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근대 세계체제는 자본주의 세계경제라는 행태를 띠며 이 세계경제는 장기 16세기 유럽에 그 기원을 둔 것으로 여기에는 봉건 유럽의 특정한 재분배적 혹은 공납적 생산양식(브로델이 말하는 "경제적 앙시앵 레짐")으로부터 질적으로 다른 사회체제로의 전환이 있었다는 것이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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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고전의세계 리커버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현 옮김 / 책세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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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도 Veraußerlichung는 외화 Entaußerung의 실천이다. 인간은 그가 종교에 사로잡혀 있는 한, 자신의 본질을 단지 대상화된 본질로만 인식할 뿐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낯선 공상적 본질로 만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들에게 낯선 본질, 즉 화폐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만 실천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 실천적으로 대상을 산출할 수 있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54/124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 ~ 1883)의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Zur Judenfrage>는 브루노 바우어(Bruno Bauer, 1809 ~ 1882)의 <유대인 문제 Die Judenfrage>에 대한 비판이자, 반유대주의에 대한 유대인 마르크스의 인식이 담긴 책이다. 마르크스는 본문에서 바우어가 문제를 '종교'라는 한정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비판한다. 바우만은 기독교가 유대교로부터 나온 보다 나아간 형태의 종교이기 때문에, 기독교 안에서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정치적 해방'이라는 마르크스의 새로운 관점 제기로 비판된다.


 기독교 국가는 기독교 국가의 본질상 유대인을 해방시킬 수 없다. 그러나 바우어는 유대인이 그들의 본질 때문에 해방될 수 없다고 덧붙인다. 국가가 기독교적이고, 유대인이 유대인적인 한, 양자는 결코 서로 해방을 줄 수도 없고, 해방을 받아들일 수도 없다. 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15/124


 바우어는 해방되어야 할 유대인과 해방해야 할 기독교 국가가 어떤 특성을 가지는지 묻는다. 바우어는 이 질문에 유대교 비판으로 답한다. 그는 유대교와 기독교의 종교적 대립을 분석하고, 기독교 국가의 본질을 설명한다.(p16/124)... 정치적 해방 자체에 대한 비판만이 비로소 유대인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비판이자, "시대의 보편적 문제"로 유대인 문제를 참답게 해소하는 방법이었다. 바우어가 문제를 이 수준까지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모순에 빠져 버렸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19/124


 마르크스는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에서 종교를 대신하여 '정치적 해방'과 '인간적 해방'이라는 두 가지 해방을 말한다. 정치적 해방을 통해서 '종교'의 틀을 벗어나 문제를 봤을 때, 비로소 문제의 본질인 '정치 - 화폐'의 모순이 발견되고, 참다운 해방인 '인간적 해방'이라는 길이 보인다는 것이 주된 요지다. 결국, 마르크스에게 '유대인 문제'는 '화폐'로부터 비롯된 인간 소외와 대상화된 인간 문제로 치환된다.


 정치적 해방은 동시에 민족에게 낯선 국가적 본질, 즉 지배 권력 Herrschermacht이 기대고 있는 낡은 사회의 해체이다. 정치적 혁명은 시민사회의 혁명이다. 낡은 사회의 특징은 무엇이었는가? 하나의 단어가 그것을 특징짓는다. 바로 봉건성이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40/124


 유대인과 기독교의 정치적 해방, 일반적으로 종교적 인간의 정치적 해방은 유대교로부터의, 기독교로부터의, 즉 종교로부터의 국가의 해방이다. 국가는 국교로부터 해방됨으로써, 다시 말해 국가로서의 국가가 그 어떤 종교도 공인하지 않음으로써, 국가가 오히려 스스로를 국가로 공인함으로써, 국가는 국가의 형식 안에서, 즉 국가의 본질에 적합한 방식으로 국가로서 종교로부터 해방된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22/124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에서 우리는 마르크스가 유대주의를 바라보는 관점을 알 수 있다. 마르크스는 문제를 '반유대주의' 또는 '유대인 문제'의 해결을 '민족'의 문제로 한정짓는 대신 사회 구조에서 찾는다. 이러한 마르크스의 해법은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문제를 내려다본 것이라 여겨진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는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문제점을 찾고 근원적인 해결안을 찾으려는 마르크스의 관점을 알 수 있다는 점과 함께 민족주의로 흐르지 않고 냉정한 태도로 현안을 분석한다는 점에서 헤르츨의 <유대 국가>와는 여러 면에서 비교된다. 이제 자연스럽게 마르크스와 헤르츨의 '반유대주의'에 대한 문제인식과 해결방안을 비교해볼 차례라 여겨진다. 이는 별도의 페이퍼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유대인의 실천적이고 정치적인 힘이 그들의 정치적 권리와 밎는 모순은 정치와 화폐의 힘 일반 사이의 모순이다. 정치가 화폐에 대해 관념적으로 우위를 행사하는 동안, 정치는 사실 화폐의 노에가 되어버렸다. 무엇이 그 자체 an und fur sich 유대교의 토대였는가? 실천적 욕구, 이기주의였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51/124


화폐는 이스라엘의 질투 많은 신이다. 그 앞에서는 다른 어떤 신도 존립해서는 안 된다. 화폐는 인간의 모든 신들을 낮추어서 그 신들을 상품으로 변화시킨다. 화폐는 보편적인, 그 자체로 구성된 모든 사물의 가치이다. 때문에 화폐는 세계 전체에서, 인간 세계 및 자연에서 그들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강탈했다. 화폐는 인간에게 낯선 인간 노동의 본질이자, 인간에게 낯선 인간 현존의 본질이다. 이 낯선 본질이 인간을 지배하며 인간은 그것을 숭배한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52/124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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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 국가 - 유대인 문제의 현대적 해결 시도 b판고전 4
테오도르 헤르츨 지음,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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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유대주의는 날이 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대되고 또 더 증대될 수밖에 없는데, 먼 원인 causa remota은 중세에 시작된 우리의 동화 가능성의 상실이며, 가장 가까운 원인 causa proxima은 우리가 밑으로는 어떠한 배출구도 지니지 못하고 위로는 아무런 상승통로도 지니지 못하는 중간층 지식인들을 과잉 생산하는 것이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42


  테오도르 헤르츨(Theodor Herzl, 1860~1904)의 <유대 국가 The Jewish State>에서 '반(反)유대주의'에 대해 말한다. 그는 유대인 디아스포라(Diaspora)가 존재하는 이상 유대인 문제는 근절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오랜 역사 속에서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고수하며 동화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주위로부터 박해받게 되었고, 직업의 제한을 받아 왔다. 비록 그들이 원치 않았지만, 금융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자본주의 시대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로 경제 주도권이 이들에게 넘어가는 결과를 낳았고, 이러한 상황은 반유대주의의 강화로 이어졌다는 것이 헤르츨의 분석이다. 결국, 유대인들이 유럽에 있는 한 갈등은 커져갈 뿐이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헤르츨의 대안은 다른 세계에서의 유대 국가의 수립이다.


 내가 이 글에서 상세히 논의하는 사상은 매우 오래된 것이다. 그것은 유대 국가 Judenstaat의 수립이다.(p9)... 여기 이 구상은 현실 속에서 출현하는 추동력의 사용을 담고 있다. 나는 다만 아주 겸손히 나의 불충분함을 고려하여 그리고 나보다 더 훌륭하게 논의할 기계기사가 존재하리라 믿으며 이제 제작되어야 할 기계의 톱니바퀴들을 암시하고자 할 뿐이다. 관건이 되는 것은 추동하는 힘이다. 이 힘은 무엇인가? 그것은 유대인들의 고난 Die Judennot이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12


 헤르츨의 <유대 국가>는 단순한 선언문이 아니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유대 국가의 모습이 표현되는데, 이는 '금융업에 기반한 사회주의 국가'로 요약된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 수립의 정신적 원동력은 '유대인의 고난'이며, 실질적인 힘은 '금융'에서 비롯된다. 유럽과 이슬람 제국(오스만 투르크)에 막대한 재정 기여를 통해 영토를 확보하고, 고난을 통해 고취된 민족 의식은 신생 국가를 잉태할 바탕이 된다.


 우리는 의심할 바 없이 금융업에서 탁월함을 획득했는데, 왜냐하면 중세 사람들이 우리를 거기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지금 동일한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는 다른 모든 직업 분야가 우리에 대해 닫혀 있는 까닭에 지금은 증권 거래소라고 불리는 금융업으로 다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증권 거래소가 있다면, 그것은 또 다시 우리에 대한 경멸의 새로운 원천이 된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37


 열강들이 유대 민족에게 중립적인 땅에 대한 주권을 부여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인다면, 유대인 협회는 차지해야 할 땅에 관해 협상하게 될 것이다... 유대인 협회는 현재 그 땅의 통치자들과 협상하게 될 것이며, 그것도 유럽 열강들에게 그 대의가 분명히 이해될 때 그들의 보호 하에 협상하게 될 것이다... 팔레스타인은 우리의 잊을 수 없는 역사적 고향이다. 오로지 이 이름만이 우리 민족에 대해 강력한 감동을 주는 집합 구호일 것이다. 만약 술탄 폐하께서 우리에게 팔레스타인을 제공한다면, 우리는 터키의 제정을 자청해서 완전히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48


 이를 기반으로 도덕적/법적 법인체(法人體)인 '유대인 협회'와 '유대인 회사'를 설립하고 유대 국가를 운영하자는 것이 헤르츨의 주장이다. <유대 국가>에는 유대인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금융대자본이 적극적인 기부를 하고, 개인들은 7시간의 노동을 보장받는 이상적인 사회주의 국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여기에 발달한 '기술'은 더이상 주변부의 수탈을 필요없는 것으로 만들게 되어, 새로운 유대국가는 '노동'과 '기술' 그리고 '자본'이 완전하게 결합된 새로운 이상향이 될 것이었다.


 이 운동은 완전히 합법적인 수단들을 가지고서 개시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또한 그것은 일반적으로 그로부터 본질적인 이익을 얻게 될 유관 정부들의 우호적인 협력 하에서만 수행될 수 있다. 이념의 순수성과 그 실행의 힘을 위해서는 오로지 이른바 '도덕적 moralishen' 인격들이나 '법적 juristischen' 인격들에서만 발견될 수 있는 보증들이 필요하다. 나는 법률가 언어에서 자주 혼동되는 이 두 명칭을 구별하고자 한다. 사유재산 영역 외부의 권리들의 주체인 도덕적 인격으로서 나는 유대인 협회 Society of Jews를 내세운다. 그와 더불어 법적 인격/법인은 영리 단체인 유대인 회사 Jewish Company이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32


 유대인 회사와 유대인 협회의 과제들은 이 구상에서는 분리되어 따로 제시될 수 없다. 사실상 이 두 커다란 기관들은 지속적으로 협력해야만 할 것이다. 유대인 회사는 유대인 협회의 도덕적 권위와 뒷받침에 의존하여 그에 머무를 것이며, 그와 마찬가지로 유대인 협회에게는 유대인 회사의 물질적 도움이 결여될 수 없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77


 하지만 오늘날 그 모든 것은 현실적이다. 모든 기술적 성과들을 향락적으로 내려다보는 부유한 자들은 돈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일은 그렇게 되어갈 것이다. 유대인들이여, 그것은 여기 있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133


 헤르츨의 예언대로 <유대 국가> 출간 후 52년이 흐른 1948년 이스라엘이 수립되면서 그가 주창한 시오니즘(Zionism)은 결실을 맺게 되었다. 그렇지만, 현실의 이스라엘은 그가 꿈꿨던 이상국가와는 많이 달랐다. 마치, 현재 이스라엘 국기에 그려진 6각의 '다윗의 별  Magen David'이 헤르츨이 주창한 7개의 별과 다른 모양인 것처럼, 오늘날의 이스라엘은 세계를 자유롭게 하지도, 모두를 행복하게 하지도 못했다는 사실을 오늘날 우리는 확인한다.


 우리는 국기를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국기가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일곱 개의 황금빛 별들이 그려진 흰 깃발이다. 흰 면은 우리의 새로운 순수한 삶을 의미한다. 별들은 우리의 황금빛처럼 뛰어난 7시간 노동일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우리는 노동의 표지를 달고 새로운 땅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_테오도르 헤르츨, <유대 국가>, p123


 반유대주의의 해결안으로 유대 국가의 수립을 주창하며 결국 이스라엘을 만든 이들이 그후로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는 가자 지구(Gaza Strip)에 팔레스타인 게토(ghetto)를 만들고 이들을 박해하는 모습은 아브라함이 받은 약속의 실현일까, 아니면 인간의  오만(hybris)의 다른 모습일까. 히틀러의 유대인에 대한 증오가 이스라엘을 만든 것처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박해가 하마스 투쟁의 힘이 되는 악순환 속에서 혐오/증오는 결코 우리 삶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깊이 느낀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네가 매우 많은 자손을 낳아, 여러 민족이 되게 하겠다... 나는 나와 너 사이에, 그리고 네 뒤에 오는 후손들 사이에 대대로 내 계약을 영원한 계약으로 세워,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에게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 나는 네가 나그네살이하는 이 땅, 곧 가나안 땅 전체를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에게 영원한 소유로 주고, 그들에게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창세 17:5~8)

그 나라에서 누가 이방인인지는 다수가 결정할 수 있다. 그것은 민족들의 교류에서의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힘의 문제이다... 세계의 현 상태에서나 아마도 미리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먼 시대에서도 힘은 권리보다 앞서 간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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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 - 코로나19, 미중 신냉전, 한국의 선택
문정인 지음 / 청림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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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충격은 깊고 치명적이다. 이러한 충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따른 세계 질서의 변화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다.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가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급격히 악화시켜 신냉전 출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미중 사이에 전개되고 있는 신냉전의 성격을 규명하는 동시에 미중 대결 구도하에 한국은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다루고자한다._문정인,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 p6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는 코로나 사태가 가져올 국제 질서를 전망한다. 코로나 영향의 지속 여부와 극복 여부에 따라 국제 질서는 변화할 것이며,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5가지로 구분 제시한다. 최악의 경우인 세계화와 자유의 질서를 역행하는 성곽도시의 부활로부터 국제연합 United Nations, UN과 다자주의를 통한 세계 평화에 이르기까지 예상되는 미래 질서의 가장 큰 축은 미/중갈등 문제다.


 코로나 사태는 '어떤 안보인가'에 심오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생태안보, 그 중에서도 생물학적 안보 biological security가 군사안보보다 더 중요한 안보 사안으로 부상했다.(p57)... 코로나 사태도 미중 대결이 심화하면서 현상 유지가 악화하는 현상이 세계 질서의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잡을 것이다._문정인,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 p152


 저자는 미중갈등 문제를 지정학, 지경학, 기술민족주의, 이념 대결, 소프트 파워 경쟁의 측면에서 분석한다. 저자의 결론은 현재까지는 미국이 중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앞서고 있다는 것. 그렇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중국이 따라잡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다.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역내 강대국이 다투는 지역 패권 경쟁과 세계적 수준에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합하는 세계 패권 경쟁으로 나누어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일반적으로 중국 지역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 지구적 차원의 패권이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세력권 구축이라는 전략적 이익을 두고 미국과 경쟁하고 있다고 본다._문정인,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 p162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도 저자는 다양한 대응 전략을 소개한다. 국제정치의 이론인 현실주의 realism, 자유주의 liberalism, 구성주의 constructivism에 기반하여 역시 5가지 전략이 소개된다. 이 중 일부를 들여다 보자.


 우리로서는 현상 유지 전략이 미/중 신냉전 구도 아래에서 최선의 방안이다. 미국과는 동맹을,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한중간의 군사적 마찰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다... 엄격히 말해, 현상 유지는 변화하는 외적 환경에 대한 소극적/점진적 적응 전략이다._문정인,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 p293


 초월적 전략 transcending strategy은 미중 진영 외교의 틀에서 벗어나 다자 협력과 지역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그 질서 속에서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 충돌로 가는 것을 막고 새로운 외교 공간을 만드는 적극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전략이다.(p295)... 기후변화, 전염병, 대량살상무기, 무역과 통화 등 지구적 현안에 대해서는 다자주의 질서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는 동시에 배타적 양자 또는 지역주의 협력에서 벗어나 열린 지역주의가 제도화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할 수 있다. 다분히 자유주의적인 처방이 초월적 전략의 철학적 기반이 된다._문정인,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 p296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를 읽다보면, 몇 년 전 남북이 화해하고 평화의 봄기운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이전보다 더 혹독한 추위가 코로나 19와 함께 우리에게 닥쳤음을 확인하게 된다. 코로나 19로 인해 개인의 삶도 위협받고 있는 시점에서 국제 질서를 말한다는 것이 사치로 느껴지고, 국제 질서가 흘러가는 모양 또한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미래를 낙관할 수 없음도 깊이 느끼게 된다. 


 쿼드(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QUAD), 반도체, 인권 문제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들어가는 '공세의 미국'과 이러한 압력을 '일대일로(一帶一路) '를 기반으로 받아내며 추격해가는 중국. 두 양강(兩强)의 틈바구니에서 '사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5위 지분국'이라는 미중 갈등의 핵심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면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제가 우리에게 남겨져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책의 마지막은 저자의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된다. 어떻게 보면, 원론적이고 상식적인 결론이라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일반인들에게도 어렵지 않은 말로 정치학 이론을 통해 현실을 설명하는 점이라 여겨진다. 이에 대해서는 각자가 직접 느끼는 것으로 하고 리뷰를 갈무리한다... 

21세기 한국이 지향하는 새로운 외교는 다자주의 노력과 열린 지역 질서를 통해 미중 신냉전이 고착되는 것을 막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와 동북아를 만들어나가는 외교여야 한다... 이러한 외교를 위해서는 전 국민과 시민사회가 전면에 나서 안과 밖에서 널리 알리고 공유해야 한다. 바로 공공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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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2-31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1-12-31 13:2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종이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9세기 후반 프랑스를 강타한 드레퓌스 사건(Dreyfus Affair)과 이의 영향으로 싹트게 된 시오니즘(Zionism). 헤르츨의 「유대국가」는 박해받는 이민족인 유대민족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 ‘저 하늘의 별처럼‘ 번성했을 때 만들고자 하는 이상 사회를 그린다. 그렇지만, 1948년에 수립된 이스라엘이 헤르츨의 이상과는 다르게 그들을 박해하던 탄압자의 모습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하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국가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결국 자유로운 사람들로서 우리 자신의 터전에서 살아야 하며 우리 자신의 고향에서 평화롭게 죽어야 한다. 세계는 우리의 자유를 통해 자유롭게 되고, 우리의 부를 통해 부유해지며, 우리의 위대함을 통해 위대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거기서 오직 우리 자신의 번영을  위해  시도하는 모든 것은 강력하고도 행복하게  하는  방식으로 모든 인간의 복지를 위해 작용할 것이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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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20 0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 며칠 사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또 맘이 무겁네요.

겨울호랑이 2021-05-20 05:20   좋아요 0 | URL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립이라고 하지만,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공격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국제정치의 냉정함을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