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수업 - 실리콘밸리 천재들을 가르친 1:1 코칭
셰리 휴버 지음, 구경 옮김 / 804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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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수업』

셰리 휴버 지음 | 구경 옮김 | 804호


심리치유 그림에세이 / 192 p.

어쩌다 어른들은

일생의 대부분을 두려움이라는 감옥에

갇혀 살게 되었을까요?

p.58

어릴 적엔 무엇을 시작하기도 전에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고 없음을 판가름하기보다는, 그저 모든 것이 새로웠고 배우고 싶어 했으며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갈수록 점점 무서운 게 많아져, 내가 아닌 남에게 더 신경 쓰게 되었고, 시도해 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법을 터득했으며, 어떤 것을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걱정이란 이름 아래 두려움을 두게 되었다.

실수하면 어떻게 하지?

잘못된 선택이라면?

내 마음을 거절당하면?

등등 수많은 두려움에 섣불리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한 채 조금씩 그렇게 안전한 길을 선택해오지 않았던가?!

이에 실리콘밸리 천재들의 스승인 저자 셰리 휴버는 말한다.

두려움우리가 고치고, 개선하고, 극복해야 할 나의 일부가 아닌 자유를 향한 여정에서 아주 유용한 신호가 될 뿐만 아니라 두려움이 강할수록 내가 찾고 있는 것에 가깝다는 뜻이고,

두려움은 바로 그 길로 그대로 쭉 가라는 신호라고.

모든 걸음은 배워가는 과정입니다. 어떤 일을 해도 뭐든 배우게 되어 있으니 '실수'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p.28

『두려움 수업』은 캘리포니아에서 선을 공부하고 가르쳐온 79세 셰리 휴버 저자의 말을 받아 적은 그림에세이 책으로, 두려움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마주하며 다룰 수 있는 방법이 담겨있다.

두려움이 무엇이고, 두려움이 어디에서 오는지 등 단순한 이야기와 위로가 아닌 특정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녹음해서 듣기" 연습 가이드를 통해 오늘부터 당장 적용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두려움 수업'에서 함께 연습도 해볼 수 있는 실전 일대일 코칭 책이다.


무엇보다 한 페이지에 담고 있는 글이 많지 않아 읽기 쉽고, 이야기 중간중간 페이지 가득 담고 있는 아름다운 그림도 있어 쉽게 완독할 수 있다.


정말 그림만 봐도 힐링 되는 『두려움 수업』이다.



 

요즘 한없이 늘어지고 있다. 이번 학기만 지나면 학위과정이 끝나니 더 힘을 내서 달려야 해도 부족할 이때, 뭐가 나를 붙잡고 있는지 격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요즘이다.

그래서 저자의 '게으른 게 아니고 두려운 겁니다', '두려움은 바로 그 길로 그대로 쭉 가라는 신호'라는 말에 한순간 멍- 했다. 그랬던 건가?! 앞으로의 일이 두려웠던 건가?!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그 자리에 서야만 다음 단계가 보이고 한 발짝 갈 때마다 시야가 넓어진다고.

그렇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해보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이 사실을 두려움에 마비되어 잊고 있었나 보다.

혹 세상이 점점 작아지는 느낌이라면 『두려움 수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길 권해본다.

그리고 우리는 이동이 목적인 여행자가 아닌 탐험 그 자체를 즐기는 인생의 탐험가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ps. 가장 기억에 남았던 '두려움의 대물림'. 나 또한 아이들에게 두려움이란 감정을 대물림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감정 코칭 그림에세이 『두려움 수업』, 인상 깊은 글귀

■ 실수할까 봐, 무엇을 잘못할까 봐, 두려움에 마비되면 당신의 세상은 쪼그라들어요. 한발 내디뎌 무슨 일이 생기나 살피면 세상이 딱 그만큼 열립니다. 그러면 한 걸음 더 가면 돼요. 한 발짝 갈 때마다 시야가 넓어져요.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무언가를 가르쳐 줍니다. 옛날에 어느 스승님이 그랬답니다. "듣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만물이 깨달음을 준다." p.22

■ 이론적으로는 무엇이든 잘못된 게 없다는 걸 깨닫는 게 지름길이에요. 그런 비교 때문에 우리가 진도를 나가지 못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으면 그것에 집중하세요. 이게 아니라 저렇게 되어야 하는데 하며 비교하는 데 집중하지 말고요. p.132

■ 과거를 아무리 후회해 봐야, 미래에 절대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아무리 많이 상상해 봐야,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할 수 없어요. 해보기도 전에 어떻게 될지는 알 수가 없는 거예요. 그건 통제하고 있다는 허상입니다.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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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딴체 손글씨 - 귀엽게! 반듯하게! 어른스럽게! 나만의 글씨체 만들기
또딴 지음 / 경향BP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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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딴체 손글씨』

또딴지음 | 경향BP


취미·글씨쓰기 / 153p.

부자들의 글씨체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는가?! 그뿐만 아니라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단다.

그리고 일반인과 범죄자들의 글씨체가 다르고,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의 글씨체가 다르다고 한다.

그 사람이 쓴 손글씨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심리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직업 등 다른 신상 정보까지 유추할 수 있다는 필적학이 있을 정도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손글씨체.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나도 한 글씨 할 수 있지 않을까?!(두근두근)

그렇다고 심각할 정도로 내가 악필인 건 아니다. 그럼에도 잘 쓰고 싶어진다. 특히 잘 쓰인 글씨체를 볼 때면 더 격하게!! 그러다 보니 이 손글씨 교정책, 저 손글씨 교정책을 계속 기웃기웃하게 된다.

그렇게 또 난 『또딴체 손글씨』 펜글씨 교본을 만나게 되었고, 연습을 하게 되었다. 🤣


『또딴체 손글씨』 책은 구독자 약 11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또딴 유튜버가 지은이로, 아기자기한 손그림과 함께 또박또박 글씨체 '또딴체'감성 충만한 '어른체'를 연습할 수 있는 손글씨 교정책이다.


본격적으로 글씨체를 연습하기에 앞서 손글씨를 쓸 때 필요한 펜과 종이뿐만 아니라, 손글씨의 응용편과 손그림 및 손글씨 감성 사진 찍는 법이 더해진 부록편도 만나볼 수 있다.



글씨체 교본은 모눈과 가이드라인에 적힌 글씨를 따라 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글씨를 따라 쓰기 전 받침의 유무에 따라, 모음의 위치에 따라 글씨를 쓰는 방법에 먼저 알려주고, 단어 쓰기부터 짧은 문장 긴 문장까지 차근차근 연습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역시 한글을 맨 처음 배울 때처럼 글씨체도 가나다라부터 연습을 시작한다.

나는 때마침 책의 펜 사용 리뷰에 있던 제트스트림 0.38mm가 있어 이 펜으로 따라 쓰기를 해보았다.

가..... 나.... 다..... 라..... 천천히 또박또박 귀엽게!! 반듯하게!!

그런데 누가 보면 백 장은 쓴 줄 알겠다. 왜 벌써부터 손가락이 쉬자며 아우성치는 건지...?!😭


'존재만으로 빛나는 당신'이라는 짧은 문장도 써보고

손그림이 더해진 긴 문장도 따라 써본다.

아빠가 말했다.

너는 나의 자랑이라고

엄마가 말했다.

너는 나의 보물이라고.

잠시 멈춤은 필요하다.

횡단보도 앞에 섰을 때

팔팔 끓는 국밥을 먹기 전에

그리고

인생의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또딴체 손글씨』 교정책이 쉽게 글씨를 따라 쓸 수 있게 되어있는 점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좋은 문장이 가득해 따라 쓰면서 힐링도 되어서 좋았다.



항상 글씨를 쓰다 보면 내 마음의 속도와 따로 노는 글씨 쓰는 속도로 인해 지렁이화(?) 되어 가고 있는 글씨체를 만나곤 했다. 그리고 그런 글씨체를 볼 때면 이 급한 성격부터 고쳐야 한다는 것을 『또딴체 손글씨』 교정책을 통해 연습하며 다시 한번 깨닫았다.

또박또박.

반듯반듯.

한 글자 한 글자 따라 쓰는데 왜 내면 수양을 하는 느낌마저 드는지 ㅋㅋㅋㅋ

현재까지 써오던 글씨체가 조금 연습했다고, 한순간 확(?)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습하면 할수록 변화하지 않을까?!

이번 『또딴체 글씨체』를 통해 좋은 글씨체로 바꾸기 위한 연습을 하는 과정은 글씨체 변화뿐만 아니라 내면의 수양 시간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거기에 좋은 문장과 함께한다면 이 시너지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값진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 거란 생각도 함께.

그리고 왜 글씨체에서 그 사람이 보인다고 하는지 알 거 같았다. 그러니 자신이 원하는 글씨체가 있다면 열심히 연습해 보자. 연습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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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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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영미소설 / 556 p.

수많은 반려 친구들 중에서 그것도 문어와 소통하며 우정을 나눌 수 있을 거라 상상해 본 적이 있던가?!

하얀 종이 위에 쓰인 토바와 캐머런 이야기와 달리 중간중간 회색 종이 위에 쓰인 문어 마셀러스의 이야기는 낯설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후엔 마셀러스를 만날 회색 페이지를 기다리며 속도를 가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감금 1,299일째란 글자가 자유 1일째로 바뀌었을 때의 울컥+뭉클+감동 모두가 함께하던 복잡 미묘해진 이 감정을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대체로 멍청하고 어리석은 인간들이라 생각하면서도 그런 이들을 관찰하며 유일하게 토바와 캐머런의 비밀을 알아챈 문어 마셀러스가 전해주던 따뜻한 마음과 우정이 매력적인 이야기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였다.




 

오늘 밤은 모험심을 자제 중이신가?

p.150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거대태평양문어 마셀러스만의 특별한 시간이 시작된다. 자신을 가둔 인간을 비웃듯 유유히 수조를 탈출해 자신이 원하는 식단으로 만찬을 즐기기도 하고, 사람들이 잃어버리고 간 물건들을 주워 수조 모래 속에 넣어두기도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관리자들은 지난달 보다 늘어난 마셀러스의 몸무게에 그저 어리둥절하다. ㅋㅋ

그러던 어느 날, 아쿠아리움 야간 청소부 70대 토바가 전깃줄에 감겨 죽을 위기에 놓일 뻔한 마셀러스를 구해주며 그의 일탈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 둘만의 특별한 우정이 싹트고, 후에 일을 하다 다친 토바 대신 아르바이트생 캐머런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대체로 나는 구멍을 좋아한다. 내 수조 위에 있는 구멍이 내게 자유를 준다. 하지만 그녀의 심장에 생긴 구멍은 싫다. 심장이 세 개인 나와 달리 그녀의 심정은 하나뿐이다. 토바의 심장. 그 구멍이 메워지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할 생각이다.

p.368

500페이지가 넘는 적지 않은 분량에서 거대태평양문어 마셀러스의 이야기가 담긴 회색 페이지는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어느 인물보다도 많은 것을 알려준다.

특히 인간에 염증이 나있던 마셀러스가 토바의 상실을 메우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건 모험을 하며 최선을 다하던 모습은 나를 무한 감동의 바다에 빠지게 만들었고, 더 나아가 복잡 미묘한 감정에 허우적거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토바와 마셀러스의 이야기에서 캐머런의 존재가 더해지며 탐정처럼 문어가 하나하나 던져주던 메시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도구도 사용할 줄 알고 퍼즐도 풀 수 있으며, 수조 유리에 남긴 지문만으로도 누가 자신의 수조를 만졌는지도, 바닷물이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이 감옥 바깥의 조류가 언제 썰물로 바뀌는지도 아는 영리한 문어 마셀러스.

그녀에게 바다가 깊숙이 간직한 스니커즈 밑창과 끈 단추 복제 열쇠를 모두 챙겨 전해줄 거라던 문어.

토바와 캐머런의 미완성 상태의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어떻게든 버텨내며 두 사람에게 알려 주려 했던 친구 마셀러스가 많이 그리워질 거 같다. 후속편 없나요?😭 이 아쉬움 '나의 문어 선생님'으로 달래야겠다.

그들의 특별한 우정이 궁금하시다면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2022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셀비 반 펠트 장편소설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을 펼쳐보시길 권한다.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인상 깊은 글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소설추천

■ 최악의 의사소통능력, 그것이 인간이란 종의 특징인 듯하다. 다른 종이라고 훨씬 나은 건 아니지만, 청어조차 자신이 속한 무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알며 그에 따라 헤엄쳐 나간다. 그런데 왜 인간은 무엇을 원하는지 서로에게 속 시원하게 말하기 위해 자신들이 가진 수백만 개의 단어를 사용할 수 없는 걸까? p.80

■ 양심이 우리 모두를 겁쟁이로 만드는 거 아니겠어요? p.284

■ 제가 지금 뭘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패가 거지 같은 게 제 탓은 아니잖아요.

그래, 어떤 패를 쥐느냐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 다만 어떻게 게임을 할 건지는 네가 만들어갈 수 있어.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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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와 파도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8
강석희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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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와 파도』

강석희 | 창비


청소년 소설 / 260 p.

주말에 아이가 먼저 본방 사수하면서 함께 보기 시작했던 「모범택시 2」가 마지막 회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끝이 났다.

매회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는 강렬했을 뿐만 아니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응징으로 속 시원한 결말을 보여주던 드라마. 그래서 많은 이들이 시청했을지도 모를 이야기.

그런데 왜 우리가 사는 현실에선 그러하지 못한 걸까?




 

『꼬리와 파도』 속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죄지은 사람처럼 자신을 원망하는 쪽을 택하며 자책하던 아이들과 폭력을 당한 친구를 도와주기 위해 나선 친구와 교사가 오히려 서로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미안해하던 상황들에 마음이 쓰리다.

무엇보다 손을 내밀고 도움을 요청할 제대로 된 어른이 보이지 않는 점에 더.

그래서 한때 축구 선수를 꿈꾸었던 선생 무경의 존재가 더없이 든든했고, 운동부 사제 관계 속 폭력과 연인의 데이트 폭력, 학교폭력 등 다양한 관계 속 폭력을 마주한 청소년들이 서로 연대하며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한 발짝씩 나아가던 성장이 더없이 값지게 다가왔다.


우리가 지켜 줄게.

혼자서는 못하지만 우리가 되어,

너를 지켜줄게.

p.257

악마를 잡아야 하는 공권력이 오히려 그들과 결탁했을 때 도심 한복판에 어떤 괴물이 나오는지 보여주며 사이다를 날리던 모범택시와 같은 결말은 현실에서 마주하기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꼬리와 파도』가 보여주던 작지만 용기 있는 행동이 불러온 변화에 희망을 본다.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이들이 있기에, 꼬리는 정말 파도가 되어 세상에 맞서는 파도의 물결이 될 수 있다는 응원을!^^

그리고 더 이상 아이들이 부담을 지우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유등 축제 학생 전시장에 이상한 게 있다 방송국과 신문사에 전하며 판을 키우던 선생 최아라의 마음처럼, 나 또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 같은 거창한 말을 쓰고 싶지 않다.

그저 그녀들처럼 내가 아는 범위에서 어른답게, 책임을 져 줄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고, 귀 기울일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런 어른이 많아지길 바란다.

고개 들어. 죄지은 사람처럼 왜 그래.

……

네가 나쁜 학생이어서도 아니고 우스운 사람이어서도 아니야. 그냥 재수가 없었던 거야. 재수 없는 일은 갑자기, 아무에게나 일어나잖아. 그러니까 내 말은, 네 잘못이 아니라고. 나쁜 건, 나쁜 재수를 몰고 온 그 새끼라고.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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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걸 크러시 - '남성' 말고 '여성'으로 보는 조선 시대의 문학과 역사
임치균 외 지음 / 민음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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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걸 크러시』

임치균, 강문종, 임현아, 이후남 | 민음사


조선사·여성사 / 340 p.

여러 분야에서 여성과 남성의 경계가 많이 무너진듯하면서도 여자라면... 남자라면... 각자 바라고 생각하는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는 거 같다. 그렇다면 조선 시대는 말해 뭐 하겠는가?!

그런데 『조선의 걸 크러시』를 통해 이것 또한 나의 편견이었음을 깨닫는다.

조선 시대에 여성이 군복을 입고 전쟁터로 나가기도 하고, 검객이 되어 복수를 하기도 하며, 예의 없는 남편은 거부할 뿐만 아니라 세 번에 걸쳐 골탕을 먹이기까지 한다. 거기에 동성혼과 남자 사람 친구라니?!

와~ 이건 정말 제대로 걸 크러시다! '꺄아 언니 멋져요!'가 절로 나왔던 이야기! 기대하셔도 좋으리라!^^


『조선의 걸 크러시』는 한국학 연구자들이 실제 역사와 고전소설에서 발굴해 정리한 40가지 이야기로,

남편과의 성관계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해 간절히 이혼하길 원했던 여성과 이혼을 끝까지 거부했던 사대부 여성 '신태영'

여성끼리 혼인해 살아가는 것이 평생소원이라던 여성 '영혜빙'과 여성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남성의 모습으로 살아간 '방관주'

애국하는데 남녀 구별 없고 안사람도 의병운동을 할 수 있다 외치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참여하고 의병가사집으로 메시지도 전달했던 '윤희순'

자신을 탈출시켜주면 죽음으로 은혜를 갚겠다 말하며 김응서가 왜장을 죽일 수 있도록 도와줬던 '계월향'

시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드러내며 스왜그 가득했던 '호연재'

기생에서 시작했으나 제주의 거상으로 성장하면서 정조가 초계문신들에게 만덕의 전(傳)을 지으라 했을 정도로 조선이 열광했던 여성 '김만덕' 등

'억압적인 세계와 충돌하고 파격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며 주체적으로 자아를 실현하는 조선의 센 언니들'을 만날 수 있다.


조선은 유교적 이데올로기와 가부장제가 여성들을 억압하던 사회였다. 여성을 둘러싼 모든 환경은, 심지어 여성 자신들도 그 억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억압이 억압인지를 스스로 인식하지 않았다. 사실은 인식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p.39


 

 

조선이라는 나라에 여자로 태어나 어렸을 때는 아버지를, 혼인해서는 남편을, 늙어서는 아들을 따르며 억압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그녀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며 자신들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고 나아가던 모습에 절로 감탄과 함께 반성을 하게 된다.

그리고 살인을 저지른 중죄임에도 조선을 지배한 '효' 이념으로 용서하고 나아가 높이 평가하던 결과는 놀라우면서도 오늘날의 '효'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조선의 걸 크러시』를 통해 조선 문학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혹시나 하고 검색해 보니 출간된 책이 있다. 서양 고전은 많이 읽히고 알려진 거에 반해 동양 고전은 접하지도 못했던 나였기에, 아니 어쩌면 관심이 적어서 일지도.. 또 반성을.... 😭

어떤 분야에서든 성으로 나누며 한계 혹은 편견을 두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최근 연달아 억압받아 온 여성들의 삶이 담긴 책을 본 나는 힐링(기분 전환)이 필요했다. 그래서 『조선의 걸 크러시』의 '조선'이란 단어에서 더 억압된 삶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멈칫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크러시'란 단어가 주던 사이다의 기대감이 더 컸고, 그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다!

첫 이야기부터 엄지척하게 했던 이야기였고 펼치길 잘 했다며 나를 셀프 칭찬하게 만들었던 이야기였다.(멋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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