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내 마음의 여행 시리즈 1
이유미 글, 송기엽 사진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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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을 볼때 주인공이 말을 타고 초원을 달려가는 모습에서 야생화가 보여서 웃음을 짓곤 하셨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빙긋이 웃음이 났다. 그 시절에는 없는 야생화라서 옥의 티라서 웃음이 났다고. 직업은 속일 수 없다는 그런 이야기에 야생화에 대한 저자의 찐한 애정이 느꼈졌다. 이런 책은 좋아하지만 글이 고렇게 읽기가 싫다. 뭐라고 할까 박물관에 있는 설명글처럼 나중에 선생님께 과제물로 내야 해서 어쩔수 없이 읽어야 하는 글처럼 말이다. 활자 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부럽다. 난 완전 그 반대라서 책 읽는 것을 꽤나 싫어했다. 오죽하면 시험문제도 잘 읽지 않아서 틀리곤 했으니까. 지금의 나를 생각하면 나 자신이 많이 기특할 정도이다. 이 책은 나처럼 글보다 그림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나온 책인듯 하다. 야생화의 이쁜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어쩜 이리도 살아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롱초롱 생기있는 자연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글이 길지 않아서 좋다. 저자의 야생화에 대한 사랑과 그 꽃에 대한 이야기가 담백하고 간략하게 담겨있다. 이점이 이 책을 어렵지 않고 즐겁게 볼 수 있게 했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나도 풍란에서는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인해서 이제는 이 꽃을 자연에서 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산에서 이쁘다고 뽑꺼나 꺾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지켜줘야 한다. 사계절에 따라서 만날 수 있는 야생화가 소개되어 있다. 소풍갈때 참 무심하게 걷기만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에는 이런 이쁜 야생화들을 자주 볼 수 있었을텐데. 그 시절에는 왜 고개를 숙여서 그녀석들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다리 아프다고 투덜거리기만 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을 보는 우리의 시선이 좀 더 근복적이고 따뜻했으면 합니다. 자연을 보면서 정치처럼 내 편 네 편을 갈라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아닌 것을 무조건 배척하는 습관 때문에 소중한 그 무엇을 잃어버리진 않을까 하는 염려이기도 합니다.(183쪽) 그것이 무엇이든 생명은 귀하게 생각해야 한다. 바퀴벌레 이런 것은 빼고 말이다. 작고 여려보이지만 아름다운 야생화의 강인한 생명력이 마구 느껴진다. 자그마한 몸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석들은 약하지 않다. 고스란히 자연을 느끼며 버티어 내고 있다. 살아있다. 살아있는 것은 아름답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것이 생각만큼 아름답진 않지만, 그런것에 휘둘러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면 삶이 고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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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보다 친절한 요리책 - 초보주부 생존요리 비법 A to Z
김영빈 지음 / 예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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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하는 고민에 요리책을 자주 본다. 인스턴트는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인스턴트처럼 빠르고 저렴하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를 좋아한다. 그런 요리는 미리 준비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육수가 냉동실이나 냉장실에 보관되어 있다거나 빨리 할 수 있는 방법등이 있어야 한다. 요리책을 눈으로 볼때는 못 느끼지만 책의 레시피대로 요리를 하게 되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재료의 양이 정확하지 않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에서 대강 넘어간다. 이러면 요리하는 사람이 곤란하다. 오래 요리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그 책처럼 알아서 하실 수 있지만 요리에 가깝지 않거나 하면 정말 요리가 산으로 가버린다. 이 책은 배추 한포기하고 정확한 그램수도 나와 있다. 이 부분 매우 중요한 점이다.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에 담백한 맛이 느껴진다. 요리에 관련된 tip이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면 흑임자 죽은 금방 상해 버리는데 이때 잣을 함께 넣어서 끓여 주면 흑임자 죽이 잘 상하지 않는다고 한다.

평상시에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파래자반 무침과 김깨조림등 밑반찬으로 유용하다. 특히 이 책의 레시피를 좋아하는 이유는 나처럼 홍고추와 청양고추가 꼭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점이다. 홍고추와 청양고추를 넣어주면 음식의 색도 이쁘지만 매운맛이 더 맛있게 난다. 찌개나 국에도 넣어주면 매우맛이 좋다. 고춧가루와는 다른 깔끔한 맛이 난다. 이 책에서는 건강한 쌀눈유와 조청을 주로 사용한다. 이 책에는 대체적으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잘 살아나는 반찬류가 많이 있다. ’김치제육찌개’와 이책에 담겨진 음식에서 집에서 끓인 손맛이 담겨있는 정겨운 느낌을 받았다. 식재료 관리하는 방법과 양념 기본 공식이 들어 있어서 도움이 된다. 좋은 재료에 양념만 잘하면 요리의 성공이 보장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미묘한 차이가 맛을 다르게 한다는 것은 중요한 점이다. 장보기 요령부터 재료 관리하는 방법까지 섬세하게 신경을 쓰셨다. 건강에 좋은 간단한 차들도 있어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멸치땅콩고추장볶음이랑 오징어채무침은 더운 여름에 만들어 놓고 먹으면 상하지 않고 맛있다. 일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재료들과 간단하면서 만들어 먹기 좋은 요리들이 담겨져 있다. 담백하고 깔끔한 손맛이 느껴지는 일상에서 유용한 요리책이다.  쑥크림소스파스타가 파릇파릇하니 쑥향기가 느껴지며 꼭 해먹고 싶어진다. 연근 샐러드는 색다른 느낌도 들고 요즘 연근에 빠져 있어서 해먹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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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문: 100대 1의 전설 - Legend of the Fist: The Return of Chen Zhe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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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무간도의 유위강 감독, 정무문의 진가상/장지성 각본, 최고의 무술감독 겸 주연 견자단이 뭉쳤습니다.

역시 견자단님의 액션은 멋집니다.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깔끔합니다. 오바하지도 않습니다. 첫장면부터 튀어 오르시더군요.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 연합군으로 참전하게 되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맨몸으로 독일군을 향하여 뛰기 시작하는데  예술이네요. 벌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시더군요. 이 영화의 강렬하고 멋진 장면을 뽑으라면 전 단연코 이 부분을 추천합니다. 명장관우에서는 좀 심심한 면이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의 견자단님의 액션은 빠르고 무섭게 적진을 향해서 쏩니다. '한방에 보내버려' 라는 식입니다. 절도 있고 멋진 무술인 다우십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중국은 여전히 전쟁중입니다. 1925년 상해로 넘어가서 카사블랑카라는 사교 클럽이 번쩍번쩍 빛을 내면서 화면에 잡힙니다. 서기(클럽에서는 키키 극중에서 이름은 방정)님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시작됩니다. 많이 늙으셨더군요. 클럽에는 프랑스인, 일본인, 중국인 다양하게 앉아 있고 바깥의 폐허와는 정반대로 화려하고 눈부십니다. '장군의 아들'  그 영화가 떠오르네요. 일본일 노래 신청을 받고 키키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중에 멋진 피아노 선율이 흐릅니다. 진진(견자단)의 멋진 등장이네요. 멋진 콧수염까지 붙이고 훌륭한 피아노 솜씨로 일본 노래를 반토막 냅니다. '네 좋아요. 반토막' 

진진이름은 접고 기천원(견자단)으로 등장해주십니다. 카사블랑카의 사장 유구천(이름이 아리송송)의 아우로 친분을 맺고 뒤로는 열심히 운동하러 다닙니다. 내용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했던 것처럼, 중국인 애국지사들을 처리하고 싶어서 미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고, 진진이 '천산흑협'으로 등장해서 민심을 흔들어 놓고(얼마나 죽이고 싶었을까? 영웅은 쉽게 죽지 않는다.)  일본 무리들이 살생부 명단을 뿌리면서  애국지사들을 죽이러 다니고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뛰는 '천산흑협'의 이야기 됩니다. '천산흑협'이 베트맨도 아니고 슈퍼맨도 아니고 (그들은 미국의 꿈꾸는 영웅들이니까 무적파워지만 사람은 힘들죠.) '천산흑협'의 복장때문에 웃겨서 혼났습니다. 정말이지 전시된 옷이 다른 옷이였다면 어찌 되었을까요??  

엽문에서는 인종을 떠나서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멋진 말을 남겨주시더니 여기서는 중국인은 약하지 않다고 힘차게 말하시네요. 네 우리 국민들도 약하지 않고 밥심으로 지금까지 버티어 온 우리입니다. 처절한 시절이니까 이야기가 달릴수록 처지긴 합니다. 100대 1의 전설 정말 피곤한 전설입니다. 그 전설에 쌍절곤을 빼놓을 수 없죠. 아뵤~ 역시 마찬가지구요. 이러다가 오래 못살겠쬬.  전에 흥구도장에서 작살났던 아버지에 이어 그의 아들도 진진의 손에 끝장납니다. "싸움은 인원수로 하는것이 아니라 정신력으로 하는 거라구. 알겠냐?? 거기 있는 일본사람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였습니다. 참 견자단님 연세도 만만치 않으신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제가 알기로는 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 여기까지만. 역시 은근히 동안에 완전한 몸짱 주연 견자단님 되시겠어요. 푸하하하 피튀기는 것은 잔인하고 좀 그랬지만 역시 액션은 견자단님 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그리도 멋진 액션을 보여주시니 감동이네요. 멋집니다. 브라보~ 저도 무술 잘하고 싶네요. 저주받은 몸만 아니였어도 저도 무술 좀 했을텐데요. 아쉽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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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도 재테크다 - 부동산 전문기자 박인호의 귀농 & 재테크 가이드북
박인호 지음 / 진리탐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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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을 말그대로 꿈만 꾸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따져 보아야 할 것이 한두가 지가 아니였다. 무턱대고 땅을 샀다가는 이도저도 아닌 허공에 붕 떠버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마음 고생은 말할 것도 없으니 사람이 자칫 폭삭 늙어 버리는 것은 한 순간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우선은 땅을 사려는 목적을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투자용인지, 살려는 것인지, 농사를 지을것인지 말이다. 투자용으로 전원생활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므로 난 재개발이나 그런 것 없이, 또 자연재해에 무사한 땅이였으면 좋겠다. 논으로 사두었는데 재개발을 한다고 하면 좋아하시는데, 아버지께서도 매우 좋아하셨다. 난 솔직히 별로였는데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니까. 인터넷으로 편리한 시대이지만 그럴싸하게 포장되어 나온 인터넷만 믿어버리면 큰일이 생긴다. 꼭 현장에 발품 손품을 팔아야 한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니 섣불리 땅을 사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땅을 본다고 뭘 알까 싶기도 하다. 그만큼 공을 들여야겠지.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으니까.

아버지도 논길 때문에 마음 고생을 꽤나 하셨다. 텃새를 부리는지 사용하게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길주인이 안된다는데 어쩌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정말 쪼잔하고 짜증스러운 일이다. 논에 가기 위해서는 그 길을 지나가야지만 되는데 지나가지 말라니. 나중에 논이나 산사서 이런 텃새를 부리지 말아요 우리. 땅 매입전에 필요한 서류와 법규에 대해서 나와 있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세금에 관련된 문제도, 이런 저런 문제들이 열거되어 있다. 땅을 사는 것만도 참 복잡하다. 2장은 집짓기 인데 이것 또한 만만치 않은 문제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괜찮은 전원주택을 사서 리모델링을 하는구나 싶었다. 땅을 사서 지을려면 그곳에 주택을 지어도 되는지, 그리고 정화조에서 수도까지 여러가지 시설적인 면에서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등장한다. 서류 문제도 해결해야 되고 도장도 잘 찍어 주지 않는다니 여러가지 면에서 척척박사 정도는 아니여도 어느 정도 알아서 챙겨나가야지 아니면 바가지 씌우기 좋은 바보가 되버린다. 경관에 너무 빠지지 말라고 한다.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는 경치가 멋져서 그곳에 땅을 사는 것은 무리수를 두는 것이다. 폭포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좋기만 하지도 않을 뿐더러 여러가지 문제를 발생하기 때문이다.

농업인주택의 부지 면적 기준은 총 660㎡ 이하이고, 당해 세대주가 그 전용허가(협의) 신청일 이전 5년간 농업인주택 부지로 전용한 농지면적을 합산한 면적이 660㎡ 이하여야 한다.(233쪽) 요렇게 상세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리고 중요한 농지원부의 혜택도 놓쳐서는 안된다. 최대한으로 뽑아낼 수 있을 만큼 액션을 취해야 한다. 이제 그보다더 더 혹독한 전원생활에서의 추위가 기다리고 있다. 낭만적인 전원생활을 막연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정말 큰코 다친다. 그렇게 살아보지 않아 보신 분들은 한겨울에 코가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감당하기가 좀 쉽지 않으실듯. 믿을만한 전문가를 고용하는게 여러모로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전원생활이 만만치 않게 다가온다.

  


<350쪽 저자의 사랑스러운 강아지 '복슬이' - 무지 사랑스럽고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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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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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보의 표지가 재미있었다. 의례 사내보가 그럿듯이 사내보의 형식을 갖춘 차례의 글을 시작으로 연재글이 시작된다. 여러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 이 이야기는 끊어질 듯 하면서도 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어찌하였든 익명의 작가는 자신이 겪은 일을 직접 연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러 단편을 읽으면서 익명의 작가가 누군가를 짐작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하여튼 나는 짐작하지 못했지만, 여러 단편 속에서 그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회사의 사내보를 담당하게 된 와카타케 나나미군은 연재작으로 소설 비스무리한 것이였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인해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선배가 다리를 놓아준 사람은 익명으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부탁과 함께 미스터리풍의 글을 연재하기 시작한다. 사다나 건설 컨설턴트 사내보의 이름은 <르네상스>이다. 창간호 1990. 4월호 부터 시작하여 익명 작가의 연작 단편소설 '벚꽃이 싫어'부터 연재가 시작된다. 르네상스 하니까 만화가 떠오른다. 

일상 시리즈의 여왕인 와카타케 나나미가 책속에서 와카타케 나나미군으로 변신.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으로 저자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저자의 유머는 나와 잘 맞는다. 덤불을 쑤셔서 뱀이 나오게 했다는 것을 깨닫고(97쪽)등 요소 요소에 재미를 더하는 유머가 숨겨져 있다. 5월의 '귀신'편은 참 씁쓸했다. 그 여자가 말하는 사건의 전말과 익명의 작가가 말하는 사건의 전말이 달랐다. 작가가 말한대로라면 무서운 일이였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여러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은 참 매혹적이다. 그것이 가설이 아닌 진실일 경우에는 정말 씁쓸해지지만 말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혹은 의문에 휩싸인 느낌이 드는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어떤 단편은 일본인 저자라서 약간 이질감이 드는 내용도 있었지만 읽다 보니 괜찮았다. 건포마찰을 날마다 한다든지, 일기를 빼먹지 않고 쓴다든지, 내 목표는 늘 너무 높아서 탈이다. (239쪽) 이런 유머가 날 웃게 만든다.

이 책은 마지막 장을 덮게 되는 순간 다시 한번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이 사설보의 후기가 뒷장에 담겨져 있는데 이 단편들과 연관되어 지는 사건의 전모가 씌여있기 때문이다. '오 그런거군' 하고서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단편인 '봄의 제비점'은 독자에게 의문을 던져준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의문이라서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녀와 결혼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 내용을 읽어보니 형재애가 돈독했다. 저자의 말대로 특유의 유머를 살려서 쓴 책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저자의 매력을 빼버리면 아마 밋밋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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