긴 글도 잘 읽는 초등 중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쉽게 접하며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 나누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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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돌로 만든 달력 첨성대입니다 - 첨성대가 들려주는 신라 시대 이야기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18
한영미 지음, 이용규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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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간략 소개

『나는 돌로 만든 달력 첨성대입니다』는 우리 역사를 처음 만나는 어린이들이 역사를 바로 알고 관심을 갖도록 구성된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시리즈 책이다. 신라시대에 만들어졌던 첨성대가 우리 역사를 붓과 수채화 물감으로 그려진 그림과 함께 생생하게 들려준다. 꼭 할머니가 옆에서 다정스레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거 같다. 첨성대가 들려주는 신라 이야기를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신라가 세워진 때부터 백제, 고구려와 함께했던 삼국시대, 신라의 멸망까지 역사의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첨성대는 단단하고 웅장한 모습만큼이나

이름의 뜻도 멋지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첨성'은 '우러러보다'라는 뜻의 첨(瞻),

'별'이라는 뜻의 성(星)으로 이루어졌어요.

즉 '별을 우러러보다'라는 뜻이지요.

- 첨성대 앞에서 한영미 -




안녕? 나는 별을 관측하는 천문대,

첨성대야.

나는 돌로 만든 달력 첨성대입니다

친근하게 자기소개부터 시작하는 첨성대, 왠지 모르게 같이 인사하게 된다. "안녕, 나는 이다야."

둥이들이 8살 때 경주를 간 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역사 책을 통해 첨성대의 건축 과정을 보고 마인크래프트로 첨성대를 만들어보기까지 해서인지 『나는 돌로 만든 달력 첨성대입니다』라는 책을 만났을 때 더없이 반가웠다. '첨성대가 들려주는 신라 시대 이야기는 어떨까?', '첨성대가 돌로 만든 달력이라고? 이 책을 읽고 나면 첨성대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겠지?!"라는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마한, 진한, 변한이라는 작은 나라들이 있었던 때부터 시작된다.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가 지도자가 되어 금성(지금의 경주 지역)을 도읍으로 삼아 '사로국'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훗날 신라로 발전한다. 고구려와 백제보다도 더 일찍 나라를 세운 신라였지만 산맥에 둘러싸여 있어 다른 나라와 교류가 쉽지 않았고, 고구려와 백제에 가로막혀 영토를 넓히기 힘들었으며 바다 건너 왜구가 자주 침략해 나라가 늘 어수선했다. 한강유역을 누가 차지하냐에 따라 번성했던 나라가 틀렸는데 그 순서가 백제, 고구려, 신라이다.




신라는 오래전부터 화백 회의를 통해 나랏일을 결정했으며 법흥왕에 이르러 율령을 반포해 법으로 나라를 다스렸다. 또한 골품 제도를 만들어 나라의 기틀을 다지고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불교를 국교로 삼았다.

우리 역사를 처음 만나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했는데 중요한 부분들이 빠짐없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통해 다 다루고 있어 책을 읽으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정말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이다.



623년, 신라에서 최초의 여왕이 탄생했는데, 바로 선덕 여왕이었다. 선덕 여왕은 백성들이 조금 더 편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연재해를 대비할 방법을 찾으라 명한다. 이때 별을 관측하는 천문대, 첨성대가 만들어졌다.



첨성대는 우주와 해와 달의 원리를 적용해 만들어졌고 아래 네모난 기단석은 땅, 그 위에 올린 원통형의 탑은 하늘을 뜻한다. 그리고 기단석부터 몸통까지는 스물여덟 단, 정상의 우물 정 자 모양 두 단을 합하면 한 달의 날수와 같은 서른 단이며, 사용된 벽돌은 362개로 한 해의 날수를 의미한다. '아~ 이래서 돌로 만든 달력이라고 하는구나'를 알 수 있었던 대목으로 옆에 그려진 첨성대와 함께 보니 한눈에 쏙 들어와 더 쉽게 다가왔다. 항상 첨성대를 보며 안은 어떻게 생겼으며 어떻게 별을 관측했다는 건지 궁금했는데 궁금증이 해결되는 순간이다.




첨성대가 들려주는 신라의 건국부터 차근차근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우리 역사에 한 발짝 다가선 느낌이다. 거기에 부록까지 더해져 본문에서 언급되었던 역사 정보에 플러스한 심화 내용이 담겨있어 신라의 제도, 경주 역사 유적, 첨성대의 구조 등 알차고 풍부한 내용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인터넷 서점에 권장 연령이 1학년~2학년으로 올라와 있던 곳도 있던데 글밥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서 부모가 읽어준다면 좋을 거 같다. 혼자 읽는 친구들이라면 초3부터 초6까지도 좋다.^^ '거북선이 들려주는 임진왜란 이야기', '홍수아이 동상이 들려주는 구석기 시대 이야기', '평화비가 들려주는 일제 강점기 이야기'등 제목에서부터 흥미를 끄는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시리즈> 앞으로 출간 될 책들도 기대된다.


언제든지 나를 보러 오렴.

한참을 그래왔듯,

늘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 나는 돌로 만든 달력 첨성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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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해결사 삐삐 삐삐 그래픽노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잉리드 방 니만 그림,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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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삐삐 롱스타킹』 이 출간 75주년을 맞이해 시공주니어에서 총 3권의 빈티지 그래픽 노블로 탄생하였다. 시리즈 중 두 번째에 속하는 『우리들의 해결사 삐삐』는 원작 <삐삐 롱스타킹>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12편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기존 작품들이 현재의 작가들에 의해 각색되어 그래픽 노블로 탄생되었다면 삐삐 그래픽 노블은 원작자가 직접 참여하여 스웨덴의 잡지에 연재되었던 만화를 모아 놓았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래픽 노블 『우리들의 해결사 삐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 잉리드 방 니만 그림 /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고 뒤죽박죽 별장에서 혼자 생활하는 삐삐는 친구 토미, 아니카랑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내며 때론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도와주거나 금화를 훔치러 온 도둑을 혼쭐 내주거나 불길에 휩싸여 있는 아이들을 구조하기도 한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 삐삐가 해결사이자 영웅이 되는 순간들로 삐삐를 통해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때로는 어른들에게 '불편한 존재'가 되기도 하는 삐삐는 정해진 규칙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해방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본 삐삐는 그저 자유분방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똑 부러지게 하는 힘센 소녀이자 해결사였으나 아이를 둔 엄마의 눈엔 삐삐의 거침없는 행동과 말들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면 어쩌나 순간 걱정을 안겨주는 존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삐삐를 보고 부정적인 영향을 받거나 모방을 했다는 이야기는 못 들은 거 같다. 당장 나도 그러하니 말이다.



원색으로 그려진 다양한 삐삐를 원없이 볼 수 있어 좋았고 귀에 우유를 부으며 아프지 말라고 미리미리 넣는 엉뚱한 모습에서는 놀라기도 했다. 아니 거기에 왜 우유를 넣어?ㅋㅋㅋ 그런데 삐삐의 아빠가 쿠르쿠르두트 섬의 왕이었어?!ㅎㅎㅎ



내 기억 속의 말괄량이 삐삐를 어른이 되어 그래픽 노블 『우리들의 해결사 삐삐』로 만나 다시 읽게 되어 반가우면서도 감회가 새롭다. 무엇보다 나의 아이와 함께 읽고 추억을 공유하며 읽을 수 있어 더없이 즐거웠다. 부모 없이 혼자 생활하고 학교도 가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삐삐"를 통해 잠시나마 규칙 속에서 빠져나와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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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 마음이 자라는 나무 3
크리스타 반 돌처 지음, 홍은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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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간략 소개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는 기후 재난을 소재로 한 청소년 문학 성장 소설로 화성 탐사를 떠난 아빠를 그리워하는 열두 살 소년 제임슨이 주인공이다. 우주에서 벌어진 사소한 사건 하나로 공전 궤도가 짧아진 지구는 햇빛 차단 외투를 입지 않으면 태양광에 중독돼 낮에 거리를 활보할 수 없을 정도로 태양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타들어 가고 있다. 이런 지구를 떠나 살아갈 제2의 지구를 찾아 화성으로 이주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제임슨의 아빠와 제임슨의 앞집으로 이사 온 아스트라의 엄마는 화성으로 떠나게 된다. 화성 탐사를 떠난 아빠와 통신기 JICC로 교신하는 게 유일한 행복이었던 제임슨은 한동안 연락하기 어렵다는 아빠의 마지막 메시지를 끝으로 연락이 되지 않자 걱정을 하게 되고 이 문제를 이웃 친구 아스트라와 함께 해결해간다. 아스트라와 함께 우정을 쌓으면서 통신기 JICC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떠난 모험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감추어져 있던 사실들을 알게 되는데...

아빠가 화성에 간 지 744일째,

내 인생에 잊지 못할 모험이 시작되었다!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

잊지 못할 모험이라는 글자와 화성 이주 프로젝트라는 흥미 있는 소재가 나를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라는 책으로 이끌었다. 무전기 교 신음 같은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 이 말이 나를 울릴 줄은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인상 깊은 구절



"자, 다시 일하러 가야겠다. 제임슨, 안녕! 여기는 화성."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

p.36

▶ 화성으로 간 아빠와 통신을 할 수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쌍방향이 아닌 일방통행이긴 했지만 그래도 아빠의 얼굴과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깐... 하지만 엄마는 제임슨이 통신기를 하는 걸 싫어했다. 그 이유를 뒤에서 알게 되었을 때의 그 심정이란...ㅠㅠ



"자원 낭비래, 엄마를 지구로 데려오는 게. 그래서 엄마를 화성에 묻었어."

……

"엄마를 화성에 묻을 때 내가 거기 있어야 했는데. 그러면 정말로 끝났다는 걸 느낄 수 있었을 텐데. 엄마를 곁에서 지켜보았다면……."

p.50~51

▶엄마를 데려오는 게 자원 낭비라는 말을 들은 아스트라의 심정이 어땠을까... 책을 읽을 때도 울컥했는데 적으면서 곱씹게 되니 다시 울컥해진다. ㅠㅠ




사람들은 오히려 진실을 믿지 않는 경향이 있으니, 굳이 거짓말할 이유도 없었다.

p.207

▶ 아빠를 찾아 나서겠다고 화성으로 떠날 준비를 하던 제임슨, 그런 제임슨을 옆에서 도와주던 아스트라. 아빠의 부재와 엄마의 사망이라는 공감대에서 시작된 서로의 우정이 더 깊어지는 모험의 순간이었다.


"사랑하니까 보내 줘야 하는 거야. 세이지는 사람이 사는 작은 집에서, 신발 상자에 갇혀 지낼 수 없단다. 사랑한다는 건 보내주어야 한다는 뜻일 때도 있어."

p.239

▶ 아빠와 반사 접시를 만들 때 다친 아기 새를 만나게 되어 돌보게 되었던 기억이 떠오른 제임슨, 아빠가 현재의 제임슨에게 하는 이야기 같아서 너무 슬프다. 작가님 이러기 있어요. 엉엉엉

마무리하며...

나는 책을 고를 때 책 정보를 일부러 찾아보지 않고 책 제목과 뒤표지에 나와있는 내용만 인지한 채 책을 읽기 시작한다. 이번 또한 그러했고, 그저 둥이들이 좋아할 소재일 거 같아 함께 읽으면 좋겠다!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던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였다.

기후 재난은 종종 영화나 소설에서 다루는 소재였지만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더 피부로 와닿았다. 정말 우주에서 벌어진 사소한 사건 하나로 지구가 멸망해 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그로 인해 나의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정말 생각조차 하기 싫다. 자연에 의한 재난은 사람의 힘으로 어떨 수 없다지만 사람으로 인한 멸망만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현재 이 어려움 시기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 옆에 함께 할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잃어버리게 되었을 때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 미련한 행동은 하지 말자.

ps. 책 제목을 보자마자 "왜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라고 이야기해요? 아빠가 다른 행성으로 갔어요?"라며 궁금증을 가지던 둥이들, 제임슨과 아스트라가 통신기 저장 전달 카드를 빼오기 위해 잠입했던 부분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고 이야기한다. 일전의 에피소드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사랑의 콜센터 가정의 달 특집을 보며 아들을 일찍 보내게 된 사연을 보며 우는 나와 미스터 트롯 7인을 이해 못 하던 둥이들...

"아니, 너네가 먼저 갔다고 생각해봐 슬프지 않겠어?" 이때 공감에 대해서도 설명했음

"왜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가 왜 죽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죠."

아니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를 읽고 나에게 남은 이 여운... 누구와 함께?? 일루 와봐! 다시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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