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기린 바다숲 놀이터
메르트 아리크 지음, 후세인 손메자이 그림, 김정한 옮김 / 놀이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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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의 힘을 탐구하고 발견하는 여정을 보여주는 멋진 동화책 <하늘을 나는 기린>.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읽기 좋은 수준이지만 어른인 저도 감탄하며 읽은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성의 힘을 믿게 해주고 싶을 때 건네주면 좋습니다.


모니는 평소 미술 시간을 가장 기다리는 아이였지만, 오늘은 좀 이상합니다. 오늘 미술 수업은 기린 그리기인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전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거예요. 이리저리 그려봐도 기린처럼 보이지 않고 영 맘에 들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칭찬을 하셨지만 일부러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해요. 친구들의 그림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머리에 뿔이 나고 목이 긴 기린의 모습이었거든요.


그러자 선생님이 모니 옆에 앉아 기린 그림을 뚝딱 그려봅니다. 기린 같지는 않은 추상화 같은 그림을 그려서 보여줍니다. 세상에 그런 모습을 한 기린은 없지요.


하지만 선생님은 “기린이 반드시 누구나 아는 모습이어야 할까? 사실 기린들도 자세히 보면 생김새가 다 다르단다. 그건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야. 자, 우리반 친구들을 한번 보렴.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니?” 하며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힌트를 줍니다.


그 말에 모니는 자신감을 얻습니다. 나만의 색다른 기린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쁩니다. 상상 속 기린들의 모습은 전부 제각각입니다. 파란색 점이 난 기린을 그려도 되고, 하늘을 나는 기린, 개미만큼 작은 기린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러자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기린이 있는지 깨닫습니다. 모니가 그린 기발한 기린 그림들을 마주하니 저도 즐거워집니다. 유쾌한 발상을 아낌없이 쏟아내는 모니가 대견합니다.





<하늘을 나는 기린>은 상상을 이용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상상을 실현하는 게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게 알려줍니다. 꿈을 꾸고, 자신을 믿고, 용기를 내어 상상력을 개방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상상력뿐만 아니라 다양성에 대한 의미도 깨닫게 됩니다. 이 다양성은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큰 영향을 주거든요. 다양한 모습과 특징을 탐색하고 다양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상상력은 빛납니다.


획일적이지 않고 저마다 다르게 그림을 그리는 미술 수업처럼, 다양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아이디어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자기표현력을 통해 놀라운 성장이 따라옵니다.


상상력을 자유롭게 폭발시키는 동화책 <하늘을 나는 기린>. 상상력의 문을 활짝 열 때 일어나는 즐거운 여정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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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권력 - 화폐의 힘이 만들어낸 승자독식의 세계
폴 시어드 지음, 이정훈 옮김 / 다산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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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S&P글로벌의 부회장을 지낸 경제 전문가이자 하버드 수석 경제학자 폴 시어드가 알려주는 돈에 대한 모든 것 <돈의 권력>.


세상은 돈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돈은 단순한 교환 수단 이상의 영향력을 미칩니다. 늘어나는 빚, 소득 불평등, 인플레이션, 금융위기 등 돈이 초래하는 문제는 막강합니다.


저자는 돈의 본질을 파헤치고, 돈의 흐름과 역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돈의 권력>은 화폐와 경제의 제도적 구조가 어떻게 얽혀있는지 다룹니다. 돈이란 무엇이고, 정부와 은행이 어떻게 돈을 만들어내고,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봅니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물 돈은 실재 존재하는 총 화폐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은 숫자로만 존재합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화폐가 어떻게 생겨나고 유통되는지 은행, 정부, 중앙은행의 얽힌 관계를 들여다봅니다.


화폐를 만드는 것 역시 추상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컴퓨터의 키보드는 누르는 것만으로 돈은 생겨납니다. 현대 화폐의 미스터리입니다. 우리가 대출받을 때 생기는 일로 설명해 주는데 여기서도 깜짝 놀랄 일이 등장합니다.


은행의 대출 행위는 대출을 해주면서 화폐를 만들어내는 거라고 합니다. 대출자의 예금계좌에 은행이 돈을 입금해 주니 대출은 예금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은행은 예금을 유치한 뒤에 그 예금으로 대출지급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게 놀랄 노자였습니다.


정부가 적자예산을 운용할 때 화폐를 창출하는 것처럼 돈의 세계는 직관에 반하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정부 부채를 둘러싼 각종 오해와 신화도 해부합니다. 가계와 기업처럼 기능한다고 생각하는 오류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았습니다. 통화정책이 작동하는 방식도 교과서가 묘사하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대규모 양적완화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금리 실탄이 없는 중앙은행이 경제활동을 부양하기 위해 도입한 양적완화에 대해서도 면밀히 들여다봅니다. 제로 또는 마이너스 영역까지 내린 금리 실효 하한선 기사를 봤을 때도 놀라웠는데 <돈의 권력>에서 그 부분을 다뤄줍니다.





경제는 평등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게다가 어떤 의미에서든 경제가 평등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 기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합니다.


시장과 민간 부문은 번영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지만, 소득과 부의 분배에는 무관심하기 때문입니다. 경제생활의 각계각층에서 소비자에게 혜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승자독식 현상 역시 다양하게 관찰됩니다.


극심하게 커지는 부의 불평등에 대해 저자는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극단적인 부가 어떻게 생겨나고 그 부를 유지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전후 맥락을 꼼꼼히 짚어줍니다. 이 역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빅테크 억만장자들의 사례로 쉽게 설명합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21세기 화폐 혁신인 암호화폐는 컴퓨터 네트워크상에 디지털 형태로만 존재하는 화폐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약 2만 1961개에 이르는 암호화폐가 있고, 모든 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은 8569억 달러에 이르고 있어 많아 보이지만, 전 세계 총통화 공급량의 약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암호화폐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관계 속에서 발전해나갈 겁니다. 폴 시어드 저자가 바라보는 암호화폐의 운명과 미래가 궁금합니다.


돈은 현대 사회의 핵심이자 움직이는 힘입니다.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우리의 선택과 행동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수련사 같습니다. 돈의 탄생과 작동 원리, 그 힘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현실 세계를 해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열쇠입니다. 세계를 움직이는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돈의 신비로운 세계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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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글에 마음을 담는 20가지 방법 better me 1
박솔미 지음 / 언더라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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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닿는 글쓰기의 비법, 진심을 다하는 글쓰기 기술을 만나보세요.


어린 시절 일기장 숙제에서 해방된 후 글쓰기는 딴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글을 쓰며 살고 있습니다. SNS, 이메일, 보고서, 프레젠테이션 등 짧든 길든 모두 글을 씁니다.


<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는 뻔한 인사말부터 좀 더 마음 가는 글을 완성할 수 있도록 마음을 표현하는 글쓰기 요령을 알려줍니다. 글쓰기 책이 많지만 마음이라는 키워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품은 책은 처음입니다.


마음을 글에 옮겨 담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박솔미 작가는 글을 쓰려면 마음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글의 목적부터 생각해 보자고 합니다. 내가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들여다보는 겁니다.


내가 진실로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뭔지 헤아려봐야 하는 겁니다. ‘이거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말 맞아?’ 질문에 스스로 솔직한 답을 내놓을수록 예리한 글이 나온다고 합니다. 목적이 분명해지면 글의 색, 길이, 첫 단어, 마지막 문장이 자연스럽게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사과하는 글은 현재 본인이 겪고 있는 죄송한 마음을 오롯이 글자에 담아야 합니다. 전하는 건 메일을 보내는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죄송한 마음입니다. 얻고 싶은 건 누그러진 마음입니다. 이처럼 목적만 분명하게 되새겨봐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격려 한 마디도 대충 하지 말자는 박솔미 작가의 말이 상냥하게 다가옵니다. 내 삶에 정성을 다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합니다.


"14년 전 누군가 제게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면, 그런 건 타고나는 것이라 말했을 거예요. 8년 전에 물었다면, 잘 쓸 수 있는 글은 따로 있으니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지금의 나는 비로소 이렇게 답합니다. 최고의 글쓰기 기술은 바로, 순수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라고." p77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보기 위해 추천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내가 나를 위해 공들여 써주는 글, 바로 일기입니다.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는 습관이 바로 일기 쓰기라고 합니다.


20, 30년 후의 나를 위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을 할 땐, 지금 당장 일기장을 꺼내들고 싶어질 만큼 마음을 동하게 만듭니다. 오늘 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짧은 기록을 남겨 더 나은 내일로 연결해 나가는 일기 쓰기를 꼭 해보세요.


글의 재료, 글쓰기 비법은 등잔 밑에 잔뜩 널려 있다고 합니다. 생활 속 사소한 순간에 관찰해 뒀던 것을 응용하는 사례는 알짜배기 팁입니다. 평범하고 사소한 비유로 글을 쓸 땐 공감을 얻게 된다는 것을 실천해 보는 겁니다.


“나는 걔한테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 대신 “한 톨도 안 남기고 다 주려고, 밥공기처럼 기울여 쥐고는 싹싹 긁어 퍼줬다”처럼 밥 먹을 때 하는 행동을 절묘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비유는 작고 평범할수록 위대하다는 걸 일깨웁니다. 작고 평범한 것들은 우리 일상에 흔히 존재합니다. 평범한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때 뜻밖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박솔미 작가는 매일 쓰고, 매일 고치며, 매일 배우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서 다르게 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문장 곳곳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닳아버린 단어를 새롭게 채워줄 새 단어를 매번 고민하는 작가입니다.


장기적으로 남다른, 살아있는, 대체 불가능한 글을 쓰는 법을 연마합니다. 단순히 단어의 나열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감정과 생명력을 담고 있는 박솔미 작가의 글에서 감동과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문장의 군더더기를 없애는 법, 눈길을 사로잡는 제목 짓는 법, 비문 고치는 법 등 문장을 만들며 반드시 점검해 보면 좋은, 마음에 가닿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20가지 방법을 담은 <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좋은 글의 목적은 좋은 삶에 있습니다.”라고 합니다. 왜 마음을 담아야 하는지 내 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줍니다. 내 마음이 담긴 글을 쓰고, 그 글처럼 사는 것. 글 따로 인생 따로가 아니라 마음이 담긴 글을 쓰고 글과 닮은 모습으로 사는 인생을 누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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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지나갈 것들로 인생을 채우지 마라 - 나답게 살기 위한 30가지 삶의 태도
고은미 지음 / 한밤의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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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다양한 스트레스를 연구하는 건강심리학자이자 몸과 마음의 통증에 대한 전문가 고은미 저자의 책 <스쳐지나갈 것들로 인생을 채우지 마라>. 제목이 가슴에 탁 와닿는 명언과도 같습니다. 귀한 인생을 쭉정이로만 채우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고민을 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했나요? 그 고민의 해결책은 찾으셨나요? 사실 걱정거리의 99%는 내버려두면 그냥 사라지는 것들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는 겁니다.


1년 이상 지속될 문제는 1%도 되지 않는다 하니 뭔가 억울해집니다. 지금 당장은 미칠 것 같은 감정 폭풍 속에 허우적대는데 이게 쓸데없는 일이라니 말이죠.


<스쳐지나갈 것들로 인생을 채우지 마라>는 내 에너지를 좀먹는 것들을 놓아버릴 수 있는 마음챙김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남 눈치 보느라 스스로를 괴롭힌 나, 의미 없는 관계로 스트레스를 받는 나, 일어나지 않은 일로 힘들어하는 나,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는 나, 버려야 할 것들로 삶을 채우는 나를 위한 처방전입니다.


흘려보낼 일은 흘려보낼 줄도 알아야 하고, 털어버릴 일은 털어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하지만 당시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모든 감정을 짊어지려 하면서 마음의 병이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내 마음을 충만하게 해주는 만족감은 헛된 과잉으로 가득 채울 때는 찾아오지 않는다는 걸 이 책에서 짚어줍니다. <스쳐지나갈 것들로 인생을 채우지 마라>에서는 자존감, 인간관계, 업무, 일상, 앞으로의 인생에서 우리 마음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을 찾고 이를 떠나보내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원하는 것으로 삶을 가득 채우면 인생이 만족스러워질 거라 착각합니다. 잠깐의 욕구에 휘둘리게 됩니다. 물건의 영역뿐 아니라, 일, 사람과의 관계 등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스스로에게 그 일이, 그 물건이, 그 사람이 나에게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인가를 물어보라고 합니다. 원하는가? 좋아하는가? 필요한가?라는 조건에 맞아!라고 대답할 때가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고 합니다.


원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단순한 욕구가 아닌 진정한 행복으로 삶을 채우는 꽤 간단한 방법입니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게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우선순위라는 걸 일깨웁니다.


습관화된 반응을 이겨내고 의식을 집중해 내린 응답을 할 수 있는 일상 연습 노하우도 알려줍니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자각하는 일은 외부 자극으로 인한 충격을 한차례 흡수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외부의 모든 자극에 일일이, 바로바로 반응한다면 저자가 알려주는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무례한 질문을 받을 때 꾸역꾸역 답하다 보면 불쾌함을 참다가 오히려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뉴스 기사에 “개한테 하는 것만큼 부모님한테나 잘해라”라는 말에 “부모님 개예요~”라고 여유롭게 받아 넘기는 이야기를 읽으며 감탄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무례함에 자신만의 대처법을 세워 둔다면, 불편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저지른 실수를 고백하는 저자는 무조건 경청하겠다는 과도한 욕심에 대해 들려줍니다. 자기개방이 오히려 관계 형성을 방해한 사례입니다. 모든 관계에는 안전거리가 필요하다는 걸 일깨웁니다. 예상치 못한 충격에서 구해줄 에어백이 된다고 말이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을 때는 대화를 다시 정상 궤도로 돌려놓으려 애쓰기보다는 차라리 잠깐 대화를 멈추는 게 좋다고 합니다. 화장실을 다녀온다거나 간식을 가져오겠다며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아예 다른 화제로 돌려 버리며 대화에 환기를 시키는 겁니다.


감정은 순식간에 생겨납니다. 감정의 원인을 사건 그 자체로 돌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다 보면 제멋대로 생긴 감정을 사실이라 믿어버립니다. 내 감정의 원인은 그 사건으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단지 내가 그렇게 믿었기 때문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일상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우리 감정은 소위 '운빨'에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예측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고 그냥 일어날 뿐인 일까지 초조해하고 짜증을 내게 됩니다.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통제감은 삶에서 꼭 필요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 통제하려고 들면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주어진 자극에 곧바로 반응하는 습관이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끼게 만듭니다. 저자는 상황을 바꿀 수는 없지만 상황을 대하는 태도는 바꿀 수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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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스트 랜드 - 쓰레기는 우리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올리버 프랭클린-월리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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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화된 폐기물 산업의 실체를 파헤친 저널리스트의 잠입 현장 르포 <웨이스트 랜드>. 전 세계 폐기물 처리장에서 건진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우리 집 페트병은 분리수거를 통해 내다 버리면 끝입니다. 쓰레기차가 싣고 가는 순간 폐기물 처리 산업의 자산이 됩니다.


하지만 재활용시설로 가는 건 일부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은 재활용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단순 매립이 모든 쓰레기 처리량의 삼분의 일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웨이스트 랜드>는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쓰레기 처리 산업의 현실을 포착합니다.


영국의 그린 리사이클링사. 한 시간에 12톤 쓰레기를 소화합니다. 쓰레기가 부족할 일은 없다고 합니다.


플라스틱이 탄생하면서 그냥 쓰고 버리도록 만들어진 일회용 물건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과거엔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빠른 교체가 필요하도록 설계됩니다. 애초에 버릴 수준의 물건들을 만들어 내는 세상입니다.


"인간은 발길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쓰레기를 남겼다." - p37


쓰레기를 뒤지는 새떼가 상공을 가득 메운 인도 가지푸르 쓰레기 매립장. 1,400만 톤에 달하는 쓰레기가 만들어낸 65m 높이의 산이 그곳에 있습니다. 매일 2,500톤의 쓰레기가 도착합니다.


거의 무엇이든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생활 폐기물 매립장은 우리가 사용하는 청소용품과 화장품, 조제약, 배터리, 전자제품 등에서 나온 유독하고 위험한 화학 물질들의 천국입니다.


매립장이 아닌 쓰레기 투기장이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팔 수 있는 재활용품을 건져내며 생계를 잇는 소외 계층 넝마주이들이 있습니다.






재활용의 환경적인 이득은 다양합니다. 알루미늄 캔을 재활용하면 90퍼센트의 탄소를 절감합니다. 재활용은 수질오염과 대기오염도 적게 발생시키며, 땅에 묻히거나 버려지거나 태워질 쓰레기의 양도 줄여줍니다.


하지만 문제는 플라스틱이라고 합니다. 플라스틱은 단순히 쓰레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쓰레기로 시작한다고 합니다. 본질적으로 폐기물로, 화석연료 생산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플라스틱은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준 바로 그 특성으로 인해 골칫거리 쓰레기가 되어버립니다.


플라스틱을 소화시킬 수 있는 생물은 없다시피 하고 분해되지 않습니다. 거대 플라스틱은 나노 플라스틱으로 분리될 뿐입니다. 이 크기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의 태반까지 도달할 수 있을 만큼 작습니다.


그런데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에서조차 공장에 도착하는 폐기물의 거의 절반이 새로운 페트로 재활용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가정용 쓰레기통에서 나온 페트병들이 오염되어 있고, 재활용으로 가능한 플라스틱은 겨우 페트와 HDPE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재활용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운 자재들은 어디로 갈까요? 저자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향하는 곳까지, 쉬쉬하고 있는 폐기물 수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헤칩니다.


"그 1부터 7까지 있는 목록은 존재해선 안 돼요. 아마 서너 개면 충분할 겁니다. 그러니 나머지는 버려야죠. 여러 겹으로 된 필름이랄지 여러 겹으로 만든 포장재는 없애야 해요. 왜 아직도 샌드위치를 종이상자와 플라스틱으로 싸서 파나요? 종이상자만 쓰든지 플라스틱만 써야죠." - p110


음식물 쓰레기는 썩으니 괜찮을까요? 생산과 처리 사이에서 모든 쓰레기는 대략 33억 톤의 온실가스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퍼센트는 음식물 쓰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자 폐기물은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폐기물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전자 폐기물의 17.4퍼센트만이 재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전자 폐기물 재활용 산업과 폐기물 수출 간의 복잡한 진실을 드러냅니다.


우리가 모르는 산업 폐기물은 어마어마합니다. 모든 폐기물의 97퍼센트가 가정이 아닌 산업에서 배출한 것이라고 합니다. 산업 폐기물의 규모에 직면하면 개인적인 노력은 무의미하게 느껴지기 쉽습니다.


저자는 쓰레기의 현실을 낱낱이 짚어줍니다. 우리가 제아무리 가정의 재활용률에 집중하고, 요거트통을 닦고 병을 수거하는 데 모든 노력을 들인다 하더라도 폐기물은 대부분 물건이 우리 손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생겨난다고 합니다.


"새 스마트폰에 내재한 쓰레기는 단순히 포장 상자나 스마트폰 자체만이 아니다. 희금속을 추출하기 위해 더럽힌 땅과, 포장재를 만들기 위해 잘라내고 내버린 나무들과, 내부의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강물에 흘려보낸 독성 화학 물질이다. 우리가 황폐하게 만든 사람과 장소다." - p382


영국 셀라필드 유리화 저장소를 방문한 저자는 우리가 미래의 후손들에게 안겨줄 부담감을 생각합니다. 핵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지질 시대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할 만큼 어마어마한 세월이 걸립니다.


쓰레기가 만들어낸 규모에 압도당한 저자는 개인의 의식 전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물건을 사거나 버리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이지요. 순환경제의 탈을 쓴 채 그린워싱 하는 기업들의 행태도 꼬집습니다.


지구의 쓰레기화 현실과 쓰레기 문제에 대응할 방법을 모색하는데 도움을 주는 <웨이스트 랜드>.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쓰레기를 적게 만들어내야 합니다. 내가 버리는, 나를 거친 후의 쓰레기와 물건을 만드느라 생겨났던 내가 알지 못한 보이지 않는 산업 폐기물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저자가 실생활에서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지도 소개하고 있으니 실용적인 노하우도 얻을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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