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 편집된 사실 뒤에 숨겨진 불편하고 낯선 경제
윤석천 지음 / 왕의서재 / 2014년 2월

많은 사람들이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국내 경제 상황과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들 한다.

​보도에는 분명 매년마다 우리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수출도 좋아졌다고 한다. 주식도 항상 긍정적으로 나온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에게서 들리는 소리는 전혀 다르다.  다들 생활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통장 잔고는 줄고, 직장을 그만두게 되고, 자식들은 일자리를 못 구해, 부모에 기대고 사는 모습을 많이 본다. 심지어는 생활고를 비관해 가족이 자살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과연 그 보도가 맞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경우로 어떤 사람들은 뉴스에 나온 것과 반대로 하면 돈을 번다고 한다.

​집을 사라고 나오면, 오히려 팔고, 주식에 투자하라면 팔라는 거다.

​즉 뉴스에 나오는 경제 정책에는 숨겨진 진실이 따로 있다는 거다.

​이 책 "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는 이 진실을 여과 없이 말하고 있다.

​금융 선진화의 문제점, 늘 좋은 주식 시장 전망의 진실, 민영화의 속 뜻, 양적완화의 의미 등 다양한 주제를 2012, 2013년 최신 기사 본문과 함께 그 속 뜻을 분석하고 있다. 물론 어려운 경제 용어는 아래 따로 추가 설명하고 있으므로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그럼 책에 나온 몇가지 얘기를 해보겠다.

​이명박 정부 5년간 재벌 자산이 77.6% 증가했다는 기사에 관한 이야기다. 즉 1,000억 가지고 있는 사람이 1,776억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그냥 보면 우리가 그만큼 벌었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단어가 바로 재벌에 있다. 국민 전체 자산도 77.6% 증가했다는 것이 아니다.

​갑자기 SNS에서 본 우스개 소리가 떠오른다.

​어떤 식당에 빌 게이츠가 왔다. 그 식당 안에 있는 사람의 평균 소득은 순식간에 치솟는다. 그럼 그 사람들은 모두 부자인가?

​통계는 진실을 왜곡하기 쉬운 수단이다. 재벌 자산과 일반 국민의 소득과는 크게 연관성이 없다. 오히려 이 기사는 정부 정책이 일부 계층만 위했다는 증거만 될 뿐이다. 과격하게 말하면 대다수 국민이 가져갈 소득을 뺏겼다고 할 수도 있다. 아울러 기사에 자주 나오는 국민소득도 부의 공정한 배분이 없이는 2만 달러든 10만 달러든 다수 국민에게는 상관없는 얘기인 것이다.

​이 책에선 그 책임이 정책자나 부유층에게만 있다고 하지 않는다. 중간층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사회 중산층은 회사로 치면, 중간 간부에 해당된다. 그들은 관리자와 노동자 또는 하급직원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위에 보고해서 개선하게 조종역할이 있는데, 그걸 못하고 있다는 거다. 상사의 얘기나 지시를 그냥 전달하는 부역자로 전락했다는 거다.  그러면서 히틀러의 아이히만을 예를 들었다. 아이히만이 원래 잔인한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그냥 그는 자신의 일을 충실히한 성실한 사람이었다는 거다. 문제는 그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게 어떤 결과를 나을지 생각 안 했다는 거다.우리의 중산층은 그렇게 저소득층을 외면했다는 거다. 정규직은 비정규직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다. 그러면서 우리 중산층은 저소득층으로 떠밀려가고 있다고 한다.

​책에 가장 눈길을 끄는 꿈 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스위스에선 국민에게 월 300만원씩 주는 법안을 상정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실현되고 안되고를 떠나 이런 논의를 할 수 있는 사회 성숙도와 국민인식이 부러웠다. 우리 같았으면, 보나마나 공산주의냐? 사람들 일 안 할거다. 나라 망한다 그런 단세포적인 얘기만 할 것이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면 이 제안도 일리가 있다.  이 기본소득제는 편중된 부를 재분배하고, 내수를 바로 살릴 수 있는 제도인 것이다. 이 보도 보고 그 돈 받으면 놀고 먹을 거다 하는데, 그러려면 돈을 써야 한다. 결국 내수가 산다. 저축한다면 현재 바닥을 기고 있는 저축율이 늘어 기업 투자가 활성화된다. 결국 그 이익은 다시 부를 일시 양보한 고소득층에게도 돌아간다. 즉 기본소득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망국 법안이 아닌 상생법안인 것이다. 

​대기업에 대한 비판도 이 책은 비켜나가지 않았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대기업을 옹호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요 언론이 대기업 소유이거나 투자를 받고 있고, 대기업이 중요 광고주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횡포 기사는 주요 언론에서 볼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다. 게다가 국민들에게 대기업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묘한 세뇌도 같이 한다. 그런데 이점은 분명 틀렸다. IMF 때 많은 기업이 망했다. 재벌 중에 하나인 대우도 분해됐다. 그런데 한국은 망하지 않았다. 그런 엄연한 사실이 있는데도 대기업에 대한 비판을 이런 세뇌로 막는 것이다.

책에 예를 든 핀란드의 노키아 경우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짜 우리 대기업보다 국가경제 영향력이 컸던 노키아가 몰락 했을 때 핀란드가 망하나 다들 우려했다. 그러나 그들은 오히려 중소기업이 살 수 있는 산업체질 개선을 이뤘다. 앵그리버드를 낳게 했고, 전세계를 날라 다니게 했다.

​더 이상 근거 없는 세뇌는 당해선 안 된다.

​책을 보면서 나는 우리 언론에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아​주 극소수의 공정한 언론을 빼고 대부분의 대형 언론들은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정부 정책에 아부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그 분야의 전문가인 그들이 지식을 이용하여 국민을 장님으로 만들고 있다. 그로 인해 국민들은 경제 정책이 바로 되었는지 틀렸는지 판단할 수 없는 바보가 되었다. 상위 몇 % 국민만을 위한 정책에 국민의 세금을 쏟는 것은 아무 비판 안 하면서, 아이들 급식은 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하게 했다. 

우리 언론은 편중된 계층이나 정책만 대변해선 안 된다.

​자신이 전문가라면 전문가 다운 견해를 보여야 하며, 비판에 정부나 재벌의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거나, 겁박 해서도 안 된다.

​하루빨리 어용언론, 썩은 언론은 없어지기 바라며, 바른 언론이 대한민국에 많아지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책 추천 대상이 누굴까 생각해봤는데, 경제에 관해서는 남녀노소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한 번 봐두면 우리나라의 경제 현실을 다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왜 우리가 같이 사는 사회라는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대도 (大道) - 더 크게 얻는 법

대도 大道 - 더 크게 얻는 법
치샨훙.리옌민 지음, 하진이 옮김 / 쌤앤파커스 / 2014년 1월

"대도" 이 책은 노장 사상을 기초로 해서 현대 경영, 처세술을 이야기한 독특한 책이다.

​내가 이 책을 본 이유도 현실 세계와 완전 동떨어진 신선 얘기나 나올법한 노장 사상이 어떻게 회사 경영과 처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너무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반신반의하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나 읽어가면서 도가 사상이 깊숙한 산속에 숨어 혼자 도 닦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기존 경영학자의 생각을 뛰어 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원전에 쓴 도덕경이 이렇게 현대 경영학 이론보다 더 조직과 사람을 잘 파악했는지 놀라웠다. 

보통 기존 경영 쪽 책들은 외국 사례나 통계, 전략 등이 거론되고 책 분위기도 다소 딱딱한 것들이 많다.

​이해가 어려운 책도 많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난해 한 것이 사실 노장 사상일 것이다.

​설명 없이 원문 만 보면 도통 뭔 얘기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책 "대도"는 어려운 도덕경에 담긴 경영학적 의미를 역사적 인물, 사건, 우화 등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

​도덕경에 노사분규의 해결책과 좋은 회사를 만드는 비결, 조직 관리, 인생 처세 방법이 들어 있으리라곤 진짜 생각 못했다.

​서양의 경영학은 단기적 이익 극대화를 많이 다룬다.

​그 안에 조직원은 로보트와 같은 생산 기계로 전락하기도 한다.

​시장은 치열한 전쟁터로 묘사된다. 선과 악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반면 노장사상에서의 경영학은 사람이 중심이 되고, 역지사지와 같이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한 후 행동하라 이야기한다. 남을 바꾸기 보다, 내가 먼저 바뀌고, 상대에 정성을 다하면 그 조직은 변화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책에서는 직장 상사는 부하를 부리기 보다는 그들 하나 하나가 영웅이 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는 거다. ​얼마나 멋진 얘기인가,

​직원이 모두 영웅이면 그 상사는 당연히 영웅이 된 것이 아닌가? 영웅 직원을 뒀으니 상사의 일은 당연히 줄어들 것이다.

​자기 일은 줄어드는데 실적은 좋아지니 이처럼 자연스러우면 따뜻한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돈 많이 주고, 복지 혜택을 잘 하면 사원들의 성과도 그 만큼 높아 질 거라고 생각들 한다.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조사를 해보면 그것은 일시적이고 한계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은 회사 성장의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상사나 직원간의 소통이라는 거다.

​회사 생활한 분은 좋은 상사, 좋은 동료의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 것이다. 

​화기애애한 직장 분위기가 상사 하나 바뀜으로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하는 경험 한 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만큼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난 여기서 떠오르는 경영인 한 분 있다.

​바로 일본 미라이 공업의 야마다 아키오 사장이다.

​마라이 공업은 1년에 143일을 쉰다.

​퇴근시간도 4시 45분이다.

​정년이 70세다.

5년마다 해외여행은 전직원이 간다.

​모든 근로자가 정규직이다.

​대부분의 한국 사장들은  그게 말이 되냐며, 그 회사 조만간 망하지 할거다.

​그런데 이 회사 창업 이 후 한번도 성장을 멈춘 적이 없다. 연평균 15% 성장의 연속 흑자 기업이다.

​이 정도 얘기 나오면 다들 입을 다문다. 기존 경영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이다.

앞에서 말한 거 같이 ​야마다 사장은 직원들을 부리지 않고, 영웅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그도 영웅이 된 것이다.

그럼 그냥 그 시스템을 가져오면 될까?

"대도"에서는 그러기 위해서 무위라는 것을 얘기한다.

​선행을 하는데,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한다면, 진정한 선행이라 할 수 있을까? 제도만 도입한다고, 조직원이 다 바뀔까? 아니라는 거다.

​책에서 그 답은 진정성이라고 한다.

​일부러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바로 무위이다.​

​앞에서 말한 복지나 제도는 그 무위를 통해서 나오는 한 표현 방법일 뿐이다.

​그러기에 제도에 무위가 없다면 감동을 끌어낼 수 없고, 그 제도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러 경영서적을 봤지만, 이렇게 감동 먹기는 처음이다.

​그렇다고 화려한 문체나 감동적인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나에겐 큰 감동이었다.

그 동안 내가 가져왔던 세상사 많은 의문이 이 책을 통해 정리되었다.

철학이나 종교서적도 아닌데 내 삶에 반성과 방향 제시까지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 내가 느낀 기분을 기준으로 감히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멋진 회사를 꿈꾸는 기업가나 예비 창업자라면 이 책을 봐라.

​서로가 같이 사회를 꿈꾸는 정치가라면 이 책을 봐라.

​남들은 잘나가는데, 왜 나는 요모양 요꼴일까 생각든다면, 이 책을 봐라.

생생한 해외 트렌드 -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 - ‘로봇 식당’에서 ‘배보다 배꼽 마케팅’까지
KOTRA(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엮음 / 알키 / 2013년 11월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시중에 많이 볼 수 있는 책이 트렌드에 관한 것이다.

서점에서 훑어 보면, 종류도 많고, 내용도 참 다양하다.

나 역시 이런 트렌드 관련 책을 좋아한다. 트렌드 책을 보면 내가 몰랐던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고, 관련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읽은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는 책 읽는 내내 내 뇌가 쉬지 않고 돌아가게 해준 책이다.

이 책은 무역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는 KOTRA가 쓴 책이다. 터어키, 러시아, 카자흐스탄, 중동, 일본, 미국, 프랑스, 인도네시아, 헝가리 등 세계 곳곳에 있는 현지 직원들이 그 나라에서 몸으로 느끼고, 겪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다룬 내용들이다. 체험 없이 인터넷이나 방송 자료를 짜깁기한 책이 아니다. 단순히 볼거리만 나열한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각 나라의 상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처음 나오는 터키 얘기에서는 전통적인 반원도 소지 문화와 왜 이런 것들이 필요한지 얘기하고 있는데, 부족한 치안 현실과 사람을 공격하는 많은 떠돌이 개와 검색대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는 쇼핑몰 등의 이야기를 통해 생생한 현지 상황을 함께 설명해주어 어떤 시장 상태인지 파악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컬러로 된 자료 사진들이 여기저기 있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의 전작인 "2012 한국을 뒤집을 14가지 트렌드"도 봤는데, 전에 트렌드는 독특한 제품이나 서비스, 첨단 기기가 주목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사람이 중심에 있는 것 같다.

다이어트 식단, 도시락 제공 서비스, 키덜트 제품의 유행, 장애인을 위한 특수안경과 점자 스마트폰, 다양한 국적의 인재를 고용하기 위한 선상 사무실, 퇴직자들의 여행 패턴, 재활 로봇, 실버산업 등과 같은 내용이 그 예이다.

이런 트렌드는 지구 전체적으로 진행되는 인구 노령화에 따라 세계 전반적으로 복고가 유행을 하고 있으며,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시장 요구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니 얼마 전에 끝난 소치 동계 올림픽에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 일본 중소기업이 모여 자체 봅슬레이 제작과 연구를 했다고 한다. 봅슬레이가 보기에는 단순히 썰매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엄청난 제품이라 한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BMW, 페라리 같은 곳에서 만들고 미국에서는 NASA가 지원할 정도다. 이에 일본은 중소기업이 모여 일본 자체 제품을 만들겠다고 뭉쳤다는 것이다.

일본이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보다 못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그들은 산업적으로 중요한 연구와 노하우를 쌓았다. 그들은 스포츠를 통해 산업 기술을 성장시켰다. 과연 우리는 이번 올림픽으로 뭘 얻었을까?

이 부분은 이탈리아의 협동조합과 인도의 중소기업, 아이디어 제품 상품화와 같은 협업에 관한 트렌드를 얘기하며 나온 것이다.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는 세계의 다양한 트렌드 중에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찾아내고, 반대로 우리가 다른 나라에 수출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책에 나온 것이 다는 아니겠지만, 직접 가보지 그 나라를 가지 않고 시장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을 계획 중인 분들에게는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사업을 생각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아이디어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재미난 한방 건강가이드 - 허영만 허허 동의보감2

허허 동의보감 2 : 기통차게 살자 ㅣ 허영만 허허 동의보감 2
허영만 지음, 박석준.오수석.황인태 감수 / 시루 / 2014년 1월

동의보감하면 허준을 그린 드라마에서 줄을 서시오 외치던 장면이 자꾸 떠오릅니다. 드라마에서 자신의 이익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던 인의의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죠. 동의보감은 그 당시 전란으로 상처받아 아프고, 배고픈 백성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한 구암 허준의 마음이 담겨 있는 전통 한방 의학서입니다.

사실 의학서하면 절대 쉬운 책이 아니죠. 신체에 대한 용어나, 혈자리, 각종 약재 이름 등 친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나오니까요. 게다가 가뜩이나 짧은 한문 실력으로 동의보감 원문을 본다는 것은 엄청 힘든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허영만의 허허 동의보감은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만화로 동의보감을 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식객과 꼴 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은 만화를 그린 허영만 화백의 작품이니 더욱 믿음이 가죠.

만화로 된 동의보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나름 그 전의 책들도 쉽게 설명하는데 노력을 했죠. 그런데 차이가 있다면, 기존의 책은 흥미 위주의 처방이나 간단한 약재 소개 정도였다면, 허영만의 동의보감은 근본적으로 한방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정, 기, 신, 음양오행, 양생 등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들 부터 하나씩 얘기하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1편 죽을래 살래에서는 장수라는 주제를 다뤘고, 이번 2편 기통차게 살자에서는 정, 기, 신의 이해와 함께 남자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는 정력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력에 도움되는 약재와 일상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지압 방법도 들어 있죠.

그리고 이 책은 재미난 만화 설명 외에도 중간 중간 주제에 관련된 약재를 전체적으로 다루고 있어 내용 이해도 돕고,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번 편에는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간단히 할 수 있는 도인체조 강좌도 담겨있어 사무실이나 집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끝부분에는 건강차와 도인체조에 대한 추가 특강이 있는데, 차를 좋아하는 제 경우 여태 모르고 있던 것들을 새롭게 배울 수 있어서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허허 동의보감은 오래된 한방 책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닌 현대인에 맞게 재해석한 책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만화로 된 책이라 그런지 이해도 쉽고 머리에 오래 남는다는 점이 좋더군요. 기억이 나야 뭐든 실천 할 수 있으니까요.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도 있듯이 평소에 아프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자신의 건강은 남이 아닌 자신이 지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허허 동의보감은 건강을 지키는데 좋은 책이 될 거 같습니다.

3편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죽기 전에 꼭 한 번 써보고 싶은 최고의 카메라 100

죽기 전에 꼭 한 번 써보고 싶은 최고의 카메라 100
에이출판사 편집부 엮음, 도현정 옮김 / 디자인이음 / 2013년 12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다면, 사진이 취미인 분들에게는 죽기 전에 써 보고 싶은 카메라가 있습니다. 여행지 만큼 카메라도 꿈꾸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죠. 제 경우에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라이카에 꽂혀있습니다. 뭐랄까 라이카로 찍으면 모든 사진이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합니다.

"죽기 전에 꼭 한 번 써보고 싶은 최고의 카메라 100"는 많은 사진인들이 꿈꾸는 카메라들을 모아 놓은 책입니다. 최신 기종 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던 카메라들이 들어 있습니다. 당연히 고풍스런 필름 카메라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필름을 다뤄 본 분이라면, 아무리 지금이 디지털 시대라 해도, 필름만의 매력을 잊지 못합니다. 그 매력은 단지 기계적인 기능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추억이라고 할 수도 있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기억들이 있습니다.

책에 있는 기종 중에 니콘 FM2는 제게 아찔한 기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웨딩 비디오 촬영을 했었는데, 사진 담당이 부족해서 간단한 조작 방법만 듣고  사진 촬영을 감행했던 적이 있었죠. 결국 결정적인 순간들을 놓치고 말았는데, 그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제 경우와 같이 최고의 카메라 100에는 사진가나 기자들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그 당시 기억들이 담겨 있습니다. 각 카메라의 대표적 특징과 모델 진화과정도 깔끔히 설명되어 있어, 카메라 발달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모델에 따른 세세한 차이도 자료 사진으로 잘 보여주고 있고, 비록 일본에 거래되는 중고가가 적혀 있으나 참고해서 중고 카메라 구입에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두 줄 정도로 짧게 정리된 스펙 부분은 너무 간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보다 보면, 아마 장비 욕심 없던 분도 엄청난 충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라이카, 포익틀랜더, 칼 짜이스, 콘탁스, 니콘, 미놀라, 엡손, 핫셀블라드, 캐논, 올림푸스, 코닥, 후지, 리코, 시그마, 소니, 로모, 폴라로이드 등 너무 멋진 카메라가 많습니다. 미인 선발대회에 출중한 미모의 100명을 대면했을 때의 당황스럼도 느껴집니다. 다 좋아 보입니다. 어쨌든 책에서 소개한 100개의 카메라 중에 제가 써본 게 그나마 4개는 되더군요. 나머지 96가지를 써보려면 카메라 중고샵을 하지 않는 이상 힘들 거 같지만, 그 중 몇 가지는 써보는 것을 넘어 꼭 소유하고 싶네요. 죽기 전에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