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많은 날을 당신 생각에

밤까지 세운 일도 없지 않지만

아직도 때마다는 당신 생각에

차가운 배갯가의 꿈은 있지만


낯모를 딴세상의 네길거리에

애달피 날저무는 갓스물이요

캄캄한 어두운 밤 들에 해매도

당신은 잊어버린 설움이외다.


당신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비오는 모래밭에 오는 눈물의

차거운 배갯가의 꿈은 있지만

당신은 잊어버린 설움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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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열어 놓았더니

산새 두 마리 날아와

반나절을 마루에 앉아

이상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날아갔다.


어느 산에서 날아왔을까.

구름 빛 색깔

백운대에서 날아온

새였으리라.


새가 남기고 간 목소리는

성자의 말처럼

며칠이 지난 오늘까지

곧 귀에 남아 있다.


새가 앉았던 실내에선

산 냄새, 봄풀, 구름 향기

맑은 목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산새같이 마음 맑은 사람은

이 세상에 정녕 없을까

그가 남긴 음성은

성자의 말이 되어

이 땅에 길이 남을...


오늘도 나는

창을 열어 놓고 있다.

산새를 기다리는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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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가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밭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싸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 것 없는 눈높음과 영육까지고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날인듯 살수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가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는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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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세월은 가고

너도 가야 하지만

오고 가는 마음속엔

깊은 인연이 심었구나!


말이 없는 양떼들은

길잡이를 기다려도

참다운 길잡이는

오지를 않아!


달이가고 해가 가면

너도 가야 하지만

떠나는 마음

보내는 마음

어디에다 비해 볼까?


흐느낌에 겨워하는

오고가는 정이기에

가는 발길 멈추고

옷깃을 적시누나!


         ** 문중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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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서산에 걸린 노을을 보고

외로움을 느낄 줄 알기 때문


당신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반짝이는 봄날 햇살의 눈부신 웃은 아래

언 땅을 뚫고 나온 초록에서

하얀 겨울을 읽을 줄 알기 때문


당신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하늘을 안을 수 없어 파도치며 울음 짓는

바다의 슬픔을 알기 때문

당신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내 눈빛에서 사랑의 천국을 볼 수 있기 때문


                    **희망의 레시피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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