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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 해제ㅣ드레퓌스 사건과 지식인의 양심 ㅣ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7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지성인 에밀 졸라의 외침.100년 전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건이 주는 교훈이 오늘날 대한민국에게 유효하다는 사실은 ‘역사의 진보‘보다 ‘역사의 순환‘을 뒷받침해준다... 이제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안에 비춰진 드레퓌스 사건을 다시 읽어볼 차례다...
문제의 명세서는 발견 직후 정보국장 상데르 Jean Sandherr 대령의 수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언제인가 ‘자료 유출‘이 발생했습니다. 이런저런 문서가 없어졌고, 이 문서들은 오늘날까지 행방이 묘연합니다. 그리고 명세서 작성자가 누군가에 생각이 미치자 사람들은 조사도 않고서 대뜸 그건 참모 본부 장교이자 포병장교일 수밖에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것은 분명한 이중의 잘못, 이 명세서가 얼마나 피상적으로 조사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중의 잘못입니다.(p91)
저 비밀의 방에서 조심조심 묻어야만 했던 그 말할 수 없는 것들, 전 유럽을 화염에 휩싸이게 할 수도 있다던 그 위험한 것들은 과연 진실이었을까요? 아닙니다! ... 기상천외한 삼류 소설을 실화로 만들기 위해 그는 모든 것을 날조했습니다. 군사 법정에서 낭독된 기소장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이 사실은 금방 드러납니다.(p94)
일반에 공개할 수 없는 기밀 서류, 모든 것을 정당화해주는 기밀 서류, 우리가 경배해야할 기밀 서류, 볼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기밀 서류! 저는 그 기밀 서류의 내용을 온몸으로 부인합니다!(p95)
비요 장군. 부아데르프 장군, 공스 장군이 드레퓌스가 무죄라는 사실을 안 지 일 년이 지났건만, 그들은 여전히 그 무시무시한 진실을 숨기는 데 급급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잠을 잘 잡니다! 그리고 그들은 아내와 자식들을 몹시 사랑합니다!... 양심적인 피카르 중령은 끔찍한 뇌우가 조금씩 힘을 축적하고 있거니와, 진실이 세상에 알려질 때 그것은 엄청난 폭발력으로 온 세상을 강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p98)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는 비열한 광경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빚더미와 죄악으로 얼룩진 자들은 무죄를 선고받고, 한 점 오점도 없는 명예로운 이는 오욕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지요! 이 지경에 이른 사회라면 그 운명은 파멸밖에 없습니다.(p101)
여론을 오도하는 것, 여론을 집단 정신 착란으로 몰고 가 사악한 협잡에 이용하는 것은 범죄 행위입니다. 인권의 위대한 자유 국가 프랑스를 병사하게 할 가증스러운 반유태주의의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일반 서민들을 중독시키고, 반동과 배척의 열정을 부추기는 것은 범죄 행위입니다. 증오심을 유발하는데 애국주의를 이용하는 것은 범죄 행위입니다.(p104)
프랑스 법정은 보고 책임자로 하여금 증인 피카르를 공개적으로 공격하도록 방치한 후, 증인 피카르가 자기 입장을 설명하고 변호할 때에는 비공개 밀실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또 하나의 범죄 행위이며, 이 범죄 행위는 전 세계의 양심을 뒤흔들 것이라고 단언합니다.(p105)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아무것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한쪽에는 햇빛이 비치기를 원하는 범죄자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햇빛이 비칠 때까지 목숨을 바칠 정의의 수호자들이 있습니다. 진실이 땅속에 묻히면 그것은 조금씩 자라나 엄청난 폭발력을 획득하며, 마침내 그것이 터지는 날 세상 모든 것을 날려버릴 것입니다.(p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