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우리 말 83] Information

 ‘LH’란 회사에서 시골 읍에 지은 아파트 들머리에 ‘Information’라 적은 알림판이 하나 선다. 이 시골 읍내 아파트에는 시골사람이 산다. ‘LH’라는 회사가 지은 아파트는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도 있다. ‘LH’라는 회사가 지은 아파트는 외국사람이 아닌 한국사람이 산다. 그런데, 이 회사가 지은 아파트 곳곳에 적는 말은 우리 말이 아니요, 한글조차 아니기까지 한다. 곰곰이 생각한다. 지난날에는 ‘Information’이 아닌 ‘공고’ 같은 한자말을 썼다. 공업고등학교라서 공고가 아니라 ‘公告’라는 한자로 된, “널리 알림”을 뜻하는 한자말 공고이다. 때로는 ‘공지’라고 적는, 그러니까 ‘公知’라는 한자로 된 낱말을 썼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중국사람 말을 쓰고, 오늘날에는 미국사람 말을 쓰는 우리 나라인 셈이다. 정작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땅에서 살아가며 쓸 한국말을 알뜰히 적바림하는 모습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4344.3.6.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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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48] 신간 이벤트

 ‘신간(新刊)’은 우리 말이 아닙니다. 새로 나온 책을 가리키는 우리 말은 ‘새책’입니다. 그러나, 우리 말 ‘새책’은 국어사전에 안 실립니다. ‘새책’을 일컫는 한자말 ‘신간’만 국어사전에 실립니다. 오늘날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영어 ‘이벤트(event)’는 영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흔히 쓰는 낱말입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다 알 만하며 흔히 쓴다 해서 모든 영어를 우리 말처럼 삼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벤트’ 또한 국어사전에 버젓이 실립니다. 우리 말로는 ‘잔치’이고, 한자말로는 ‘行事’이며, 영어로는 ‘event’입니다. 한글로 ‘행사’나 ‘이벤트’로 적는다 해서 우리 말이 되지 않습니다. ‘business’를 한글로 ‘비즈니스’라 적는다 해서 우리 말이 될 수 없어요. 거꾸로, 우리 말 ‘잔치’나 ‘사람’을 알파벳 ‘janchi’나 ‘saram’이라 적는다 해서 이 낱말이 영어로 될 턱이 없습니다. 곧, ‘신간 이벤트’는 중국말과 영어를 뒤섞은 엉터리말입니다. 우리가 옳고 바르게 살아간다면 도무지 쓸 수 없는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조금도 옳거나 바르게 살아가지 못합니다. 옳은 삶보다는 돈 되는 삶을 생각하고, 바른 삶보다는 겉치레 삶에 기울어집니다. 어쩌는 수 없이 엉터리말 ‘신간 이벤트’를 말할밖에 없습니다. ‘새책 잔치’를 말하는 책방이나 출판사나 독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4344.3.6.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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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47] 스마트한 Samsung Wave

 오늘날 우리 나라에 있는 큼지막한 회사 이름은 ‘삼성’이 아닌 ‘Samsung’입니다. 이곳은 회사이름을 한글이 아닌 알파벳으로 바꾸었고, 이와 같은 회사로 ‘LG’나 ‘SK’가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들 회사가 이름을 알파벳으로 바꿀 때에 처음에는 이런저런 말이 많았으나 이내 잦아들었고, 한국사람 누구나 이들 회사를 알파벳 이름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다른 알파벳 이름 회사는 알파벳으로 이름을 적으면서 막상 ‘Samsung’만큼은 알파벳 이름으로 안 적습니다. 한글로 ‘삼성’으로 적습니다. 이곳 ‘삼성’ 아닌 ‘Samsung’에서 ‘스마트한 방법’으로 쓴다는 ‘스마트폰’인가를 만들며 이 물건에 ‘Wave’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광고를 할 때에도 이 이름을 따서 여러모로 멋있게 만듭니다. 한국사람 누구나 ‘삼성’이든 ‘Samsung’이든 따지지 않을 뿐더러 아주 마땅하게 받아들이듯이, 이 회사에서 만드는 물건에 ‘Wave’라 이름을 붙이든 ‘물결’이라 이름을 붙이든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4344.3.4.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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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말 42] 푸른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들어서는 길목, 멧자락마다 푸른 풀싹이 돋습니다. 아직 눈이 안 녹은 자리에도 새 풀이 납니다. 푸릇푸릇한 빛깔로 바뀌는 들판을 바라봅니다. 머잖아 이 멧자락이며 들판이며 푸른빛이 가득하겠지요. ‘푸른들’이 될 테지요. 겨울이 지나가는 들머리에서 비가 내리니 하늘은 더욱 새파랗습니다. 파랗디파란 시골자락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생각합니다. 밤과 새벽에는 까맣디까만 하늘을 올려다보며 헤아립니다. 낮하늘은 파란하늘이고 밤하늘은 까만하늘이구나. 이 넓은 파란하늘이 끝나는 자리는 어디일까요. 아마 땅끝하고 만날 테고, 저기 끝에는 바다하고 만나겠지요. 바다는 사람들이 어지럽히는 쓰레기가 아니라면 파란 빛깔로 눈부시도록 아름다우리라 봅니다. 그러니까, 하늘도 파랗고 바닷물도 파랗습니다. 파란하늘이고 파란바다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하늘도 바다도 들판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아무래도 도시가 커지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몰려들어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느낍니다만, 우리 푸른들을 모르니 ‘綠色’ 같은 일본말에 ‘풀 草’라는 한자를 덧단 ‘草綠’에 얽매인다든지 영어로 ‘green’을 말하기도 하지만, ‘파란들’이라는 엉뚱한 이름을 쓰기까지 합니다. (4344.3.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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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46] 독자포토, 나의기도

 인터넷에 누리집을 마련하든, 얼굴을 마주하는 모임을 꾸리든, 사람들이 쓰는 말은 그리 예쁘거나 곱지 않습니다. 예쁜 옷이나 고운 집을 좋아한다 하면서 막상 말이나 글은 예쁘거나 곱게 돌보지 못합니다. ‘독자메뉴’ 아닌 ‘독자게시판’이라 이름을 붙였으면 ‘독자포토’ 아닌 ‘독자사진’이라 이름을 붙여야 알맞지 않겠습니까. 이 게시판이 깃든 자리는 큰 이름으로 ‘소통’에 묶입니다. 한자말 ‘소통(疏通)’은 “막히지 않고 잘 이어짐”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열린마당’이라는 뜻입니다. 생각해 보면, ‘열린마당’이라든지 ‘나눔마당’ 같은 이름을 붙이면 한결 나았겠지요. 그래서 ‘독자게시판’보다 ‘열린게시판’이 한결 나은 이름이요, ‘독자사진’보다 ‘열린사진’이 더 나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열린마당’으로 묶는다면 굳이 ‘열린-’을 앞에 안 붙여도 되니까, ‘열린사진’보다는 ‘사진마당’이나 ‘사진이야기’라 이름을 붙이면 되고, ‘나의기도’ 같은 게시판은 ‘내 기도’나 ‘내 바람’쯤으로 이름을 붙일 만합니다. 마땅한 노릇인데, ‘Q&A’는 우리 말이 아닙니다. ‘묻고 알려주기’나 ‘묻고 대답하기’라 적어야 올바릅니다. (4344.3.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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