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서 가장 힘든 것은 일상을 공유할 사람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내가 상대를 얼마만큼 사랑했었는지의 정도가 아니라. 아주 시시콜콜한 것들. 일어났다, 오늘 출근길엔 유난히 사람이 많다, 상사때문에 짜증이난다 등등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때까지 연결되어있던 관계가 끝나버린 것이 (아직도) 가장 힘들다.
힘이 들더라도 이별은 이미 벌어진 일이여서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별의 상처를 치유할 방법을 찾기로 했다.
애도.
가슴을 치며 울고, 사진을 보며 울고, 지난 편지를 읽으며 울고, 노래를 들으며 울고, 세수하면서 울고, 커피 내리다 울고... 많이도 울었다. 충분히 슬퍼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제 사람들이 이별에 대해 물어와도 ‘괜찮다‘라는 대답을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는 것.
<좋은이별>은 주로 죽음과 관련된 이별과 애도 과정에 대해 다루지만, 한 사람을 떠나보내고 남은자로써 나의 인생을 어떻게 대하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 같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슬퍼하기/ 애도일지 기록하기/ 글과 언어로 분노표현하기/ 아무것도 하지않기/ 추억의 장소 찾아보기/ 의례적인 ‘괜찮아‘라는 대답하지 않기/ 1년 후의 모습 써보기 등등
작가가 말한 지침들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내 나름대로 애도는 아직 진행중이다. 이 시간들이 지나면 더 단단하고 강인한 사람이 되길 다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