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의 순간
김영식 지음 / 지식노마드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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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아마 내안에서 그런 것 같다.

우리는 '볼펜의 기능은 종이 같은 곳에 글자를 쓰는 것이다.' 라는 볼펜에 대해 확고하게 고정된 시각을 자신도 모르게 갖고 있다. 이것이 볼펜을 다른 용도로 쓸 생각을 철저히 가로막고 있다. (80쪽) 그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해서 더 힘들어진다. 벗어나고 싶은데 온통 그 생각뿐이다.

 

현실화 되기전에는 상상속에서만 벌어지던 일이 지금은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런일이 가능할까?' 혹은 '말이 될까?' 하는 생각들이 새삼스러울 정도다. 초등학교때만 해도 컴퓨터가 보급화될 줄 몰랐었고 생수를 돈주고 사먹을꺼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나마 공기는 안심해도 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 공기는 무료일지라도 안심하고 마실수 있는 공기는 돈을 주어야 할지 모른다. 상상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어가는게 좋은건지 모르겠지만 세상이 다채롭긴 하다.

 

스마트 옷 가게의 탄생편에서는 용도통합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전에 미드에서 보았던 그런 내용이였다. 옷을 직접 입어 보지 않아도 화면상으로 자신에게 입혀보고 색도 맞춰 보는 것이다. 생각보다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입어보는 순간 마네킹이 예쁜 건지

옷이 예쁜 건지 진실이 드러난다. (57쪽)

마네킹이 입은 옷을 사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마네킹이 상당히 유감스러운 몸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용도를 통합하는 것은 재미있고 다양한 변신을 꽤하게 만든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도 모색해 볼 수 있다.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내용은 <현금 인출기가 위험하다>편이였다. 무엇이든지 개인이 책임지고 의무도 다해야 하는지 짜증스럽다.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뺄때 비밀번호를 조심해서 누르라고 하는데 뒤에서 보고 있는데 손으로 가리면 본인이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방법이 있음에도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알아서 개인정보 유출되지 않게 조심하라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는다. 바꾸어 생각하면 '요렇게 간단한 일이' 할때가 종종 있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하는데 사람이 한가지 생각에만 꽉 막히다보면 그렇게 된다. 그런데 살은 빠지지 않으니 이건 뭐지~

 

생각을 바꾸면 삶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 막힐때는 또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방법이 안되면 다른 방법을 모색하면 된다. 어쩌면 흔할지도 모르고 읽으면서 다 아는 거잖아 라고 생각이 될수도 있지만 알고 있는 것과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힘은 다른 것 같다. 굳어진 머리를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변신시켜야 겠다.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종이접기 부분이였다. 이럴수가 눈뜨고도 당하고 말았다. 내 두뇌는 컴퓨터와 비슷하다. 열과 추위에 매우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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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탐식가들을 읽으면서 좋았습니다. 음식, 먹거리에 관련된 책들이 많네요.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고 마음이 담긴 책방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좋은 기회를 통해서 좀 더 널리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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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번지 유령 저택 4 - 가면 쓴 우체국의 유령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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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전에 즐겨 썼던 편지지가 떠오른다. 미스터 뚱이였던가~ 편지지가 다양하게 꾸며져 있고 우유팩이랑 한약팩처럼 생긴 편지지도 있다. 참 다양한 매력과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이책이 신선하고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우선 부루퉁하게 생긴 부루퉁씨부터 시작해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재치가 넘쳤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었다고 할까.

 

부루퉁씨와 올드미스의 새로운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제는 진짜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우체국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가면 쓴 우체국의 유령은 바로 올드미스의 절친인 팬텀이였다. 그런 이유로 인해서 '잘생긴 얼굴을 가면속에 숨기고서' 라는 글에서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순간순간 글에서 재치와 유머가 흐른다. 다만 주고 받는 편지속에서 약간 4권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식상한 감도 있었다. 팬텀은 오페라의 유령에서 실상은 우체국 지하실에 숨어사는 유령이다. 하여튼 이름이 비슷해서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고 그랬나 보다.

 

우체국의 위기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였다. 정보통신, 즉 휴대전화의 발달로 인해서 점점 설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휴대전화를 항시 휴대하고 있는 스마티 와이파이는 병이 깊어갔다. 휴대전화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강력조치에 들어갔다. 스마티와 드리미는 유령독감으로 인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편지를 주고 받는다. 평상시에는 자연스럽게 썼던 말투나 문자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살아 있을 때는 엄청 중요했던 것들이 지금 와서 보면 참 유치하고 별것 아닌데 말이야. 나는 죽은 뒤에야 나한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어. 그건 물건이 아니었지. 내게 가장 소중한 건 가족과 친구들이야. (132쪽) 올드미스의 말의 생명의 물처럼 느껴진다. 진리라는 것은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나 보다. 살면서 깨닫게 된다면 정말 행운아일꺼라는 생각이 든다. 막상 닥치지 않으면 알아차리질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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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예언 - 키플링 미스터리 단편선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유지훈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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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는 유령이 자주 출몰한다고 한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전에 즐겨 보았던 <이야기속으로>가 떠올랐다.  이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다. 어떤 단편은 다시 생각해보게끔 만들어서 짧지만 다시 읽으면서 내용을 음미해보기도 했다.

 

얼굴을 보아하니 사악한 삶과 병마로 패인 주름과 흉터가 선명하게 각인된 늙은 나였다. 다른 사람 같으면 벌써 기절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겁이 없었으니까 내내 식은땀만 흘렸다. (62쪽)

 

 

<덩컨 패러니스의 꿈>에서는 젊은이였던 덩컨이 갑작스럽게 쭈글어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위의 이야기처럼 다른 사람같으면 심장이 멎었을지도 모를일이였으나 본인은 겁이 없어서 식은땀만 흘렸다고 하니 이야기를 읽으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였다. 섬뜩한데 이런 연유로 인해서 웃고 말았다. 처키가 처음부터 무섭지 않고 웃겼던 게 다 이와 비슷한 이유 때문이였다.

 

공포는 보이지 않는 현상에 대한 두려움의 일종이지 않을까 싶었다. 분명히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그것이 유령인지 영혼인지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정한수를 떠놓으시고 하루를 시작하셨던 것처럼 우리곁에는 지켜주는 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악한 사람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보다도 눈앞에서 살아서 숨쉬고 있으면서도 무슨짓이라도 서슴치 않고 할만한 사람들이 내겐 더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첫번째 단편인 검은예언은 재미가 없었다. 단편이라기 보다는 시작하는 이야기에 가까웠다. 하여튼 그 다음편 부터는 무지 재미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어서, 모처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공포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그리고 심장이 약하셔도 무난할 듯 하다. 왜냐하면 고전이니까.

 

여인숙에서는 유령이 눈에 잘 띈다. 일단 포착되면 그들을 주목해 봐야 한다. (133쪽) 무슨 연유로 그들을 주목해야 하나 싶었지만 작정하고 찾아보면 있나 보다. 왠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구석구석 뒤져보고 말도 걸어 보고 싶었을텐데. 요즘에는 좀 무서울 것 같다. 시대가 달라져서 말이다.

 

 

 

 

<북카페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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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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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등장하는 '아야미'의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왜 아야미일까도 생각해 보았다. '아야'해서 아야미인가 하는 우습지도 않는 허탈한 이야기를 끄집어 내보았다. 아야미는 몇해전에는 배우였고 지금은 극장에서 일하고 있다. 아야미는 자신이 젊다고도, 이쁘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누군가의 눈에는 아리따운 한송이 꽃처럼 보이지만 그녀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가 보다.

 

극장장의 말로는 자신은 투명인간, 즉 잊혀져가는 인간이라고 한다. 그는 아야미도 자신처럼 될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이 극장도 이제 곧 문을 닫게 되고 아야미는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위기의 상황이다. 극장장이 보기에는 그런 그녀가 답답해 보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두 사람이 주고 받는 대화속에서 '고독'과 '혼자' 그리고 '외톨이' 그리고 '설득'이라는 단어가 한길을 향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 누군가를 설득하지 못하면 자신은 혼자가 되어 고독하게 늙어가고 말것이라는 것. 극장장 역시도 그 누군가를 설득시키지 못했다. 그것의 결과가 지금인지 조금 앞에 두어져 있는 미래인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말에 설득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람은 쉽게 설득당하지 않고 혼자임을 자처하게 된다.

 

일상에서 느껴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를 내포하고 있었다. 비오는 창가에 앉아서 뜨거운 수증기를 마구 뿜어 내면서 그안에 무언가를 쓰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라디오가 없는데 극장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를 아야미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그 소리를 감지할만큼 예민하지도 관심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나른한 일상을 그러면서도 차분해 보이는 입술을 타고 나오는 말들은 섬세하기도 하지만 평소에 보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생각을 주었다. 그런 문장과 말들이 내게는 느낌있게 다가왔다. 어느 순간 '툭'하고 눈물이 떨어질때, 그 눈물의 근원이 어디인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릴때처럼.

 

아야미의 직업처럼 저자의 글에서 극적인 면이 묻어났다. 이 순간 금방이라도 떠나버릴것처럼, 큰 눈망울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버릴 것처럼,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이라는 의미로 끝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삶에는 마치 나병처럼, 고독 속에서 서서히 영혼을 잠식해 들어가는 상처가 있다……." (121쪽) 어떤 글인지 모르게 불쑥 가슴속에 들어와서 씹고 또 씹어도 나중에 또 씹고 씹어져서, 혹은 단물이 아까운 것처럼 어딘가에 붙여 두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자음과 모음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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