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원숭이의 한의학 강의
다모 미첼 지음, 스펜서 힐 그림, 조수웅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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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한의학 관련 건강관리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쯤 황제내경이라는 책 이야기를 들어 봤을 것이다. 여러 한의학 책 중에 오래된 것뿐만 아니라, 중국 의학 이론 기초 체계를 담고 있는 책으로 전설 속의 제왕인 황제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책이 바로 황제내경이다.


황제내경은 소문과 영추로 되어 있는데, 소문은 평소에 묻고 답한다는 뜻을 가진다. 실제 책의 구성 형식도 황제와 의관 기백이 서로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소문은 음양오행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이에 따른 오장육부의 기능과 각종 병 증세를 얘기하는데, 천문, 지리와 같이 심오한 내용을 함께 담고 있는 데다, 한문으로 되어 있다 보니, 무척 어려운 책이다. 전에 이걸 쉽게 풀어 놓은 해설서 같은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역시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황금 원숭이의 한의학 강의'은 어려운 황제내경 소문을 만화의 형식으로 좀 더 쉽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황제와 기백의 대화 대신, 황금 원숭이와 마스터 보가 등장하여 대화를 나누며, 한의학에서 말하는 증상을 정리해 나간다. 한의학을 설명하는 마스터 보는 벌인데, 이외에 돼지, 말, 염소, 개, 뱀, 닭, 코뿔소, 쥐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인물로 나온다.


'황금 원숭이의 한의학 강의'는 단순히 황제내경을 풀어 설명한 책이 아니라, 아예 전체적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복잡한 음양오행 설명은 빠져 있다. 그보다는 현대 한의학에서 진단하는 간기부족, 폐열, 신음부족과 같이 증상을 위주로 전체를 구성했다. 


그리고 책 내용을 음양오행에 따라 오장육부를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순서로 나누고, 토에 해당하는 비장과 위는 여름과 가을 사이에 배치해서 간장, 심장, 비장, 폐, 신장, 담, 소장, 위, 대장, 방광을 설명하고 있다.


봄의 수업, 여름과 심장, 바나나 치즈 케이크, 가을건조, 정글에서의 겨울 순서로 되어 있는데, 각 시작부마다 해당되는 장부에 대한 기본 설명을 하고, 간기부족, 간양부족, 간혈부족, 간기울결, 간혈정체, 담열, 담습열 등과 같이 증후군이라고 하는 증상별로 나눠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첫 증후군으로 나오는 간기부족의 경우, 흐릿한 시야, 눈의 부유물, 잦은 짜증, 우울, 자신감 부족, 백태 측면에서 현재의 내 건강 상태와도 비슷했다. 뒤에 다른 것도 살펴봤는데, 간화상염, 신장으로 보면 신양부족 증상도 얼추 비슷했다. 물론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지만 일단 이렇게라도 확인해 볼 수 있는 점은 좋았다. 게다가 각 증후군 설명이 만화로 되어 있다 보니, 글로 나열하여 설명하는 것보다, 머릿속에도 오래 남고, 이해도 쉬웠다. 어려운 용어는 아래에 주석으로 넣어 놔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증후군에 따른 설진과 맥진도 알려주고 있어 좀 더 다양한 증상을 알 수 있다.




만화 설명과 함께 나중에 따로 증후군에 대한 증상을 한 쪽으로 다시 정리해주므로 앞에 설명을 떠올리며, 재확인할 수도 있고, 다른 증후군과 비교하며, 확인하는데도 편리하다. 황제내경 원문에는 이런 것들이 되어 있지 않다 보니, 읽다 보면, 그게 그거 같아서 자주 혼동이 왔는데, 이 책에서는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어서 그럴 염려가 없다. 


'황금 원숭이의 한의학 강의'는 여러 면에서 확실히 황제내경의 내용을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다모 미첼 저자가 분석하고 정리하기 좋아하는 서양인의 시각으로 황제내경을 본 측면이 있으며, 좀 더 쉽게 황제내경을 알리고자 한 노력인 것이다.


이렇게 서양에서는 많은 이들이 동양의학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한의학을 미신이라며, 부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이는 한의학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선입견만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의학은 오랫동안 동양인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활용된 체계를 갖춘 의학이다. 현대 과학과 함께 앞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황금 원숭이의 한의학 강의'는 황제내경 소문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 책이다. 다만 이 책만 가지고 한의학 전체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어디까지나 황제내경 소문 입문서 성격을 띠고 있는 책이지, 한의학 입문서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의학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책이 한의학 지식을 한 단계 나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 경우 이 책 덕분에 그동안 머릿속에 뒤죽박죽으로 정리가 안 되었던 각종 증후군을 쉽게 가지런히 할 수 있었다. 내 건강 문제의 원인, 내 심경 변화의 원인을 찾아보고, 고민할 수 있었다. 광고 노랫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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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 상 - 북미.동아시아 2021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KOTRA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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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가 한국에서 포화 상태로 인기를 잃은 빨래 건조대 업체가 시장 개척을 통해 인도에서 대박을 터트린 영상을 보았다. 호미가 전 세계적으로 팔리고 있다는 소리도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시장은 어떻게 개발하는가에 따라 다양화되고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창업,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국내에서 시큰둥한 반응을 받은 사업도 해외 어느 나라에서는 환영을 받는 사업이 될 수 있다. 투자 인연이 해외에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이게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제대로 된 사업 아이디어는 기본이며, 남다른 기술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다른 나라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그 나라의 언어도 가능해야 하며, 해당 지역의 산업 전반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일차적으로 나라별 사전 조사라는 게 쉽지 않다. 자료를 찾으려면, 여기저기 다 뒤져야 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찾은 자료가 맞는 건지 명확하지도 않다. 틀린 건 아니지만 철 지난 옛날 자료일 수도 있다. 


이때 '2021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는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자들의 시간과 수고를 덜어줄 각종 정보를 담고 있어 아주 요긴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내용은 대한무역진흥공사 KOTRA 라는 공신력 높은 공공기관이 조사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들로 되어 있으며, 2021년을 대비한 자료라서 그만큼 최신의 자료들이 반영되어 있다.


'2021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는 총 16개국의 상황을 상, 하 2권으로 나눠 상권에서는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정보를 다루고 있고, 하권에서는 인도, 아랍에미리트,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핀란드, 호주를 다룬다. 


나라별로 스타트업 상황, 주요 도시별 스타트업 생태계의 특징,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와 트렌드,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 주요 콘퍼런스와 프로그램, 이렇게 5가지 주제로 나눠 이야기하고 있으며, 좀 더 구체적으로 현지 상황을 가늠하는데 도움이 되는 '현지 투자자 인터뷰'와 '현지 진출에 성공한 국내 스타트업' 파트를 담고 있다.




일단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느 나라나 빠지지 않고 거의 공통적인 미래 사업 트렌드로 얘기되는 것들은 핀테크, 블록체인, 인공지능과 같은 것이었다. 이 점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그런데 좀 더 구체적으로 투자처나 투자 방향을 들여다보면, 나라마다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인도의 경우 역시 많은 인구로 인해, e-러닝, 웨어러블, 전자상거래, 영화 산업에 대한 분야에 관심이 높았고, 아랍에미리트는 사막이 많아서인지, 첨단 농업 분야에 신경 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노키아의 쇠퇴로 한때 국가적 위기를 맞이했던 핀란드는 역시 이미 가지고 인프라를 활용한 IT, 인공지능, 게임 분야 쪽이 주도하고 있었다. 




트렌드와 함께 중요한 것은 정부 지원과 벤처캐피털의 투자 상황인데, 미국의 경우 주별 산업 분위기와 상황을 알려주고, 주요 벤처캐피털들의 투자 분야도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 놨다. 내용 중에는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동향과 같이 직접적인 정보도 담았으며, 현지 투자자 인터뷰를 통해 벤처캐피털이 중요하게 여기는 점들이 무엇인지, 조심해야 할 실수, 유망 분야에 대한 조언도 엿볼 수 있다. 조언엔 참고할 것들이 많은데, 역시 해외인 만큼 언어 부분은 확실히 해결해야 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각 나라별 정보 마지막에는 '현지 진출에 성공한 국내 스타트업'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이미 그 나라에 진출한 스타트업이다 보니, 다른 정보는 슬쩍 건너뛰어도 이건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봤다. 비자 문제나 세금 문제, 지원 등에 대한 경험을 들려주는데, 이 책이 KOTRA 코트라에서 만든 책이라서 그런지 질문 중에 코트라 지원 경험에 관한 것이 들어 있다. 무역이나 해외 진출 시, 코트라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통역 문제뿐만 아니라, 직원 채용 문제까지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몰랐다. 다양한 지원이 있는 만큼, 해외 진출하려는 분, 특히 1인 벤처라면, 더욱 코트라와 친해지면 좋을 것이다.


'2021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는 국가별 정보가 동일한 구성으로 되어 있어, 다른 나라 상황이나 지원을 비교하기 좋았다. 이런 비교를 통해 자기 비즈니스에 더 걸 맞고, 유리한 국가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로 '2021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는 글로벌 비즈니스, 글로벌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아주 요긴한 자료이자 참고서인 책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해외 진출하려면 적어도 이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 하니, 책 표지에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 필독서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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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
닛케이BP종합연구소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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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소리가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참 어려운 말이다. 바로 몇 분, 몇 시간 뒤의 앞날도 알지 못하는데, 몇 년, 수 십 년 뒤 미래의 상황을 어떻게 예측한다는 말인가. 그게 쉽다면, 주변에 다 성공한 사람들이 넘쳐 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쪽박만 안 차도 다행이다.  그만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고 될 대로 되라 아무거나 침 튀겨 투자할 수는 없다. 코로나 19로 현재마저 깜깜한 상황이지만, 지금도 미래는 현재가 되어 가고 있기에 더욱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과 같은 책을 통해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미래의 먹거리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일본의 대표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만든 리서치 및 컨설팅 그룹인 '닛케이BP종합연구소'에서 2019년 1월부터 '블루오션 100'이라는 조사를 진행한 결과로 나오게 된 책이다. 앞으로 10년 후인 2030년에 더 크게 성장할 100대 블루오션 시장을 선정한 책이다. 


일본의 입장에서 작성된 조사이지만, 나라마다 시장들이 세계화되는 상황인 만큼,  국내 시장에만 한정 지어 생각하지 않고, 좀 더 크게 전망하는 식견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2030년 즈음의 이노베이션은 크게 '생존에서 삶의 질로', '유형 자산에서 무형 자산으로', '클로즈에서 오픈으로', '무한자원에서 유한자원으로', '테크놀로지의 집중에서 분산으로'라는 다섯 가지 구조 변화가 이끈다고 봤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인간 행복 추구 상품, AI 관련 개인 정보 사업,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기술, 공유 서비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서비스, 과학의 발전이 가져다줄 상품으로 나눠 세부적으로 관련 비즈니스 100개 담고 있다.


각각의 블루오션 비즈니스들을 두 쪽에서 세 쪽 정도로 나눠 한눈에 보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하였다. 여기에는 비즈니스에 대한 시장 개요와 공략 포인트와 같은 것도 정리해 놨으며, 시장 규모, 일본 산업의 현실 전망 등을 일목요연하게 담고 있다. 책 안에 100개의 아이템으로 되어 있지만, 읽어 보면, 아이템마다 파생될 수 있는 비즈니스들도 많다 보니, 실제론 몇 배나 더 많은 비즈니스를 예측하고 있다.


책에서 선정한 가장 첫 블루오션 아이템은 행복매니지먼트다. 이 비즈니스는 나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했던 부분이었는데, 이게 첫 이야기로 나와서 놀랍고 반가웠다. 인류는 날이 갈수록 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삶의 질이나 행복 지수도 좋아지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과학적으로 인간은 기본 120년 140년 살 수 있다고 하지만, 행복하지 않는 수명 연장은 축복이 아니라, 하늘의 징벌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국가에 죽을 권리를 보장하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2장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이 바로 이런 삶의 질, 건강, 음식과 관련된 것들이며, 현 코로나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전염성 질병이 창궐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이런 비즈니스가 제일 앞에 놓인 것은 바른 선택이라 생각한다. '행복 매니지먼트' 외에 '통증 없는 신속 진단', '수명 진단', '푸드테크', '테크 아트' 등 잠깐만 생각해도 '이거 참 괜찮겠는데'하는 것들이 참 많았다. 




그리고 미래 기술로 가장 핫한 것은 다들 알고 있듯이 인공지능 AI 일 것이다. 책에서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3장에 별도 파트가 있지만, 각 파트 곳곳에 AI가 활용되는 것들이 많이 나온다. '실시간 매칭'이나 '개인신용평가', '정보은행' 같은 것은 현재도 서비스되고 있는 비즈니스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여 기존과 차별화된 새로운 국면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몇 개를 제외한 책에 나온 대부분의 블루오션 분야에 IT 기술은 꼭 필요한 요소인 것을 알 수 있다. 


책 시작과 마지막은 비즈니스 리어와 테크놀로지 리더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테크놀로지는 미래 비즈니스의 중요 동반자인 것이다. 첫 대화에서는 이노베이션 구조 변화를 이야기하며, 이런 선정을 한 이유를 말하고 있으며, 마지막에서는 블루오션을 발견하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을 보면서 참 많은 정보를 얻었다. 전혀 몰랐던 업종의 시장 규모며, 각종 트렌드 변화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비록 경제, 비즈니스 그런 딱딱한 내용이지만, 앞으로 변화 가능성 높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것들이라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보면서 각종 사업 아이디어도 얻고, 좀 더 구체적인 상상도 할 수 있었다.


내가 글 초반에 투자라는 측면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여기서 투자는 단순히 증권이나 사업에 대한 직접적 투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하는 창업, 스타트업도 포함되고, 학생이 앞으로 뭘 전공해야 할지, 또는 어떤 쪽으로 취업할지 방향을 설정하는 것도 일종의 투자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은 앞으로 어디에 투자하나, 앞으로 뭘 해서 벌어먹고 사나 고민하는 분에게 참고할 좋은 방향을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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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억력 챔피언 초스피드 암기술 - 무엇이든 쉽게 기억하는 궁극의 암기 기술
마이클 티퍼 지음, 김영정 옮김 / 프로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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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꿨던 개꿈 중에 아직까지 기억이 남는 게 하나 있다. 다이얼을 돌리는 옛날 구식 전화기를 앞에 두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데, 번호가 자꾸 틀려서 계속해서 무한 반복하며 전화 거는 꿈이다. 생각해보면, 웃기기도 하지만, 당시 꿈에서 나는 당황과 공포의 연속이었다. 지옥에서는 같은 고통을 영원히 반복한다고 하는데, 꿈속에서 나는 지옥을 맛본 것이다. 


과거 휴대폰이 나오기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전화번호 여러 개는 외우고 다녔었다. 하지만, 요즘은 남의 전화번호를 여럿 외우고 있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나 같은 경우도 남의 번호는 커녕, 내 전화번호도 틀리곤 한다. 


기억력은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고 하는데, 지금의 나는 너무 뇌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번 물건을 어디다 놓고 나면, 그거 찾다. 하루를 보내고, 일을 여러 개하다 보면, 이전 것을 까맣게 잊는 경우도 자주 있다. 어릴 적에는 건망증 때문에 밥이나 국 태워 먹었다는 소리가 이해가 안 됐는데, 이제 남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대화 중에 단어나 연예인 이름이 바로 생각나지 않아, 입속에서만 머무는 것도 이젠 너무나도 당연한 상황이 되었다.


이런 처지다 보니, 기억력 좋아지는 방법이나, 암기술, 암기력에 관한 이야기를 보게 되면, 쫑긋하고 귀를 세우게 된다. '세계 기억력 챔피언의 초스피드 암기술'라는 책도 당연히 볼 수밖에 없었다. 전에도 암기술에 관한 책을 여러 권 봤지만, 이 책은 어떤 비법을 알려 줄지 기대를 가지고 봤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클 티퍼는 책 제목에 나와 있듯이 1998년 세계 기억력 챔피언 대회에 나가 은메달을 획득했고, 기억력 그랜드 마스터가 되었다. 현재 사업과 교육에 필요한 정신적 기술을 가르치는 회사를 운영하고 각종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기억력 암기에 대한 기술적 측면만 단순히 다루거나 암기술이 대단한 거라고 부풀리기보다는, 암기술은 조금만 신경 쓰면 누구나 익힐 수 있고,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 암기가 힘든 것인지 알려주면서, '이렇게 해보세요. 아니면 이렇게 해보세요.'하는 식으로 옆에서 친절히 도와주는 편한 느낌을 준다.




책 초반에 있는 '이 책을 시작하며'를 보면, 저자가 익히 암기술이 삶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나와 있고, 일반적으로 겪고 있는 기억에 관련된 여러 문제 증상을 통해 어떤 분들이 이 책이 도움이 될지 말하고 있다. 증상 5개 이상이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거라 했는데, 난 세 개 빼놓고 다 해당됐다. 


'세계 기억력 챔피언의 초스피드 암기술' 1장에서는 건망증의 원인, 나이와의 연관성, 두뇌와 기억 기초 정보, 기억술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기억력 향상을 위한 계획과 준비와 같은 것들을 담고 있고, 이어지는 2장에서는 기억력에 영향을 주는 스트레스, 운동,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통 기억력, 뇌 그런 주제들은 복잡하고 어려워질 수 있으나, 이 책에서는 중요한 핵심 정보만 누구나 알기 쉽게 말하고 있다. 그만큼 암기술을 처음 접하는 분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본격적인 암기술을 3장부터 다루는데, 일상에서 빈번히 생길 수 있는 이름 기억하기가 첫 주제다. 읽어 보면 알겠지만, 여기에 특별한 암기술을 적용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상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10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어떻게 기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지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말하고 있다. 


이렇게 간단한 것으로 워밍업하고 천천히 차례차례 다양한 암기술을 익힌다. 학창시절 분치기, 초치기를 위해 써먹던 앞 글자만 외우는 두문법도 나오고, 철자 기억법, 비밀번호 암기, 길 외우기, 할 일과 목록 외우기, 쇼핑 리스트 외우기, 과거 소환과 같은 암기법이 나온다. 여기서도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주제로 하고 있다. 방법도 간단한 데다, 독자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연습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좀 복잡하거나 어려운 암기술은 4장에서 다룬다. 여정 기법은 기억의 방 암기법과 같은 것이다. 이게 쉬우면서도 자신만의 기억의 방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거 같다. 여기서는 간단히 사용하는 정도만 훈련한다. 다들 많이 알고 있는 마인드맵도 여기에 나온다.




마지막으로는 기억력 챔피언 대회에서 사용하는 암기 기법들을 얘기하고 있다. 암기술을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누구나 대회에 나갈 수 있고, TV 같은데 출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웃을 일이 아니다.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저자의 이 말은 정신 차리고 책 내용을 다시 보게 만든다. 


'세계 기억력 챔피언의 초스피드 암기술'은 내용이나 방법 모두 쉬운 만큼, 건망증이나 기억력 부족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입시생이나 각종 수험생들의 공부에도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암기술 입문으로 분명 좋은 책이다. 다들 암기 도사 돼서 나처럼 무한 반복 지옥에 빠지는 꿈을 꾸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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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 게임 엔진 블랙 북
파비앙 상글라르 지음, 박재호 옮김 / 한빛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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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인데, 학창시절 나를 무척 흥분 시킨 게임이 있었다. 기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나치와 괴물들을 찾아 무찌르는 게임, 울펜슈타인 3D가 그것이다. 지금 기준으로 하면, 이게 무슨 3D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당시에는 1인칭 시점의 긴장감 최고의 게임이었다. 좌우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오바이트 유발 게임으로도 유명했던 기억이 있다. 


'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은 바로 오래된 레트로 게임 울펜슈타인 3D의 개발과정, 뒷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나 때는 말이야'하며 조용하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그렇다고 눈치 없는 꼰대 부장이 하는 따분하고 재미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당시 개발자의 모습, 게임 제작 당시의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상황에 각종 개발 난제, 그 극복 과정이 고스란히 책에 담겨 있어 마치 인간극장과 같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재미를 준다.




나처럼 연식이 좀 있는 분들이 이 책을 본다면, 최면에 걸리듯이 옛 추억에 쉽게 빠져들 것이다. 지금은 게임도 4K, 8K의 해상도를 얘기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640x480, 320x200였다. 컬러도 트루컬러가 아니었다. 256, 16컬러로 게임들이 만들어지던 시절이었다. 사운드도 애드립, 사운드블라스터가 막 나오고 있던 시절이었다. 우리가 아는 옥소리 카드는 그 뒤에 등장을 했었다. 


5.25인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라는 것도 있었다. 이것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 남대문 시장을 갔던 기억도 나고, 돈 없는 학생 신분에 프로그램 구할 길이 없어, 송탄 미군부대 근처까지 가서 불법 복제품을 구한 기억도 떠오른다. 80메가 하드를 80만 원 넘게 주고 샀던 기억도 난다. 80테라가 아니다 80메가다. 당시에는 친구들이 그걸 보고 그 많은 용량을 어디에 쓰냐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말이다. 무손실 음악파일 flac 하나만 해도 20메가가 넘는데 말이다. 




'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에는 이러한 당시 PC 환경을 책 초반에 담고 있다. 당시 컴퓨터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뒤에 나오는 코드를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386 CPU 경우 당시에는 하드웨어 부동 소수점 장치가 없었다. Float 연산이 있긴 했지만, 소프트웨어로 하는 거라 속도가 많이 느렸다. 그 때문에 필요한 경우 수치 연산을 위한 값비싼 코프로세서라는 것을 별도로 꽂아야 했다. 당시 개발자도 코프로세서를 구경도 못한 사람이 많다는 게 웃기는 일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금도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마이콤 개발에는 메모리나 용량 제한이 큰데, 당시 컴퓨터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아두이노나 라즈베리파이만도 못한 성능이라 해도 될 정도이다. 나도 한참 프로그램 공부를 하던 시절이라, 그놈의 640kbyte 제한 때문에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뭐 좀 멋지게 짜려고 하면, 메모리 초과로 에러가 나고 작동하다 멈추기 일쑤였다. XMS, EMS 메모리 기술이 등장한 이유기도 하다. 책에서는 이런 확장 메모리를 당시 개발자들이 사용했는지 어떤 고충이 있었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 프로그램은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과거에는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는 필수였다. 게다가 도스나 윈도우 구조 또한 제대로 알지 못하면, 한계 극복은 할 수 없었다. 인터럽트, 어셈블리에 대한 이해도 필요했다. API 함수의 지원도 지금처럼 많지 않은 데다, 함수에 따라 속도 차이가 많이 나서, 개발자가 일일이 시간  테스트하며 직접 개발하곤 했다. 유니티나 언리얼 같은 도구는 있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책을 보면, 울펜슈타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별별 짓을 다 했는지 알 수 있다. 곳곳에 어셈블리 코드가 나오고 있고, 기발한 방법들이 펼쳐진다. 볼랜드 C++로 개발을 했지만, 스케일, 텍스처, 각종 움직임, 효과음 등에서 어셈블리 코드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는 컴퓨터 사양이나 개발 프로그램이 고사양화되어 있다 보니, 별거 아닌 것도 컴파일하고 보면, 엄청난 크기의 파일들이 쏟아져 나온다. 난 옛사람이라서 그런지 사이즈를 보면, 내가 잘못 짠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곤 한다. 최적화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개발 일정에 쫓기다 보면, 최적화가 더러 무시되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가 자꾸 망각하는 최적화에 대한 노력, 기발한 아이디어에 대한 영감을 자극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는 코드 리뷰라는 관점에서도 참 좋은 책이다. 개발자에게 코드 리뷰는 자신의 실력을 좀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코딩 기술도 습득하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게 돕는다. 비록 울펜슈타인 3D가 오래된 게임이지만, 책에 나온 코드 설명들을 보면서, 지금의 개발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요소들이 많다고 느꼈다.


이 책에는 울펜슈타인 3D 개발에 관한 모든 것들이 나온다. 연필로 그린 인물 스케치도 나오고, 회색 박스에 존 카맥과 같이 당시 게임 개발과 관련된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도 담고 있다. 이 게임은 당시 대학살 등급 PC-13이었다고 한다. 게임에서 워낙 많은 적을 죽이고, 화면도 빨갛게 변하곤 했으니 당시 기준으로 그럴 만도 하다.


그 밖에 책에서는 토막상식을 통해 용어 설명이나 내용 설명을 보강하고 있고, 당시 기술적 정황, 참고할 것들도 다루고 있으며, 참고할 인터넷 주소나 문헌도 주석에 잘 추가되어 있다. 




'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은 역사 기록과 같은 책이다. 울펜슈타인 3D의 모든 것을 잘 정리해서 담은 책이다. 내가 프로그램 공부하던 시절에 이런 책이 있었다면, 아마도 게임 개발 쪽에 심취했을 것이다. 당시에 몰랐던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레트로 감성에 빠져 추억 소환도 되었고, 보는 내내 재미있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개발자의 삶은 확실히 쉽지 않은 거 같다. 변한 건 개발 환경과 컴퓨터 사양뿐이다. 


아무튼 언제나 비슷한 프로그래밍 책에 지쳤다면, '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분명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머리 식히기도 좋고, 내가 어떤 개발자가 될지 고민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적어도 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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