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부터는 물건은 뺄셈 마음은 덧셈 - 이것만 알아도 50 이후의 삶은 풍요로워진다 50의 서재 2
이노우에 가즈코 지음, 김진연 옮김 / 센시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회 구성 형태가 대가족에서 소가족으로 변하고, 이젠 1인 가정도 늘어나면서, 나이에 걸맞은 삶이 무엇인지 보고 배울 기회가 줄고 있다. 학교는 일꾼으로서 규범과 지식은 가르치지만, 중년, 장년, 노년에 맞는 삶은 어떤 것인지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 물론 온갖 세상 풍파를 견디고 반 백 년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교과서와 같은 한가지 삶의 방식만 존재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나침반 같은 기준은 필요하다 생각한다.


'50부터는 물건은 뺄셈 마음은 덧셈'은 그런 면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다. 저자 이노우에 가즈코는 원래 영양학을 공부해서 셀럽들의 건강 선생님 소리를 듣던 사람인데, 50 중반, 어머니 간병을 계기로 자격증도 취득해서 노인 돌봄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다양한 돌봄 경험을 통해 느낀 것들이 들어 있다.


이 책은 '50부터는 물건은 뺄셈 마음은 덧셈'이라는 책 제목과 같이 먼저 덜어야 할 물건 얘기로 시작한다. 50부터는 자신이 소유한 물건들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오래된 옷, 고장 난 가전, 쓰지 않는 기념품 등 불필요한 물건은 버리고, 값비싼 취미도 구조조정을 하라고 권한다. 사람은 어차피 죽으면, 저승에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므로 쓸데없는 집착과 욕심을 버리라는 거다. 


반대로 신경 써야 할 것은 속옷, 수건, 침구라고 말한다. 만약을 위한 재산과 같은 것을 잘 정리한 인생금고와 재난을 대비한 생존 배낭 같은 것은 준비해두라고 한다. 허름한 옷은 과감히 버리고, 유행이 아닌,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갖가지 조언을 하고 있다.


집안일에서도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뺄셈의 삶과 함께, 집안을 단순하게 꾸미고, 관리를 쉽게 하는 방법을 얘기한다. 그리고 갱년기, 온갖 지병 등으로 건강에 위험 신호가 많이 오는 시기이므로 더욱 건강에 신경 쓰라고 말하는데,  여기에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해준다. 눈에 띄는 조언 중에 하나는 칫솔에 관한 거다. 그만큼 치아 관리가 중요하다는 거다. 나이가 들수록 치아는 약해지고 손상되게 되는데,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결국 치아로 인해 많은 곤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운동에 관한 이야기 보다 더 동감되는 부분이었다.


50은 대부분 사회생활에서 은퇴의 시기지만, 백세 시대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시기로 그냥 죽을 때까지 TV만 보다가 인생을 끝낼 것인지, 진짜 공부를 하거나, 자격증을 따고, 아니면, 자신만이 즐길 수 있는 취미와 같은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50부터는 자신만의 철학적 삶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줄이고,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유발하지 않는 삶을 피하라고 한다. 잘난 척하는 친구는 피하고, 같이 고독을 나눌 친구 하나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50부터는 물건은 뺄셈 마음은 덧셈'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하게 된다. 1장의 '버린다-소유하지 않는다-끝까지 쓴다'는 내가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었다. 집에 쌓아 둔 게 너무 많다. 수 백 권의 책만 정리해도 공간이 넓어질 텐데 못하고 있다. 그만큼 이 책은 나에게 채찍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감되는 여러 내용과 함께 각종 실천 방법들이 아주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어 참 요긴하다. 그냥 추상적인 에세이였다면, 솔직히 이 책에 고마움을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틈틈이 다시 보고 참고할 것들이 가득하다.


'50부터는 물건은 뺄셈 마음은 덧셈'을 보면, 현대인은 유목민의 1000배나 되는 물건을 소유한다고 한다. 이제 남은 인생은 욕심을 버리고,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여 유목민처럼 살고 싶다. 그리고 미련 없이 먼지가 되어, 별로 돌아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매혹적인 숫자 이야기
리여우화 지음, 김지혜 옮김, 강미경 감수 / 미디어숲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사람들이 가진 수학에 대한 이미지는 대부분 어렵고, 지루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 졸업과 동시에 아예 수학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요즘 보면, 반대로 수학을 취미처럼 즐기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보통, 취미라면, 춤이나 노래, 사진촬영, 각종 수집과 같은 것들을 말하는데, 머리 아픈 수학을 취미로 즐긴다니 이해가 안 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수학도 분명 취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상대성이론이나 복잡한 유전 공학, 생물학 등을 취미로 즐기는 모임도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수학을 취미로 하면, 돈도 적게 들고, 시간과 장소도 크게 구애받지 않아서 지적 유희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수학과 취미 이야기를 한 것은 '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가 바로 그런 취지의 책이기 때문이다. 수학에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가 가득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세상 속에 살아 숨 쉬는 수학의 존재와 가능성을 함께 알아보는 책이다. 수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들에게 본격적으로 수학 애호가가 되어보라고 독려하는 책이기도 하다.


수학 전공자가 아닌 데도 수학적 문제를 푼 사례들도 책에 등장하는데, 50번째 메르센 소수를 찾아낸 택배기사도 있고, 평면을 메우는 타일 문제로 많이 등장하는 테셀레이션 문제를 해결한 50대 가정주부 이야기도 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수학 관련 책 저자들 중에 IT 개발자들이 많이 보인다. 이 책의 저자 리여우화 역시 그렇다. 그냥 수학이 좋아서 그럴 수도 있겠으나, 이런 추세는 그만큼 IT 영역에 수학의 필요성이 많이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 역시도 비전공자이면서 수학을 즐기는 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책에는 피타고라스나 소수같이 이미 많이 들어 본 것도 나오지만, 이보다는 소파상수, 내접정사격형 문제, 그레이엄수같이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 많이 등장한다. 여기에 동양철학의 간지와 오행 상생 상극도 나오고, 암호 알고리즘, 인공지능, 카오스이론, 양자얽힘 등 무척 다양한 영역의 공식, 난제, 또는 퍼즐과 같은 것들이 등장한다. 대부분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초반에 나오는 케이크 자르기나 코너를 돌 수 있는 최대 소파 크기와 같은 주제를 보면, 수학하는 사람은 참할 일 없어 보일 수도 있을 거 같다. 이걸 왜 연구하고 서로 경쟁하며 더 나은 답을 찾는지 이해가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최적화 문제들은 산업 현장에서 많이 직면하게 되는 문제이다. 장비 개발이나, 공정 개선 등에서 수학적 사고와 수학적 해결 방법은 큰 도움이 된다.




머리말에서 중학교 수학 수준의 실력이면 볼 수 있다고는 말했지만, 사실 책 속 일부 내용은 인터넷 검색해가며, 알아봐야 하는 것들도 더러 있었다. 복잡한 계산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개념을 정확히 이해할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테셀레이션 문제 경우 다른 책에서도 봤던 주제인데, 다른 책에선 이런 재미난 수학 도전도 있다 정도로 다뤘다면, '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에서는 좀더 깊이 있고 넓게 문제를 파고 있다. 그만큼 전체적 수준이 한 단계 높은 책이다. 너무 쉬운 주제들은 책마다 중복되어 재미를 잃기 쉬운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더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깊은 수학의 세계를 맛볼 수 있게 하고 있다. 물론 내용이 좀 어렵게 느껴지면, 다른 편을 먼저 봐도 된다. 책을 빨리 보겠다고 욕심내지 않고, 생각도 충분히 하고, 차분히 이해하며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책 곳곳에서 수학을 즐기는 방법을 말하고 있는데, 특히 책 끝에 나오는 에필로그에서는 수학애호가로서 어떻게 수학의 많은 도전 과제를 무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지, 저자의 의견을 담아 잘 정리하고 있어, 취미처럼 수학을 즐기는 방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를 읽다 보면, 수학이 이렇게 화려한 학문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별별 영역에서 수학들이 숨어 있었다. 각종 문제들이 마치 맛난 요리를 잔뜩 모아 놓은 뷔페 요리와 같았다. 전에 몰랐던 무궁무진한 수학 영역을 맛볼 수 있게 해주는 독특한 묘미를 가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만에 완성하는 유화의 기법
오오타니 나오야 지음, 카도마루 츠부라 엮음, 김재훈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유화를 처음 그려본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그때는 잘 몰라서 수채화는 초보나 하는 거고, 유화는 전문가들이 하는 걸로 생각했었다. 그랬기에 첫 유화는 나에게 무척 흥분된 순간이었고,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때 정자가 있는 가을 풍경을 그렸었는데, 전시회에서 본 유화를 흉내 낸다고 아까운 물감을 덕지덕지 처바르며 그렸다. 나름 색감은 좋았지만, 정자를 살짝 삐딱하게 그리는 바람에 첫 유화이자 첫 실패작이 되었다. 유화 특성상 얼마든지 수정을 할 수 있었지만, 첫 유화를 그렸다는 흥분감 때문인지 그 결점이 눈에 크게 들어오지 않았고, 제출해야 해서, 바로 잡지 못했다. 


아무튼 이렇게 유화의 맛은 일찍 보긴 했지만, 전공이 그쪽도 아니고, 체계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다 보니, 잊고 살다가, 최근 다시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유화 쪽에도  기웃거리게 되었다. 


일단 유화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보니, 지도를 받을 필요가 있는데, 학원 다니기에는 좀 번거롭고, 그래서 일단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방법으로 적당한 책을 미리 봐두기로 했다. 그래서 보게 된 책이 '하루 만에 완성하는 유화의 기법'이다. 다른 사람도 이 책을 보면 알겠지만, 구성이나 내용, 설명 등이 참 마음에 드는 책이다.


사실 이 책에 관심을 가진 것은 '하루 만에 완성하는'이라는 제목 때문이다. 바쁜 세상에  빠르게 그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일부러 느리게 그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명화를 카피해서 그려, 판매하는 사람들은 큰 사이즈의 유화를 하루에도 여러 장을 그린다는 것을 봐도 그리는 방법만 제대로 익힌다면, 간단한 유화 그림 정도는 제목처럼 충분히 하루에 완성할 수 있다 생각했다. 



 

아울러 남다른 비법 같은 것도 기대를 했는데, 나름 이 책의 저자만의 그림 노하우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림을 그릴 때 어떤 색을 어떻게 써야 할지, 어느 부분에 어떤 색을 칠해야 할지, 고민이 되고, 그냥 즉흥적으로 색깔을 칠하게 되는데, 책에서는 그림 대상을 완전히 분할해서 어디에는 어느 색, 어디에는 어느 색, 정확하게 찝어서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답을 알려주는 그런 것은 아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색칠 감각과 색 배합 등을 훈련하는 것이다.


기본 고유색 퀴나크리돈 마젠타, 퍼머넌트 옐로 라이트, 오리엔트 블루 3색과 음영색 크림슨 레이크, 인디언 옐로, 울트라마린 3색, 흰색, 이렇게 총 7가지 색으로 다양한 컬러를 표현하는 방법을 익힌다.




여기에 생각지도 못했던 것은 그냥 총천연색 컬러만 익히는 것이 아니다. 빨강 노랑의 파프리카, 금속 용기, 손을 모노톤의 그림으로 그려서, 음영과 명암, 금속의 질감 등을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한다. 2장에 그리자유 기법이 바로 그것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난, 이게 한국말인가 했다. 알고 보니, 그리자유는 grisaille로, 모노톤 단색톤으로 그리는 그림이었다. 사진으로 말하면, 흑백사진과 비슷한 것이다. 


책 전체적으로 보면, 주로 정물 위주의 그림을 그린다. 박스를 만들어 가며, 정물 무대를 만들어 보고 그리는 연습을 한다. 딸기, 라임, 무화과, 키위, 레몬, 자몽, 유자, 꽃과 같은 흔히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대상이고, 꽃이나 나비, 생선 머리, 유리컵, 수정 같은 것도 그려가며, 다양한 표현 기법을 익힌다. 그림 스타일은 사실적인 표현의 사실화 쪽이다. 조금 더 세심하게 그리면, 극사실화도 가능해 보이는 아주 디테일함을 볼 수 있다. 5장에서는 풍경화도 배운다. 일반 풍경도 재미있지만, 구름 그리는 모습에 쏙 빠진다.


'하루 만에 완성하는 유화의 기법' 책 자체가 그리 두꺼운 편은 아니지만, 페이지 페이지마다 빡빡할 정도로 사진과 설명이 가득해서, 느낌 상으론 몇 배의 분량감을 느끼게 한다. 설명도 무척 꼼꼼해서 마치 동영상 강의를 보는 듯하다. 유화 초보를 위한 필요한 준비물, 어떤 붓이 필요한지, 재료의 특징도 잘 나와 있고, 캔버스 준비부터, 스케치, 채색, 색 배합, 바니시까지 유화 작품 완성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자세히 배울 수 있다.


물론 유화를 글로만 배울 수는 없다. 그리는 방법을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직접 그려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하루 만에 완성하는 유화의 기법'은 단시간에 직접 그리기에 부담 없는 크기와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따라 하며 연습하기 좋은 책이다. 취미로 유화에 도전하는 분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책을 탈출한 미적분 - 일상 생활 속 숨은 미적분 찾기
류치 지음, 이지수 옮김 / 동아엠앤비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중고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보다 전문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본 도구와 같은 것이다. 기본 도구가 없거나 부실하면, 자신이 목적한 일을 아예 못하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싫어한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나라 역시 똑같다. 더하기 빼기만 알아도 되고, 물건 사는데, 문제만 없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행렬, 삼각함수, 기하, 미적분, 통계와 같은 것들은 전혀 필요 없는 건가? 절대 절대 아니다. 우리가 체감을 못해서 그렇지 우리 생활에 적극적으로 적용되어 쓰이고 있다. 그중 미적분은 이공학뿐만 아니라, 문과 학문에도 많이 사용되는 약방에 감초와 같은 존재다.


그런데 고등학교에서는 진도와 입시에 쫓겨 미적분의 진면목을 배우지 않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이 수학은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다들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공식 암기와 기계적인 문제집 풀이 밖에 없다. 미적분의 의미와 이것이 왜 중요한지 깨닫는 시간이 전혀 없다. 


'수학책을 탈출한 미적분'은 '일상생활 속 숨은 미적분 찾기'라는 부제에 나와 있듯이,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고 있는 미적분의 의미와 활용을 일상생활과 미적분에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이야기, 퍼즐과 같은 문제들을 통해서 알아보는 책이다. 


교과서처럼 정의나 기호의 의미 설명이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축소 복사, 고속열차, 주식, 아치형 다리, 어항 등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서, 미적분을 설명하고 있다. 




복사집 가게, 축소 복사 요금을 통해, 올림함수, 내림함수의 의미를 알아보고, 문구점을 통해 집합론을 점검한다. 명절날 타는 고속열차를 통해, 순간속도, lim 기호의 의미, 기호 표기법을 익히고, 우함수, 기함수의 특징, 극한이 뜻하는 것을 알아본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도함수, 합성함수, 평균값 정리, 테일러 공식, 로피탈의 정리,  중적분, 동차방정식 등도 증명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적분 공식이나 보충 설명이 필요한 것들은 뒤에 부록으로 모아져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다 보면, 나름 색다른 점이 느껴지게 된다. 보통 이런 책들은 서양 위주의 역사와 인물만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동양의 수학자, 철학, 신화들이 나온다. 무한, 극한의 개념에 자주 등장하는 제논의 역설이 아닌, 장자의 '일척지추 일취기반 만세부갈'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거다. 비유만 다른, 동일한 극한 얘기인데, 도교의 대표 인물인 장자가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거 처음 알게 되었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서양 위주의 이야기를 벗어나, 동양의 수학자, 철학, 신화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수학책을 탈출한 미적분'은 새롭고 재미있는 책이지만, 이 책이 교과서 보다 미적분을 쉽고 빠르게 익히게 해주는 책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교과서보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교과서에서는 미적분의 기호와 정의, 증명 정도 이해하고, 문제를 통해 답 구하는 방법만 익히면 되지만, 이 책에서는 기호 하나하나의 의미도 설명하고 있고, 누가 만들었고, 어떻게 적용하는지까지 자세히 얘기하고 있어서, 책을 보면서 생각할 것들이 무척 많다. 게다가 고등학교 교과서 밖에 부분까지도 다루고 있으니 쉽다고 말하긴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좀 어렵긴 해도, '수학책을 탈출한 미적분'을 읽고 나면, 교과서에서 말하지 않은 다양한 미적분의 세계를 알게 될 것이고, 미적분을 보는 시각도 전과 다르게 될 것이다. 미적분의 바닥까지 본 기분도 들것이다. 미적분의 물리적 의미를 정확히 알게 이해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서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지도 익히게 될 것이다. 아울러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책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 질문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베스트셀러 '수학이 필요한 순간'의 김민형 교수의 새로운 책이다. 아직 정상 출시를 앞둔 가제본으로 남보다 먼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어 읽게 되었다.


각종 과학이나 수학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신선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보통 대중을 위한 수학 책들을 보면, 수학의 역사나 단편적으로 흥미 위주의 수학 볼거리 정도를 많이 다루는데, 이 책도 물론 그러한 재미난 것들이 많이 담겨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들은 이해를 돕기 위한 조미료의 역할을 할 뿐이고, 여기선 수학의 근본적인 개념 이해와 수학적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이다.


다소 철학적이고 심오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데, 형식 면에서도 저자와 중고등학생, 취준생, 프로그래머, 기자, 미술작가, 수학 교사 등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수학을 이해시키고 있다. 스승과 제자가 논쟁을 통해 학습하고 깨달음을 얻는 고대 철학자의 교수법을 떠오르게 하는 형식이다. 그러다 보니 읽다 보면, 1+1=2와 같이 딱 떨어지는 간결한 설명이 아닌 부분도 곳곳에 등장해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수학의 정석처럼 풀이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결국 읽는 이는 강제적으로 생각을 해야 한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에서는 '수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고 있다. 공리가 무엇이고 정의가 무엇인지, 증명의 필요성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뉴턴이 등장하고 물리학과 수학을 비교하며, 물리학에서의 공리를 생각한다. 수학을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수학하면, 각종 공식과 복잡한 계산식을 쉽게 떠올린다. 증명을 하라고 하면, 역시 계산식과 같은 방법을 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뉴턴의 시대까지도 기하학적 증명을 해왔다고 한다. 구의 표면적이나 루트 같은 무리수를 수가 아닌 기하학으로 증명한 것이다. 이미 기원전 1700년 전 바빌로니아에서 2의 제곱근을 수로 계산을 했는데도 말이다. 시기에 따라 다른 접근을 하고 있는 수학 트렌드를 보여준다.


책에서는 제논의 역설, 무한급수도 이야기하고 있고, 수학에 자주 등장하는 X에 의미를 알아보면서, 집합과 정의를 설명한다. 알고리즘의 의미도 알아보고, 참과 거짓의 근거를 생각하며, 논리적 사고, 수학적 사고가 어떤 것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알았던 수학에 대한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수학 공식 하나 더 알려주고,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책이 절대 아니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수학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고, 이를 통해 견고하게 다져주는 책이며, 자연세계를 수학적 사고를 통해 보는 힘을 길러주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수학을 계산이 아닌 좀 더 원초적인 시각으로 수학적으로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