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웨인의 1904 경성기담 2
최소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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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건진 만화중에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는데 2권에서 끝나 버리다니 무지하게 아쉽다. 새벽에 바닥이 차가워서 잠이 깨어서 보일러를 돌리면서 끄고 자야하기에(바보같은 보일러라서) 경성기담 만화책을 들었다. 단번에 1권과 2권을 읽어 버렸다. 단숨에 훅~ 끝내 버렸는데 아쉬움만 남는다.

 

1권에서 만난 운명의 소년 강향란과 양인 점쟁이 웨인은 동업을 맺게 된다. 향란은 호랑이 신이 있어서 그런지 영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웨인은 동물과 말할 수 있다. 혼삿날 신부가 도망을 가고 신랑은 신부 찾는 일을 두 사람에게 의뢰한다. 그 집에 문지방 할배와 이야기하는 향란의 모습이 귀엽다. 그리고 문지방 할배(문지방에 사는 신령)과 귀엽게 느껴진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말하시길 문지방 밟고 다니면 복 달아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나쁜 귀신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는 문지방 할배라던지 더 많은 것을 웨인을 통해서 풀어 내주었으면 한다.

 

웨인에게 무시만 당하는 북이 사건을 해결한다. 아버지는 외국인, 어머니는 한국인이라서 혼혈아라고 놀림을 당하던 아이는 혼수상태로 깨어나질 못한다.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아이는 깨어나질 않고 있다고 한다. 그 사건을 북이 해결하게 된다. 북은 얼떨결에 저승길에 오르게 되고 거기서 살아나기 위해서는 산딸기 200개를 따야하고~ 아이의 떠돌아다니는 혼불이 원래 아이의 혼으로 돌아갈 수 있게 큰 공을 세운 북의 활약을 보시길~ 재미있고 귀엽고 발랄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내용이였다. 타인을 위해서 목숨을 던질 수 있을까? 그 사람을 위해서,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아마도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웨인은 동물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 말고도 자신만의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그 아픔이 자신의 목숨을 살렸지만 그로인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로인해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향란역시 웨인을 통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죽을뻔 하였지만 그만큼의 댓가를 치를만한 것이였다. 이야기가 짧게 막이 내리고 웨인과 향란은 외국으로 떠나는 배로 오르게 된다. 돌아가기엔 너무 빠른거 아닐까? 아직도 풀어내야 할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많지 않은지.

 

개인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여기서 끝내지 말고 경성기담 새로운 시즌 2가 나오기를 무지하게 기다리겠어요. 백귀야행보다 더 많이, 나오는대로 꼭 구매할테니 좋은 만화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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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웨인의 1904 경성기담 1
최소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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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 마다 사고를 부르는 파란눈의 양인 웨인 피셔가 나타났다. <백귀야행>을 뛰어 넘는다 하였는데 그 만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뛰어넘는데 다만 권수가 뛰어넘질 못해서 매우 아쉽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은 외국인이 생활이 되어 버렸지만 1990년대에만 해도 외국인 보기가 쉽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얼마나 이상해 보였을까?? 사투리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웨인은 신비한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 동물과 말이 통한다. 시장에 끌려가는 닭의 말도, 나무 위에서 웨인 욕하는 새들의 지저귐까지. 다만 남모르는 짐승이 하는 욕까지 들어야 하다니 웨인도 참 고생이 많다. 첫번째 사건은 <꼬리 잘린 고양이 편>이였다. 웨인이 아이들에게 마술을 보여 줄려는 찰나 고양이가 한 아이를 물어가 버린다. 이 사건으로 웨인이 오해를 받고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옥에서 한 쥐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한이 맺힌 고양이가 아이를 물어 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쥐가 실제 모습과 비슷한 형상이지만 만화이고 말까지 하니까 귀엽게 느껴진다. 실제로는 서로가 두려움에 떨게 되는데 쥐와 정면으로 맞서 본적이 있는지? 너도 떨고 나도 떨고. 등치 큰 사람이지만 동물을 쫓을때 확실하게 아작을 낼 것이 아니라면 벼랑끝으로 몰아서는 안된다는 크나큰 깨달음을 얻었다고나 할까.

 

하여튼 웨인 못지 않은 스승인 스크랜턴 교수를 옥에서 만나 풀려나게 된다. 웨인이 그렇듯이 얼렁뚱땅 교수님께 자신의 상황을 설명한다. 스크랜턴 교수는 의사로써 큰 의원에서 환자들을 보살피며 애를 쓰고 있다는데 웨인도 의사 지망생이였다고. 웨인은 아이를 납치한 범인을 잡으러 찾아 나서고 범인과 접촉 완료. 아무래도 고양이인 만큼 커다란 생선을 준다고 꼬여내고 엄청난 양의 통조림을 챙겨서 집을 나서는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정감 어리고 재미있고 술술 잘 풀린다. 위태로운 상황과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되고 한이 단단히 맺힌 고양이의 한을 눈 녹듯이 풀어주며 웨인을 주인님이라 부르며 시종을 하나 들이게 된다. 백귀야행에서 오구로가 생각났다. 북이라고 이름을 지어준 고양이와 투닥거리는 웨인의 모습은 참 귀여웠다. 웨인을 생각하는 스크랜턴 교수의 정겨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구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애정이 철철넘쳐 흐르는 스크랜턴 교수의 모습.

 

조선에 뱀파이어가 있었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이번에도 웨인은 사건속으로 휘말려 든다. 왠지 사건을 부르는 스타일이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 상대방이 원치 않는 방법인지라, 사랑하는 방법도 여러가지 이겠지만, 때론 사랑하는 방식이 독이 될때도 있다. 그것도 매우 심하게. 뒤에 호랑이 신을 모시고 있는 어떤 소녀와 웨인과의 운명적인 만남. 운명이였을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두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참 귀엽다. 둘이 듀엣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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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어 Rure 6
서문다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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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유별난 기숙사에 사는 고민 많은 15세 소녀 신하루
하루네는 집안대대로 영감이 많아서 그 피를 이어받은 하루는 귀신을 본다.  
처음엔 내가 좋아하는 백귀야행을 떠올리면서 기대를 했다. 그런데 1권을 지나서 갑작스레 다른 도시로 빠져버리는데...
그녀와 배다른 동생 신미루. 그녀는 집안에서 구박덩이. 어렸을때부터 자신의 엄마가 미웠고 마음붙일때 없이 힘겹게 살아왔다. 하루네는 섬을 통째로 갖고 있는 집안이 엄청 부자이기도 하지만, 그녀에게는 귀신을 보는 능력말고도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것 같은데...
집안에 짐만되는 미루는 죽을려고 물에 뛰어들고 미루를 구하기 위해 하루도 함께 물속에 뛰어드는데..
여기서부터 다른 세계로 퐁당 빠져버렸다.

사막한가운데 여기에서 멋지게 생긴 쿠야를 만나게 된다. 쿠야와의 결투로 모든걸 내놓기로 하는데 싸우려는 찰나 넙죽 엎드린 하루. 그럼 그렇지 싸움도 못하는 하루가 베짱좋다 싶었지. 그로인해 쿠야님을 주인님으로 깍듯이 모시게 된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주인님 하면서 은근히 누가 주인인지 잘 모르는 상황이 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쿠야의 본명은 타마르로 왕족출신이였다는거.
쿠야의 일행과 함께 여행하다 마수를 만나 낭떠러지에 떨어진 하루는 노예로 팔려가게 되고 노예들끼리 싸움시켜서 피터지는거 보고 무지하게 좋아하는 왕족들. 노예들 싸움하는것을 샤와카라고 한다. 거기서 야녹을 만나게 되고~
또 알고 보니 야녹은 무슨족이라던데 헷갈리기 시작~ 벌써 한계에 도달하고 있나보다.
쿠야는 친구인 하루를 찾으러 다니고, 여기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콧대 높은 완, 위라이스 아수스 공주를 만나서 도움을 청하다가 오히려 뒤통수 맞는 격이랄까~~
콧대높은 공주라 왕 재수없다.

하루는 알고보니 루키아로 타고난 정령의 행사자라고 하는데~
그럼 미루도 무슨 능력이 있는것이 아닐까~ 이상하게 마수들이 미루를 헤치지 않는것을 보면 그쪽과 무슨 관련이 있는것은 아닌지. 미루는 계속 모두에게 사랑받는 하루를 미워하고~
자신의 일행중 한명인 차키를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쿠야~ 이러쿵 저러쿵~
쿠야네 형들은 쿠야가 죽기만을 바라고~ 쿠야가 서열 1위에 정통이라서 그런가~
쿠야는 왕 하기 싫다고 모든걸 다 버렸는데 그것만으로는 성이 차질 않나보다.

이 세계는 북대륙, 남대류, 해상국가 부카이 람으로 나누어 진다. 부카이 람이 무섭게 극부상한다고 하는데 진나라가 통일했던 것처럼 모두 꿀꺽 하고 싶은것이겠지.
앞으로 어찌될지 기대되는 루어다. 근데 쿠야가 처음엔 멋졌는데 하도 고생을 해서 그런지 나중에 왜이리 얼굴이 틀어지는지 모르겠네.. 

 

블로그에 보니 2009년 3월 14일에 썼는데 다시 읽어 보려하니 영 기억이 나질 않아서 리뷰를 뒤적여 보았다. 그래도 그때 무지 재미있게 읽었는데 기억이 도통 나질 않아 다시 읽어야 겠다. 왜 이리 등장인물도 만만치 않고 이야기가 여기저기로 튄다. 그런데 재미있었다는 기억만 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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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1
김희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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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의 원작과는 조금 다르다고 하는데 하여튼 말랑말랑한 사랑이야기겠죠. 1870년의 영국, 런던으로 첫장을 시작합니다. 이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전 축북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대라도 모든것에서 자유로울순 없겠지만 여전히 신분제에 얽매여 있을 그 시대를 생각하면 숨이 꽉 막힙니다. 제 생각인지는 도부와 명성을 다 가지고 있지만 정말 존중받아야 할 결혼에 대한 자유 의사는 현재에도 박탈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님 말구요.

 

첫째는 프랜시스 학원의 선생님으로 있는 메그 마치, 둘째는 펜싱부 주장이자 인기 돌풍 조 마치, 그리고 셋째는 엉뚱발랄한 사고뭉치 소녀 베스 마치, 넷째는 미술 특기생으로 막내 에이미 마치 입니다. 역시나 베스에게 마음이 끌립니다. 하여튼 완벽한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고 싶은 성격으로써 말입니다. 책에서는 미모나 모든면에서 떨어진다고 하는데 너무 하네요. 미모도 모든면에서 하나도 빠지지 않는데 말이죠. 다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베스는 그 시대와는 맞지 않았던 거겠죠. 베스와 소꿉친구인 로리가 찢겨진 에이미의 입학 허가서를 들고 옵니다. 베스는 아무래도 자신이 미운 백조라서 동생마저 프랜시스 학원에 들어온다면 힘들어지겠죠. 그 마음 좀 이해가 가요. 조금일까 싶지만... 가끔 웃길 이야기 할때 짧은 미니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꼭 깨물어 주고 싶을정도로 깜찍하고 귀여워요.

 

네 자매가 학교에 들어서자 사람들의 환호성~ 우와~ 프랜시스의 명물, 마치 가의 네 자매들이라고면서 외쳐줍니다. 여기서 베스만 외톨이네요. 무엇때문에 베스가 명물이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한사람은 오징어처럼 씹고 씹은 사람들의 심리 아닐까요. 언니들의 후광과 기부금 500파운드에 입학을 허가받았다고 뒤에서 수군 거립니다. 이말에 화가 난 베스가 말해줍니다. "확실히 알고 말해. 내 몸값은 천오백 파운드였어." <35쪽에서>웃겨서 쓰러질 뻔 했네요. 학교를 돌아 다니다가 에드와 부딪치고 베스가 하녀인 줄 알고 짐을 방으로 가져다 주라고 하네요. 참 재수없기도 하죠. 베스는 그렉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립니다. 그 주인공은 나중에 메그언니와 사랑의 도피를 하게 되는 그렉이죠. 그렉이라면 생활력이 강해서 어디를 가도 메그언니를 힘들게 하지 않을 듯 합니다.

 

하여튼 입학식에서 베스가 사고를 치고 맙니다. 베스는 겁을 상실한 소녀 같죠. 배가 고파도 그렇죠. 그 높은 벽을 넘어서 식당으로 가서 배를 채울 생각을 하다니요. 그런데 제 눈에는 무지 귀엽게만 보입니다.

역시 만화 주인공이라 베스는 다르군요. 무슨일을 하든지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 끌어냅니다. 다만 매를 번다는 점이 좀 아쉽지만요. 부모님이 바쁘시기에 메그언니는 일찌감치 동생들의 아빠와 엄마로써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펜싱부의 아이돌 조 언니는 베스라면 끔찍히 여기는 언니랍니다. 에드가 다른 여자와 있는 걸 보고서는 베스 주변에 얼씬 거리자 바닥에 내동댕이를 치는 포스는 정말 멋졌답니다. 바람처럼 빠르게 달려와서는 휘리릭~ 에드를 날려 버리는 솜씨~ 정말 최고예요. 이정도 읽어보면 작은 아씨들을 더 읽어 볼까의 기로에 벗어나서 계속 읽게 됩니다. 벌써 베스가 누굴 선택할지는 딱 보면 알지만 나중에 어떻게 될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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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생각 : 오늘, 나에게 감사해 광수생각 (북클라우드)
박광수 지음 / 북클라우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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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참 간사하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못하고가 중요한게 아닌데.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인다는게 어쩜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말로는 쉽지만 진정 가슴으로 아는 것은 어렵고. 어려운 거 투성이라서 배울게 많아서 좋은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학교 다닐때는 외우는 것도 싫고 무언가를 배우는게 그토록 싫어서 어쩔줄 몰라했었다. 지금이라고 배우는게 좋은 것도 아니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모든 일들을 해결해주는 것도 아닌것 같고. 다만 좀 무뎌진다는거. 처음엔 아파도 시간이 흐르면 처음보다는 덜 아프다는 거. <광수생각>을 읽으면 편안해진다. 그래서 좋다. 어떤책은 나를 자꾸만 힘겹게 한다. 어릴적부터 누군가에게 가르침만 받아온 나로써는 참으로 껄끄럽다. 누군가에게 가르치고 싶지도 않지만 그렇지만. 여전히 배움이 많이 필요한것도 같기도 하지만.

 

전자제품 양판점을 지나다 '절찬판매'를 '절친판매'로 착각해 읽는다.

그 앞에 서서 생각한다. 살 수만 있다며, 팔기만 한다면 사고 싶다.

아낌없이 마음을 줄 수 있는 절친을. (68쪽)

 

아무말없이 묵묵히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힘들때 어깨를 토닥여주는, 그런 친구가 되어주지 못했지만 여전히 내곁을 지켜주는 친구가 있다. 그래서 너무 고맙다. 사람이 말을 많이 하는 것은 불필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말은 하지 못할때가 많다. 소중한 사람일수록 가까이 있어서 진가를 알지 못하고 다른곳에서 헛발질을 할때가 많은 것도, 그것을 빨리 깨닫지 못해서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낼때 피눈물 흘리게 된다.

 

 

달빛이 담을 넘어 마당을 환하게 밝혀줬지.

사람들은 전기로 빛을 만들어 세상을 밝혔다고 생각하지만 할미 생각에는

세상이 더 어두워 졌다고 생각한단다.

예전엔 달빛이 온 세상 곳곳을 잔잔한 빛으로 감싸 주었단다.

살기도 훨씬 좋았고. (212쪽)

 

 

전에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는 마루를 지나서 신발을 신고 마당을 지나서 가야했다. 더울때는 더운데로 추울때는 추위를 느끼며 화장실로 부리나케 달려 가야했다. 더운 여름에 잠이 오지 않을때는 마루에 앉아서 밤하늘을 쳐다보다가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도 보았다. 밤 하늘을 쳐다보고 있으면 마냥 좋았던 것 같다. 모기는 미웠지만. 추운 겨울에는 잠바까지 입고 나와서 화장실을 가는 것이 번거롭긴 했지만 마당을 지나가며 올려다 보았던 밤 하늘이 너무 좋아서 그런 귀찮음쯤은 괜찮았었다. 화장실 냄새만 괜찮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약간 번거로운게 삶을 불행하게 하는 것이 아닌데도, 풍요로워진 생활에도 무언가가 허전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이 문제일까?

 

현인이 말했다. 입을 다물어라.

그러면 당신이 바보라도 바보인 줄 아는 사람이 절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입을 열면 모든 것이 탄로난다. (236쪽)

 

완전 진리이다. 말을 많이 할수록 가진게 없는 것이 들통나기만 한다. 그런데 자꾸만 입을 열고 싶은 이유가 뭘까? 말을 하지 않으면 입이 자꾸만 근질 거린다. 자체적으로 바보라고 홍보하고 싶은 바보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꾸 인식시키기 위함일까. 말 하기도 힘든데 조금씩만 하고 살아야지. 들통도 아닌데 완전 들통났겠지만.

 

이책은 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http://cafe.naver.com/readbook.cafe 에서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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