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를 생각하다 - 데이터 과학자를 위한 최적의 프로그래밍 언어
벤 로언스.앨런 B. 다우니 지음 / 한빛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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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사람들은 포트란 FORTRAN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잘 모를 것이다. 포트란은 과학 기술 계산용 언어로 빠른 계산이 특징이며, 80년대에는 GW-BASIC, COBOL과 함께 당연히 배우는 언어일 정도로 인지도가 높았다. 다만 일반 프로그램 개발 쪽에는 잘 쓰이지 않다 보니, 내 경우 배우긴 했어도, 사용하지 않으니까 대부분 까먹어, 지금은 추억의 프로그래밍 언어로만 남았다.


그런데 최근 인공지능, 빅데이터, 각종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다시금 과학 기술 계산용 언어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때마침 2012년에 줄리아 Julia라는 언어가 공개되었다. 줄리아는 C언어의 속도에 루비의 역동성, 리스프의 매크로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기능과 편리성을 갖춘 언어이다. 나도 데이터 과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줄리아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가지고 봐왔는데, 마침 '줄리아를 생각하다'라는 책이 나와서 이번에 보게 되었다. 


아마 줄리아가 프로그래밍 언어인 줄 모르는 사람은 '줄리아를 생각하다'라는 책 제목만 보면, 무슨 연애소설인가 할지도 모르겠다. 표지에 나오는 흰올빼미 사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말이다. '줄리아를 생각하다'는 Julia 프로그램 언어를 기초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물론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생전 해보지 않은 생초보에게는 다소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 구성과 설명들을 보면, 분명 잘 만들어진 책이라 할 수 있다. 기존에 C든 JAVA든 프로그램 언어를 배운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소설처럼 술술 읽어 나갈 수 있는 책이며, 특히 파이썬과는 유사성이 많아서, 전혀 낯선 느낌 없이 편하게 줄리아를 익힐 수 있다. 



 

이 책도 다른 프로그램 언어 관련 책과 같이 변수, 함수, 조건문, 반복문, 배열, 구조체 등을 배운다. 줄리아가 과학 기술 계산 언어라는 아주 딱딱한 느낌의 언어이지만, 코드 자체에 거북이며, 낙타, 바나나를 등장시킬 수 있는 점은 위트처럼 느껴진다.

파이썬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거북이를 등장시켜 그래픽을 그리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줄리아는 기존 프로그램 언어와 비슷하면서도 세부적으로는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책을 통해 그러한 차이점을 하나하나 배우게 된다. \_1, \div, \in 같은 LaTex 구문을 사용하는 점도 특이하고, @svg, @show 같은 매크로도 쓸 수 있다. 수학 기호인  ÷ 가 줄리아에서는 몫을 구하는 것도 독특하다.


배열에 첫 번째 요소가 0이 아닌 1로 시작하는 것이나, 전역변수 처리와 같은 것은 기존 프로그래머라면, 꼭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별거는 아니지만, 이런 사소한 게 결국 각종 에러를 낳으니 말이다.




'줄리아를 생각하다'에는 본문 중간중간에 연습문제들이 필요에 따라 나오고, 챕터 별로 끝에 용어 정리와 함께 아예 연습문제 파트가 있다. 연습문제에 대한 답이 책에 없으므로 일일이 직접 해봐야 한다.  연습문제에서는 다루는 것들은 뭔가 아리까리한 것들을 다룬다.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고 있다면, 더욱 혼동이 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즉 꼭 직접 해보고 확인하라는 거다. 본문이나 연습문제 모두 수학 계산을 위주로 하는 언어답게 빗변, 원 넓이, 피보나치 구하기 같은 각종 수학 공식이나 프랙탈 도형, 카이사르 암호 같은 것들이 등장한다. 




이 책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디버깅 파트들이다. 많은 챕터들에 디버깅 얘기가 등장하고, 챕터 21에는 아예 디버깅이 별도로 다뤄진다. 이렇게 디버깅에 많은 신경을 쓴 책은 드물 것이다. 실제 프로그래밍할 때 생기는 다양한 에러 상황을 일일이 고려해서 여러 곳에서 아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21장에 내용은 프로그래머로서 절실히 동감하는 내용들이다. 프로그램 초보라면, 왜 이런 소리 하는지, 잘 모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점점 경험이 쌓이면, 왜 저자가 이런 소리를 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디버깅 내용은 꼭 줄리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언어에도 도움 되는 내용이므로 주의 깊게 참고하고, 명심하기 바란다. 버그 발생할 요소를 줄이고, 버그를 빨리 찾아낼 수 있게 코딩하는 것도 중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줄리아를 생각하다' 부제가 '데이터 과학자를 위한 최적의 프로그래밍 언어'라고 적혀 있긴 한데, 이 책에서는 데이터 과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나 실습, 활용 같은 것은 나오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범용적인 줄리아 언어의 문법적인 내용 만을 주로 다루고 있다. 따라서, 줄리아의 데이터 과학 응용에 관련된 것은 다른 책을 봐야 할 것이다. 어쨌든 먼저 줄리아를 제대로 배워 두는 것이 첫 순서이고, 실무나 응용은 다음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책에 얇은 종이를 써서 380쪽이나 되는 분량인데도 그리 두껍지 않다는 점도 얘기해야 할 거 같다. 그만큼 가지고 다니며, 줄리아를 공부하기 좋다는 것이다. 학습자 입장에서 좋은 장점이다.


'줄리아를 생각하다'는 2020년 3월까지 버전을 반영하고 있는 따끈따끈한 최신 줄리아 책이다. 책에서는 설치 없이 JuliaBox를 이용해 실습할 수 있다고 했는데, 줄리아박스에 가보니 2020년 5월 31일 이후부터는 사용이 안 된다고 공지가 되었다. 대신 JuliaPro를 설치하라고 나온다. 이 점은 다음 판본에 수정이 필요하고, 추가로 한빛미디어 홈페이지에서 알려주었으면 한다.


줄리아가 빠르다고 해서, 검색해 봤는데, 확실히 빠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병렬처리도 한 특징이고, 확실히 데이터 과학을 활용하거나 공부하려는 분에게는 좋은 언어라 생각이 된다. 이번 '줄리아를 생각하다' 책 덕분에 포트란의 추억을 떠올리며, 빠른 시간에 줄리아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누구나 부담 없이 배울 수 있으니, 꼭 한번 줄리아를 생각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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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유니티 교과서 - 유니티 게임 개발 탑티어 강의!, 2021 세종도서 학술 부문 우수 도서 선정
이영호 외 지음 / 성안당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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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꼭 내 손으로 짠 게임을 시중에 내놓고 평가받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래서 틈틈이 유니티에 관련된 책을 조금씩 보고 있다. 시중에 게임 개발 엔진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유니티와 언리얼이 가장 핫하다고 할 수 있다. 둘 다 일정 매출 이하는  무료 사용이 가능하고, 개발에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중 유니티 경우 이번에 소개하는 '인생 유니티 교과서'처럼 게임개발에 참고할 수 있는 쉽고 좋은 책들이 많고,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관련 자료도 좀 더 많아서 게임 입문자들에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추가로 내 경우 C#, 비주얼 스튜디오에 오래전부터 익숙하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유니티 쪽이 더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었다.


유니티는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 올려진 글로도 배울 수 있으나, 역시 제일 좋은 방법은 좋은 책 한권을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인생 유니티 교과서'는 책 제목 그대로 유니티 교과서처럼 기본을 잘 담아 놓은 책이다. 단순히 유니티 사용법이나, C# 문법만 담은 것이 아니라, 실제 게임제작에 꼭 필요한 정보와 코딩 방법을 잘 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인생 유니티 교과서' 저자가 무려 7명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많으면 책 내용에 일관성이 부족하지 않을까 염려가 들 수 있으나, 저자가 7명이라는 것은 책을 3분의 1 정도 읽은 뒤에 알았다. 글 구성 스타일이 약간 다른 것이 느껴지지만, 그다지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의 저자들 모두 게임 개발 경력 7년에서 20년까지 확실한 실전 내공을 가진 분들이라, 각자의 경험들이 책 곳곳에 담긴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설명에 급급한 설명이 아니라, 저자들이 이거저거 알려 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책이었다.




'챕터 1 유니티 알아보기'를 보면, 블록 장난감 레고를 이용해서 유니티 제작 방법과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것부터 독특하다. 이어지는 유니티 설치, 유니티 화면구성, 오브젝트 다루기는 유니티 초보를 위해 자세히 단계별로 잘 설명되어 있다.


C# 프로그래밍 언어는 챕터 2에서는 간단히만 다루고 있다. 아예 C#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C#을 구체적으로 다루면, 책 두께가 너무 두꺼워질 것이므로 챕터 3 파트에 나오는 C# 코드가 이해 안 된다면, 별도의 C# 책을 가지고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챕터 3 슈팅 게임 제작'에서는 실제 게임 개발 과정처럼 프로토 타입 제작, 알파 타입 버전, 베타 타입 버전 순서로 만들어 나가며, 베타 타입은 실제처럼 디버깅과 게임 수정, 확장 등을 알려준다. 여기서는 게임 개발에 꼭 알아둬야 할 기본 물리 법칙에 대한 것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챕터 4 FPS 게임 제작하기'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들이 등장한다. 확실히 슈팅과는 차원이 다름을 느끼게 한다. 좀비, 스나이퍼, 각종 무기 사용 등에 관련된 것들이 나와서 머릿속에 자꾸 배틀그라운드가 떠오른다. 궁금했던 것들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서, 이 책만 봐도 그런 게임 짤 수 있겠네 하는 흥분감도 느끼게 만든다. 물론 너무 큰 기대감이지만, 그만큼 '인생 유니티 교과서'가 동기부여는 확실히 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 파트에서는 게임 개발을 위한 UI 또는 그래픽 부분에 관련된 것들이 많이 다루고 있으므로 게임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봐 둬야 할 부분이다. 아울러 부록에서 최신 유니티 2020버전에서 바뀐 것들을 다루고 있는 것도 유용했다.


'인생 유니티 교과서' 책 곳곳 본문에 나오는 것들이 실제 게임 개발 팁이며 조언이라 느껴진다. 단순한 유니티 작동 설명 책이 아니라, 제대로 된 유니티 게임 개발 책이라는 느낌이다. 유니티 입문자 책이지만, 초급 이상의 좀 더 심화된 여러 게임 개발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만큼, 게임 개발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무척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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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0만 원 수익 자동화 1인치 마케팅
석이준 지음 / 더로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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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라는 말은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지는 현 상황에서 이런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움찔해지고 긴장하게 된다. 인간은 죽도록 일만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좌절감까지도 느끼게 한다. 좀 더 나은 수입을 위해 골머리를 쓰지만, 참 답이 없다. 혼자서 발버둥 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듯이 뭔가 노력 대비 높은 수입을 발생하는 방법은 없나 찾게 된다. 


그래서 자주 부자들의 습관이니 부자 되는 법이니 하는 책들을 보고 있지만, 대부분의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고, 감성적이라 잠깐 마음을 다지거나 동기 부여하기에는 좋지만, 실제 돈 버는 데는 그다지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 본 '월 1000만 원 수익 자동화 1인치 마케팅'이라는 책은 돈 버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탕 주의, 일확천금보다는 꾸준히 수익이 발생하는 온라인 쇼핑 시스템을 갖추는 방법을 얘기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스마트 스토어 창업과 마케팅 방법에 대해 좀 더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우선 이 책의 머리말을 보면, 돈에 관해 저자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내가 전에 봤던 '부의 추월차선' 얘기도 나오는데, 이 책을 읽어보고, '부의 추월차선'의 온라인 쇼핑 실천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테리어 사업을 해온 석이준 저자의 여러 경험 이야기도 함께 담아, 어떻게 자동화된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했는지, 차근차근 말하고 있는 책으로, 스마트 스토어 매장 만들기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을 홍보 및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법, 비즈니스 모델링, 광고 방법 등 온라인 장사에 필요한 정보를 가득 담고 있다.


'월 1000만 원 수익 자동화 1인치 마케팅'이라는 책 제목에 1인치 마케팅의 의미는 스마트폰 화면 속, 1인치 안의 공간에 상품을 팔기 위한 모든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온라인 구입의 대세인 만큼 그곳에 최적화된 마케팅이 필요하고, 그것에 관련된 방법을 책에서 알아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책은 이미 시중에도 많이 나와 있는데 '월 1000만원 수익 자동화 1인치 마케팅'만의 특징은 스마트폰 마케팅과 비즈니스 모델링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 스마트폰으로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페이스북 페이지 활용. 인스타그램 홍보 방법이 잘 나와 있다. 보통 다른 책들은 홍보 방법으로 입소문을 얘기 많이 하지만, 이 책에서는 광고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사업 초반에 기존에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는 입소문을 확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돈이 들더라도 광고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도움 되는 측면이 많다 느낀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역시 다른 책에서 잘 다루지 않는데, 전에 비즈니스 모델 관련 책을 보고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꼈기에, 이 책에서 분량 면에서 다소 아쉬움은 있으나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온라인 스토어 그거 물건만 잘 골라서 그대로 따라 하면 되는 거 아냐 할 수 있지만, 그 속에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고 다듬어 가는가에 따라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월 1000만 원 수익 자동화 1인치 마케팅'을 통해 그동안 온라인 장사에 막연해서 답답했던 여러 부분을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었다. 소소하지만 구체적인 여러 팁도 얻을 수 있었다. 좀 더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그리고 방향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며, 노력 대비 수익을 좀 더 높이는 방법을 찾는데도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앞으로 장사나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분에게 여러모로 요긴한 책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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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시대, 예술의 길
김선영 지음 / 봄봄스토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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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미술관을 가며, 현대 예술 작품들을 접하곤 하는데, 과거의 것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전에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가 무척 새롭고 신기했지만, 지금은 고전 미술을 보는 듯할 정도다. 프린터처럼 물을 나오게 해서 글씨를 쓰는 작품도 있고, 서로 교감하며 움직이는 로봇이 등장하는 예술품도 있다. 게임기에 사용하는 키넥트를 이용해서 프로그램을 통해 비디오 영상을 재구성하는 것도 있다. 사람의 이미지를 읽어서 바닥 여러 기둥들이 얼굴을 입체감 있게 그려 주기도 한다. 


이처럼 요즘 작품들은 공기압 또는 모터를 이용한 기계 장치를 쓰기도 하고, 전자 기기 및 로봇까지도 흔히 등장한다. 호기심에 작품 뒤나 속을 살펴보면, 아두이노 보드를 활용하거나, PC나 아이패드를 사용한 것들도 많다. 이젠 더 이상 붓과 물감만으로 예술을 표현하는 시대는 아닌 것이다. 즉 예술에도 4차산업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난 예를 미술 쪽에만 들었지만, 음악, 연극, 문학 등 다른 예술 분야에도 4차 산업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기술과 예술이 융합되고 있는 현 상황을 예술 분야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정리하고 이해할 기회를 갖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김선영 교수의 '4차산업시대 예술의 길'은 딱 적당한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저자가 2018년에 쓴 '예술로 읽는 4차산업혁명'의 속편으로 이때 미처 다하지 못한 주제의 이야기와 전작의 아쉬움을 보완해서 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인공지능부터, 드론, 증강현실, 가상현실, 홀로그램, 빅데이터, 5G 통신 기술, 스마트 도시와 같이 무척이나 다양한 분야의 최신 IT 기술들을 다루고 있다. 그만큼 핫한 최신 예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4차산업시대 예술의 길'을 보고 많은 부분에서 놀랐다. IT 쪽에 있는 나도 너무 몰랐던 것이 많았다. 드론의 군집 비행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을 만들었다. 사진에서도 드론 촬영 사진 공모를 할 정도로 주제를 다양화 시키고 있다. 책에서는 드론이 불꽃놀이, 공중곡예와 같은 공중예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가상현실이나 4D적 요소를 담는 새로운 형태의 무대 형태나 버닝아트도 신선한 예술의 변화지만, 특히 바이오아트는 전혀 몰랐던 예술분야이기도 했고, DNA로 예술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했다. 흰색 토끼에 발광 해파리 유전자를 주입해 유전자 변형을 해서 형광토끼 알바라는 예술작품을 만든 것이다. 발광 해파리 유전자 지닌 토끼 얘기는 들었지만, 그게 예술작품이었다는 것은 몰랐었다. 팔에 귀를 이식한 작품, 세포 배양하는 작품 등 엽기적이지만, 분명 현대적 기술과 예술가의 의도를 잘 담은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후반부에 나오는 문화도시와 스마트 도시에 관한 것들은 건축 공학도 이력을 가진 저자의 경력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건축도 분명 예술에 하나이며, 인간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하는 현실과 밀접한 예술이다. 여기에도 빅데이터나 IoT, 블록체인과 같은 4차 산업 기술이 접목된다. 과거에는 할 수 없는 것이었다. 




'4차산업시대 예술의 길'은 예술 비평적 요소가 있어서 그런지 살짝 말이 어려운 면도 있다. 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주석이 잘 되어 있어 큰 불편은 없었다. 다만 참고 사진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아쉬운 면이 크다. 사진이 들어 있었다면, 더욱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그런데 첫 파트의 주제인 인공지능은 내 마음을 좀 암울하게 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은 이미 바둑에서 완패한 예를 봐도, 시간의 문제일 뿐, 앞으로 인간이 이기기는 어렵다 생각한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이미 작곡하는 인공지능이 하루에도 수 백곡을 지을 수 있고, 사람이 할 수 없는 속도의 악기 연주에, 문학작품까지 쓰고 있다. 인공지능이 쓴 시에 더 공감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더 이상 예술이 인간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러다 보니 인간이 인공지능을 시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천재 모차르트를 시샘한 살리에르 마냥 말이다. 


반면 이 책은 매 챕터마다 나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샘솟게 해서 좋았다. 오랜만에 두뇌가 회전하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아티스트가 되어 재미난 작품을 만들어 보는 상상도 해봤고, 미래에 등장하게 될지 모를 예술도 머릿속에 그려도 봤다. 책 제목은 딱딱해 보여도, 뇌를 말랑말랑하게 하는 부분들이 많다.


'4차산업시대 예술의 길'을 통해 기술융합예술의 세계를 전반적으로 알아보고 정리해볼 수 있었다. 아트와 기술은 서로 무관하지 않음을 다시 느끼게 하며. 과거의 예술이 그 시대의 산업 기술을 그대로 반영한 거와같이, 지금의 예술은 지금의 기술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아티스트도 첨단 기술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하는 시대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물론 작가가 직접 모든 것을 할 필요는 없다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은 전문 기술자와 콜라보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이 기술들을 예술적으로 승화 시킬 수 있는 깊은 안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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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 도구의 세계 - 행복하고 효율적인 요리 생활을 위한 콤팩트 가이드
이용재 지음, 정이용 그림 / 반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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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걸리는 심각한 병 중에 하나가 바로 장비병이라 생각한다. 장비병은 주로 남자들이 많이 걸리지만, 여자들도 만만치 않게 걸린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주방 도구일 것이다. 문제는 내가 새롭게 장비병에 빠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요리에 맛을 들이면서,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그릇 코너에 눈길이 멈추고, 집에 있는 주방 도구 사용법에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사진이나 컴퓨터 쪽은 동호회나 까페 등 정보 얻을 곳이 많은데, 주방 도구는 종류가 너무 광범위한 것도 있고, 아직 내가 딱 맞는 모임을 못 찾은 것도 있어서 딱 이거다 하는 정보를 못 찾고 있다. 


역시 모르는 게 있을 땐, 책의 도움을 받는 게 최고다. 나처럼  요리 초보, 주방 신입에게 딱 맞는 책을 만났다. 이용재 저자의 '조리 도구의 세계'라는 책이다. 한 손으로 들춰 보기 적당한 크기에 우리 주방에서 만날 수 있는 60여 가지의 다양한 조리 도구들이 담겨있다. 

 

재미있는 건, 첫 조리 도구가 손이란 점이다. 하기야 손이 없으면, 요리하기가 쉽지 않다. 손 보호를 위한 장갑도 함께 등장한다. 설거지할 때 쓰는 고무장갑과 함께 수술 장갑 같은 니트릴 고무장갑도 나온다. 칼질용 안전장갑도 나오는데, 이건 나도 하나 가지고 있다. 조리를 목적으로 산 건 아니고, 공작할 때 커팅 안전을 위해 샀는데, 여기에 등장하니 반갑다.


'조리 도구의 세계'에 나오는 도구들은 일반 가정집 주방에서 쓰이는 것들로 모아져 있다. 식당에서 쓰는 전문 도구들은 나오지 않는다. 물론 스탠딩 믹서, 램킨, 스킬렛과 같이 요리 초보인 나에겐 생소한 이름들도 몇 개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이 전문적인 도구는 아니다. 아마 이 책에 전문적이라 느껴지는 도구라면, 지방 분리기와 저온 조리기 정도일 것이다. 그 외에 책 속에는 식칼, 압력솥, 냄비, 쟁반, 샐러드 볼, 오븐, 토스터,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처럼 집에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종이 행주,  지퍼백, 수세미, 주방세제까지도 다루고 있다.



 

냄비나 국자, 밥주걱 같은 것은 나도 다 알고 있는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냄비 고르는 요령이나 관리법, 재질의 차이 등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밥주걱에도 특수 소재를 써서 밥알이 안 붙는 것도 있었다. 팬의 경우, 전부터 쓰고 싶던 스테인리스 팬 사용법과 관리 방법을 알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중요한 도구들은 좀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도구는 간단히 필요한 얘기만 하고 있다. 내용들이 거의 연결되지 않으므로 관심 있는 조리도구부터 봐도 상관없다. 관련된 조리 도구는 내용 중에 페이지가 나와 있어 참고하기 편하다. 그리고 일러스트 그림으로 조리 도구를 보여 주고 있는데, 이는 특정 상품이 바로 연상되지 않게 일부러 이렇게 한 거 같다. 실제로 책을 살펴보면, 특정 브랜드 제품이 몇 개 등장하긴 하지만, 대놓고 이 제품 최고니까 써라 하며 광고하듯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재료나 사용 편의 상에 큰 특징이 있을 때만 살짝 나오는 정도다. 


'조리 도구의 세계'를 통해, 집에 있는 각종 조리 도구의 바른 사용법을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요리 초보에게는 꼭 필요한 정보로 가득한 좋은 가이드였다. 저자의 조언대로 계란 프라이가 달라붙는 프라이팬부터 더 이상 미련 두지 않고, 갖다 버려야겠다. 이참에 스테인리스 팬도 갖추고 싶고, 좋은 계량컵도 하나 마련하고 싶다. 장비병이 주방으로 확실히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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